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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중진 작가, 아베 카즈시게 阿部和重의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이다. 일본에서의 인지도에 비해 한국에서는 그의 작품이 별로 소개되지 않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보편적일 수도 있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일본을 알고 보아야 더욱 깊게 느낄 수 있는 도시와 시골 작은 마을의 대조, 성적 억압과 취향의 발현 등이 한국 독자들에게는 덜 와닿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든다. 책에는 3-4편의 중,단편이 실려있다. 특히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인 '그랜드 피날레'는 불편하지만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이었고, 읽은 뒤 주변 지인들과 이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작품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교묘한 학대에 굉장히 민감하고 가해자에 대해 단호한 편인데, 이 작품에서는 1인칭 화자가 바로 그 용서받을 수 없는 취향을 가지고 교묘하게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어서 불편하기도, 또 아주 약간은 그의 이상심리를 알 것 같기도 했다. 자신의 취향이 명확하고, 그 취향에 깊히 파고드는 일본인들을 꽤 봐서 그런지 소설 속 화자에 대해서도 경멸과 동시에 궁금함이 솟아났다. 수록작 모두 야마가타현의 진마치를 다루고 있는데, 알고보니 작가의 고향이었고 작가와 진마치의 관계가 일본 문학계에서도 매우 잘 알려져있었다. 김승옥의 '무진'같은 도시라고 할까. 양윤옥 번역가의 유명세는 익히 알고 있고,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번역된 것 같은데 가끔 어처구니 없는 번역 실수가 발견된다. 이번에는 도쿄의 '세타가야구'를 몽땅 '세타야구'로 번역해서 갸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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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터넷 서점에서 반강제(?)로 책을 2만원 이상 구매를 해야 했기 때문에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도서를 구매하게 됐다. 2만원 이상만 되면 상관없는지라 최대한 많이 구매하기 위해 할인 코너를 둘러보다가 눈에 띤 녀석이 이 녀석/외에도 4권을 더 구입했다;;/ 구매의 가장 큰 원인은 띠지. 저 노란 띠지 위에 적힌 글자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류를 잇는 화제의 작가!' 아쿠타가와 상/정식 명칭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상으로 순문학의 신인에게 주는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문구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그 위의 문구가 구매의 동기가 됐다./물론 저렴한 가격도 한 몫 했지만/ 양대 무라카미를 잇는 작가라길래 호오~. 그의 이름은 아베 카즈시게(阿部和重).
저자의 소개를 잠깐 해보자면, 1968년 야마가타현 출생의 소설가, 편집자이다. 1994년「아메리카의 밤(アメリカの夜)」으로 제34회 군조 신인문학상(群像新人文学賞) 소설부문에 당선되며 데뷔했고,『무정의 세계(無情の世界)』로 노마 문예 신인상,『신세미아(シンセミア)』로 마이니치 출판문화상과 이토 세이 문학상,「그랜드 피날레」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책『그랜드 피날레』는 132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한「그랜드 피날레」와 단편 3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그랜드 피날레」는 물론이고 다른 단편들도 매우 좋은 작품들이다.
「그랜드 피날레」는 두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나/주인공으로 이름은 '사와미'다/가 낙향한 동기인 아내와의 이혼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낙향 후에 만난 츠구미와 마야와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나'가 아내로부터 이혼당하게 되는 계기는 그의 남다른 취미 때문인데, 롤리타신드롬이라 불리우는 미성년 소녀에 대한 동경이나 성적 집착이 그것이다. 그러한 남편을 두고 볼 수만 없게 된 아내와 다툼이 벌어지고 '나'는 아내에게 상처를 입히고 이혼당하게 된다. 그런 이야기를 친구인 이지리가 어떤 모임에서 폭로하게 되고 다음 날, '나'는, '나'를 찾아온 I와 대화하게 된다. 그녀/I는 여자다/와의 대화는 현실의 변질된 성으로 상처입은 사람들에 대해 우리들에게 이야기 함으로써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낙향 후에 취직도 하지 않고 고향 거리를 배회하던 '나'는 어머니가 하시는 가게를 보던 중 츠구미와 마야라는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로부터 연극의 지도를 맏아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이것은 고향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친구가 먼저 제의한 것으로, 주인공의 직업이 교육 영화 감독이었던 것이 계기가 된 일이다. 친구의 부탁으로 학교에 찾아가 소개를 받게 되지만 거절한 '나'에게 츠구미와 마야가 찾아온 것이다. 이야기를 들은 '나'는 끝내 사양하지 못하고 받아들이게 되고 연극 지도를 해 나가던 중 아이들의 진의를 의심하게 되는 장면을 목격한다. 인터넷 자살 사이트에 접속해 있는 두 아이를 보게 된 것이다. 그 두 아이는 연극 지도를 부탁하면서 연극이 둘의 '마지막'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 그것은 졸업 후에 츠구미가 이사를 가게 된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츠구미의 이사가 좋지 않은 일, 이 일로 츠구미는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결국 마야와 단 둘이 남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된 '나'는 고민에 빠진다.
두 이야기 모두 현실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곱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이런 곱지 않은 시선, 현실에서 터부시하는 소재를 담담한 문체로 풀어 내고 있다. 담담한 문체는, 어떤 면에서는 격정적인 문체보다 훨씬 자극적이기도 하다. 끝내 결말을 맺지 않고 남겨둔 것은 우리들에게 한번 더 현실을 돌아보고 개선의 방법을 스스로에게 모색하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I와의 대화와 두 아이와의 만남으로 '나'가 자신의 일을 돌이켜보고 바뀌어가는 것처럼 우리들도 현실을 돌아보고 야만적인 세기를 바꾸어 나가길 원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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