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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조직은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역사에 관한 문구 중에,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혹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두 가지 모두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과거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그 이후에도 무언가 잘해 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옛것을 익히고 되새겨 그 안에서 새로운 지식과 통찰을 얻는다'는 뜻을 가진 '온고지신'이라는 말도 유사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 책 <왕은 혼자 다스리지 않았다>는 500년 전의 조선왕조실록에서 오늘날의 조직이 반복하는 실패의 기록을 찾아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읽는 리더십과 조직 운영의 원리
이 책 <왕은 혼자 다스리지 않았다>은 기본적으로 조직 운영에 관한 서적이다. 이 책은 조선왕조의 실록과 현대 기업에서의 회의/기록을 비교 대조하면서 과거의 제도에서 현재의 교훈을 찾는다. '기록이 없다면 그 조직은 늘 다시 배워야 한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조선시대 왕이 신하들을 모아 놓고 책을 읽으며 정치를 논하는 경연과 현대 기업의 리더 회의를 비교한다. 또 조선 시대의 장계와 봉수, 파발 제도를 통해 현대 기업의 보고와 커뮤니케이션을 짚어보는 식이다. 현대의 추천 채용은 조선의 천거 제도와 비교해 볼 수 있다. 은근한 비유 정도가 아니라 꽤나 구체적인 실록의 기록과 현대의 조직 운영 방식을 적극적으로 비교 분석한다.
직장인이라면 극도로 공감 갈만한 적절하고 수긍 가는 비유가 많아 재미있으면서도 실질적이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다. 과거 조선 시대의 국정 운영 제도들이 현대 기업의 조직 운영 기술로 연결되는 부분도 재미있지만 반대로 현대 기업에나 존재하는 요즘 제도인 줄 알았는데 유사한 방식이 조선시대에도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도 재미있다. 이를테면 요즘 기업에서 많이 교육하는 이해 상충 제도는 과거 조선 시대에도 상피제라는 방식으로 존재했다. 놀라울 정도로 요즘의 이행상충 제도와 흡사해서 놀랍다. 역시 온고지신이란 말이 딱 맞는 책이다.
세종 14년 3월 26일, 조정은 인사권자와 가까운 사람들의 관직 제수(임금이 벼슬을 내려 임명) 문제를 논의했다. 인사 행정을 맡은 관원의 아들, 사위, 아우, 조카와 같은 가까운 관계가 관직 배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조선은 이런 위험을 상피라는 제도로 관리하려 했다. 상피제는 일정한 친족이나 특별한 관계가 있는 사람이 같은 관청이나 서로 영향을 주는 직무에 함께 있지 못하도록 한 제도였다. 오늘의 언어로 바꾸면 이해 상충 관리다. 친한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 자체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 관계가 판단을 흐리거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깨뜨릴 때 생긴다. <왕은 혼자 다스리지 않았다> 중에서
AI가 회의를 기록하고 요약하고 회의록을 만드는 시대이다. AI가 그 안에서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분석해 의견을 제시하기까지 한다. 이런 시대에 수백 년 전 조선의 기록을 참고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결국 조직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질문들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조직이 사람으로 이루어지고, 권한이 사람을 움직이며, 기록이 책임을 남기는 한 이 질문은 계속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역사를 거울삼아 오늘을 돌아 볼 수 있는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특히나 이 책 <왕은 혼자 다스리지 않았다>에는 '조선왕조실록에서 읽는 리더십과 조직 운영의 원리'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꼭 기업이 아니더라도 어떤 형태든 조직을 운영하는 리더들이 읽으면 많은 부분에서 깨달음과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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