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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으로 제인 오스틴을 얘기해선 안되겠지.
"이 한 권으로 제인 오스틴을 얘기해선 안되겠지." 내용보기
극단적이고 파괴적인 사랑과 복수를 다룬 폭풍의 언덕을 읽은 후라선지, 극찬 일색인 평론들에 기대가 너무 커졌던 탓인 건지, 그 둘도 다 아니라면 나조차도 종잡을 수 없는 변덕스런 내 취향탓인지 그다지 큰 여운이 남지는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이 역시 제본하기 나름이겠지만) 6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분량의 글이 그토록 빨리 읽혔던 것은 분명 이 소설이 지닌 마력이라 하겠다.
"이 한 권으로 제인 오스틴을 얘기해선 안되겠지." 내용보기

극단적이고 파괴적인 사랑과 복수를 다룬 폭풍의 언덕을 읽은 후라선지, 극찬 일색인 평론들에 기대가 너무 커졌던 탓인 건지, 그 둘도 다 아니라면 나조차도 종잡을 수 없는 변덕스런 내 취향탓인지 그다지 큰 여운이 남지는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이 역시 제본하기 나름이겠지만) 6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분량의 글이 그토록 빨리 읽혔던 것은 분명 이 소설이 지닌 마력이라 하겠다. 

사실 <오만관 편견>은 소설로 만나기 전 우연히 돌린 tv채널에서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로 미리 접한 적이 있기에 등장인물들은 물론이고 전반적인 스토리 역시 이미 파악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고 보면 이러한 점 또한 내가 소설을 마주하는 데 있어 기대만큼의 흥분과 재미를 느끼기 힘들도록 만든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소설을 읽는 동안 자연스레 영화 속 캐릭터들과의 싱크로율을 비교하게 되었는데 대부분의 캐스팅이 무척 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제인과 빙리의 이야기가 나올 때면 영화 속 배우들의 얼굴과 표정들이 떠오르며 장면 장면마다 눈으로 보듯 더욱 집중이 되고 빠져들었건만 정작 핵심인물인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그렇지 못했다.

둘 사이의 관계 진전에 있어 그  개연성에 의혹이 들 정도로 밋밋하기만 해서 영화에서보다 소설속에서 더욱 빛날 줄 알았던 그들 캐릭터가 가진 지적이면서도 세련된 매력들이 도리어 책 속에서 빛을 잃고 시들어 가는 느낌마저 들었다면 너무한 걸까.

아무래도 내가 봤던 채널 cgv의 자막 담당자 분이 번역을 너무 잘하셨거나 각색이 잘 된 것이려나. 

영화에서 보여졌던 유려하면서도 재치넘치는 대사들이 책에서는 충분히 피어나지 못한 것 같아 못내 아쉬운 느낌이다.

영화로 보지 않은 제인 오스틴의 다른 소설들을 읽어볼까 싶다.

 

 

마음에 닿았던 책속구절.

 

"아마도 난 그 분을 이유없이 싫어하는 것으로 남달리 똑똑해 보이고 싶었나 봐. 그런 식으로 누굴 싫어하면 자기 재능에 박차를 가하거나 재치를 발휘할 기회를 잡을 수 있잖아. 계속 독설만 퍼붓는 사람은 맞는 소리를 한마디도 못할 수 있지만, 계속 조롱을 퍼붓는 사람은 어쩌다 재치 있는 소리를 한마디쯤 할 수도 있거든." p.376

 

어리석은 행동이나 악행으로 불행을 자초한 사람들이 흔히 쾌락을 추구하면서 위로받는 것과 달리, 베넷 씨는 경솔한 행동으로 실망하게 된 것을 쾌락으로 위로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오히려 전원생활과책 속에서 낙을 찾았다. 무지하고 어리석은 언행을 보면서 실소를 터뜨리는 것 외에는 아내에게서 기대할 게 없었다. 이는 남자들이 아내에게서 일반적으로 얻고 싶어 하는 행복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상대가 다른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나 주어진 여건에서 어떻게든 얻을 수 있는 걸 얻어내는 게 진정한 현자인 법이다. p.392,393.

 

 

YES마니아 : 로얄 u*******9 2018.12.18. 신고 공감 5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