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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말을 들은 것은 상하이에서 였다. “딥시크를 만든 량원펑은 중국에서 1급 보호대상자입니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비행기를 타게 하지 않습니다. 작년에 그가 고향으로 돌아갈 때, 공안이 전체 길을 통제해 차로 갔습니다.”
량원펑의 고향은 광시성 잔짱(湛江) 우취안시(吴川市)다. 지도 프로그램으로 찍어보니, 항저우에서 고향 마을까지는 1,590킬로미터, 운전시간 만으로 17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다. 이 때 동원된 인력만 얼마일까를 생각하면 무섭다. 사실 량원펑은 우리에게 딥시크의 투자자 정도로 알려졌지만, 그는 2015년 AI 기반 투자 모델을 만들어서, 3년 만에 운용자금은 100억위안으로 만들었다. 한화 2조3000억원 규모다. 이후 그는 자국의 발전에 기폭제가 된다는 생각에 200억위안을 투자해 딥시크를 만들었다. 딥시크는 소스코드까지 공개되어, AI세계에서 미국을 대항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사실 그는 뼈 속까지 애국자인데, 국가도 그를 그렇게 대우하는 것이다.
1991년 마이자가 완성한 <암호 해독자>는 마치 량원펑 같은 사람들이 중국 당대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할 때부터 나는 량원펑을 생각했는데, 중후반부에 주인공 룽진전을 비행기에 태우지 않는다는 내용을 봤을 때, 웃음이 나왔다.
완성한지 10년이 넘어서 출간된 <암호해독자>는 작가 마이자의 출세작이다. 27살에 이 소설을 썼다는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그는 수학에 재능이 있는 청년으로 군에서 운영하는 대학에서 무선통신을 공부했고, 정보부대에서 근무하면서 이 소설에 나오는 기본 얼개를 얻었다. 소설에는 성도C로 표시되지만, 그가 근무한 곳이 푸젠성의 성도 푸저우였던 만큼 그렇게 보는 게 맞다.
소설의 주인공 롱진전은 성도C에서 멀지 않은 퉁전에서 자리 잡은 룽씨 집안의 후손이다. 수학 천재의 핏줄을 이어가다가 복잡한 현대사에서 본래 성인 린씨를 버리고, 어머니의 성인 룽씨를 따르게 된다. 방치되다시피 살던 진전은 외삼촌 ‘작은 릴리’의 집에서 생활하고 시작하고, 평생의 스승인 양씨와 시스를 만난다. 시스는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으로 천재적인 수학적 재능을 갖고 있지만, 히틀러의 등장 등으로 복잡한 국제 유랑민 생활을 하는데, 이 도시의 N대학 수학과에서 교수로 일하면서 정착한다.
그리고 수학천재 진전을 알아보고, 그가 더 깊은 학문의 세계로 갈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그에게는 유대인의 나라 이스라엘의 건국을 돕기 위해 미국에서 할 역할, 또 중국인 아내와 처가를 위해 할 역할들이 꼬이면서 중층적인 인물로 산다.
시스가 X국(미국으로 보는 게 편함)으로 떠나고, 롱진전은 대학을 찾아온 정국장에 의해 특수부대 701로 가게 된다.
그는 시스의 부탁대로 컴퓨터를 공부하는 대신에 특수부대의 암호해독자가 된다. 철저한 수학 천재들의 공방적인 암호의 세계에서 그는 X국의 핵심 암호인 퍼플코드를 풀어내서 가장 중요한 인재가 된다. 그에게 다음 숙제는 블랙코드다. 문제는 이 암호 해독의 상대에는 그이 스승이자 경쟁자인 시스가 있다. 철저한 보안 속에서 창과 방패의 대결이 대결되고, 진전은 블랙코드를 풀기 전에 엉뚱한 사건으로 인해 인생의 위기를 맞는다.
이 책이 비범한 것은 1991년에 초고가 완성됐음에도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에 깊은 통찰이 있단 점이다. 그런 비범함은 앞서 말한 량원펑에게도 있지만 마이자와 같은 나이인 항저우 출신 마윈 등에게도 있다. 다마 마윈은 전자상거래라는 분야를 시작으로 비즈니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하지만 마이자는 <암호해독자>의 성공 이후 <인생이라는 바다> 만으로 400만부를 파는 등 전업작가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출간한 소설 등도 대부분 방송 콘텐츠로 제작됐다.
나는 그가 태어났고, 돌아와 생활하는 항저우를 참 많이 다녔다. 지난 4월 말에도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취재하기 위해 알리바바나 딥로보틱스, 저장대 등을 방문하기도 했다. 마이자가 말한 암호해독자랑 영역은 다르지만, 미중 과학기술 대결에서 맹위를 떨치는 현장이 항저우에 있다. 반면에 도심에는 소동파나 백거이, 매처학자 임포의 시들이 난무하는 곳이 항저우다.
다음달에도 그곳을 방문해야 하는데, 나에게는 이 도시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가 궁금하다. 미중 인공지능 경쟁의 핵심이라 하기에 도시는 너무나 인문적 색채가 강하다.
마이자의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경이로웠던 소설 <삼체>가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삼체의 축소판이라도 할 수 있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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