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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가끔 오지 마!》 | 매튜 포사이드 글·그림, 이주현 옮김 사실 이 책은 그림책인데도 어려웠다. 책을 덮고도 한참을 생각했다. 이 책은 결국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가만히 곱씹어 보니, 이 그림책은 아이가 언젠가는, 그리고 꽤 자주 마주하게 될 타인과 관계를 맺는 일에 대한 이야기처럼 읽혔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어린 시절의 나였다. 나는 쭉 집에 있다가 일곱 살이 되어 처음 유치원에 갔다. 나의 첫 사회생활이었다. 그런데 당시의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정말 좋아하는 아이였다. 놀이터에서는 친구들과 뛰어놀기보다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혼자 '박쥐 놀이'를 했고, 블록도 혼자 쌓았다. 책을 읽고 있을 때 누군가 같이 읽자고 하면 선뜻 내가 읽던 책을 건네주곤 했다. 결국 생활기록부에는 '사교성이 부족합니다.'라는 문장이 적힌 채 유치원을 졸업했다. 당시 생활기록부에는 좋은 말이 적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에, 그 짧은 한 문장은 혹시나 내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할까 봐 엄마를 적잖이 걱정하게 만들었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혼자 있고 싶은 아이 앞에 어느 날,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존재가 나타난다. 아이는 함께 지내기 위해 나름의 규칙을 세우지만, 세상에는 규칙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나와 너무 다른 사람,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사람, 내 기준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사람. 이 책은 그런 존재와 함께하는 일을 담담하게 보여 준다. 나는 좋은 관계란 서로 잘 맞아야 하고, 결국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른 가능성을 보여 준다.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끝내 내 방식대로 바뀌지 않아도 관계는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모든 관계가 같은 모습일 필요는 없고, 모두가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어쩌면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를 내 기준에 맞게 바꾸는 일이 아니라, 끝내 이해되지 않는 부분까지도 인정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어린이 그림책이지만, 어른인 내가 더 오래 곱씹게 되는 책이었다. *위 도서는 나린글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나린글 #절대가끔오지마 #매튜포사이드 #그림책 #어린이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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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절대 가끔 오지 마!》 ○글그림: 매튜 포사이드 ○옮긴이: 이주현 ○출판사: 나린글 혼자 살게 된 '애기'와 제멋대로인 청개구리 유령이 만나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다정한 이야기다. 드디어 나만의 집을 갖게 된 애기는 신이 났다. 하지만 집에는 불청객 유령이 살고 있었다. 애기가 정원을 가꿀 때나 기타를 칠 때나 어디든 졸졸 따라다니는 유령. 애기는 같이 살기 위해 어두울 때 겁주지 않기, 양말 훔치지 않기, 치즈 다 먹지 않기 같은 규칙을 정했다. 하지만 청개구리 유령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규칙을 단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비 오는 날 숲속 산책길까지 따라온 유령. 유령은 바깥 공기가 쐬고 싶고, 규칙을 지키는 건 어렵다고 했다. 애기는 유령에게 그럼 잘하는 것은 뭐냐고 물었다. 'OX게임'을 잘한다는 유령의 말에 둘은 내기를 했다. OX게임에서 유령이 지면 유령은 집을 나가기로 했다. 둘은 밤새 OX게임을 했고, 구경하던 숲속 유령들이 지쳐서 돌아갈 때까지도 끝나지 않았다. 지친 애기와 유령은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애기는 더 많은 규칙을 유령에게 들이 밀었다. 유령은 도저히 지킬 수 없는 규칙 때문에 모든 규칙을 몽땅 깨버렸다. 청개구리 유령은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드디어 다시 혼자가 된 애기. 그토록 바라던 혼자만의 시간이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허전했다. 그때 애기는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밖으로 나가 "절대로 가끔 찾아오지 마!"라는 새로운 규칙을 만든 것이었다. 역시나 청개구리 유령은 그 규칙을 깨고 가끔씩 찾아왔고, 두 사람은 만날 때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됐다. 이 책은 참 귀엽고 사랑스럽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말해준다. 아무리 친해도 매일 붙어있다 보면 지치기 마련이다. 생활 습관이 다른 존재와 같이 살려면 서로 양보하고, 적당한 거리를 두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나는 가족이 있어도 나만의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이다.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은 애기의 마음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나만의 삶을 지키면서도 상대방과 가끔 기분 좋게 만나는 '적당한 거리'. 함께 살아가면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는 지혜를 유쾌하게 보여주는 따뜻한 책이다. @naringeul #나란글#절대가끔오지마#매튜포사이드#이주현#애기와청개구리유령의규칙만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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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절대 가끔 오지 마!》교실 속 관계를 비추는 작은 거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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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유쾌한 유령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니 가장 오래 남은 것은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처음으로 혼자 살게 된 애기는 설레는 마음으로 새집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 집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살고 있던 유령이 있었습니다. 혼자 있고 싶은 애기와 함께 있고 싶은 유령. 애기를 따라다니고, 양말을 한 짝씩 숨기고, 치즈를 먹어 버리는 유령 때문에 애기는 함께 살아가기 위한 규칙을 만들지만, 유령은 번번이 그 규칙을 어깁니다.
책을 읽은 뒤 아이와 가장 오래 이야기한 것은 '규칙'이었습니다. 먼저 애기의 마음은 이해가 된다고 했습니다. "친구가 계속 따라다니면 귀찮잖아."라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유령과 함께 살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질문에는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유령도 계속 같이 지내다 보면 정이 들어서 착해질지도 모르잖아." 유령의 행동을 탓하기보다 함께 지내면서 달라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먼저 생각하는 아이의 시선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어 "애기가 만든 규칙은 공평했을까?"라고 묻자 아이는 "아니. 유령도 같이 만들어야지. 같이 지내야 하면 둘이서 협동해서 만들어야 해."라고 답했습니다. 또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라는 질문에는 "내가 하고 싶은 걸 반대로 말하는 거야."라는 기발한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유령이 무엇이든 반대로 한다는 점을 이용한 아이만의 해결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 방법 역시 결국은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기의 규칙도, 아이의 방법도 갈등을 줄이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둘 다 아직은 자신의 입장에서 관계를 풀어가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규칙을 잘 지키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어떻게 약속을 만들고,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