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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들어와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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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을 집합시켜 놓고 그저 떠오르는 대로 떠들어 보게 시켜도, 의외의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를 건져 상황 타개를 위한 묘책을 안출하는 수가 있다. 하물며, 당대 세계적인 석학과 지성을 (비록 한날한시의 이벤트는 아니라고 하나) 책 한 권 속에 집결시켜, '대체 우리 시대가 어떤 병증을 앓고 있기에, 이처럼이나 젊은 세대가 아파할까요?'라고나 하는 듯 각종 질문1)을 던져
"모두 들어와 주시겠어요?" 내용보기

평범한 사람들을 집합시켜 놓고 그저 떠오르는 대로 떠들어 보게 시켜도, 의외의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를 건져 상황 타개를 위한 묘책을 안출하는 수가 있다. 하물며, 당대 세계적인 석학과 지성을 (비록 한날한시의 이벤트는 아니라고 하나) 책 한 권 속에 집결시켜, '대체 우리 시대가 어떤 병증을 앓고 있기에, 이처럼이나 젊은 세대가 아파할까요?'라고나 하는 듯 각종 질문1)을 던져 두고, 그 입에서 나오는 기기묘묘 각양각색 백가쟁명격의 현하달변으로 구성된 브레인스토밍을 관전하다 보면, 전체로서 난국에의 조감 통찰이 가능한 로드맵 하나가 그려져, 이 고뇌 가득한 아포리아로부터의 한 비상구가 마련되지 않을까? 최소한 렉스프레스 편집진은, '그해5월'에서 닉슨-브레즈네프의 데탕트에 이르는, 당대인들의 체감으로 the longest decade였던 그 격동의 시기를, 이런 식으로 진단하고, 이런 식으로 극복하며, 훗날에 이르기까지 이런 식(이 책에서 몽타쥬로 빚어내는 방식)으로 기념, '추억'하고자 했던 의도 아니었을까.


이 책에는, 13인의 올스타가 모셔져 와서, 그들의 가장 적나라하고 거침 없는 내러티브로, 편집자, 나아가 잠재적인 독자와의 피 튀기는 혈전이라도 예비하고 있다는 듯, 때로는 묵시록적 예언을, 때로는 이단 심판관의 입에서나 나올 법한 추상 같은 단죄를, 그리고 때로는 그들이 숭앙하는 가치에 대해 철 없는 어린이, 대책 없는 광신도나 가질 법한 터무니없고 맹목적인 추종의 고백을, 보는 이의 관음이나 만족시키듯 일말의 삼감과 수치심도 잊은 채 토로하는 중이다. 최고봉의 지식인, 청춘의 우상들은 가면(그런 게 있었다면)을 벗어던지고, 아예 내밀한 그곳까지 노출한 채, 체제 전복 혹은 전복세력의 재전복을 도모하며, 그해의 뜨거운 해방(가상)공간에서 목하 스트리킹을 펼치는 중이다. 체제 리빌딩의 염려와 예비는 안중에도 없으나, 그런 무책임성 역시 그들만의 특권으로 보지하는 청춘 세대에 대한 맹렬한 공시대적 어필을, 이들 노련 노숙한 지성인들은 의당 이 정도가 예의라는 듯, 혈기방장한 세대에 필적할 만한 파괴성과 무례함으로, 300여 쪽 150여 시간에 이르는 긴 시공간을 대뜸 점유하며, 그 최후진술격의 비장함까지 곁들여 웅변하고 있다.


예스 상품 소개란에는 빠져 있으나, 이 개정판2)에도 앨런 와츠의 대담(이 아닌 대사자후)이 여전히 실려 있다. 이 파트는 누락되기가 곤란한 것이, 인터뷰이(interviewee)의 박력과 호방함이란 기준에서 여타의 모든 부분을 합친 것보다 더 고강도의 임팩트를 남기고 있을 만큼이라서이다. 책에서 나머지를 다 버리고 한 요소만 건지라면 그의 대담(對談)록을 취하겠다 할 정도로, 이 영국 출신(책에서는 '미국 청년들의..' 운운하나 태생으로는 영국인이다) 철학자의 대담(大膽) 무쌍한 애티튜드는, 그에게 유명세를 안긴 부디스트의 태그와 전공 이력을 무색하게 만든다. 선입견만으로 가장 난폭한 대담(大談), 호언, 폭언으로 일관할 것만 같은 헤르베르트 마르쿠제3)의 경우, 정말 의외다 싶게, 읽는 독자가 민망함을 느낄 만큼 편집자와의 대화에서 일방적으로 수세에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 아마도 인터뷰어(interviewer)가 유독 팔팔한 캐릭터였거나, 이 프랑크푸르트인에 대한 반감이 평상시부터 워낙 뿌리깊게 자리한 사람이거나 하지 않았을까 싶다(인적 사항에 대한 추가 정보는 원서를 구할 수 없어 명기 불가능. 추후에 찾아 보겠음). 랭킹 2위를 꼽자면, 스탠스가 진보 쪽이 아니라는 것뿐 삐딱선 지성의 할애비격인 마셜 맥루한표 독설을 들 수 있다. 이 책만 두고 그를 평가하는 이라면, 아마 다시는 그의 (그 빛나는 불후의 고전인) 저서들을 찾아 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도 무리가 아니게, 그저 대단한 아집과 자기류의 폭주를 뽐내는 중이며, 책 내부의 진행자이건 당대 혹은 후세의 독자이건 그를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겠다 싶을 뿐이다. 초판이나 이 개정판이나, 역자 방곤 교수가 적은 '독자들에게 다소 낯선 아홉 사람의 대화는 삭제했다'는 멘트는 계속 서문에 붙어 있던 문장이며, 따라서 상품 소개란에 실린 이 말에 특별히 신경 쓸 필요는 없다. 그 9인의 면면이 누구인지는 원서를 구한 후에 정보로서 이 리뷰에 부기할 생각이다.


1) 그럼 이 질문에, 예컨대 '아프니까 청춘이다'같은 대답을 툭 내놓으면 될까 안될까? 풋.

2) 1980년대 초판과 비교해서 내용상 크게 개정된 바는 없음.  CTS 방식으로 새로 짜 내었다는 점 정도.

3) 그러고 보면 이 책에 유독 독일 출신이 많이 초빙되어 왔다.


s****o 2012.10.20.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