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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이야말로 블루레이 에디션으로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 묘하게도 이 작품은 전통의 특수효과와 CG 의 변곡점 시기에 제작되어, 극성기의 헐리웃 수동의 '무대장치'가 어느 수준에까지 도달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칼을 쓰던 시대라면 고도의 수련을 거치거나, 어떤 곡절에서건 명기(名器)를 수중에 가지거나, 타고난 재능을 가졌거나 해야 무력의 우위를 점할 수 있었겠지만, 총이 나온 이후론 총을 보유할 자력만 있으면 누구나 '한껀'을 할 수 있게 된 이치와 마찬가지로, CG의 발명 이후로는 그저 슬랩스틱으로 돈 좀 모은 전직 코미디언도 그 외관에 있어선 驚異라 할 만한 작품 하나쯤 거뜬히 빚어낼 수 있는 이치나 마찬가지겠는데, 여하간 감성으로 호소하는 예술 분야에서 테크닉만으로 모든 일이 다 풀리는건 아닌지, 헐리웃은 여전히, 이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분야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절세의 미약만 주어진다고 누구나 마녀의 매력으로 남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게 아님을 역설하듯, 영화는 다분히 성차별적 요소1)가 느껴진다 싶게 외모에 허망한 집착을 보이는 여성들을 소재로 조롱의 끝을 보이듯 틀고 꼬고 뒤흔든다. 특수효과의 측면에선, 불필요하게 제 기예를 뽐내려는 의도가 결코 아닌, 장인의 마인드로 오로지 필요불가결한 극적 장치만 보여주겠다는 듯, 개별 장면의 완성도 뿐 아니라 그 노출의 방법에 있어서도 가히 곡예의 경지라 할 만한 절제가 느껴진다. 유효적절한 시점에서의 특수효과는 또 기술발전의 art of the state를 보여주는지라, 예를 들어 메릴 스트립의 고개가 180도 회전하는 장면의 경이로움은 차라리 CG의 탄생에 괜한 지청구를 하게 만든다(허나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일). 자기 처지를 깨닫지 못하고 마냥 무대를 주름잡는 20대인양 오버제스처를 일삼는 한물간 여배우라는 성격 부각을 위해 만들어 놓은 엉터리 뮤지컬(의 일부)만 봐도 제작진의 성의와 센스가 느껴지며, 메릴 스트립의 뜨르르한 노래 솜씨야 그 장면의 덕이 아니라도 이미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바이다. 골디 혼 역시 그녀와 맞대결을 붙여 놓아도 꿀리는 점 조금도 없다 할 만큼, 자신만의 장기를 유감없이 펼친다. 메릴 스트립이 보여주는 모든 것에 대해서야 두말이 필요없고, 다만 이제는 신변의 짜잔한 가십조차도 좀처럼 소식이 안 들어오는 '솔리드 골디' 골디 혼의 여전한 귀여움과 아름다움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둘다 나이 장난 아니게 먹었을 때임). 영어 제목도 멋지지만, 이 까다로운 센텐스가 전달하고자 하는 眞情에 그 풀 익스텐트 배경화면까지, 한국어의 단 일곱 음절에 고스란히 실어보낸 그 번역자가 누구인지 정말 찾아내어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을 만큼 그 재치에 존경이 느껴진다. 뭐시라고라? '죽어야 사는 여자'라고! 허허, 번역과 내용 요약의 묘와 미를 대체 어떤 머리가 이처럼 완벽히, 또 SINGLE-HANDED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여느 하이쿠나 정지상의 '별루년년첨록파'를 능가한다 할 만큼 절창 중 절창의 명구나 아닐지! 수공예의 예술혼이여, 골디의 그 귀여운 눈망울과 함께 그저 영원하시라. 1) 얼빠진 남성주인공의 배치로 이를 상쇄하고 있음. 브루스 윌리스의 이런 풍 연기도 첨 보는 이가 많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