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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된 이야기지만 이런 작품이면 가격이 더 내려가야 한다. 영화의 작품성만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판매자들은 시장의 현실에 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으며, 자신들이 예술가 본인이 아닌 상인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시장의 기본은 수요 공급 양측에 어떤 '잉여(surplus)'를 제공하는 데에 그 의의가 있는데, '난 이 정도는 받아야겠다'며 고집만 내세우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1990년 팀 버튼에게 처음 미션(위임)이 떨어졌을 때, 코믹스의 팬들은 열렬한 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그 소식이, 당시 극히 열악한 미디어 사정과 낮은 의식 수준만을 가지고 보였던 우리 나라에까지 전해 올 정도니, 다른 말은 해서 뭐하겠는가? 팀 버튼은 이 유명한 캐릭터와 소재를 두고 자기 식대로 비틀기는 했으나, 그 '자기 식'이라는 게 대단한 깊이와 독창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기획 측(와 더 많은 팬)이 원하지 않은 방식으로 나름 명작이 되기는 했다(여기에 불세출의 명우들이 보인 명연기의 도움을 잊을 수 없고).
하지만 막상 버튼이 손을 떼고, 기획측에서 아직 리부트란 개념이 없던 모나타너스한 관성으로 3, 4편을 밀고 가자,,,. 결과는 이처럼 보는 대로다. 제작진의 패기와 기대는 전혀 그렇지 않았으나, 지금 세대가 보면 이 작은 무슨 TV 전용이나 재판매 시장을 겨냥해서 나온 작품으로 오해되기 딱 좋다.
사실 나는 이 작을 당시에도, 그리고 (물론) 지금도 그리 나쁘지 않게 대했고, 복습도 즐겨 하는 편이다. 일단 당시 내 귀에는 OST가 그리 후지지 않게 들려 왔고, 여러 장면에서 보인 제법 기발한 상상에도 점수를 주고 싶었으며, 지금도 그때의 추억 때문인지 그리 이유 없지 않은 흥겨움이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조지 클루니를 처음 만나게 된 작이기도 하며, 그 외 여기에 차마 적을 수 없는 즐거운 추억이 이 범작 아닌 범작과 얽혀 있다. 이 영화 관련이라면 솔직히 나쁜 말 쓸 거리도 없고, 그게 내키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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