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표지가 아주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그림책입니다.
눈 덮인 숲을 등지고 서 있는 여우의 모습이
무척 외로워 보였기 때문일까요?
그런 외로움은 이 책의 곳곳에 묻어나 있었습니다.
특히 목판화가 주는 느낌과 검은 색이 주는 느낌이
외로움을 더 극대화 시키는 데 한 몫을 하고 있었던 책입니다.
처음에는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내용이
아이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 지 염려가 되기는 했습니다.
이제 2학년이 된 큰 아이는
여우가 엄마를 생각할 때 너무 불쌍하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그 외로움을 아이도 느꼈나 봅니다 .
그리고 마지막에 여우가 혼자가 아니라 짝을 찾았을 때
둘이 된 느낌이 아주 큰 다행으로 기억된다고 합니다 .
또한 검은 색이 주가 되는 이 목판화 그림을
우리 딸은 예쁘지는 않지만 멋진 그림으로
마음 속에 오래 기억되는 그림이라고 말하는군요.
이제는 책에 대한 느낌을 표현해 주는 딸과
이야기 하는 기쁨이 한 층 커가는 것 같네요.
그래서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둘째인 5살된 아들에게로 향하게 됩니다.
둘째는 북쪽 나라 여우 이야기를 한동안 옆구리에 끼고 다녔습니다.
왜 그런지 이 그림이 아이들 모두에게 아주 강하게 다가오는가 봅니다.
다른 이쁜 그림동화는 뒷전으로 미루고
"엄마, 북쪽 나라 여우는 어딨지요?"
하면서 찾아다니는 아들에게 이 여우는 어떤 느낌일까??
북쪽 나라의 겨울 숲에서 굶주린 여우는
홀로 배고픔과 추위를 달래면 하얀 눈위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여우의 외로움은 나무들의 긴 그림자와
흰눈위에 점점이 박힌 여우의 발자국을 통해서 극대화 되는 느낌입니다.
앗! 저기다. 아이도 눈이 동그레져서 먼 발치에 보이는 토끼를 찾아냅니다.
어느세 배고픈 여우와 일체가 된 아이는
토끼를 쫓아서 여우와 함께 달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펄쩍 뛰어 오른 토끼는 갑자기 사라지고
여우 앞에는 정말 희안한 세상이 펼쳐 집니다 .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신비한 숲!
그 숲을 아이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엄마, 깃털이 숨어있네? 사슴이다. 새가 날아가네?
아! 엄마하고 아기 여우다!!"
책 장이 넘어가는 내내
여우가 된 우리 아이는 그 신비한 숲의 매력에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연신 숲이 어떻게 변하는지 급하게 책장을 넘기던 아이는
엄마와 아기 여우가 나오는 장면에서 멈짓합니다.
저도 그 그림을 보면서 뭔가 많은 감정이 밀려드는 느낌이었는데...
한참을 들여다 보던 아이는
"근데 엄마 여우는 어디갔어? 아기들은 다 어디갔어?"하면서 묻네요.
여우가 어린 시절을 떠 올리듯이
나 또한 책을 읽으면서 나의 어린 시절과 부모의 품을 떠올립니다.
어린 시절이 주는 기억의 느낌은 따뜻하면서도
아련한 아픔이 느껴집니다.
그 아픔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명확한 사실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제 조금씩 세상에 발을 들여 놓는 작은 내 아이들은
언젠가 자신들도 부모의 곁을 떠나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그 사실을 알고나 있을까요?
여우가 커서 엄마하고 형제들하고 헤어져서
혼자 살게 된거라고 이야기 해주어도
아이는 자꾸 엄마를 찾고 형제들을 찾아 봅니다.
다른 여우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아마도 어린 아이들에게도 혼자라는 느낌이 꽤 강하게 다가오는가 봅니다.
그 혼자라는 외로움과 두려움이 해소되는 것은
다른 짝을 만났을 때, 누군가 친구가 되어서 혼자가 아닐때
해소가 되는가 봅니다.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아도 친구가 생김으로 아이는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언젠가 너도 엄마를 떠나서 더 멋진 사람을 만나는 거야.
라고 하니까
큰 아이는 입이 삐죽 나와서 "그래도 엄마 곁에 오래 있을거야."라고 하고
둘째는 언제나 그랬듯이 "아~ 그렇구나."
정말 뭔가 아는 걸까요?
그러면서도 밤이면 엄마의 젖무덤을 찾아대는 녀석...
북쪽 나라 여우 이야기는 아이들에게도
어른인 저에게도 많은 그리움을 밀려들게 하는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미 어른이 되어서 떠나온 나의 부모를 생각하게 하고
언젠가 어른이 되어서 내 품을 떠나게 될 아이들을 돌아보게 하고
숲 저 편에는 나와 여우의 그리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인상깊은구절] 언덕으로 쫓아 올아온 여우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숨을 멈춥니다. 어쩌면 이렇게 신비로운 세상이 다 있을까요? |
|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39 들짐승 여우가 모두 사라진 나라에서 ― 북쪽 나라 여우 이야기 데지마 게이자부로 글·그림 정숙경 옮김 보림 펴냄, 2006.1.5. 데지마 게이자부로 님이 빚은 그림책 《북쪽 나라 여우 이야기》(보림,2006)를 가만히 읽습니다. 온통 새하얗게 눈밭이 된 곳에서 뛰노는 여우 한 마리가 나오는 그림책을 차분히 넘깁니다. 여우 한 마리는 너른 들을 달리고, 깊은 숲을 가로지릅니다. 여우 한 마리는 홀로 눈밭을 밟습니다. 여우 한 마리는 한겨울에 눈토끼를 보고는 잡아먹으려고 달립니다. 그런데 눈토끼 한 마리가 하얀 숲에서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여우는 토끼가 사라진 곳을 멍하니 쳐다봅니다. 감쪽같이 사라진 토끼를 찾아내지 못하는 여우는 문득 숲노래를 듣고, 숲바람을 쐽니다. 배고프다는 생각을 잊고, 토끼를 좇던 생각을 잊은 채, 하염없이 숲을 바라보면서 노래와 바람을 맞아들입니다. 여우는 배가 고픕니다. 긴 겨울털도 소용없이, 얼어붙을 듯 춥고 추운 밤입니다. (9쪽) 사람들은 전시장을 찾고 박물관을 찾아갑니다. 사람들은 예술을 빚고 누리고 즐깁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숲을 그림으로 담거나 사진으로 찍거나 글로 옮깁니다. 사람들은 사랑스러운 바다와 하늘을 노래로 빚고 춤으로 나타냅니다. 여우는 무엇을 할까요? 여우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하나요? 여우는 겨울숲을 그저 가만히 바라봅니다. 여우는 겨울숲에 어리는 이야기를 찬찬히 바라보면서 옛생각에 잠깁니다. 여우는 드넓은 숲하고 들이 바람결을 따라서 들려주는 노랫소리를 고즈넉하게 듣습니다. 그러고 보면, 오늘날 사회에는 전시장이나 박물관은 늘어나도, 숲이나 들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오늘날 문명에서는 쇼핑센터와 지하상가와 높은 건물은 늘어나도, 빽빽하게 나무가 우거지지 못하고 우람하게 나무가 자라지 못합니다. 《북쪽 나라 여우 이야기》는 겨울에 더욱 추운 북쪽 나라에서 사는 여우를 보여줍니다. 온통 눈밭인 곳에서, 사람이 하나도 없고, 작은 마을이 하나조차 없는 들녘에서 숲노래와 바람노래와 겨울노래를 듣는 여우를 보여줍니다. 언덕으로 쫓아 올라온 여우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숨을 멈춥니다. 어쩌면 이렇게 신비로운 세상이 다 있을까요! (19쪽) 한국에서 여우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여우가 살기에 알맞지 않으니, 여우는 모조리 사라졌습니다. 한국에서 늑대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늑대가 살기에 걸맞지 않으니, 늑대는 몽땅 사라졌습니다. 한국에서 사라지는 들짐승이 매우 많습니다. 한국에서 사라지는 숲새도 무척 많습니다. 한국에서 사라지는 딱정벌레도 대단히 많을 텐데, 어떤 딱정벌레가 언제 사라지는지를 깨닫는 사람은 드물리라 느껴요. 그야말로 흔하디흔하던 흰민들레도 한국에서 아주 빠르게 사라져요. 차갑게, 차갑게 반짝이고, 바람마저 얼어붙는 듯합니다. 여우가 몸을 부르르 떱니다. 바로 그때, 엄마 여우와 아기 여우들 모습이 숲 가운데에 떠오릅니다. 여우는 상냥하던 엄마를 생각합니다. (25∼27쪽) 들이나 숲에서 들짐승하고 숲새가 느긋하거나 넉넉하게 살기 어렵다면, 이 나라에서 사람은 얼마나 느긋하거나 넉넉하게 살 만할까요? 들에서 들짐승이 먹이를 찾기 어렵고, 숲에서 숲새가 먹이를 얻기 어렵다면, 이 나라에서 사람은 얼마나 즐겁거나 아름답게 살 만할까요? 여우나 늑대 울음소리가 사라진 숲이나 들은 괴괴합니다. 온갖 새가 저마다 고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숲이나 들이 없는 곳은 메마르거나 차갑습니다. 들짐승 울음소리는 사라지고, 공사하는 소리가 우렁찹니다. 숲새가 들려주던 노랫소리는 잦아들고,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소리가 매섭습니다. 아침이 왔습니다. 바람은 가없이 맑고, 먼 산까지 또렷하게 보입니다. 저기 벌판에서 무언가 움직입니다. 여우가 뚫어지게 바라봅니다. 다른 여우입니다. (37∼38쪽) 사라진 들짐승이 다시 나타나기는 어렵습니다. 휴전선이라는 쇠가시그물이 없다면, 한국에서 북녘에 있을 여우가 남녘으로도 자리를 옮길 수 있을 테지만, 북녘도 남녘도 이제는 그리 사랑스러운 숲이나 들은 못 된다고 느낍니다. 도시는 자꾸 커지고, 새로운 도시는 자꾸 생기지만, 호젓한 시골이나 짙푸른 숲은 좀처럼 늘어나지 못합니다. 조용하거나 정갈하던 숲에 온갖 송전탑이랑 고속도로가 자꾸 들어설 뿐입니다. 앞으로 이 나라 아이들은 그림책이나 ‘외국 사진책’에서만, 또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에서만 여우를 만나야 합니다. 여우가 들려주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고, 여우하고 얽힌 이야기를 새로 지을 수 없으며, 여우가 깃들 만한 너른 숲을 마음껏 누비면서 숲노래를 듣기도 어렵습니다. 들짐승 여우가 모두 사라진 나라에는 어떤 아름다움이 있을까요. 들짐승이 아주 빠르게 사라지거나 줄어드는 나라에는 어떤 사랑스러움이 있을까요. 그림책 《북쪽 나라 여우 이야기》가 ‘그림책 이야기’를 넘어서 ‘우리 삶’이 될 수 있는 날은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요. 4348.6.20.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
|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 그러니까 출간되고 얼마되지 않았을 때로 기억한다. 모임에서 한 회원이 이 책을 들고 와서 읽어주는데 어찌나 감동이 밀려오던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할 정도다. 보통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아이들이 컸더라도 언젠가는 사는데 이상하게 이 책은 그러질 못했다. 그런 아쉬움이 마음 한 켠에 남아 있었던지 도서관에서 일하게 되자 그 책이 먼저 생각났다. 그리고, 결국 작년 2학기에 구비했다.
아무리 구석진 곳에 꽂혀 있어도 용케 찾아 읽는 책이 있는가 하면, 그와 반대로 아무리 잘 보이는 곳에 놓아도 아이들이 외면하는 책이 있다. 솔직히 이 책은 아이들이 선뜻 빼내지 않는 책에 속한다. 내용은 참 좋은데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 도서관에 빔 프로젝터도 설치했으니 아이들에게 빛그림을 상영하고 싶어서 책을 열심히 스캔받았다(단,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위한 용도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그리고 드디어 2학년에게 읽어주었는데, 웬걸 아이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이제 연초니까 아무리 2학년이라도 아직 1학년 티를 못 벗어서인지 그닥 몰입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여우가 숲에서 본 엄마와의 추억을 뒤로 하고 이제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모르는 것이다. 아직 너무 어린 아이들한테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란 것일까. 다 읽어주고 나서도 나 혼자 감동해서 아이들에게 '감동적이지 않느냐, 슬프면서도 아름답지 않느냐' 등 여러 이야기를 해봤지만 돌아오는 답이 별로다.
그래서 오늘 갑자기 3학년들이 도서관 수업을 한다기에 다른 책 한 권 읽어주고 아이들의 선택으로 이 책을 읽어주었다. 작년에 일주일에 두 번씩 꼬박꼬박 책을 읽어줬던 아이들이라 어떤 책을 안 읽어줬는지 기억하기도 힘들다. 몇몇은 읽어줬다 하고, 몇몇은 안 읽어줬다며 저희들끼리 언쟁하다 한 명이 결론을 냈다. 누구는 혼자 책을 읽은 것 뿐이지 선생님이 읽어준 것은 아니라고.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는 듯하다. 내가 무지 좋아하는 책이지만 아이들의 반응이 어떨지 몰라서 미뤘던 것 같기도 하다. 특히 나는 너무 감동했는데 아이들이 별로라고 하면 그 실망감이란 설명하기 힘들 정도니까. 그럴 땐 내가 쓴 책이 아닌데도 내가 뭘 잘못한 느낌마저 든다. 이 책도 그런 책 중 하나기에 선뜻 집어들지 못했다. 작년에는 그토록 집중하지 못하던 아이들이, 오늘은 담임 선생님이 안 계신데도 아주 열심히 들었다. 게다가 커튼도 다 내리고 컴컴하게 하니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나 보다. 밖은 아주 화창한 봄날이지만 말이다.
여하튼 분위기도 가라 앉았으니 목소리도 좀 가라 앉히고 읽어주었다. 의외로 아이들이 조용히 잘 듣는다. 언덕을 넘어가서 이상한 숲을 만나고, 거기서 여우의 눈으로 보는 아름다운 그림도 함께 만난다. 백조라느니 그냥 새라느니 싸워가면서. 엄마 여우와 아기 여우가 나오자 또 개와 여우 편으로 나뉘어 싸운다. 여기선 내가 한 마디 거든다. 여우라고. 주인공이 여우인데 어떻게 개가 나오겠어. 게다가 여우가 엄마와 형제들을 떠올리는 부분인데 말야.
무서움을 극복하고 추억을 뒤로 한 후 이제 한층 성장해서 아침을 맞는 장면은 어찌나 감동적인지 모른다. 부모로서 자식을 떠나 보낼 때의 감동이 그런 것 아닐까. 아직 경험하진 못했지만. 아니, 그보다는 여우에게 나를 대입하는 것이 더 공감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숲을 빠져나온 여우 앞에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다. 아침을 맞아 푸른색과 연보라가 펼쳐지고 눈이 하얗게 뒤덮인 산에서 여우 두 마리가 막 새 출발을 하는 마지막 장면은 또 다른 감동이다. 한 명은 재미없다고 말했지만 내가 보기에 그 친구가 오늘 아침부터 안 좋은 일이 있어서(그래서 한바탕 눈물을 흘린 뒤였다.) 이야기에 푹 빠지지 못했기 때문이지 진짜 이야기가 재미없어서는 아닐 것이다. 그렇게 조용하게 있었던 적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확실하다. 특별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화가 하나도 없는데다가 전반적인 흐름이 잔잔하기 때문에 조용한 상태가 몰입하기 적합하겠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생각할 줄 아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것이 좋다. 지난 번에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다가 이 책은 빛그림으로 보여줬을 때보다 그냥 책으로 읽어주는 것이 더 전달이 잘된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약간 수정해도 되겠다. 너무 어린 아이들보다는 조금 큰 아이들에게 분위기 가라 앉히고 읽어주면 그런대로 괜찮다고. |
| ''북쪽 나라 여우 이야기'' 플래시 동화를 보고 목판화가 주는 느낌이 너무 독특해서 구입하게 되었답니다. 목판화로 된 책은 몇번 본적이 있지만 이렇게 책의 느낌을 아름답게 표현한 책은 드문것 같아요. 공기마저 차갑게 언 겨울밤에 배고픈 여우 한마리가 조용히 걸어갑니다. 차가운 북쪽나라 산속의 모습을 목판화로 정말 아름답게 그리고 있어요. 차가운 달빛, 달빛을 받아서 빛나는 먼산, 꽁꽁 얼어붙은 나무... 달빛이 퍼져나가면서 밝아지는 숲속, 희미한 발자국 ~ 한번도 본적없는 북쪽나라 겨울을 눈앞에 보는 듯 해요. 눈위를 걸어가는 배고픈 여우에 다다르면 정말 여우가 배고파서 힘이없는 듯이 보이네요. 그러다 배고픈 여우는 눈위의 점점이 박힌 토끼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그 뒤를 따라갑니다. 아이도 ''토끼다!'' 라는 따라말하고 그 뒤를 쫒는 여우를 토끼를 쫒는 여우처럼 마음이 급해지네요. 여우는 토끼를 보고 달리지만 언덕 꼭대기에 이르자 토끼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집니다. 전 이때 ''여우가 힘들게 쫒아왔는데 토끼가 사라져서 실망많이 했겠다. 근데 토끼가 이렇게 높이 날아오를수 있나?'' 라고 말하면서 아이를 쳐다봅니다. 아이는 ''토끼는 달나라 간거야?'' 라고 묻는 답니다. 아이에게 가끔 달을 보면서 달나라에서 토끼 절구방아 찍는다고 이야기 했던 것이 생각났나봐요. 전 그냥 그런가보네라고 대답하고 계속 읽어줘요. 아이는 실망한 여우를 안타까워하며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토끼를 궁금해하면서 다음장이 빨리 펼쳐지길 기대하네요. 다음에 펼쳐지는 신비로운 세상은 아름다운 걸 아이도 느끼나봐요. 여우가 처음본 신비한 숲~ 사슴으로도 보이고 새로 보이고 아기 여우들이 엄마 젖을 먹는 모습으로 보이네요. 이 때 여우는 상냥했던 엄마를 생각하면서 갑자기 차가운 겨울 느낌의 그림에서 따뜻한 그림으로 변해요. 그림 색깔 자체가 틀려져요. 아기 여우가 엄마 젖을 배불리 먹는 모습을 생각하며 형제들고 즐겁게 놀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답니다. 아이는 여우 엄마랑 다른 여우형제는 어디에 갔나고 묻는 답니다. 이 페이지를 펼쳐놓고..여우에 대해서 한참 설명을 해준답니다. 여우가 태어났을 때부터 클때까지 아이는 어느정도 크면 엄마 곁을 떠나야 하는 사실을 잘 이해가 가질 않나봐요. 엄마 곁을 떠나서 독립해서 또 다른 가정을 꾸미는 그 아름다운 순환을 아이가 이해하기는 힘들겠지요. 긴 설명을 끝마치고 정신을 차린 여우이야기로 돌아가면 여우는 다시 숲속에 홀로 남겨진 자신의 모습을 보네요. 아직은 쓸쓸해보이는 혼자지만 아침에 되면서 저 멀리 다른 여우가 보이네요. 여우가 다른 여우를 만나는 장면을 아이는 가장 좋아해요. 혼자보다는 둘이 더욱 따뜻해보이는 것을 아는지~ 이렇게 여우는 한가정을 꾸리게 된다는 이야기네요. 아름답게 펼쳐지는 북쪽 숲속의 여우의 하루밤을 따라가면서 여우의 일생을 다 본 듯하네요. 어쩌면 우리의 일생일지도 모르겠네요. 책을 덮고 아이를 물끄러미 쳐다보게 되요. 자란다는 것이 어떤건지 아이가 알지~ 여우의 성장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 이 책으로 우리 아이에게 자란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해주어서 참 좋다. 사실 자란다는 것을 그냥 설명하기는 너무 어려운데 이렇게 그림책 속에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해 줄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던 책이다. 글은 많지 않지만 이야기 할 것이 풍부해서 아이랑 이책을 보면 시간이 금방 훌쩍 지나간다. 아이랑 이야기 할거리 많다는 점과 독특하면서 외로움, 그리움, 따뜻함 등의 감정을 너무나 섬세하게 잘 표현한 그림이라는 점에서 꼭 읽어볼라고 권하고 싶은 책중에 하나이다. |
| 이책을 처음 받았을때 지은이 데지마 게이자부로의 책이라 더 기대가 컸습니다.큰 아이가 어릴때 보았던 ''아기곰의 가을 나들이''라는 책을 아주 재미있게보았던터라 이책도 역시 좋아할거란 예상을 하면서...보통 목판화로 된 그림책은 쉽게 볼수 없는데 이 작가는 목판화를 너무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습니다.아기 곰의 가을 나들이가 가을을 잘 표현하면서 처음으로 부모품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보여주는 책이었다면 이책은 북쪽나라 겨울의 풍경과 함께 여우가 부모의 품을 떠나 당당히 혼자 생활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책입니다.어쩜 아기 곰의 가을 나들이의 후속편쯤 된다고 보면 될것 같네요.보통 목판화하면 좀 거칠고 어두울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책의 그림은 겨울이긴하지만 왠지 따뜻하며 환상적인 느낌이 듭니다.북쪽의 겨울 푸르고 차가운 밤에 배고픈 여우 한마리가 조용히 걸어갑니다.그러다 눈위에 토끼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그 뒤를 밟아갑니다.달빛이 환하게 내리비치는 눈 덮힌 겨울 숲속에 흰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습니다. 여우가 토끼를 보고 달립니다.그런데 토끼는 언덕 꼭대기에 이르자 온데간데 없이 사라집니다.어두운 밤 하늘에 흰 토끼가 하늘을 나르는 그림이 여우가 얼마나 실망했을지 그 깊이를 실감나게 하네요.아이는 이 그림을 보며 토끼가 이렇게 높이 날아오를수 있는지 의아해 하면서 빨리 다음 장이 궁금해지나 봅니다.그런데 다음장에는 여우의 놀란 동그란 눈이 나옵니다.왜 그럴까?여우가 본 신비로운 세상은 무엇이었을까요?까만 바탕에 하늘색 땅이 너무나 선명한 대비와 함께 신비로운 숲속을 잘 나타내줍니다.나무로 둘러싸인 숲속이 말들로 보이기도 하고 멋진 새들로 나타나기도 합니다.그러다 여우의 눈에 보이는 모습은 엄마여우와 아기여우가 단란하게 있는 모습입니다.여우는 한때 엄마와 지내던 모습들을 떠올립니다.이때부터 그림의 색깔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가족과 행복하게 지내던 모습은 꽃들로 가득차 있고 봄바람이 부는 들판입니다. 신비한 숲속에서 즐겁던 어린시절을 떠올리는 여우의 모습에서 이제 여우는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지나간 추억들은 모두 아름답게 다가온다고 했던가요?여우는 지난 추억들을 떠올리며 행복에 젖습니다.정신을 차린 여우는 이제 날이 밝아오는 것을 느낍니다.그리고 자기 쪽으로 무언가 다가오는 것을 봅니다.바로 다른 여우입니다.전체적인 화면이 보라색으로 바뀐것처럼 여우의 마음도 따뜻하게 변할것 입니다. 바로 예쁜 친구를 만났으니까요.그리고 머지않아 따뜻한 봄이 찾아오고 아기 여우도 태어날 거니까요.시간적인 순서에 따라 조금씩 변해가는 숲속의 모습과 이제 혼자 남아 곧 한 가정을 이루게 될 여우의 모습이 마치 눈앞을 스쳐가듯 그 영상이 오래도록 남아있는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