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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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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임재범은 음악팬들에게 갈증을 풀어주는 동시에 또 갈증을 일으키는 존재였다. 86년에 시나위 1집이 나왔을 때 이 땅의 록팬들은 임재범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동안의 답답했던 갈증을 해소했다. 시끄럽고 삐딱한 헤비메탈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던 80년대 초, 정치적으로 서슬 퍼랬던 당시에는 한국의 헤비메탈 밴드가 탄생한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었다. 동양인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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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임재범은 음악팬들에게 갈증을 풀어주는 동시에 또 갈증을 일으키는 존재였다. 86년에 시나위 1집이 나왔을 때 이 땅의 록팬들은 임재범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동안의 답답했던 갈증을 해소했다. 시끄럽고 삐딱한 헤비메탈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던 80년대 초, 정치적으로 서슬 퍼랬던 당시에는 한국의 헤비메탈 밴드가 탄생한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었다. 동양인들의 목소리로는 강력한 헤비메탈을 할 수 없다는 편견까지 있었다. 록팬들은 몇 곡씩이나 잘려나간 오지 오스본의 라이센스를 듣거나 주다스 프리스트의 해적판을 열심히 들었지만, 우리 감성을 달래주는 우리만의 헤비메탈에 대한 갈증은 한 편에서 계속 쌓이고 있었다.

                       

단비라도 고마울 텐데 어느날 태풍이 불었다. 86년 시나위 1집은 지금 들어보면 기술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은 음반이었으나 어쨌든 우리 노랫말로 부른 제대로된 국산 헤비메탈 음반 1호였다. 신대철의 헤비한 기타톤도 좋았지만 임재범의 쇳소리 나는 목소리는 “우리도 (헤비메탈이) 된다”라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리고 그 해에 한국산 헤비메탈 음반이 쏟아져 나왔다. 시나위 1집의 인기는 한국의 대중음악이 더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는데 아주 큰 역할을 했다. 임재범은 외인부대, 아시아나 같은 헤비메탈 밴드 활동을 하다가 솔로 1집을 냈다. 이 밤이 지나고라는 대중적인 노래를 불러서 록팬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지만, 그 노래 때문에 티브이에 가끔 나와서 데이비드 카버데일의 Fool For Your Loving을 멋들어지게 불러주는 것을 볼 수 있다면 괜찮다고 위안을 했다.

 

하지만 그러고는 그를 볼 수 없었다. 방송 활동은 물론이고 공연도 거의 하지 않았다. 그 목소리를  묻어둔 채 임재범은 세상과 거리를 두며 지냈다. 음악팬들의 갈증을 풀어주었던 임재범은 이젠 갈증을 만드는 존재가 되었다. 박정현과 같이 부른 사랑보다 깊은 상처가 티브이 광고에서 들리고, 너를 위해가 영화 “동감”의 주제곡으로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며 그의 존재를 확인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갈증을 풀 수 없었다.

 

2006년 1월에 나온 이 라이브 음반은 그런 점에서 희소가치가 있었다. 방송에 나오지도 않고 공연도 거의 하지 않는 임재범이라면, 한 번 가진 공연을 녹음한 이 음반을 듣는 것으로 갈증을 어느정도 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첫 곡 비상으로 공연을 시작하면서 팬들에게 다시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5집의 노래들을 부르면서 공연 분위기를 띄운다. 5집은 좋은 음반이었는데 너를 위해같은 대중적인 노래가 없었기에 아쉽게도 묻혀버렸다.

 

5집 노래들이 끝나면 이제 관중들을 위한 시간이다. 사랑보다 깊은 상처에서 너를 위해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발라드는 정말 멋지다. 관중들은 임재범과 함께 너를 위해를 크게 따라 부른다. 발라드가 끝나면 이제 타임머신을 타고 80년대 헤비메탈의 시대로 돌아간다. Rock in KoreaThe Same Old Story, 외인부대 시절의 Julie 그리고 시나위 1집의 그대 앞에 난 촛불이어라크게 라디오를 켜고는 솔로 이전의 임재범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축복이다. 어디서 이런 귀한 곡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을까. 그렇게 80년대 시간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술취한 아저씨들의 노래방 도전곡인 고해를 술 하나도 안취한 임재범이 진품으로 불러준다. 그리고 록팬들과 발라드팬들을 묶는 교집합쯤 되는 곡 이 밤이 지나면을 관중들과 합창하면서 공연을 마친다. 목상태가 썩 좋지도 않고 녹음 상태도 좀 날라다니는데도, 임재범의 카리스마와 존재감은 씨디 2장을 거뜬히 이끌어 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고는 간간히 드라마의 OST를 부르던 임재범이 오늘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으로 다시 돌아온 것을 보고 놀랐다. 두어 달 동안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인지도 때문에 임재범은 자기가 노래를 부른 이후 아마 방송과 대중에게 가장 많이 노출될 것 같다. 임재범은 김연우처럼 노래를 맑게 부르는 것과 거리가 멀고, 윤도현처럼 보기 좋은 행동을 하는 록커도 아니다. 방송 예능이라는 꿀과 독이 임재범을 망가뜨릴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는 86년 이후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왔다. 오늘 부른 너를 위해도 무척 좋았지만 꿈만 같은 그의 헤비메탈 공연을 한두 번이라도 볼 수 있다면 갈증은 팍 줄겠다. 그렇다면 이 2006년 라이브 음반은 더 이상 “임재범 갈증 풀기”로서 독보적인 자리를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s*****9 2011.05.02. 신고 공감 11 댓글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