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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의 기술이란, 어느 상황에서도 먹혀 드는 고정된 정석이 따로 존재하는 성격이 아닙니다. 연인과의 달콤한 대화를 능숙히 이끌어가는 기술이 있고, 터프하게 자신의 주장을 밀고나가는 협상 상대를 효과적으로 다루는 요령이 별개로 있습니다. 직장인의 말하기란 과연 어떠해야 소기의 성과를 내는 게 가능할까. 이 책은 주로 조직 안에서 자신의 기안을 능동적이고 호소력 있게 표현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인정 받는 말"과 "무시당하는 말"은 정말로 저자님의 표현처럼 "한 끗 차이"일 뿐일까. "안 되는 사람은 계속 안 될 뿐이고, 되는 사람이 어쩌다가 실수를 하는 수는 있다" 정도로 지론을 정리하고 지내 왔던 저로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지금까지 잘 넘겨 온 건 매번 나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된 덕분이었다기보다, 행운이 제 때 끼어들어준 경우가 제법 많았었구나 하는 자각이 뒤 늦게 찾아 왔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크게 실패하고 아주 밀려날 수도 있었다는 사실, 이 책을 읽고 제때 교정하지 못 한다면 얼마든지 위험이 재발할 수 있다는 경각을 갖게 된 게 이 책을 읽은 가장 큰 소득이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직장생활에 대해 흔히 거론되는 말로, "한 번의 실수가 용납이 되질 않는다."는 게 있습니다. 자신은 분명 그런 의도로 꺼낸 말이 아닌데도, 또 상대방(상사, 동료) 역시 구태여 곡해할 필요가 없는 표현이었는데도(어디까지나 자신의 주관적 평가죠), 사태가 크게 나쁜 쪽으로 번져 라인을 타는 데 옵션이 제거되고 방향성이 고정되어 버리는 경우. 유능한 직원일수록 가능성이 더 여럿 제공된다는 점에서 조직 생활이 편해지고, 따라서 소통 능력이 능숙해야 제 기량이 십분 발휘될 수 있습니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이치(따라서 "그때"를 잘 넘길 수 있었던 건 운이 많이 따라줘서란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를 나중에서야 확인하고 가슴을 쓸어내리지만, 여튼 늦게라도 상황 파악이 되었으니 다행스럽긴 합니다. 그래서 직장인의 "말공부"란 다른 공부, 다른 소통의 경우에 비해 좀 각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다들 내 맘 같지 않아서..." 조직에 몸 담는 시간 동안 가장 경계해야 할 게 이런 태도입니다. 이런 말 속에는 "남들이 충분히 내 맘을 이해해 줘야 한다"는 잘못된 전제가 끼어들어 있습니다. "가족처럼 이웃처럼 다정하면 어떠한가." 잘못된 기대입니다. 남은 절대 나를 이해하고 감싸안지 않을 뿐 아니라, 살벌한 경쟁 구조 속에서 그런 요행을 기대해서도 안 됩니다. 사람이 날 때부터 생김새와 성격이 모두 다르게 태어난 것처럼, 조직 내에서 관철하려 드는 이해관계와 입장, 주장도 모두 다 다릅니다.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 소통이 서투른 사람은 이런 기본적인 마인드셋부터가 잘못된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지극히 타당한 나의 생각을 왜 타인들은 존중하고 이해하지 못하는가를 개탄할 게 아니라, 내 생각을 남에게 일단 정확하게라도 전달하는 게 중차대한 과제이며, 그렇게 전달된 내 생각에 일말의 공감을 보내는 그 타인에게 얼마나 감사해야 하는지를 먼저 깨달아야 합니다. 왜 그 사람은 머리 속이 텅텅 비고 아무 생각이 없기라도 해서, 나의 아이디어에 높은 우선권을 주겠습니까? 소통이 서투른 사람은 대부분 나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칠지, 다른 사람의 생각 속에 어떤 입장이 들어 있을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미숙한 유형들입니다.
전달은 그 요점만 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모든 것을 다 전달하려 들다가는 아무것도 이해시키지 못합니다. 이렇게, 무엇을 간추려 전달해야 하는지 빨리 파악하는 것도 상대의 입장을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을 전제로 합니다. 어떻게 하면 나만의 생각에 빠지지 않고 역지사지의 시야를 재유롭게 갖출 수 있을까? 그 실천적인 방법론으로 저자는 "남의 말을 우선 경청할 것"을 권합니다. 이 책 뿐 아니라 다른 관련 서적 중에서도 "남의 말을 잘 듣는 능력이야말로 진짜 능력"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자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추상적인 논리는 상대를 설득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왜 그렇다는 건지, 어디에서 그런 이치가 힘을 발휘했다는 건지 사례를 많이 들어 줘야 합니다. 아무리 논리가 정연해도 그 논리가너무 강하게 내세워지면 그것만으로도 상대의 거부감을 촉발하는 데 큰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평소에 치열한 사고, 깊이 있는 사색을 통해 알찬 아이디어를 배양하는 것도 좋지만, 그 좋은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생동감 있게 적시적소에 전달하는 능력 역시 각별한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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