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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알려준 마음의 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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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딸기의 명상 레시피』를 처음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컬러링북'이 아니라 '천천히 읽는 책'이라는 것이었다. 요즘 컬러링북은 색을 칠하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지만, 이 책은 그림과 문장, 그리고 필사를 하나의 호흡으로 묶어 낸다. 색을 입히고, 한 문장을 따라 적고, 잠시 멈춰 바라보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명상이 된다.특히 인상 깊었던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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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딸기의 명상 레시피』를 처음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컬러링북'이 아니라 '천천히 읽는 책'이라는 것이었다. 요즘 컬러링북은 색을 칠하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지만, 이 책은 그림과 문장, 그리고 필사를 하나의 호흡으로 묶어 낸다. 색을 입히고, 한 문장을 따라 적고, 잠시 멈춰 바라보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명상이 된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루틴'을 다루는 방식이다. 고양이는 원래 루틴의 동물이다. 같은 시간에 먹고, 같은 자리를 좋아하고, 같은 길을 반복해서 걷는다. 그 반복은 지루함이 아니라 안정감을 만든다. 이 책은 바로 그 고양이의 습성을 삶의 은유로 가져온다. 매일 한 장의 그림에 색을 입히고, 한 문장을 따라 쓰는 반복이 어느새 마음을 다독이는 작은 의식이 된다. 명상은 거창한 수행이 아니라, 반복 속에서 자신을 만나는 일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책소개에 나온 "바쁜 하루 안에도 나만의 계절은 있다"는 문장이 책 전체를 가장 잘 설명한다. 바쁜 일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하루 가운데 단 10분이라도 자신을 위해 멈추는 시간은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시간을 제안한다. 색을 칠하는 동안 마음이 조용해지고, 한 문장을 따라 적다 보면 생각의 속도도 조금씩 느려진다. 그렇게 흩어져 있던 감정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22편의 그림과 짧은 잠언은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여백을 남긴다. 독자가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그 빈자리 안에 채워 넣도록 기다려 준다. 최근 자기계발서들이 정답을 알려주려는 데 비해, 이 책은 정답을 말하지 않는다. '손으로 나를 들여다보는 책'이라는 소개가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 역시 인상적이다. 검은 고양이가 딸기를 올려다보는 시선에는 어떤 서사가 숨어 있다. 익어 가는 딸기와 바라보는 고양이의 관계는 아직 만나지 못한 또 다른 나를 향해 조금씩 걸어가는 모습처럼 읽힌다. 화려하기보다 따뜻하고, 귀엽기보다 오래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실물은 종이의 질감과 색감 덕분에 사진으로 볼 때보다 훨씬 부드럽고 포근한 분위기를 준다.


가장 마음에 남은 것은 잠언이다.


"비 내리는 날은

아직 오지 않은 계절이

자라는 날"


이처럼 짧은 문장들이 하루의 속도를 잠시 늦추게 만든다. 또 다른 잠언인


"한가한 오후

허밍하며 뒹굴거리다

잠이 든다"


를 읽고 있으면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하루는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거창한 위로나 교훈 대신, 평범한 일상을 시의 언어로 바꾸어 놓는 힘이 있다.


이 책은 컬러링북과 필사노트, 그리고 짧은 시집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독자를 서두르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빨리 완성하라고 재촉하지 않고, 천천히 한 장씩 머물도록 이끈다. 반복을 통해 마음을 돌보는 사람, 하루 10분이라도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오래 곁에 두고 펼쳐 볼 만한 책이다.

색을 입히고 한 문장을 따라 적는 짧은 시간. 그 시간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오늘의 나를 다시 만나는 가장 조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3 2026.07.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