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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보통 인생을 바둑에 빗대어 표현하곤 한다. 북송 시대의 문호인 소동파 역시 '인간사란 그저 한판의 바둑일 뿐'이라며 녹록지 않은 인생을 바둑판에, 그리고 삶에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선택들이 바둑판 위의 '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야기했다. 격자무늬로 빼곡하게 겹쳐진 선, 바둑알은 그 위에서 오직 선과 선이 만나는 점에서만 위치할 수 있다. 때로는 내가 마주하는 상대의 기세에 내 활로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다 끝났구나 싶은 순간에 불쑥 한 수로 인해 기사회생하기도 한다. 이처럼 바둑은 단순한 승부가 아니라 한 사람의 생존과 성장, 선택이 담긴 하나의 집약체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인생에서 어떤 고비나 문제를 마주할 때면 고민이 되곤 하는데 이때 바둑의 기술을 대입해 바라보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백의 세계》는 태어남과 동시에 버려진 공주 연화가 바둑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열어가는 이야기로 불리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바둑을 통해 세상의 규칙을 배워가고, 타인과 소통하고 겨루며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과정을 담았다. 신라시대, 상대등의 입김 아래 손쓸 틈 없이 무력한 열여덟의 왕. 사랑하는 왕비가 아이를 출산하다 죽음에 이르게 되자, 슬픔과 원망에 공주를 가까이 두지 않고 멀리 별궁에 그녀를 떠나보낸다.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의원의 말, 그리고 어떻게든 자신에게 불리하다면 그 싹을 잘라낼 상대등에게서 아이를 멀리 떼어놓고자 함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폐쇄적인 궁궐이라는 공간, 누구도 찾지 않는 별궁에서도 공주 연화는 기어이 생명을 이어간다. 이따금 달빛 아래에서 바둑을 두는 자신의 아버지, 왕의 뒷모습을 보며 언젠가 그와 마주 보고 싶다는 마음에 스승 정균에게 바둑을 배우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바둑을 통해 아버지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였지만 점차 바둑이 주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되고, 바둑에서도 삶에서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법을 배워나가게 된다. 연화는 바둑이 그저 '이기는 기술'을 익히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을 읽고, 판세를 파악하며, 내가 처한 상황을 해석할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던 연화에게 벌어진 한 사건은 그저 바둑 자체를 즐기던 그녀에게 살아남기 위한 한 수를 놓게 만든다. 말없이 조용히 바둑판 위에 돌을 내려놓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존을 위한 전략이자 자신을 지키는 무기로 바둑을 갈고닦게 된 것이다. "살아남으셔야죠. 바둑에서든, 궁궐 안에서든." 이라는 스승 정균의 말처럼, 바둑판 위에서 집을 만들듯 자신의 자리를 만들고 길을 찾으며 유약하고 힘없는 공주는 단단해진다. 홀로 바둑을 두는 젊은 왕, 바둑판 위에서도 정치에서도 그의 기세를 가볍게 누르는 상대등. 어디로도 나갈 수 없는 활로, 벗 하나 없는 왕의 바둑판은 마치 그의 인생을 보여주는 듯했다. 왕의 바둑판, 스승인 정균의 바둑판, 연화의 바둑판, 그리고 누가 봐도 죽을 수밖에 없는 곳에 과감히 바둑돌을 올리면서도 악조건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만의 활로를 찾아내는 라진의 바둑판까지 자신의 바둑에 각자의 인생이 그대로 담긴 등장인물들의 바둑판은 앞으로의 이야기를 짐작해 보게 하는 쏠쏠한 재미가 있기도 했다. 누구도 찾지 않는 별궁의 공주이지만 그녀를 지켜주는 벗이자 가족인 다호, 라진 등 조력자들을 통해 인생의 주권을 되찾는 연화의 성장은 주어진 조건이 불리할 때 나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아무도 내 편이 아닐 때에도 무엇을 믿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를 질문하고 답을 찾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외면하는 것으로, 상대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겨우 목숨만 붙어있는 상태이지만 그것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키는 것'이라 믿는 왕의 바둑은 수없이 막히고 기세에 밀리는 모습이었고 스승에게 수없이 패하고 수가 읽히면서도 다시 도전하고 연습하며 결국에는 승리하는 연화의 바둑은 약한 몸, 여성이라는 조건에 갇히지 않고 훨훨 멀리까지 날아가는 새가 되었다. 바둑의 여러 기술과 원리가 오가는 문장 속 그들이 놓는 한 수 한 수는 인생의 선택과 맞닿아 겹쳐진다. 때로는 물러서기도, 때로는 버티기도 하며 바둑판 위에서의 지략은 생존하기 위한 삶의 전략으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피해자로 시작해 담쟁이덩굴처럼 그저 생명만 붙어있던 연화는 바둑을 통해 능동적으로 성장하고 벽을 뛰어넘어 자신의 인생을 찾았다. 바둑과 인생을 겹쳐, 운명을 개척하는 한 여성의 성장을 통해 삶은 한 번에 결정되는 것도 혹은 강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의 내 선택, 그리고 인내로 만드는 복합적인 결과물임을 알 수 있었다. 태어난 순간부터 환대 받지 못한 연화. 어머니의 죽음과 별궁으로의 밀려남, 그리고 공주임에도 권력에서 배제된 그녀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약하기만 했다. 하지만 연화가 바둑을 배우고, 바둑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우리에게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내가 어떤 곳으로 길을 내는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일깨워 줬다. 바둑을 통해 연화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권력을 되찾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읽는 법을 배우고 위험을 헤쳐 나와 자신의 자아를 발견한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도전으로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의 답을 스스로 찾는 책의 결말은 나만의 세계를 찾지 못한 채 환경이나 타인에게 휘둘리기만 하는 우리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찾는 삶을 적극적으로 꿈꿀 것을 강조한다. 내게 소중한 것을 지키는 것, 그리고 내가 설자리를 만드는 것. 결국 바둑 속 겨루기의 과정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지금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바둑을 좋아하고 즐기는 이에게도, 바둑은 남성들이 전유물이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책이 전하는 '바둑과 인생'의 메시지가 오랜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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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백의 세계》, 흑과 백의 돌 사이에서 자신의 삶을 한 수씩 놓아가던 연화의 뒷모습이 아른거리는 소설이다. 이 책은 바둑을 소재로 수를 겨루는, 결국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어머니를 잃고 태어나 별궁으로 밀려난 공주 연화는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배운다. 그리고 바둑 스승 정균을 만나면서 돌을 두는 법이 아니라 사람을 읽고, 때를 기다리며, 끝내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법을 익혀간다. 📌"살아남으셔야죠. 바둑에서든 궁궐 안에서든." 이 책에선 바둑이 단순한 승부가 아니라 삶 그 자체의 은유로 그려진다. 포석을 깔고, 활로를 만들고, 때로는 작은 것을 내어주며 더 큰 집을 지키는 과정은 연화가 성장하는 모습과도 같다. "바둑은 자고로 손으로 하는 대화"라는 말처럼, 상대를 이기는 이야기보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이야기에 더 가까운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대국 장면조차 긴장감 속에서 진행되지만, 동시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연화는 사실 큰 목소리로 세상과 맞서는 인물이 아니다. 묵묵히 버티고, 조용히 배우고, 끝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길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앞모습을 보고 싶어서 바둑을 배우겠다고 말하는 장면, 어린 나이에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생명을 바라보며 활로를 생각하는 장면에서는 연화의 외로움과 단단함이 동시에 전해져 심금을 울린다. 라진을 비롯한 인물들과의 관계 역시 차갑기만 한 궁궐 안에서 연화에게 작은 온기가 되어준다. 이 책이 경주의 공주 무덤에서 약초와 바둑돌이 함께 발견되었다는 역사적 기록 하나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름조차 남지 않은 한 공주였지만, 이렇게 아름답고 강인한 삶을 선물한 작가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의 세계》는 결국 자신만의 '집'을 지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세상이 내 자리를 쉽게 내어주지 않을 때, 포기하지 않고 한 수씩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연화를 바라보며, 문득 나 역시 지금의 삶을 어떻게 두어야 할지 잠시 생각해보게 된다. #한국판퀸스갬빗 #소설 #백의세계 #고혜원 #빅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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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의 세계, 고혜원 살아남으셔야죠. 바둑에서든, 궁궐 안에서든. '공주'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몇 가지 단어가 있다. 나는 수많은 단어 중에서도 사랑이 먼저 떠오른다. 어렸을 적 봐왔던 화려한 그림의 동화책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애니메이션 영화 속 사랑을 쟁취하는 멋진 공주. 어쩌면 공주에게 사랑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했다. 물론 공주가 아니더라도 사랑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그렇다면 한국판 퀸스갬빗으로 불리는 『백의 세계』 속 연화는 어떨까. 작품 속 배경은 신라 시대로, 주인공 '연화'는 왕의 첫 번째 자식이다. 첫 번째 자식이니만큼 더욱 소중하고 귀한 생명이지만, 연화는 태어나자마자 별궁에 버려지게 된다. 몸이 약하게 태어난 연화로서는 세상을 제대로 마주하기도 전에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상대등의 손아귀 안에서 놀아나는 왕의 유일한 안식이었던 왕비를 죽이고 태어났다는 사실, 마땅히 받아야할 축복이 아닌 커다란 시련을 받은 공주, 그게 연화의 첫 시작이었다. 연화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는다. 연화의 곁에는 언제나 '옥이'와 '연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면 날아갈까, 얇은 종잇장에 여린 손가락이 베일까 염려하며 연화를 사랑으로 보살폈다. 누군가는 연화를 사랑받고 자라지 못한 비운의 공주라 부르겠지만, 연화는 언제나 그들의 애정 속에 있었다. 온갖 수작이 오가는 험난한 궁궐 안에서 흔들리지 않고 편이 되어줄 사람. 옥이와 연지의 보살핌으로 9살까지 살아남은 연화는 이제 자신의 세계를 넓혀줄 인물을 만나게 된다. 바로 바둑 스승인 '정균'이다. 바둑은 『백의 세계』를 꿰뚫는 핵심 소재다. 작품 속에서 어린 연화는 정균과 함께 바둑을 배운다. 단순히 즐거움을 위한 오락 행위가 아닌 상대의 마음을 읽는 수담으로서의 바둑을. 이 과정에서 언급되는 활로, 사활, 집 등의 바둑 용어는 일시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바둑에 대해서는 배운 적도, 관심도 없는 문외한이라 이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할까 봐 걱정도 했었지만, 연화가 바둑을 배우는 과정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진정한 바둑의 의미를 곱씹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연화는 작은 바둑판 위에서 세상의 이치를 배웠고, 세상이라는 거대한 바둑판을 상대로 대국을 펼친다. 열아홉 살이 된 연화에게는 이전보다 큰 시련이 찾아온다. 궁지에 몰린 연화는 좌절하지만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다호'와 '라진'과 함께 파국을 타계할 다음 수를 놓는다. 『백의 세계』는 연화가 집을 짓는 하나의 과정이다. 사랑받지 못했으나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자란 연화가 두는 한 수 한 수를 활자로 읽다보면 인물의 행동과 배경이 머릿속에 그려질 만큼 몰입하게 되는 소설이다. 사랑으로 인해 사람을 살리고 진정한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백의 세계』를 읽어보길 추천한다. P 52. "바둑은 지키는 놀이니까요. 집이든, 법도이든, 자신의 감정이든. 여태 공주마마께 아무도 법도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있겠지만, 저는 하겠습니다. 살아남으셔야지요. 바둑에서든, 궁궐 안에서든." P 109. "벗이란 서로 손을 붙잡아주는 거야. 너만 놓는다고 끊기는 게 아니라고! 끊긴다고 생각했다면 넌 나를 벗으로 보지 않은 거고. 그리고 벗 사이에 명령 따위는 통하지 않아. 다시 찾아올 테니까, 너야말로 쓸데없는 생각이나 하지 말라고!" -109p P 136. 흑돌과 백돌로는 계산할 수 없는, 바둑판 여백에 존재하는 변수, 사랑이었다. P 224. "이제 죽는 건 두렵지 않아. 나는 무력함이 무섭다. 내 눈앞에서 누가 죽어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게. 시키는 대로 살고 싶지 않아. 인생은 짧잖아." ⚪️ 『백의 세계』 서평단 활동을 위해 출판사 빅피시로부터 제공받은 책입니다. #백의세계 #서평단 #도서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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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공주 연화. 권력도, 배경도, 이름도 없이 시작해요. 하지만 바둑을 배우며 상대를 읽고, 자신을 지키고, 결국 스스로의 자리를 만들어가요. 이 소설에서 가장 먼저 마음에 박힌 말이에요. 살아남는다는 건 버티는 것이 아니에요. 끝까지 나를 잃지 않는 일이에요. 무너지지 않고 자기 삶을 이어가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승리래요. 연화가 바둑판 위에서 배운 것이 바로 이것이에요. 이 소설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문장이에요. "바둑은 자고로 손으로 하는 대화가 아니더냐." 상대를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는 과정이래요. 이 한 문장이 인간관계에도 그대로 닿아요. 바둑을 통해 사람을 읽는 법을 배우는 연화의 이야기가 단순한 역사소설 이상으로 읽히는 이유예요. 활로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어요. 모든 길이 막혀 보일 때에도 활로는 반드시 어딘가에 있어요. 그리고 활로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거래요. 연화가 그렇게 했어요. 좋은 바둑은 모든 돌을 지키지 않는다는 말도 오래 남았어요.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내려놓을지 아는 사람이 오래 가요. 인생도 그렇대요. 운명은 시작을 정하지만 한 수는 내가 선택한다는 것. 연화는 기다리지 않았어요. 스스로 자신의 집을 짓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갔어요. 오늘의다정을 운영하면서도 이 소설이 말하는 것을 직접 살아가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처음엔 어떻게 되는지 몰랐지만 매일 한 권, 한 문장을 기록했어요. 그게 157권이 됐어요. 우리도 한 수씩 자신의 세계를 짓고 있는 거예요. 지금 막막한 분께, 모든 길이 막힌 것 같은 분께, 다음 한 수를 두기 두려운 분께, 그리고 끝까지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모든 분께 이 소설을 건네고 싶어요. 활로는 기다리는 사람에게가 아니라, 끝내 한 수를 두는 사람에게 열려요. 🌿 📌 도서 제공 안내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제 마음의 울림을 담아 정성껏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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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상상 속의 삼국 시대 신라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 <백의 세계> 힘이 약하고 실제적 권위가 없는 어린 임금과 그 임금을 손안에 넣고 마구 주물러대는 실세 중 실세인 상대등 그리고 “바둑”의 지혜와 기술을 이용하여 모든 것을 바로잡을 것으로 기대되는 공주 연화의 이야기이다. “바둑”이라는, 다양한 기술이 혼재하는 세계와 임금과 공주 연화가 처한 사면초가의 난감한 세상이 동시에 펼쳐진다. 아무도 지켜주지 못하는 연화의 목숨은 바람 앞의 촛불 같고 기세 등등한 상대등 앞에서 무력한 임금은 점점 쪼잔하고 비겁해지는데... 임금은 부인 윤이를 매우 사랑했지만 그녀는 아이를 낳다가 그만 갑작스러운 사망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녀가 죽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상대등은 자신의 딸을 새로운 왕비로 추대할 계략을 꾸미게 되고, 얼마 못 가서 죽을 것으로 예상된 약한 체력의 공주 연화는 별궁으로 쫓겨가게 된다. 그렇게 연화는 아버지 임금의 얼굴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외롭게 자라지만 그녀의 곁에는 그녀를 마치 딸처럼 여동생 처럼 알뜰살뜰 보필하는 궁녀 옥이와 연지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임금의 바둑 스승인 정균이 별궁으로 찾아와서 연화에게 바둑을 가르치게 되는데... 이 책을 통해서 “활로”를 찾는다 하던가 “포석”을 깐다는 문장이 바둑의 세계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설 <백의 세계>의 각 장은 이런 바둑의 용어가 제목으로 쓰이면서 앞으로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 은근 단서를 준다. 예를 들어서 ‘축’이라는 제목의 장에서는 상대 돌의 활로를 연속으로 차단하면서 숨통을 조인다는 축의 의미처럼 임금과 연화가 상대등의 간교한 계략에 동시에 당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임금은 곁에 두고 아꼈던, 아랫것이자 바둑 친구 한호를 상대등의 손에 잃게 된다. 상대등의 약점을 캐낼 첩자로 보냈다가 들켰던 것. 그리고 연화에 대한 입에 담지도 못할 음담패설이 온 나라에 퍼지게 되면서 연화는 처벌을 모면하지 못할 상황에 놓이는데... 과연 이 둘은 결국 독 안에 갇힌 쥐의 신세가 되고 말 것인가? 소설을 읽다 보니 흑돌을 쥐고 있는 연화와 백돌을 쥔 상대등과의 목숨을 건 바둑 한판 승부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활로’를 찾는 이쪽과 ‘축’을 두는 저쪽... 그러나 임금과 연화가 꾀를 내어 가까스로 '활로’를 찾아도 바로 ‘축’을 걸며 숨통을 조여오는 상대등.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첨예한 권력 다툼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지만 결국 말하려는 것은 눈앞의 돌 몇 개 를 따는 게 아니라 전체 판을 읽는 자가 누군가?라는 것이다. 결국 임금이 정균을 시켜서 연화에게 바둑을 가르치게 한 것은 적보다 몇 수를 더 내다보는 시야를 기르게 하려는 마음은 아니었을까? 세상을 모르는 아직 무력한 공주 연화. 그러나 이 책은 충직한 무관이 되어 연화를 지킬 다호와 웬만한 남자는 밟아버리는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가진 여자 라진을 등장시키며 앞으로 그녀가 판을 뒤집을 것을 예고한다. 상상 속의 신라 궁중의 권력 암투와 더불어 어리고 약했던 공주가 바둑의 기술을 통해 권력자의 자질을 갖춰 가는성장기를 아주 흥미진진하게 들려주는 소설 <백의 세계>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백의세계 #고혜원 #다이브 #역사판타지소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