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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친절한 이웃이자 다정한 베이킹 유튜버, 화려하고 매력적인 에이프릴. 오븐 속 쿠키와 애플파이만큼이나 삶은 완벽하고 달콤했다. 하지만 완벽했던 일상에 잔혹한 균열이 시작된다. 친구 아들의 인형이 집 앞마당에 묻혀 있는 걸 발견하기도 하고, 학교 기부금을 관리하던 중 돈의 일부가 사라져 의심을 받기도 한다. 심지어 옆집 아이가 크게 다친 것이 아들이 밀어서 생긴 일이라는 누명까지 쓰게 된다. 마치 투명한 감투를 씌우듯이. ‘에이프릴, 너의 비밀을 알고 있어.’ 문자를 보낸 자의 짓이다. 스쳐 지나간 단 한 번의 실수. 그 치명적인 약점을 쥐고 흔드는 의문의 협박범이 벌인 일이다. 범인은 가까운 곳에 있다. 일상을 모두 꿰뚫어 보며 실시간으로 겁을 주는 문자를 보내오니까. 삶을 망가뜨리는 범인은 누굴까. 옆집에 새로 이사 온 마리아일까? 절친이자 철저한 상하관계를 유지하려는 똑똑한 줄리의 짓일까? 그것도 아니면 바람난 남편? 치매 걸린 친정엄마?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달콤했던 삶이 순식간에 잔혹한 추적극으로 변해가는 순간, 프리다 맥파든 특유의 숨 막히는 반전이 펼쳐진다. 절대 늦은 밤에 읽기 시작하지 마라. 동이 틀 때까지 잠을 이룰 수 없을 테니까!
2. 감상 포인트
1부는 주인공 에이프릴의 1인칭 시점으로 매우 빠르게, 그러나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으며 흘러간다. 그녀가 억울한 누명을 쓴 모습에 화가 나서 주변인들을 욕하게 될 정도다. ‘다들 이기주의가 팽배하구만. 그렇게 잘해줬건만... 가엾은 에이프릴.’ 하면서. 물론 처음부터 의심을 품고 읽어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에이프릴이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확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무튼 긴장감을 타고 흘러 손에 식은땀이 증발할 때쯤...
2부의 시점이 휙 바뀐다. 새로운 인물의 시점으로 후반전을 뛰게 되는데... 모든 것이 반전이었다. ‘에이프릴, 이거 모두 사실이었어? 이 여자가 거짓말하는 거지? 아닌가, 내가 아직 속고 있는 건가?’
이 소설은 1인칭 시점으로 작성된 점 자체가 함정이다. 모두 자기 입장에서 글을 서술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객관적 사실이 아닌, 인물들의 주관적 판단과 사고임을 일깨우며 심리를 파악하는 묘미가 짜릿하다.
3부부터는 깔아둔 복선을 회수하며 복수와 반전을 몰아치는데... 마지막까지 절대 뻔하지 않고 충격적이다. ‘역시 프리다 맥파든이야. 이게 끝이 아니었어. 그... 그런데, 이야기가 이렇게 이어진다고?’ 책을 다 읽고 덮을 때까지 쉬지 않고 도파민이 솟구친다.
3. 인간상 고찰
소설 속 인물들의 타락한 심리를 들여다보면, 결함의 방식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는 두 가지 인간상이 존재한다.
첫째, 타인의 시선이라는 타자에 존재 이유를 위탁한 ‘결핍형 인간’이다.
이들은 내면의 중심축이 완전히 무너져 있다. ‘나’라는 존재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기에, 타인의 인정과 다정한 미소라는 외부 자극에만 목을 매며 살아간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고자 끊임없이 자신을 꾸며내지만, 결국 그 미소 뒤에 숨겨진 것은 가면을 벗었을 때 자멸할지도 모른다는 극심한 불안과 깊은 애정 결핍뿐이다. 타인의 인정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자립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가장 큰 치명상이다.
둘째, 타인의 결핍을 먹고 자라는 ‘오만형 인간’이다.
이들은 가면을 쓴 이들을 발견하면 ‘가식적이다’, ‘결핍이 심하다’라며 손쉬운 잣대로 깎아내린다. 그러나 이 단죄는 정의감이 아닌, 타인의 불완전함을 짓밟아 얻어내는 얄팍한 우월감의 산물일 뿐이다. 남의 불안을 먹이 삼아 자신의 괜찮음을 확인하려 들고, 정작 타인의 가면을 손가락질하는 동안 자신의 비겁한 가면은 철저히 숨긴다. 남을 비하해야만 겨우 자존감을 유지하는 얄팍함과 오만함이 이들의 빈껍데기 같은 실체다.
결국 타인의 인정에 목매는 이나, 그들을 흉보며 우월감을 느끼는 이나 무결한 사람은 없다. 한쪽은 타인의 시선에 구걸하는 노예이고, 다른 한쪽은 남의 결함을 발판 삼아야만 겨우 일어서는 비겁한 관객일 뿐이다. 드러나는 방식만 다를 뿐, 둘 다 스스로 설 자리를 잃어버린 불완전한 존재들이다. 우리는 모두 이 기묘한 심리적 연극 속에서 각자의 결함을 품은 채 서로를 갉아먹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 소설의 인물 중 그 누구도 완전한 ‘선’의 영역에 서 있지 않다. 세상에 무결한 인간은 없다는 서늘한 진실, 그리고 독자에게 “당신 역시 이 부조리한 인간상 중 하나일 뿐”이라며 거울을 내미는 듯한 수치심. 나는 과연 어떤 가면을 쓴 채 살아가고 있는가. 책장을 넘길수록 무더위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밑이 보이지 않는 심연으로 추락하듯 오금이 저려오는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다. #비밀하나알려줄까 #프리다맥파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