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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역사는 이미 그때 시작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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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 한국현대사 3/ 박세길/ 돌베개/2015자, 마지막권입니다. 저자가 이글을 쓴지도 25년이 지났네요. 사실 마지막 권은 25년 전에 읽어보질 못했습니다. 전공에 쫓기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못 읽은 것도 있고, 그 당시로는 너무 가까운 과거여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수의 온상으로 알려진 지역에서 생활한 저는 딱 1980년 부터 학교 공부를 시작했고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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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 한국현대사 3/ 박세길/ 돌베개/2015

자, 마지막권입니다. 저자가 이글을 쓴지도 25년이 지났네요. 사실 마지막 권은 25년 전에 읽어보질 못했습니다. 전공에 쫓기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못 읽은 것도 있고, 그 당시로는 너무 가까운 과거여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수의 온상으로 알려진 지역에서 생활한 저는 딱 1980년 부터 학교 공부를 시작했고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같은 것으로 국가에 대한 나름의 자부심을 갖고 자라던 시기였거든요. 물론 아직도 길을 가다가 애국가가 들리면 서서 경례를 하던 게 남아 있었고(물론 안한다고 잡아가진 않았습니다) 문교부 교과서에 국민교육헌장이 실려있긴 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아무도 그걸 제대로 다 외우거나 하진 않았어요. 텔레비전에는 프로야구가 중계되었고 쇼 프로그램도 나왔죠. 미국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어렸던 저도 시내 가까운 곳으로 가면 눈매운 연기가 퍼지는 것을 느낄 때가 있었고, 지나가던 어른들이 이리로 가면 위험하니까 가지 말라고 만류하던 기억도 납니다. 저도 눈이 매워서 그냥 돌아섰구요.

제가 당시에는 아무 것도 몰랐던 바로 그 사태들. 어른들도 반쯤은 알면서 반쯤은 몰라서 외면했던 그 사태들. 바로 광주 민주화 운동과 노태우의 직선제 선언을 이끌어낸 87년 민주 항쟁. 바로 이 두가지 큰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21세기가 넘어서서 이 책은 읽지 못했지만 이 내용을 다룬 다른 책들은 읽어봤는데, 읽을 때 마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는, 그런 내용들이지요. 예전 전태일이 근로기준법을 독학하면서 나에게 대학생 친구가 한명만 있었어도 이렇게 힘들진 않았다고 토로했다고 하고, 결국 그 전태일이 분신하고 나서 그 사실을 알게 된 어느 대학생이 부끄러움과 미안함에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자살한 건 잘못된 일이지만 그 심정이 약간은 이해가 되는 그런 심정이라고나 할까요. 성년이 되어 이런 것들을 읽으면서 80년대 어린 시절의 자부심이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그래도 무언가 성취해서 어쨌거나 후퇴하지 않고 나아가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영향력이 강한 미국과,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일본, 고립 속에서 몸부림 치는 북한의 정세. 여전히 정신 못차리는 한국의 위정자들과 이 위정자들에게 야합해서 덩치를 키우던 재벌들의 삼엄한 감시와 탄압 속에서 민주화 운동과 노동법 개정을 이끌어낸 시민과 민중들의 투쟁의 역사를 다룬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서울역에서 회군하여 결국 피의 금남로를 지나 한참만에야 돌아 돌아서 직선제 선언을 끌어냈고, 지금은 최저임금이나 4대보험이나 요양 서비스가  안착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꿈도 못 뭤던 것들이 결국 그때의 노력으로 지금 이나마 이루어 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과거는 언제나 현재를 품고 있기 마련이니까요.

 

저는 일하면서 연세 많으신 분들을 접할 때가 있는데, 대부분은 힘든 시기를 거쳐서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자식들을 비롯해서 요즘 세대들은 그걸 알아주지 않는다고 서운해 하시고, 서운하다 못해 분노하시는 것을 보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주 가끔 놀라운 말을 듣게 되기도 합니다.

우리 세대가 잘못한 거야. 우리 세대가 이만큼 경제적 부를 이루고 뭐 어쩌고 했다고 자화자찬하지만, 그게 제대로 쌓아올린 거면 지금 젊은 이들이 이런 고생 안하지.

엥? 어른신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그러니까 뭐든 차근차근 기초부터 해야 한다는 거지. 기술한국 기술한국 하는데, 전부 양놈들 일본놈이 입에 맞춰서 만들어내기 바쁘고. 늦어도 뭐든 근본부터 스스로 할려고 하는 데가 별로 없었어. 정부도 그런 걸 제대로 볼 눈이 없었고, 기업도 금방 잇속 차리가 바빴고, 돈 대는 은행들은 더 말할 것도 없지. 그때부터 차근차근 하는 곳을 잘 판별해서 정부에서 제대로 지원하고 했음 우리가 독일처럼 됬겠지. 근데 그런 풍조가 없었어. 관료들은 뇌물주는 데다가 차관 퍼다 주고, 그럼 그 차관 받은 기업들이 제대로 기술 개발을 했느냐, 아냐 일수노름 하기 바빴거든. 그러니 이놈의 나라가 지금 이 모양인 거야. 제대로 했음 지금 젊은 애들이 이리 될 리가 없어. 한계가 온 거야. 우리가 그렇게 만든거지. 당장 바빠서 그렇다쳐도 생각이 조금만 있었음 중간에 서서히 바꿔야 했는데,  요새 아차 싶은데 뭐 한참 늦었지. 애 낳으라고 말도 못해.

와, 어르신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 첨 봤어요.

뭐 다들 먹고 사는 게 급하니까 그런 생각도 못하고 살았겠지. 사실 우리 세대는 이만큼 하기 바빴다 이렇게 항변할 수도 있어.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더 좋을 수 있었는데. 우리 책임 같아.

에이, 너무 그러지 마세요. 그렇게 따지면 100년도 더 전에 나라 망할 때 살았던 사람들 책임이 더 크죠.

아, 그렇게 되나?

 

저자가 이 책을 쓴지도 벌써 25년이 지났습니다.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저자도 다른 책들을 쓰셨지요. 그때 품고 있던 미래가 지금 이렇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제쓰는 한국 현대사 시리즈를 기대해 봐도 될런지요. 

 

이달의 사락 r*******n 2017.04.1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3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3" 내용보기
1권은 대체적으로 해방기부터 이승만 정권에 대한 이야기였고, 2권은 박정희 정권에 대한 이야기 였다. 그렇다면 3권은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 대한 이야기일 것으로 예측했고 맞는 이야기 였다. 하지만 내용이 전반적으로 운동에 관련된 얘기만 너무 서술하고 있어서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이런 시리즈 류의 책을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앞권들에 비해 마지막권의 마무리가 살짝 아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3" 내용보기

1권은 대체적으로 해방기부터 이승만 정권에 대한 이야기였고, 2권은 박정희 정권에 대한 이야기 였다. 그렇다면 3권은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 대한 이야기일 것으로 예측했고 맞는 이야기 였다. 하지만 내용이 전반적으로 운동에 관련된 얘기만 너무 서술하고 있어서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이런 시리즈 류의 책을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앞권들에 비해 마지막권의 마무리가 살짝 아쉬운 점은 어쩔수 없나보다.

l******a 2015.09.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