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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가족과 함께 스위스에 여행을 갔을 때의 일이다. 예약한 호텔은 해발 이 천 미터 정도의 알프스 산 중턱이 위치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원래에는 농부의 집이었던 건물을 개조해서 작은 호텔로 만든 곳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차로 호텔의 주차장까지 갈 수가 없었다. 호텔뿐만이 아니라 호텔을 포함하고 있는 그 마을에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차들에게는 통행을 허락하지 않는 곳이었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주차장에다가 타고 간 차를 주차한 후 전기 자동차를 타고 마을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들에게 승용차의 ‘door to door’의 편리함은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에게는 화석 연료가 사용된 후 공기 중으로 날려질 온갖 나쁜 물질을 그 마을에 두고 싶지 않아서 일 것이다. 사람들은 차를 갈아타고 또 좀 걸어야 마을에 들어가게 됨에서 전혀 불편함을 토로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그것은 당연한 일처럼 보였고, 우리 가족 역시 그러한 의미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곳이 오염된다면 그들의 생존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혼탁해지고 오염된 공기는 그곳의 자연도 망가뜨리고 이어서 그곳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등을 돌리게 될 테니 그들의 수입 원천인 관광객은 새로운 장소를 찾아갈 테니 말이다. 즉 그들에게 자연 자원은 하나의 특별한 상품으로서의 기능을 가진 것이다.
이외에도 자연은 그 자체로서 우리에게 많은 이익을 안겨다 주고 있다. 1997년 경제학자들과 환경학자들로 이루어진 국제 연구진은 자연계의 생물 환경에서 인류가 공짜로 사용하는 환경 서비스를 달러로 환산했다고 한다. 그 결과 환경 서비스는 무려 연간 33조 달러 이상이라고 추정했으며, 이는 세계 모든 나라의 국민 총생산액수인 18조 달러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 책에 보면 ''경제주의자''와 ''환경주의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자연을 반대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이 나온다. 어찌 보면 두 그룹이 주장하는 바에 일리가 있다. 하지만 환경주의자 쪽으로 저울추의 무게를 두고 있는 저자의 의견에 나는 적극 동의한다.
내가 자연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 와 이 책의 저자인 에드워드 윌슨의 여러 저서를 통해서 이다. 윌슨은 ‘생명 사랑(biophilia)’ 전도사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책을 보면 생명 사랑과 생명 다양성(biodiversity)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는다. 그는 왜 생명을 사랑하고, 생명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외치는 것일까!!
그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생명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 시대에 우리들에게 닥쳐진 가장 큰 문제점은 핵전쟁의 위험도 아니고 기아나 그 밖의 문제보다도 생명다양성이 파괴되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누누이 말하고 있다.
원래 영문판에는 없는 부분이 이 한글 번역본에는 부록 부분에 비무장지대(DMZ)의 자연에 대한 글이 있다. 전쟁이 보호한 땅’이란 제목의 이 부록은 한국전쟁 이후로 오랜 기간 사람의 발걸음이 멈추어진 지구상 유일한 땅의 가치를 이야기 해주고 있다. 한국인 김계중씨와 저자가 함께 2002년 12월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글이다. 이 글에서 보면 "민족간의 비참한 갈등은 한반도에서 가장 크고 가장 훌륭한 자연 보호 구역을 만들어 냈다"는 부분이 있다.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가장 큰 비극은 이렇게 우리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곳을 선물로 남겨주었다. 다만 걱정스러운 부분은 2002년 정치적인 논리로 남북한은 철도와 고속도로의 건설하는데 합의했고, 이 결정에 따라 지금도 공사를 하고 있다. 어떤 생태학적인 조사없이 지상으로 도로와 철길을 내고 있다. 이는 우리 스스로 우리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파괴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두 사람도 그것을 걱정하고 있다. 대통령이 이를 자신의 공적으로 삼기 위해 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정치의 가치판단에 섬뜩한 기분마저 들었다.
이제 이 노학자는 80세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과연 그는 앞으로 얼마만큼의 저서를 더 내놓을 지도 모르겠다. 퓰리쳐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이 과학자에게는 앞으로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을 것 같다. 그와 한 대학에서 앙숙이자 절친한 사이였던 스티븐 J. 굴드도 2002년 이후 더 이상 책을 써낼 수 없게되었다. 그는 다시 자연의 순환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내 바램은 윌슨의 책을 아직도 몇 권은 더 보고 싶다.
이 책의 표지에 보면 아름다운 동식물 61종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리 크지 않은 그림이기에 자세히 볼 수는 없으나, 색과 형태를 통해서 볼 때에 화려하고 아름답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이 그림에 나와 있는 생물들이 ''절멸 위험종과 절멸종의 목록''이란 책의 소개를 보면, 이 그름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있다.
과연 생명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저자는 이 책의 앞부분에서는 우리 인간들이 그 동안 저질러 놓은 파괴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희망 섞인 결론을 내려놓고 있다. 정말 저자의 말처럼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인상깊은구절] 가장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도 종을 구하는 단 하나의 안전한 방법은 이들로 이루어진 현재의 자연 생태계를 보존하는 것이다.뉴욕>엔트로피>가이아>침묵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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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윌슨은 '사회 생물학'의 창시자라고 하는데, 사회 생물학이란 인간과 사회를 생물학적인 관점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간단히 얘기하기도 하지. 그런데 윌슨의 책 내용을 보면 어떤 특정 분야로 분류될만한 '학문'이라기보다는 보여지는 현상을 근본적이고 포괄적으로 파악하려는 '관점' 정도로 생각되더라고. 사회 생물학에 대해서는 같은 저자가 쓴 '인간 본성에 대하여'라는 책이 더 좋을 것 같아. 다음에는 윌슨의'사회생물학'을 읽어봐야겠어.
'생명의 미래'는 자연과 생명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기본으로 하면서 인간이 그동안 연구하고 관심을 가졌던 생명체라는 것들이 얼마나 제한적인 일부분이었는지 잘 설명하고 있어. 당연한 말이지만... 생명이 뭔지도 정확하게 모르면서 어떻게 생명의 미래나 전망을 얘기할 수 있겠어..
전에도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생명체는 당연히 세균류라고 생각했지만 개체수 뿐 아니라 질량으로도 가장 많다는 사실을 몰랐는데.. (질량으로는 식물이라고 생각했거든) 세균류의 총 질량이 10조 톤이 넘는다니..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은 사실 세균으로 둘러싸여 얇은 막에 덮여져 있다니.. 새삼 놀랍더라. 지구의 날씨나 기후 조차도 생물들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니..
책에는 공기와 햇빛이 완전히 차단된 수km 땅속, 남극의 극점, 섭씨 150도가 넘는 해수, 지표면의 100배의 압력이 누르는 심해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온갖 생명들의 얘기가 다양하게 실려있어. 세균들이 바람을 타고 화성까지 날아가는 것조차 - 혹은 그 반대 - 가정하고 있더라고.
누가 그랬더라.. 세상을 제대로 보려면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편견부터 버려야 한다고.. 스티븐 굴드였던가.. 뭐. 그대로야. 생명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려는 사람에게는 추천할만한 좋은 책이었어. 맞다. 생각난김에 스티븐 굴드가 쓴 '풀하우스'라는 책도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아. 그 책도 역시 재밌거든.
참. 재밌는 얘기가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베른트 하인리히가 바로 이책의 저자인 에드워드 윌슨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좋은 뜻으로 ^^) 보스톤 마라톤을 뛰려고 준비했다는 얘기를 자기 책에 적어놓은 대목이 있어. 마라톤을 완주하고 윌슨이 교수로 있는 하버드로 달려가고 싶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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