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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칠십 평생을 살아오며 참 많은 일을 겪었다.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면 젊은 날의 열정과 치기, 그리고 성취와 좌절이 얽혀 시실과 날실처럼 지나갔다. 이제는 세상의 중심에서 한 발짝 물러나 정적인 삶의 시간을 누리고 있지만, 문득 ‘남은 생을 나는 어떤 의미로 채워가야 하는가’라는 던져진 질문 앞에 아득해질 때가 있다. 인생의 노년기에 접어들면 세상은 우리를 쓸모가 다한 존재처럼 여기곤 한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하나님 앞에서 내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에 대한 갈증이 남아 있었다.
그러던 중 이주열 목사의 <숨겨진 화살>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숨겨진 화살’이라는 제목부터가 가슴을 울렸다. 드러나지 않고 화살통 속에 조용히 갇혀 있는 듯한 나의 노년의 삶이, 어쩌면 하나님의 거룩한 은밀함 속에 숨겨져 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이 책의 첫 장을 넘겼다.
책의 여러 구절이 가슴을 울렸지만, 특히 140쪽에서 141쪽에 걸쳐 묘사된 구절이 내 마음을 송두리째 사로잡았다. “가지가 화살을 만드는 장인의 손에 들리는 순간 운명이 바뀐다. 껍질이 벗겨지고, 불필요한 부분이 제거된다. 열과 압력이 가해져 곧게 펴진다. 사포질로 미세하게 다듬어지고, 모양이 잡히고, 날카롭게 다듬어져 마침내 정확성과 힘을 가지고 먼 거리를 날아갈 수 있는 정교한 도구가 된다. 한때 하찮아 보였던 나뭇가지가 그것을 빚는 자의 손 안에서 강력한 무기가 된다.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을 빚으시는 것이 이와 같다.”
이 문장을 몇 번이고 되뇌었다. 한때 산야에 흩어져 있던 보잘것없는 나뭇가지 하나가 장인의 손에 쥐어질 때 비로소 가치 있는 화살로 재탄생하듯, 보잘것없는 나의 삶 역시 토기장이이자 장인이신 하나님의 손길을 거쳐 가다듬어진다는 사실이 눈물겹도록 감사했다. 돌이켜보면 지나온 삶의 고난과 시련, 때로는 견디기 힘들었던 삶의 압력들이 결국 나라는 못난 가지를 곧게 펴기 위한 하나님의 손길이었음을 고백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깊이 깨달은 것은, 하나님께서 나를 결코 잊으셨거나 방치하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하나님은 당신의 때가 되기까지 우리를 당신의 '화살통' 안에 감추어 두신다. 세상의 눈으로 볼 때는 쓰임 받지 못하고 잊혀진 시간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장인의 화살통 속에서 날이 무뎌지지 않도록 보호받고 다듬어지는 거룩한 준비의 시간이다.
또한, 성화(聖化)에 대한 저자의 통찰은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내면의 약함과 싸우는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성화는 내 힘과 의지로 나아지려고 애쓰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아니라, 이미 그리스도께서 확보하신 새 정체성 안에서 인내로 우리를 빚어 가시는 하나님의 은혜다.
공항 터미널에서 두려움을 무릅쓰고 담대히 복음을 전했던 저자의 에피소드는 내 안의 식어가는 열정에 다시 불을 지폈다. 세상 지도자들은 죽어 묻혔으나 우리의 예수님은 살아 계셔서 지금도 역사하신다는 그 담대한 선포. 박수와 눈물, 그리고 기적 같은 만남으로 이어진 그 현장은, 복음의 능력이 단순히 지식이 아닌 삶의 담대한 순종에서 나온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었다. 내 나이가 칠십이 넘었다 하여 사명이 끝난 것이 아니다. 살아 계신 주님을 증거하는 삶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계속되어야 함을 새삼 깨달았다.
이 책을 인생의 후반전을 지나며 자신의 정체성과 사명을 다시금 고민하는 노년의 동행자들, 그리고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서 스스로가 보잘것없다고 느껴 주저앉아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스스로를 아무런 영향력도 없는 ‘꺾인 나뭇가지’처럼 느끼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장인의 손에 들려진 ‘날카로운 화살’로서의 소망을 발견하길 바란다. 우리가 하나님의 화살통 안에 있는 한, 우리의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며 그분의 정확한 때에 세상 속으로 날아가 거룩한 뜻을 이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