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편한 질문들이 만든 그의 생각/“나쁜 질문”도서제공 에피케에서 보내주셨습니다.
표지도, 내용도, 카테고리도 성공학이지만 에세이입니다. 그는 인간을 관찰하고 들여다보는 사람으로 살면서 자신에게 기록된 것들을 꺼내 이 책을 썼습니다. 성공학 카테고리에 놓여있는 이유는 아마도 이 책의 대부분이 그가 그 자신과 자신이 만난 사람들의 실패를 통해 배운 것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내용은 아주 철학적입니다. 그가 만든 프로그램이 정상적이지 않은 범죄자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을 겪고 현실이 망가진 사람들이 주로 나오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담당한 피디였습니다.
“실패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에 젖어들다 보면 어느 순간 남들의 말에 흔들리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매일 밤 <유레카>를 외치고, 다음 날 아침이면 곧바로 좌절하는 루틴에 갇혔다. 아까운 시간만 속절없이 흘려보내면서.”
“욕망을 읽어내지 못하면, 언제든 누군가의 먹잇감이 되거나 이용당할 뿐이다. 때론 거창하고 그럴싸한 명분보다는, 더럽고 추잡한 욕망을 믿어보자. 이 험한 사회에선 적어도 그 편이 생존 확률을 높여줄지 모르니까.”
“피해자가 잘못을 했을지도 모른다니. 그럼 피해자가 살해당할 만한 일이라도 했을 거라는 건가. 어떤 방식으로든 범죄는 정당화 될 수 없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이런 방식으로 내게 말하고 있었다. 피해자가 나쁜 사람이었으니 그런 일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고 말이다.”
이 책을 읽다가 똑바로 다시 앉아 읽기 시작한건 140쪽, 정말 불편한 질문인 “피해자는 대체 얼마나 나쁜 사람이었나요?”부터였습니다. 마을 주민모두가 전과자인 마을, 그리고 어느 날 사망한 피해자를 욕하는 마을 사람들. 이 영화 같은 이야기는 사실입니다. CCTV도 증거도 피해자의 행적도 파악되지 않은 전과자가 수십 명사는 마을에서 그는 처참하게 실패합니다. 그리고 예상하고 시나리오를 짜는 일이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될 수도 있음을 배웁니다.
타인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살아온 피디답게. 그는 사람들을 통해 배우고 성장합니다. 질문하고 다시 생각하면서요. 작가를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그의 호기심의 원천을 알게 된 것 같아 그를 이해하는 시간이었다고 적어둡니다. |
|
저자가 말하는 ‘나쁜 질문’은 무례하거나 공격적인 질문이 아니다. 그것은 관성을 깨고, 본질을 향해 나아가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불편과 책임을 기꺼이 감당하는 질문이다. 진실은 누구도 들춰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는 저자의 말은, 수많은 취재 끝에 얻어낸 하나의 지혜이자 윤리처럼 읽힌다. 가장 아픈 기억을 다시 꺼내고, 애써 감춰 온 모순을 다시 마주하게 만드는 순간, 현장에는 짧은 침묵이 내려앉는다. 그 침묵은 공백이 아니다. 누구도 입 밖에 내지 못했던 이야기가 모습을 갖추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질문은 진실이 스스로 걸어 나올 때까지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일이다. 이 책이 오래 바라보는 것은 어쩌면 질문보다 인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사건과 비극을 가까이에서 마주한 사람이라면 인간을 믿기보다 의심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이동원 PD는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그 질문은 상대를 궁지로 몰아세우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끝내 말할 수 있는 인간, 끝내 진실을 선택할 수 있는 인간을 믿기에 가능한 일이다. 의심만으로는 질문을 이어 갈 수 없다. 상대에게 아직 말하지 않은 진실이 남아 있다는 신뢰가 있을 때에만 질문은 추궁이 아닌 기다림이 되고, 집요함은 상대를 향한 압박이 아닌 진실을 향한 인내가 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날카로운 질문의 기술이 아니라, 그 질문의 바닥을 이루고 있는 인간에 대한 믿음이다. 그래서 이동원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하나의 콘텐츠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수없이 많은 질문이 폐기되고, 살아남은 질문 하나가 한 편의 이야기를 이끈다. 독서와 비평 역시 다르지 않다.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내용을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작품이 품고 있던 질문을 발견하고, 그것을 자신만의 사유와 언어로 이어 가는 일이다. 좋은 창작은 화려한 답변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익숙한 답을 반복하는 작품은 빠르게 소비되지만, 오래 살아남는 작품은 독자의 사고를 흔드는 질문을 품고 있다. 진실에는 언제나 대가가 따른다. 침묵을 깨는 일도, 불편을 견디는 일도, 그 질문이 남긴 결과를 감당하는 일도 결국 누군가의 몫이다. 이동원 PD가 말하는 『나쁜 질문』은 질문의 기법이 아니라 질문 뒤에 따라올 진실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묻는 듯하다. 질문에는 언제나 불편함이 따르고, 불편함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그 책임을 외면하지 않는 자만이 금기를 지나 본질에 닿을 수 있다. 질문은 결국 타인을 향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안온함을 겨누는 일이다. 침묵은 안전한 선택처럼 보인다. 그러나 세상을 조금이라도 앞으로 움직여 온 것은 침묵이 아니라, 불편함을 감수하며 한 걸음 더 다가간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창작자와 기획자, 사람을 만나고 기록하는 일을 하는 이들에게 더욱 깊이 읽힐 것이다. 좋은 이야기는 결국 좋은 답보다, 포기하지 않은 질문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익숙한 상식 앞에서 한 번쯤 멈춰 본 적 있는 사람에게도 오래 곁에 둘 만한 책이다. 질문을 잘하는 법보다, 질문 앞에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오래 생각하게 하는 책. ✏️도서출판 에피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
이 책의 저자 이동원 PD는 SBS 시사교양 PD로,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을 연출해 온 사람이다. 실제 취재와 인터뷰 현장에서 겪은 실패와 고민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 읽는 내내 무게감이 느껴졌다. |
|
누구나 좋은 사람을 꿈꾼다. 그러나 진짜 일을 하는 사람은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낸다. 좋은 사람과 결과의 책임 사이에서 누군가는 눈을 감고,누군가는 말을 아낀다. 조직에서는 흔히 모난돌이 정을 맞는다. 힘이 생길때까지 조용히 있으라는 조언을 한다. 그러나 기획자가 이 조언에 타협하는 순간 그 기획은 순식간에 사람들 기억속에서 증발하게 된다. 날라가는 소리로 떠 다니는 기획자가 아닌, 그 누구도 불편해하는 그 지점을 파고들어 나쁜 질문으로 진실을 파헤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기획자. AI시대 기획을 AI로 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기획의 디테일과 진행,확장 그리고 책임은 결국 기획자, 사람이 갖게된다. 작가, 컨텐츠기획자, PD, 교수이기 이전에 결과에 책임을 지기위해 나쁜 질문을 멈추지 않는 이동원님의 <나쁜 질문> 책표지의 눈빛이 한동안 잊히지 않을것같다. 기획자라면, 기획자가 꿈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도서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