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중국은 세상의 중심이었다. 오늘날 세계 지도를 보면서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나라의 땅덩어리의 몇 십배로 큰 나라여서가 아니다. 길다고 자부하는 우리 나라 역사만큼이나 긴 역사 속에서 배출된 수많은 인재와 문화재 때문이다. 지도의 동쪽... 소위 동양의 문화 중에서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 그러나 영향을 받았다고는 해도 다른 면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대로 흡수할 수는 없다. 거대한 문화왕국 중국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안내서가 필요하다.
여행 안내서는 어디 가면 뭐가 유명하다...정도일 뿐 같이 느끼고 감동받을 수는 없었다. 중국 문화 비평 서적은 국사 교과서의 중국편 꼴 같거나 읽다가 잠드는 그런 지루한 책이 대부분이었다. 새로이 접하는 문명에 대한 감흥과 평, 한국인으로써 생각할 점을 들어주는 그런 책이 없을까 라는 생각에 서점을 헤맬 수 밖에 없었다. 차라리 무작정 중국으로 가는 것이 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인 만큼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책 사이를 뒤지기 수 시간...
감상 몇 가지를 첨가한, 여행기 수준의 책이라 여겨 그냥 넘기려던 책을 사서 집에 들고 오고 말았다. 유홍준 님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의 중국편 같았다. 감흥을 나눌 수 있는 여행기야 말로 여행 떠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안내서가 아닐까?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를 재미있게 보았다면 이 책을 보아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시의 위대한 아름다움은 벅차서 감당 못하는 느낌도 최대한 절제해서 말로 표현하는데 있다. 하물며 위의 시들은 글자의 수나 배열이 서로가 하나도 틀리지 않는다. 애끓는 가슴을 노래하면서도 엄격한 형식을 맞추어 벗어남이 없으니 자유분방한 현대인이 보기에도 가슴이 찡하지 않은가. 우리는 사당을 들러 보고 다시 뜨락으로 나앉는다. 저쪽 건너편에 보이는 4층 누각 일람정이 갑자기 쑥스럽다. 청대에 지어진 건물이다. 아름다운 정원하고는 어울리겠지만 두보나 육유를 생각하니 너무 화려한 건물이다. 동화 속에 나오는 것처럼 지붕의 곡선이 휘어지다 못해 하늘로 치솟는다. 우리네 옛 건물의 지붕 곡선들은 언제나 점잖아서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두보가 위대한 만큼이나 불쌍하다. 이 화려하고 멋있는 정원을 어찌 상상이나 하겠는가. 죽으면 다 소용없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