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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그리고 아버지에 관한 모험의 서사시
여름 더위가 한창일 무렵 뜬금없이 이 책을 구해 읽기 시작했다. 서양문학의 원류라 할 수 있는 오디세이아를 늘 염두해 두고서 언젠가 한번 읽어야지 하는 마음만 품었었는데 이제 그 소망하나를 풀어냈다. 하지만 모든 종류의 고전이 그러하듯 이 책 역시 쉬이 읽혀지지가 않았다. 다행히 원전의 내용을 상세히 풀어내고 의미를 더해 '포기를 막는' 안내서를 자처하고 있는 책의 특성 덕에 조금은 접근하기 용이했다.
<오뒷세이아, 모험과 귀향, 일상의 복원에 관한 서사시>는 오디세우스가 긴 여행 끝에 귀향에 이르게 된다는 비교적 단순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는 이야기다. 트로이아 전쟁 이후 오디세우스는 다른 몇몇 생존자들과는 달리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정처없이 떠돌게 된다. 그가 당도하는 곳에는 숱한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었으며 심지어 칼립소라는 여인은 그를 7년 동안이나 자신의 섬에 잡아두고 그의 귀향을 방해했다.
하지만 오디세이아에서는 오디세우스의 모험을 만나기 전에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의 이야기가 먼저 등장한다.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걱정하는 이 처량한 아들은 아버지의 부재를 틈타 어머니에게 구혼하는 식충이들을 떼어놓지 못해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다. 결국 그는 아버지의 소식을 찾기 위한 여정에 돌입하고 아테네 여신의 수호아래 퓔로스와 스파르타에 다다른다. 그리고 아버지의 옛 동료로부터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된다.
텔레마코스의 짧은 여행이야기 뒤 본격적인 오디세우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여곡절 끝에 칼립소로부터 벗어나게 된 오디세우스는 스케리아라는 섬을 시작으로 정말 많은 곳에 이르게 된다. 초반의 모험에선 환대와 접대를 받은 오디세우스였지만 폴뤼페모스라는 퀴클롭스와의 대면은 위험천만했다. 런던 올림픽 마스코트를 연상시키는 이 외눈박이 거구 괴물의 눈을 찔러 오디세우스 일행은 위험을 넘긴다.
키르케와의 만남 역시 오디세우스에게는 고난과 같았다. 그녀에게 부하들이 봉변을 당한 것도 모자라 자신은 '저승 여행 미션'을 수령받은 것이다. 키르케와의 만남과 저승행 모험에 이르러 오디세우스의 환상세계 모험은 극에 달하게 된다. 저승에서 그는 어머니, 여인들, 옛 동료 등의 혼령과 만난다. 지칠 정도로 많은 인사들과 만남을 나눈 뒤 오디세우스는 마침내 그곳을 떠나고, 다시 만난 키르케와도 곧 헤어지게 된다.
모든 여정을 끝마친 오디세우스는 마침내 고향에 당도한다. 그리고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와의 만남도 이루어진다. 이제 남은 일은 텔레마코스의 어머니이자 오디세우스의 아내인 페넬로페를 향한 구혼자들의 손길을 막는 것이다. 이 부분에 이르러 책은 내용은 절정에 이른다. 물리치느냐 마느냐의 싸움과 아내와의 조금은 찜찜한 재회, 고향에 돌아온 우리의 오디세우스는 과연 어떻게 이 일을 마무리할까?
글쓴이의 친절한 설명 덕에 큰 무리없이 일어나간 <오뒷세이아, 모험과 귀향, 일상의 복원에 관한 서사시>는 고전의 참맛을 알려주는 좋은 레시피였고, 초보자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였다. 한 영웅의 모험과 그것에 담긴 의미를 찾는 이 길고 긴 여정은 고대인의 문학성을 짐작해 보는 동시에 '이야기'가 주는 힘을 새삼 느끼게 하는 좋은 만남이었다. 모험과 성장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닌 이 책이 또 다른 서양 고전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