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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와 술. 자욱한 연기 속 술잔을 기울이며 고통을 감내하는 작가의 이미지는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질문을 막는다. 이 책은 그 익숙함을 비집고 들어간다. 예술가는 정말 술이 있어야 썼을까, 아니면 우리가 그렇게 믿고 싶었던 걸까. 라크루아는 이 관계를 낭만화하지도, 손쉽게 단죄하지도 않은 채 들여다본다. 뒤라스는 하루 6리터의 포도주 속에서 자신이 완전히 해체되는 추락을 겪으며 역설적으로 의지를 확인했고, 베이컨은 매일의 숙취를 오히려 자유로워지기 위한 조건으로 삼았다. 여기까지는 매혹적이다. 문제는 저자가 그 매혹의 끝을 끝까지 따라간다는 데 있다. 상습성 음주를 ‘지연된 자살’이라 부르는 순간, 낭만은 서늘하게 식는다. 술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선뜻 한쪽으로 결론 내리기가 어렵다. 자기를 해체해야만 닿는 자유가 있다면, 그 자유는 축복일까 형벌일까. 취해서 쓴 게 아니라 쓰기 위해 취해야 했던 사람들. 그 절박함 앞에서 나는 걸작이라는 단어를 예전처럼 가볍게 느끼지 못하게 됐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술을 마시며 읽고 ‘취해서 쓴 리뷰’ 입니다.✍️ 하여, 평소보다 비문, 오타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