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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독서기록 페드로 레메벨이 남긴 유일한 소설 두려워요, 투우사여
"독서기록 페드로 레메벨이 남긴 유일한 소설 두려워요, 투우사여" 내용보기
지구의 반대편에서 날아온 소설, [두려워요, 투우사여]는 마치 우리나라의 80년대 군부 독재 시절을 보여주는듯 매우 닮아있는 풍경 속에서 시작된다. 애틋한 짝사랑으로 마음을 키워가는 은퇴한 드랙 퀸 로카, 그녀의 이야기는 엄혹한 시대상이나 성 정체성을 떠나 카를로스라는 사람을 향한 마음으로 한편의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사랑을 위해 그저 묵묵히 자신의 삶을 내어주고 희생
"독서기록 페드로 레메벨이 남긴 유일한 소설 두려워요, 투우사여" 내용보기

지구의 반대편에서 날아온 소설, [두려워요, 투우사여]는 마치 우리나라의 80년대 군부 독재 시절을 보여주는듯 매우 닮아있는 풍경 속에서 시작된다. 애틋한 짝사랑으로 마음을 키워가는 은퇴한 드랙 퀸 로카, 그녀의 이야기는 엄혹한 시대상이나 성 정체성을 떠나 카를로스라는 사람을 향한 마음으로 한편의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사랑을 위해 그저 묵묵히 자신의 삶을 내어주고 희생할 준비가 된 로카. 그녀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정체성으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진 인생사를 겪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카를로스를 만나 그를 향한 사랑으로 희망을 품게 되고 독재와 폭력이 일상인 시대에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용기를 낸다.

페드로 레메벨의 슬프지만 유려하고 아름다운 문장들은 잔인한 현실 속 가장 연약한 소수자들의 존엄을 비추며 폭력과 억압이 난무하고 총성이 빗발치던 시대에 피어난 사랑의 힘은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여운을 남긴다. 



그들이 떠난 뒤,

어느덧 해가 지면서

벨벳처럼 부드러운 어둠이 깔린 해변 위에서는,

홀로 남겨진 하얀식탁보가 찰랑이는 물결을 타고 모래 위에서 조금씩 쓸려나가고 있었다.

p.262


#두려워요투우사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글입니다


이달의 사락 g******s 2026.06.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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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보다 진짜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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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에는 실존하는 것들이 대거 등장한다. 칠레를 17년이나 독재한 아우구스토, 주인공 로카가 듣는 노래의 가수 비올레타 파라(소설을 읽으면서 노래를 찾아 들었다), 아우구스토를 공격한 조직 이름까지. 읽는 과정에서 발견하는 각주 설명이 실존 인물답게 친절히 적혀 있어서, 이거 소설이 아니라 진짜 이야기 아닌가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생긴다. 소설 속 두 주인공이 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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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에는 실존하는 것들이 대거 등장한다. 칠레를 17년이나 독재한 아우구스토, 주인공 로카가 듣는 노래의 가수 비올레타 파라(소설을 읽으면서 노래를 찾아 들었다), 아우구스토를 공격한 조직 이름까지. 읽는 과정에서 발견하는 각주 설명이 실존 인물답게 친절히 적혀 있어서, 이거 소설이 아니라 진짜 이야기 아닌가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생긴다. 소설 속 두 주인공이 이 세상 어딘가에 정말 살고 있을 것 같은 애틋함마저 든다. 둘이 다녀간 장소를 실제로 가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큰 매력이다.

밤에 불을 끄고 누우면 이상하게 할 말이 떠오를 때가 있다. 이 소설은 꼭 주인공 로카가 나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았다. 너무 솔직하고, 로카의 곁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 로카의 마음을 묘사하는 부분마다 밑줄을 가득 그었다. 사랑하니까 조심스럽고, 한편으로는 욕망하지만 그 욕망을 표현할 수 없는 마음. 그 과정에서 두근거리는 감정선이 이 소설을 계속 붙잡게 만드는 힘이었다.

이런 로카의 이야기와 나란히, 작가는 또 하나의 이야기를 교차해서 보여준다. 로카와 카를로스, 그리고 독재자 아우구스토와 그의 영부인. 같은 '생일 파티'라는 소재를 가지고도 두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결을 보여준다. 카를로스는 동네 아이들과 노래를 부르며 로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독재자 아우구스토의 어린 시절 생일에는 친구가 단 한 명도 오지 않았고, 설령 왔더라도 친구들에게 먹이려던 바퀴벌레 케이크를 자신이 먹게 되어 오히려 트라우마로 남는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배치된 두 이야기의 낙차 덕분에, 독재자의 악랄하고 이상한 면모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오랜만에 이렇게 깊이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을 만나 기뻤다. 이 감정에 맞는 조도를 갖추고 싶어서 일부러 밤에만 읽었는데, 그 환경 덕분에 로카에게 더 이입할 수 있었다. 각주 하나까지 진짜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이 소설이, 다 읽고 난 지금도 여전히 어딘가에서 진짜로 벌어진 이야기처럼 남아 있다. 시차를 두고 다시 읽어보고 싶고,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더 많이 번역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w********s 2026.07.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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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퀴어라는 외피를 입은 진짜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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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소설이자 정치 소설로도 평가받는 작품. 1980년대 칠레 군부 독재라는 역사적 배경이 이야기 전체를 감싸고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게다가 주인공의 사랑은 당시 사회에서 더욱 허락받을 수 없던 동성애. 그러나 읽고 난 뒤의 감흥은 혁명이나 독재가 아닌 '사랑'이다.카를로스를 기다리는 로카. 두 사람의 온도차가 극심해서, 그 외사랑이 너무나 처절하여 안쓰럽다. 누구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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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소설이자 정치 소설로도 평가받는 작품. 1980년대 칠레 군부 독재라는 역사적 배경이 이야기 전체를 감싸고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게다가 주인공의 사랑은 당시 사회에서 더욱 허락받을 수 없던 동성애. 그러나 읽고 난 뒤의 감흥은 혁명이나 독재가 아닌 '사랑'이다.

카를로스를 기다리는 로카. 두 사람의 온도차가 극심해서, 그 외사랑이 너무나 처절하여 안쓰럽다. 누구나 한 번쯤 지나왔을 감정. 눈꼬리는 쳐지고 온몸이 배배 꼬이며 시선은 그 사람만을 따라가는 그 감정. 읽는 동안 독자를 대상 없는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되는가. 마음 졸이고 발 동동 구르며 기다리는 애절함.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끊임없이 의심하는 예민함. 그럼에도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모든 경계가 풀어지고 마는 무력감까지. 사랑은 그런가. 아무도 모르게 혼자만의 태풍 속을 걷는 것. 감출 수 없는 자연재해 같은 것. 사랑은 독성도 지닌다. 빠져드는 순간 마비되고 마는 것. 치명적이고 중독적인 것. 그 취한 듯한 감각이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점철되어 있는 소설이다.

내가 강렬하게 느낀 것은 현실적인 감각으로서의 사랑, 그 뒤에 남는 인간의 존엄이다. 씁쓸한 패배감이다. 현대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유를 이해했다. 사랑과 독재, 저항과 인간의 존엄을 이렇게 다룰 수가 있다니.

독재자 부인과 로카의 모습이 묘하게, 하지만 명확하게 겹쳐지던 순간 희열을 느낀다. 남편을 다그치며 불안해하는 아내와, 카를로스를 기다리며 애태우는 로카. 부인은 권력의 중심에 살지만 로카는 사회의 맨 끝 가장자리에서 산다. 동일할 것이 없는 두 사람인데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마음 쓰는 행위는 서로를 똑 닮아있다. 기다리고, 의심하고, 상처받고, 다시 사랑하기까지. 사랑은 그런가. 어떤 삶을 살더라도 사랑은 동일한가.

"그 사람의 목소리에는 진실에 균열을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는 문장을 잊지 못한다. 사랑은 그렇다. 진실을 가려버린다. 나를 이용하고 있다는 진실을 알면서도 보지 못하게 한다. 외사랑임을 알면서도 떠올리지 못하게 한다. 사랑은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다. 사랑은 진실에 균열을 만든다.

그럼에도 단순한 사랑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는 작품이다. 개인은 역사를 피해 갈 수 없다는, 나를 가장 무기력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던진다. 로카는 그저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렸을 뿐인데, 혁명을 꿈꾸지 않았는데. 잔인한 시대는 이 작은 사랑마저도 가만두지 않는다. 거대한 정치와 권력은 개인의 가장 사적인 감정까지 흔들어놓는다. 역사는 뉴스 속 사건으로만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사람의 식탁과 집, 그리고 사랑까지 침범하고 만다.

그러니 허무하다. 우리 개개인의 삶은 무엇이길래.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길래. 우리는 시대를 선택할 수 없고, 사랑하는 감정마저도 관리할 수 없다. 거기서 오는 무력감, 그리고 가끔은 모멸감마저도 느껴지는 것.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의 좌절감까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말겠지. 인간이라는 존재는 그 허무의 격차를 견디고 극복하기 위해 사랑이란 감정을 지니고 태어나는 걸까.

혁명은 실패할 수 있고,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수없이 재도전을 하고, 누군가는 마지막까지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 지리멸렬함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힘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인간에게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까. 조용하지만 아주 처절한 방식으로 들려주는 사랑 이야기. 강렬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소설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l****a 2026.07.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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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혁명은 모두 붉은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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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요, 투우사여 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이것이었다. 대체 무엇이 두려운 걸까?로카는 독재 아래의 불안한 현실과, 그 속에서 점점 더 위험한 길로 나아가는 카를로스의 앞날이 두렵다. 반대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에게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파멸이 두려울지도 모른다. 소설을 읽는 내내 제목 속 ‘투우사’가 누구인지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붉은 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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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요, 투우사여 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이것이었다. 대체 무엇이 두려운 걸까?

로카는 독재 아래의 불안한 현실과, 그 속에서 점점 더 위험한 길로 나아가는 카를로스의 앞날이 두렵다. 반대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에게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파멸이 두려울지도 모른다. 소설을 읽는 내내 제목 속 ‘투우사’가 누구인지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붉은 깃발을 향해 돌진하는 소와 그 앞에 홀로 선 투우사. 혁명과 독재, 사랑과 상실이 뒤엉킨 이 소설은 그 강렬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페드로 레메벨의 문체다. 시를 읽는 듯한 문장들은 거칠고 폭력적인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놀라울 만큼 아름답다.


이 책에서는 “미친년 로카” 라는 서술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억압 받고 지워지기를 반복하는 하위존재들은 그 스스로를 폭력적인 언사에 노출시킴으로써 수동적인 위치를 전복시키며 절대적인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가난하고, 힘없고, 퀴어의 삶을 살며 몇 겹의 취약함을 둘러싼 존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을유문화사 #두려워요투우사여 #을유문화사_서평단

k****n 2026.07.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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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아름다운 청년 혁명가를 사랑한 게이 로카의 반독재 러브 스토리
"젊고 아름다운 청년 혁명가를 사랑한 게이 로카의 반독재 러브 스토리" 내용보기
『두려워요, 투우사여』 는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의 군부정권의 폭정이 극에 달했던 1986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40대 게이 로카의 '반독재 러브스토리'이다.로카는 40대 은퇴한 드랙퀸으로 잘생긴 20대 초반의 대학생 카를로스를 우연히 알게 된다. 카를로스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져버린 로카는 카를로스를 위해 무엇이든 한다.로카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아름다운 청년 카를로스는 피
"젊고 아름다운 청년 혁명가를 사랑한 게이 로카의 반독재 러브 스토리" 내용보기


두려워요, 투우사여』 는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의 군부정권의 폭정이 극에 달했던 1986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40대 게이 로카의 '반독재 러브스토리'이다.


로카는 40대 은퇴한 드랙퀸으로 잘생긴 20대 초반의 대학생 카를로스를 우연히 알게 된다. 카를로스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져버린 로카는 카를로스를 위해 무엇이든 한다.


로카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아름다운 청년 카를로스는 피노체트 군부 정권에 저항하는 애국 전선의 조직원으로, 사람이 아닌 자신의 조국 칠레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카를로스는 우연히 알게된 로카의 집을 비밀 아지트 삼아 다른 조직원들과 거사를 준비한다. 이 거사는 1986년 9월 7일 피노체트 대통령 암살을 목표로 한 매복 공격이었던 ‘20세기 작전’이었다.


작품의 후반부에는 사건 당일을 촘촘하게 묘사한다. 로카와 피노체트의 행적을 교차로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공격 바로 직전의 긴박한 순간들은 5분, 1분 단위로까지 쪼개서 보여준다.


독자인 나는 로카와 한마음이 되어 카를로스가 제발 무사하길 기도한다. 카를로스 제발 무사해. 다치지 마. 무엇보다 피노체트에게 발각되지 마. 제발. 그리고 카를로스뿐만 아니라 그의 애국전선 동료들도 모두 무사하길 바란다. 나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걱정한다. 로카의 이반 친구들도, 로카를 ‘앞집 미친년’이라 불렀던 동네 주민들도, 칠레 산티아고의 모든 사람들을 걱정한다.


매복 공격으로 인한 두려움과 분노에 미쳐날뛰는 피노체트에게 혹시나 마구잡이로 붙들려 끌려가 고문당하고 나쁜 일을 겪게 될까 봐 작품 후반부에서 나는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로카가 집에 무사히 도착해서 나쁜 일을 당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때까지 내 심장은 남아나질 않았다.



🌿1986년 칠레

1986년 칠레는 피노체트 군사정부의 폭정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다. 그해 9월 7일 마르크스-레닌주의 조직 마누엘 로드리게스 애국 전선은 주말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피노체트에게 무장 공격을 감행했다. '20세기 작전'이라고도 불리는 이 사건은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 된다.


❝ 지난 시위의 결과, 야당의 성명, 독재자의 협박, 9월의 집회 소식. 이번엔 진짜야, 86년을 넘기지 못할 거라고. 86년이 역사적인 해가 될 거야. 모두 공원으로 가자고, 최루탄을 견디게 해줄 레몬과 소금을 챙기자고. 그와 함께 밤낮으로 틀어놓은 라디오에서는 속보가 끝도 없이, 정말 끝도 없이 쏟아졌다.❞ (13쪽)


앞서 말했듯 로카를 한눈에 반하게 만들었던 잘생긴 대학생 혁명가 카를로스가 바로 마누엘 로드리게스 애국 전선에 속해있다. 카를로스라는 이름은 본명이 아니라 위장명이며, 로카의 집에 드나들었던 것은 거사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1986년 칠레의 산티아고의 모습이 어땠는지 작품 곳곳에 묘사가 되어 있다. 군부 독재에 기생하는 자들은 웅장한 저택에서 호의호식할 때 다수의 칠레 사람들은 '독재 정권의 곤봉 아래'에서 고통받았다. 주말마다 거리는 시위로 뜨거웠고, 경찰들은 자유를 외치는 군중들에게 더러운 물대포를 쏘아댔다. 이 잔혹한 폭력 경찰들은 여자들, 노인들, 학생들, 아이들, 가라지 않고 닥치는 대로 곤봉으로 두들겨 팼다. 독재에 맞서다가 실종된 남편과 자식을 기다리는 여자들은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인쇄한 전단지를 안고 거리에 나섰다.


정치적 불안뿐만 아니라 경제적 불안도 가중되었다. 거리의 모퉁이마다 '일자리도 미래도 없는 젊은 남자들이 다리를 축 늘어뜨린 채 무기력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고 어딜 가나 부랑자들이 가득했다. 작품은 당시 칠레 산티아고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이 작품 속 또 하나의 묘미는 피노체트의 수다스러운 와이프를 통해 묘사되는 군부 독재정권의 민낯과 칠레의 상황이다. 그녀는 남편 아우구스토를 행해 잠시도 쉬지 않고 말을 쏟아내고, 독자들은 그녀의 지껄임 속에서 칠레의 절망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군부 독재 정권의 잔혹하고 기만적이며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그 민낯을 확인한다.


❝ 아우구스토, 나 좀 봐, 당신만큼이나 주름살이 생겼어, 내가 당신보다 훨씬 젊은데. 이건 당신 탓이야, 당신 옆에 있으면서 나쁜 일, 놀랄 일, 화나는 일을 하도 많이 겪어서 그렇다고. 그 어떤 여자가 전 세계 언론이 자기 남편 보고 폭군이다, 독재자다, 살인마다, 떠들어대는 걸 참고 견딜 수 있겠어. 다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해도 말이지. 칠레 국민은 다 알잖아. 당신이 조국을 구했다는걸. 그래도 국제적인 망신살이 뻗쳤다는 사실은 변하질 않아. 그리고 내가 또 얘기하는 거지만, 자기들이 작가랍시고 설치는 그 가난뱅이 공산주의자들이 맨날 당신을 들먹이면서 입을 나불대는 꼴말이야, 그거 정말 보기 싫어, 진짜 악몽 같아. 그게 다 망명했던 그놈들을 당신이 다시 칠레에 받아줘서 그런 거 아냐. (...) 내가 그 마르크시스트 문인들, 그 일당들은 절대 돌아오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었잖아. (...) ❞ (136p)




🌿로카와 카를로스

로카는 젊고 잘생긴 대학생 카를로스를 보자마자 속절없이 사랑에 빠져든다. 카를로스는 자신이 부탁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들어주고 싶어 하는 로카의 호의를 적절하게 이용한다. 카를로스는 로카의 집을 비밀 아지트 삼아 발각되면 안 되는 인쇄물을 담은 박스들과 무기를 숨기고, 로카는 이것을 아름답게 꾸며 소파와 카우치와 의자로 탈바꿈시킨다. 카를로스와 다른 조직원들은 로카의 집에서 비밀 모임을 가지고, 로카는 그들을 위해 다락방을 내준다. 로카는 애국 전선 청년들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계속하여 준다. 로카는 가끔 스스로를 배운 것이 적고 정치에는 무관심한 늙은 게이년이라 비하하지만, 로카는 그 누구보다 강인하고 영리하며 용기 넘치는 여인이다. 피크닉을 가장한 매복 공격 장소 사전 탐사 때는 특유의 유쾌함과 영리한 기지를 활용해서 위기를 모면하고, 카를로스의 부탁으로 위험한 물건을 운반할 때 맞닥뜨린 폭력 경찰의 단속을 그녀만의 대담함과 강인한 용기로 헤치고 나간다.


그리고 로카는 무엇보다 카를로스를 돌본다. 거사를 준비하는 이 청년의 긴장을 잠시나마 풀어주고 그를 웃게 해준다. 로카는 카를로스가 하는 말은 그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그 속에서 그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단서를 찾는다.


로카의 카를로스를 향한 사랑을 읽어가면서 나는 때때로 슬펐다. 로카는 잔혹하고 거친 삶을 살았지만 어쩌면 이렇게도 스스로를 연민하지 않고 강인하게 살아갈까. 작품의 도입부에서는 그렇게 어린 남자애를 좋아하게 되었냐고 얼른 접으라고 마음만 아플 뿐이라고 나 역시 그녀의 이반 친구들처럼 생각했다.


그러나 이야기를 읽어갈수록 알게 된다. 그녀가 계산 따위는 모르고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여인이기에 카를로스를 웃게 했고, 긴장에 지친 그를 잠시나마 쉬게 해주었고, 애국 전선의 비밀스러운 조력자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 작품의 군데 군데에서 가슴이 미어진다. 로카의 삶과 사랑이 안타까워서, 당시 칠레 국민들이 처한 잔혹한 현실이 암담하고 화가 나서 가슴이 죄여온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목이 멨고 눈물이 맺혔다. 이 작품을 읽을 사람들을 위해 마지막 장면은 상세히 쓰지 않겠다. 대신 읽었던 것을 다시 읽으며 타이핑하는 지금 이 순간도 목이 메게 하는 바로 그 대목을 남겨두어야지.


❝ 네가 그렇게 물어봐 준 걸 평생 감사하며 살게. 꼭 청혼하는 것 같아서. (...)


내 사랑 카를로스, 내게 품을 내어주는 네 그 순수함 말이야, 나도 그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 하지만 내 나이에 그렇게 도망칠 수는 없거든, 꿈을 좇아 떠나는 미친 늙은이처럼. 우리의 만남이 가능했던 건, 두 개의 다른 이야기가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간신히 손만 잡고 있었기 때문이야. 여기서 일어나지 않았던 일은 이 세상 어느 곳에 가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나는 강아지처럼 네게 사랑에 빠졌고, 너는 그냥 내가 사랑하도록 놔둔 거야. 쿠바에 가면, 네가 나를 사랑하게 될까? 내가 그런 희망을 안고 쿠바에 가면 거기서 우린 어떻게 될까...... " 너의 침묵은 이미 내게 안녕이라고 말하네." (...) 지금 너의 침묵은 정말 잔인한 진실이지만, 동시에 솔직한 답이기도 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마, 이제 확실히 알았으니까. 사랑스러운 카를로스, 나한테 한 습격도 실패하고 말았네? ❞ (261-262p)




나는 로카를 지금껏 픽션의 세계 속에서 만나본 가장 멋진 여인 중 한 명으로 기억할 것이다. 로카에 대한 내 마음을 별도의 글로 받치고 싶을 정도이다. 로카의 이반 친구들과 그녀의 '엄마'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싶고, 그녀가 칠레의 현실에 각성하게 되어가는 순간들도 이야기 하고 싶다. 이 독후감에서는 로카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을 반에 반에 반도 못했다.



*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이달의 사락 h**u 2026.07.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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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요, 투우사여> 페드로 레메벨, 을유문화사
"<두려워요, 투우사여> 페드로 레메벨, 을유문화사" 내용보기
-<두려워요, 투우사여> 페드로 레메벨, 을유문화사🌹처음에는 제목이 아주 맘에 들어서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두려워요, 투우사여』라니! 뭔가 오래된 노래 같기도, 사랑 고백 같기도, 혹은 위험한 암호같기도한 감각적이고 세련된 제목에 눈길이 갔다. 그런데 실제로 이 소설, 기대만큼이나, 세련된 제목만큼이나 정말 놀랍고 재밌는 서사로 가득했다(매우 만족!). 사랑 이야
"<두려워요, 투우사여> 페드로 레메벨, 을유문화사"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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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요, 투우사여> 페드로 레메벨,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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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제목이 아주 맘에 들어서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두려워요, 투우사여』라니! 뭔가 오래된 노래 같기도, 사랑 고백 같기도, 혹은 위험한 암호같기도한 감각적이고 세련된 제목에 눈길이 갔다. 그런데 실제로 이 소설, 기대만큼이나, 세련된 제목만큼이나 정말 놀랍고 재밌는 서사로 가득했다(매우 만족!). 사랑 이야기인데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으며, 정치적인 내용이 들어있으면서도 딱딱하지도 않았다. 화려한 자수실과 싸구려 향수 냄새, 낡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옛 노래, 그리고 어느 순간 방 안에 숨어드는 총과 화약 냄새가 함께 섞여 있는 듯한 그런 빈티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그런 이야기가 꽉꽉 찬 느낌의 소설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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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배경은 1986년 칠레 산티아고, 피노체트 군사독재 아래에서 사람들은 검문당하고, 시위는 진압되면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공포와 억압이 만연했던 시기였다. 그런데 이 소설의 중심에 선 인물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혁명가도, 지식인도, 영웅도 아니었다. 가난한 골목의 낡은 집에서 부자들의 식탁보에 자수를 놓으며 살아가는 로카, 그러니까 ‘앞집 미친년’이라 불리는 늙은 퀴어 인물이었다. 로카는 우연히 만난 청년 카를로스를 사랑하게 된다. 젊고 잘생기고 다정한 카를로스. 하지만 그는 단순한 대학생이 아니라 독재 정권에 맞서는 지하 저항세력의 일원이다. 로카의 집은 카를로스로 인해 어느새 비밀스러운 짐을 맡기는 공간이 되고, 모임 장소가 되고, 위험한 작전의 한복판이 되어버린다. 로카도 수상한 상자와 낯선 사람들, 자꾸만 비밀을 숨기는 카를로스의 태도를 보며 어느 정도 카를로스의 정체에 대해 눈치챈다. 그런데도 그는 모르는 척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말이다.


🌹

두 사람의 사랑은 처음부터 공평하지 하지 못한 사랑이다. 로카는 전부를 내어주지만 카를로스가 로카에게 되돌려줄 수 있는 것은 로카가 준 것보다 훨씬 작다. 사랑과 마음을 주는 것과 받는 것에 대해 나 역시 괴로워해 본 적이 있기에 읽는 내내 마음이 저릿저릿했다. 이용당하는 걸 알면서도 스스로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로카의 마음이 너무 선명해서였을까... 하지만 나는 로카가 전혀 초라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로카는 누구보다 현실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카를로스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 두 사람이 같은 미래로 갈 수 없다는 것, 이 만남이 아주 예외적인 순간에만 가능했다는 것까지 다 알았을테다. 그래서 마지막에 로카가 내리는 선택은 슬프지만 비참해서는 안 된다. 사랑했으나 매달리지 않는 사람의 품위를 보여준 로카가 정말 멋졌다.


🪡

읽으면서 교과서로 접했던 1980년대 한국의 시대상이 떠올랐다. 군사독재, 거리 시위, 최루탄, 검문,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사람들... 칠레의 이야기인데 이상하게 낯설게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우리 역시 이런 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암흑과도 같은 시대를 거창한 역사적 서술로 보여주는 책은 아니다. 시대의 아픔과 슬픔이 개인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시대의 부조리가 한 개인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지 개인의 서사를 통해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책이 좋다. 시대의 아픔이 개인의 아픔과 연결되는 그런 작품들. 혁명이라는 말보다 먼저 사랑이 드러나고, 이념보다 먼저 사람의 외로움이 드러나는 이야기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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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실패한 망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이긴 하다. 정치적 거사도 실패하고, 로카의 사랑도 완전히 응답받지 못한다. 하지만 다 읽고 책을 덮고 나면 신기하게도 로카의 용기어린 마음과 선택이 가슴 깊이 남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을 퀴어 로맨스라고만 부르고 싶지는 않은 것 같다. 칠흑같이 어두운 시대에 가장 약해 보이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 시대를 통과하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하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로카는 총을 들지는 않았지만 자기 집의 문을 열었고, 구호를 외치지 않았지만 자기 목소리를 잃지 않았다. 그 작고도 용감한 마음이 어떤 혁명보다 오래도록 빛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 이 책은 을유문화사(@eulyoo)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두려워요투우사여 #페드로레메벨 #을유문화사 #칠레 #서평단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l******7 2026.07.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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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요, 투우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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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을유문화사의 ‘암실문고’ 시리즈를 즐겨 읽는다.낯선 나라, 그리고 유명한 작가의 덜 알려진 작품들을 만날 때면 마치 보물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가끔 해외 북튜버들의 영상을 보다 보면, 유럽 문화권에서는 주목 받는 작가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거나 그 정서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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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을유문화사의 ‘암실문고’ 시리즈를 즐겨 읽는다.

낯선 나라, 그리고 유명한 작가의 덜 알려진 작품들을 만날 때면 마치 보물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가끔 해외 북튜버들의 영상을 보다 보면, 유럽 문화권에서는 주목 받는 작가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거나 그 정서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하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그 생소함에 다소 불편할지라도 문장의 아름다움과 머릿속에 펼쳐지는 강렬한 영상미에 압도되고 만다. 소설을 넘어 작가의 나라 그 자체에 깊은 호기심을 품게 만드는 힘. 내게 페드로 레메벨의 『두려워요, 투우사여』는 바로 그런 작품이다.


우리는 지구 반대편의 나라 칠레에 대해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구리와 리튬의 자원 부국? 혹은 안데스 산맥의 나라? 한·중·일 중심의 역사와 유럽 위주의 세계사에 익숙한 내게 칠레는 다소 낯선 나라였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 낯선 땅의 가장 깊은 그늘을 비춘다.


『두려워요, 투우사여』는 1980년대 피노체트 군부 독재 시절, 시대의 소용돌이에 던져진 시민들의 이야기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로카(앞집 미친년)’는 늙은 성소수자이며, 작가는 그녀의 삶을 과거와 현재의 교차 서술을 통해 보여준다.


물론 작가가 성소수자의 고립된 삶을 조명하고자 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내게 이 소설은 군부 독재의 폭압 아래 신음하던 칠레 시민들의 경제적, 사회적 고통을 전달하고 고발하기 위해, 로카라는 인물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은유로 삼은 것처럼 읽혔다.


군부 독재를 시민들의 거대한 저항으로 끝내고 민주화를 쟁취해 낸 칠레의 역사는, 독재의 시대를 지나온 대한민국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약 300년의 스페인 식민 지배라는 혹독한 시간을 견디고, 누구보다 일찍 민주주의를 열망했던 칠레의 역사는 한국인인 나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페드로 레메벨은 칠레의 가장 낮은 곳에 서서, 가장 화려한 문장으로 독재라는 이름의 거대한 폭력에 맞섰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지구 반대편 칠레의 거리에서 지금도 묵묵히 자신의 삶을 꾸려가고 있을, 그러나 역사가 다 담지 못한 수많은 '로카'들을 떠올린다.


(로카는 그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완성할 수 있었을까? 부디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을유문화사 #두려워요투우사여 #을유문화사_서평단

c*****p 2026.07.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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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요, 투우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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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가 아끼는 책 목록을 따라 읽어 나가는 걸 좋아한다. 그렇게 책을 따라가다 보면, 그것이 마치 작가의 확장된 세계관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로베르토 볼라뇨와 페드로 레메벨도 그랬다. 박솔뫼를 통해 볼라뇨를 알게 되었고, 볼라뇨를 통해 페드로 레메벨을 알게 되었다. 우리의 세계는 이렇듯 무수한 연결고리로 이루어져 있다. 때로는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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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가 아끼는 책 목록을 따라 읽어 나가는 걸 좋아한다. 그렇게 책을 따라가다 보면, 그것이 마치 작가의 확장된 세계관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로베르토 볼라뇨와 페드로 레메벨도 그랬다. 박솔뫼를 통해 볼라뇨를 알게 되었고, 볼라뇨를 통해 페드로 레메벨을 알게 되었다. 우리의 세계는 이렇듯 무수한 연결고리로 이루어져 있다. 때로는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갑갑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두려워요, 투우사여』에서는 그것이 따스하고 든든한 지지처럼 다가왔다.


읽는 내내 로카가 사랑스러웠던 건, 그가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로카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살아간다. 자신이 진정 바라는 게 무엇인지 끊임없이 귀 기울인다. 로카가 버스 안에서 처음으로 내면의 소리를 입 밖으로 꺼냈을 때, 그런 로카를 향해 환호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한 존재에 향한 진심 어린 환대를 느꼈다. 당신의 마음 속에도 자기만의 목소리가 있다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신도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 같았다. 내가 당신을 보고 있다고. 이 작은 중얼거림은 이후 “다른 목소리들과 함께 저항하는 구호”(199p)로 자라나, 마침내 거리에서 소리 높여 외칠 수 있는 힘이 된다.


작품은 내내 극명하게 대비되는 독재자와 로카, 두 사람의 삶을 번갈아 보여준다. 로카는 카를로스와 함께할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만, 독재자는 매번 악몽에 시달린다. 한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꿈을 꾸고, 다른 한 사람은 원치 않는 악몽을 반복해서 꾼다. 이 상반된 꿈을 통해 두 사람의 내면이 얼마나 다른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겉으로는 화려한 삶을 사는 독재자와 타인의 멸시 속에서 살아가는 로카. 그러나 정작 행복한 쪽은 로카이고, 불행한 쪽은 독재자다.


소설은 카를로스를 향한 로카의 마음을 중점적으로 서술하고 있지만, 나는 로카의 성장에 초점을 두고 읽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용기,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자기 내면을 끄집어내어 보여줄 수 있는 용기. 그 용기 덕분에 두 사람의 이별이 마냥 슬프지만은 않았다. 책을 덮은 후에는 나의 목소리를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분명 내게도 보지 못했거나 외면한 마음이 있을 테니까.


#을유문화사 #두려워요투우사여 #을유문화사_서평단

c***2 2026.06.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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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요,투우사여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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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두려워요투우사여#을유문화사_서평단이 도서리뷰는 출판사 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1973년9월 군사쿠테타를 피노체트가 일으킨다.동성애자인 로카는 카를로스라는 대학생을 알게되고자신을 존중해주는 모습에 마음이 끌린다.잠깐만 보관해달라고 한 수상한 상자들을 자수를 넣고 천으로 장식해서 집안에 배치해두고 집에 과제를 한다면 오는 카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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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두려워요투우사여

#을유문화사_서평단

이 도서리뷰는 출판사 을유문화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1973년9월 군사쿠테타를 피노체트가 일으킨다.

동성애자인 로카는 카를로스라는 대학생을 알게되고

자신을 존중해주는 모습에 마음이 끌린다.

잠깐만 보관해달라고 한 수상한 상자들을 자수를 넣고 천으로 장식해서 집안에 배치해두고 집에 과제를 한다면 오는 카를로스 친구들에게 다락방을 내어준다.

피노체트는 주말이면 별장에 가서 반대세력의 소음을 잊고자 노력한다. 악몽에서 벗어날수는 없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잊고자 한다.

애국전선 청년들이 피노체트를 공격하고 삼엄한 경비속에 국민들의 숨은 쪼여들어간다.

루카는 연극이 막을 내릴때가 되었다는것을 알게된다. 이 소설은 칠레의 역사를 통해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말해주고 많은 생각들을 남긴 소설이었다.


s****2 2026.06.2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두려워요, 투우사여 | 소외된 한 사람이 발견한 사랑과 존재의 의미
"두려워요, 투우사여 | 소외된 한 사람이 발견한 사랑과 존재의 의미" 내용보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같은 모습으로 존재한다.”보잘것없는 길모퉁이 3층 집에는 사람들이 ‘앞집 미친년’이라 부르는 로카가 살고 있다. 한때 화려한 무대에 섰지만 지금은 외롭게 살아가는 그녀의 삶은 어느 날 카를로스를 만나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선술집에서 알게 된 카를로스는 로카에게 상자를 맡기고, 이후 그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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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같은 모습으로 존재한다.”


보잘것없는 길모퉁이 3층 집에는 사람들이 ‘앞집 미친년’이라 부르는 로카가 살고 있다. 한때 화려한 무대에 섰지만 지금은 외롭게 살아가는 그녀의 삶은 어느 날 카를로스를 만나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선술집에서 알게 된 카를로스는 로카에게 상자를 맡기고, 이후 그의 친구들이 하나둘 그녀의 다락방에 모이게 된다. 하지만 카를로스는 단순한 청년이 아니었다. 그는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는 혁명의 중심에 있었고, 로카의 공간은 어느새 위험한 비밀 장소가 된다.


서로 다른 세계에 있던 두 사람은 시대의 폭력 속에서 만나게 되고, 그 안에서 연민과 사랑,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로카는 카를로스가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카를로스가 곁에 있어주는 것, 그리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로카에게 카를로스와의 관계는 단순한 사랑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누구에게도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했던 사람이 처음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는 순간처럼 보였다.

특히 가족을 잃은 여성 시위대와 함께하며 따뜻함을 느끼는 장면은 오래 남았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구분하고 밀어내야 할까.

성정체성, 신념, 삶의 방식이 다르더라도 결국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이 먼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워요, 투우사여』는 1980년대 칠레, 독재 정권 아래에서 저항과 시위가 이어지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작품은 카를로스와 로카의 이야기, 그리고 독재자의 이야기를 번갈아 보여주며 긴장감을 만든다.


특히 독재자의 귀를 괴롭히는 벌새들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잡으려고 하면 쉽게 잡히지 않지만 계속 신경 쓰이는 작은 소리.

그 모습은 어쩌면 사회에서 외면받던 사람들의 존재와 닮아 있었다.


길거리에서는 군인들이 시민들을 검문하고 독재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한 시대였지만, 로카라는 존재는 게이라는 이유로 지나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카를로스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혁명에 함께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작가는 ‘작은 존재들이 만들어내는 변화’를 벌새의 날갯짓처럼 보여주는 듯했다.


『두려워요, 투우사여』는 거대한 혁명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결국 한 사람의 마음을 향해 간다.


사회에서 밀려난 로카는 누구보다 외로운 사람이었지만, 누군가를 향한 마음만큼은 진실했다.

카를로스를 향한 그녀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지보다, 사랑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모습처럼 느껴졌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노랫말은 로카의 외로운 마음을 더 가까이 느끼게 한다.

정치적 신념도, 사회적 억압도 한 사람의 마음까지 완전히 지배할 수는 없다.


결국 이 작품이 말하는 것은 혁명보다 더 오래 남는 것, 바로 사람을 향한 마음과 사랑이었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h****9 2026.06.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