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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통해 작성한 리뷰 〉 《 타인의 얼굴 》_아베 코보(지은이), 이정희(옮긴이) / 문예출판사(2026-07-30) 원제 : 他人の顔 (1964년) 페르소나(Persona)는 라틴어로 고대 로마 가면을 뜻한다. 현대에서 페르소나는 주로 심리학적 관점에서 사용된다. 타인에게 드러내는 사회적 가면이나 외적 인격을 의미한다. 사람이 혼자 있을 때와 가족이나 지인들과 있을 때 또는 직장이나 비즈니스 환경에서 각기 달라지는 이미지를 뜻한다. 나쁘게 바라볼 수는 없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감정노동자로 부르기도 하지만, 사회적, 환경적 요구에 맞춰 겉으로 드러낼 태도와 행동을 조절하는 기능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페르소나가 외부 세계와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적응적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미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 얼굴이다. 얼굴의 표정이다. 여기 한 사내가 있다. 고분자 화학분야 종사자이다. 실험 중에 액체질소가 폭발해서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도저히 회복이 불가능한 얼굴이 되었다(현시대 의학이라면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소설이 발표된 시기가 1964년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 소설은 SF 소설이 아니다). 신체의 다른 부분이 상실되는 것보다 얼굴의 손상이 주는 고통과 상실감은 더욱 클 것이다. 주인공의 마음은 점점 안으로만 기어들어간다. 무엇보다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기가 어렵다. 심지어는 함께 살아가는 아내와도 점점 소원해진다. 아내 역시 붕대를 휘감은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이 힘들지만, 사고 전과 다름없이 그저 묵묵히 곁을 지켜주고 있을 뿐이다.
소설은 세 권의 노트로 편집되었다. ‘검은색’, ‘흰색’, ‘회색’ 노트로 이름이 붙었다. ‘검은색 노트’는 주인공이 화학전공자답게 온갖 재료와 기술을 동원해서 인공가면(타인의 얼굴)을 제작하는 과정을 담았다. ‘흰색 노트’는 드디어 가면을 쓰고, 달라지는 주인공의 심리상태가 매우 섬세하게 기록되었다. 붕대 감은 그의 모습을 보고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과, 소스라치게 놀라지만 짐짓 무심한 듯 지나치던 성인들. 그러나 가면을 쓴 뒤로는 그런 반응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회색노트’에선 가면이 점점 더 대담해진다. ‘나 아닌 나’가 되고 싶어진다. 내 안에 두 사람이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는 가면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리고 가면을 쓰고 자신의 아내를 유혹한다. 아내가 넘어온다. 아내 몰래 얻어 둔 집에서 아내와 동침한다(사고 이후로 집에선 아내와 거리를 두고 있었다). 소설에 반전이 없으면 밋밋하다. 끝부분에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 소설을 읽다보니 영화〈페이스 오프〉(1997)가 생각났다. 홍콩 영화의 대부인 오우삼 감독이 미국에서 제작했다. 존 트라볼타와 니콜라스 케이지가 출연했다. 영화 후반부에 딸을 가운데 두고 서로 얼굴이 바뀐 두 남자가 서로 자신이 진짜아빠라고 딸에게 납득시키려는 팽팽한 긴장감이 기억에 남는다. 오우삼 감독은〈페이스 오프〉의 각본은 처음엔 보잘것없는 SF였는데, 아베 코보 원작의 영화〈타인의 얼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영화를 완성했다고 한다. 어쩐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 소설〈타인의 얼굴〉은 2007년도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번역(이정희 교수) 되었었다. 리뉴얼된 이 소설을 다시 정리한 이정희 교수는 아베 코보 연구자이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아베 코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믿고 읽을 만한 번역이다. #타인의얼굴 #아베코보 #일본소설 #신간도서 #실종삼부작 #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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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인간에게 살아감에 있어.인생에 있어 얼굴은 무엇을 뜻할까. 얼굴이 외모가 우리의 삶에 몇퍼센트나 차지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과 의문이 든다. 무엇보다 결말이 충격적이기도 했던 소설이고, 전개방식도 뭔가 스릴러 공포 보다는.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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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코보의 <모래의 여자>를 재미있게 읽어서 주저 없이 선택한 책. 이 소설의 영향을 받아 영화 <페이스오프>가 만들어졌다기에 정말 궁금했다. 말 그대로 불의의 사고로 얼굴이 상처로 뒤덮인 남자가 가면을 만들어 쓰고 다니는 이야기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단지 가면을 쓰고 다니며 벌어지는 사건들만 담은 게 아니라, 가면이라는 도구를 통해 자아와 타자, 정체성 등의 화두를 폭넓게 다루고 있는 책이었다. 소설은 소설인데, 동시에 에세이나 인문학 책 같달까. <모래의 여자>는 환상 문학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 소설 또한 종횡무진 장르를 가로지르는 매력이 있었다. 아베 코보의 소설을 두 권 읽고 나니 왜 ‘일본의 카프카’라는 별명이 생겼는지 이해가 갔다. 소설은 주인공인 남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노트에 적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 나오는 검은색 노트에는 어쩌다 얼굴에 흉터를 입게 되었는지, 이후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특히 아내와의 관계), 그리고 가면을 만들게 되는 과정이 기록되어 있다. ‘고작 가면 하나 썼다고 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게 말이 돼?’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으나, 작가의 꼼꼼한 디테일 덕분에 가면을 쓴 뒤에 사람들이 감쪽같이 속는 게 이해가 간다...! (작가는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그래선지 가면 만드는 과정 디테일이 보통이 아니다.) 이어지는 흰색 노트는 본격적으로 가면을 쓰고 살아보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게 일기? 형식이라는 게 이 지점에서 빛을 발하는데, ‘가면을 쓰고 범죄를 저지르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이 현대 사회의 익명성에 대한 이야기로 옮겨가고, ‘술이나 문신 같은 것들도 원래의 얼굴을 숨기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가면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는 등 끝없는 사유가 펼쳐진다. 그리고 드디어 가면을 쓴 채 아내를 만나게 된다...! 회색 노트에 이르러... 주인공은 가면이 나인지, 내가 가면인지 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때문에 아내와의 관계가 엄청 복잡해져서 흡사 한편의 막장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를 느끼게 된다...! (더 이상은 스포라서 말을 못하겠네요... 읽어보시길...) 써놓고 보니 되게 이상한? 책을 소개하는 거 같은데, 절대 질 낮은 막장 드라마가 아니다...! 정체성을 다루는 한 편의 철학책 같으면서도, 서사적 재미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소설이랄까. 이런 책 흔치 않아요...! 독특한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분. 스토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유가 담긴 책 좋아하는 분. 고전적인 막장드라마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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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굴을 잃은 한 남자가 새로운 얼굴 가면을 쓰고 타인과 사회와 소통하려는 과정을 통해, 정체성의 본질과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탐색합니다. '진짜 나'와 '겉모습'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 외로움과 소외감 속에서도 타인과 연결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느끼게 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모두가 저마다 수많은 얼굴과 가면을 쓴 채 살아가며, 완전한 자기 존재를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는 생각에 깊게 공감했습니다. 작가는 얼굴을 상실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질문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복원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줍니다. 특히 내면과 외면의 괴리감, 정체성 혼란, 그리고 타인과의 진실된 소통에 대한 고민을 읽으면서, 나 자신과 타인에 대해 다시 한번 성찰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불안과 치유, 그리고 소통의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문학적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삶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도 타인과 진실되게 관계 맺는 법을 고민하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내면의 고독과 상처를 따뜻한 시선으로 포용하는 작품이기에, 저처럼 자기성찰과 마음의 평화를 찾는 분들에게 큰 위로와 깨달음을 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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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실 책 읽는 걸 좋아하지만 딱히 작가를 기억하지 못하고, 어떤 한 장르만 고집하지 않는 편이라 아베코로 작가의 이름만 듣고는 어떤 작가인지 잘 몰랐었다. 어디선가 제목 한 번 들어보았던 <모래의 여자> 작가라는 사실이라는 걸 알게 되고 <타인의 얼굴>을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표지 개정판으로 만난 책.
책 사이즈가 좀 작은 편이라 출퇴근 길 가방에 쏙 넣어 읽기 딱 좋았다. 책을 좀 빠르게 읽는 편인 내가 작은 크기에 장수가 많은 편이 아니라 하루면 읽겠구나 했던 예상과 달리 며칠 동안 가방 안에 넣어 출퇴근길 출근 메이트로 이 책을 갖고 다니게 될지는 몰랐었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한 문장을 읽고 잠시 내 생각에 빠지게 되는 힘이 있는 책이다.
사고로 얼굴을 잃어버린 한 남자. 그의 시점에서 그의 생각을 읽으며 나는 또 나 대로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생각하게 된다. 얼굴을 겉모습을 잃었다는 건 나를 잃게 되는 일일까?에 대한 질문.
갑작스러운 사고와 켈로이드 피부 특성을 갖고 있던 남자는 얼굴에 생긴 화상 흉터로 자신의 얼굴을 잃어버린다. 그저 사고였을 뿐 자신은 여전히 자신 그대로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타인의 시선이 사뭇 달라진 데서 오는 좌절에 끊임없이 괴로워한다. 마침내 끔찍한 화상 자국을 가려줄 가면을 찾게 되고 가면을 씀으로 세상을 마주할 용기를 다시 얻어 자신을 내보이려고 하지만 가면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이 나오려는 모습에 당황하고 마는 남자. 언젠가 읽은 책에서 가면무도회를 즐기는 이유는 자신을 감추고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과감하게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어떤 한 사람의 말이 떠오른다. 나를 담고 있는 속도 나요, 나를 구성하고 나를 이루는 모든 것들이 나지만 얼굴을 잃음으로 인해 내가 아니게 되고 얼굴을 가리고 다른 얼굴을 하여 내가 아니게 되는 것일까. 주제 자체가 어두운 책이라 내용도 어둡고 어쩐지 음울하게 느껴지지만 내게는 꽤 깊은 울림을 준 책. 생각보다는 스토리에 흠뻑 빠져 읽기 바빴던 내가, 책을 읽는 내내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게 했던 <타인의 얼굴> 읽어 보기를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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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타인의 얼굴을 보기 전까지는 어떤 이야기인지 감히 잡히지 않았다. 낯선 얼굴, 천개의 가면, 뭐 이런 건가 싶을 정도로 타인의 얼굴. 자신이 일하던 곳에서 폭발 사고로 얼굴을 잃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거리를 지나가도, 저를 피하거나 제대로 눈도 마주치지 못하기도 하거나, 아니면 아주 끔찍한 몰골이라도 된 것처럼 기피하는 사람들로인해 점점 성격조차 날카로워간다. 특히나 아내와의 사이도 멀어져가는 이 남자의 삶, 기구한 운명이 아닌지 싶다.
그런 그의 인생에서 k 고분자 화학 연구소에 있는 K와 마주하게 된다. 가면을 만들어 얼굴을 복구해줄 거라는 K. 처음에는 거절했다가 점점 가면쓴 자신을 그려나가면서 그동안 얼굴이 녹은 트라우마로인해 억눌러왔던 감정의 민낯이 드러난다. 가면을 쓰고 아내에게 접근하지만, 둘 사이에는 커다란 갈등이 생겨버린다. 과연 이 남자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사회에서의 편견에 열등감이 생겨버린 남자, 결국 소통이 단절되어 부부갈등에 커다란 문제로 다가오기도 한다. 서로가 멀어지게 만들 수밖에 없다. 아내와 남자의 이야기는 정말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과, 현재 우리 사회에서 커다란 갈등을 안겨주는 문제를 소설에 비유하는 느낌도 들었다. 타인의 얼굴, 저자 아베코보의 작품이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받으려 도쿄 대학교 의학부에 입학했으나, 의학의 길을 포기하고 작가의 길로 돌아선다. 1993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작품은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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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스스로를 숨기기는 잘하지만, 거짓말은 안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타인에게 가타부타 내 상황이나 심정을 구구절절 이야기하지는 않는 편인데, 누가 묻는다면 가식 없이 대답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다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런 생각들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억울하고 분한 일이 있더라도 억지로 웃으면서 괜찮다는 말을 건넨다. 가면을 착용하는 것이 참 싫지만,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인간이 가진 가면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아베 코보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불과 몇 개월 전에 대표작인 <모래의 여자>라는 작품을 읽었다. 당시에는 여성을 그리는 방식이나 전반적인 분위기가 참 찝찝하고 불쾌하게 다가왔다. 다시는 이 작가의 소설은 읽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는데 묘하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이야기가 계속 떠오르는 경험을 하고 있다. 이번에 신작 소식을 접하면서 관심이 생겨 읽게 되었다. 소설의 화자는 액화 질소 폭발 사고로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게 된다. 얼굴이 온통 켈로이드 자국으로 가득한 것이다. 손상된 얼굴을 되살려 줄 전문가들을 찾아가 인간과 같은 피부의 가면을 제작하기로 한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치 누군가에게 편지를 적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첫번째는 가면을 제작하기로 한 여정, 두번째는 착용하게 된 과정과 주인공의 심경, 마지막 노트는 맨얼굴과 가면 사이의 갈등을 그린다. 꽤 어려운 작품이었다. 우선, 1인칭 자기 고백의 서간체 형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흐름을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웠다. 거기에 직설적이기보다는 은유적으로 돌려서 표현하는 편이어서 몇 번을 곱씹어야 작가의 의도에 가닿을 수 있을 듯했다. 쉽게 내용이 파악되는 대표작과 달리 진행되어서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도 있을 듯하다. 우중충한 분위기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이야기를 선호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아내의 편지가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은 자신의 얼굴을 가릴 수 있는 가면을 착용하고, 아내를 유혹하기로 한다. 아내는 그에 반응했는데 주인공은 오히려 아내를 홀리는 가면에 큰 질투심을 느낀다. 세번째 노트에 그 과정과 심정이 고스란히 기록되었고, 마지막에 아내의 답장이 실렸다.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여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활자로 확인하는 순간의 충격은 또 달랐다 주인공의 패배감만 더 짙게 만들 뿐이었다. 과연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일이 옳은 것일까. 물론, 대한민국 사회에서 온전히 맨얼굴을 드러내고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 것이며, 그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가면은 필수불가결한 것일지도 모른다. 주인공은 가면과 본모습의 괴리감으로 많은 갈등을 겪는다. 주인공을 통해 작가는 독자들에게 '가면'으로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것을 전한다. 우리의 투명 가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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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얼굴을 잃는다는 건 사실 단순히 외모를 잃는 일로 끝나는 일이 아닐 것이다. 아베 코보의 『타인의 얼굴』은 그 당연한 생각에서 출발해 결국 ‘나는 누구이며, 타인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라는 지점까지 밀어붙이고 만다. 읽는 동안 기묘하고 불편하면서도 이상하게 손에서 놓기 어려운 책이다. 한 문장씩 읽고 멈춰가며,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강한 작품이었다. 실험 사고로 얼굴을 잃은 남자는 흉터로 뒤덮인 얼굴 대신 가면을 만들어 세상으로 돌아가려 한다. “당신에게 천 가지 표정이 있다고 하면 내게는 하나의 얼굴조차 없다.”라는 문장에서 이 남자의 결핍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흥미로운 건 얼굴을 되찾았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오히려 더 깊은 혼란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가면을 쓴 그는 이전의 자신이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서슴없이 하고, 어느 순간 “가면은 내 의도 같은 건 뒷전에 두고 제 마음대로 걷기 시작한 듯했다”고 느끼고야 만다... 그리고 가면은 결국 자유이면서 동시에 또 다른 감옥이 된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어 만든 가면이 그의 자아를 둘로 갈라놓고, 아내와의 관계를 회복하려던 시도마저 질투와 의심, 복수심으로 뒤틀려버린다. 특히 마지막에 드러나는 아내의 선택은 남자가 지금까지 붙잡고 있던 ‘소통’의 의미를 통째로 뒤집어버린다. 그때 느껴지는 허탈함과 서늘함이라니..! 사실 이 책이 무서운 이유는 얼굴을 잃은 사람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우리 역시 상황에 따라 수많은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들춰내 버리기 때문이다. 사회적 체면, 타인의 평가, 익숙한 관계 속에서 만들어낸 모습이 과연 진짜 나인지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당신이 당신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던 것은 아닌가요?”라는 문장처럼, 결국 이 소설에서 가장 낯선 타인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어쩌면 자기 자신인지도 모르겠다. 어렵고 관념적인 부분도 분명 있었지만, 그 불편함까지 포함해서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인간이라는 존재 속에서 얼굴 따위가 그만큼 큰 비중을 차지할 리가 없다. 인간의 무게는 어디까지나 그 일의 내용으로 평가되어야 하며, 그것은 대뇌 피질과 관계될 수는 있어도 얼굴이 참견할 여지는 없는 세계다. 고작 얼굴의 상실 때문에 저울의 눈금에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난다고 한다면 그것은 처음부터 내용이 텅 비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타인의 가면을 쓴 별종 인간이라면, 당신은 당신의 가면을 쓴 별종 인간이다. 자기 자신의 가면을 쓴 별종 인간……. 📌모처럼 가면을 쓰고 통로를 열어 당신을 맞아들인 셈이었는데 당신은 나를 지나쳐 어느새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리고 나는 가면을 쓰기 전과 마찬가지로 고독한 채로 남겨져버렸다. #타인의얼굴 #아베코보 #문예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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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사라진 뒤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은 거울 속 모습이 아니다. 사람들의 태도다. 같은 목소리와 같은 몸, 같은 기억을 가진 사람이 어느 날 얼굴만 잃었을 때 주변의 세계는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그를 대하지 않는다. 그 변화는 외모에 대한 편견이라는 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얼굴이 한 사람을 알아보게 하는 표식이라면, 그 표식이 사라진 순간 사회가 그 사람에게 부여하던 자리 역시 달라진다. 자신이 알고 있는 자신과 타인이 알아보는 자신 사이에 차이가 생기고, 그때부터 ‘나’라는 말은 혼자서는 완성하기 어려운 단어가 된다. 가면은 이 상황에서 만들어진다. 흉터를 가리기 위한 물건이지만, 가면을 쓰고 나서야 주인공은 이전과 다른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타인은 그를 다른 사람으로 대하고, 그는 달라진 시선 속에서 평소의 자신에게는 허락하지 않았던 선택을 한다. 가면이 감추는 것은 얼굴에 남은 흔적만이 아니다. 얼굴이라는 표면 아래 얌전히 접혀 있던 욕망까지 함께 풀려 나온다. 그래서 가면 아래에 있는 얼굴만을 진짜라고 부르기도 어렵다. 사회 속에서 인간은 상황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내보인다. 직장에서의 표정과 집에서의 표정, 처음 만난 사람 앞의 태도와 오래 알고 지낸 사람 앞의 태도가 모두 다르지 않은가.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이 사회적 관계를 무대 위의 연기에 비유했던 것처럼, 인간은 관계 속에서 자신을 끊임없이 연출한다. 어느 얼굴이 진짜인지 묻는 순간 오히려 답하기 어려워진다. 가면을 벗으면 본래의 자신이 나온다는 믿음 역시 하나의 가정일 뿐이다. 어쩌면 인간에게는 처음부터 하나의 얼굴만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 기이한 이야기를 더욱 낯설게 만드는 것은 사건보다 그것을 기록하는 문장이다. 소설은 편지 같기도 하고, 조서 같기도 하며, 혼자 작성한 실험 보고서처럼 보이기도 한다. 충분히 격렬하고 불온한 사건들이 이어지는데도 문장은 침착하다. 비명을 지르는 문장이 아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비정상적인 일을 보고하는 문장. 기괴한 사건을 감정적으로 호소하지 않고 마치 실험 결과를 보고하듯 기록하기 때문에 독자는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기보다 그의 사고방식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섬뜩함은 사건의 잔혹성보다 그것을 너무도 논리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신의 태도에서 발생한다. 이런 문학적 감각에서 한국의 모더니스트이자 아방가르드 작가인 이상을 떠올리게 되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두 작가를 직접적인 영향 관계로 묶을 이유는 없지만,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묘한 친연성이 있다. 이상이 일상적인 세계를 의식의 기묘한 구조 속으로 변환했다면, 아베 코보는 지극히 합리적인 사고를 따라가면서 현실을 낯설게 만든다. 설명 가능한 일을 너무 오래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그것이 설명의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일본의 카프카’라는 별칭 역시 현실의 논리를 따라가면서 현실을 낯설게 만드는 이러한 감각을 떠올리게 한다. 비현실적인 사건을 만들어내기보다 현실의 논리를 끝까지 따라가 비현실에 도달하는 것. 가면을 둘러싼 실험이 사랑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소설의 불편함은 한층 선명해진다.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사람의 시선을 필요로 하는 순간, 사랑은 하나의 검증 대상이 된다. 사랑받고 있는가. 그렇다면 어떤 모습으로 사랑받고 있는가. 얼굴이 달라져도 같은 사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 상대의 마음을 알고 싶다는 욕망은 어느 순간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시험하려는 욕망으로 변한다. 타인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타인을 분석하려는 태도로 바뀌는 순간이다. 레비나스에 의하면 타자는 나의 인식으로 전부 환원할 수 없는 존재다.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도 끝내 나와 다른 자리에 남아 있다. 그러나 주인공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관찰하고 가설을 세우고 실험한다. 그 과정에서 타인은 독립적인 존재라기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한 거울처럼 변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그 사람을 자신의 세계 안에 가두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사랑의 문제가 개인적인 감정의 실패에 머물지 않고 타인을 대하는 방식의 문제로 확장되는 이유다. 얼굴과 가면은 결국 같은 곳을 바라본다. 얼굴은 타인이 나를 인식하게 하는 표면이고, 가면은 내가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를 구성하는 표면이다. 하나는 외부에서 나를 규정하고, 다른 하나는 내가 외부를 향해 나를 조절한다. 그 사이에 놓인 인간은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타인의 시선을 필요로 한다. 자아가 홀로 완성될 수 없다는 사실이야말로, 얼굴에서 가면으로 넘어갈수록 선명해지는 이 소설의 불안이다. 그리고 여기서 기록이 다시 등장한다. 세 권의 노트는 자신의 경험을 객관화하려는 시도처럼 보이지만, 기록하는 순간 경험은 하나의 서사로 재구성된다. 주인공은 자신의 얼굴을 제작했듯 자신의 삶을 문장으로 제작한다. 얼굴이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표면이라면 기록은 자기 자신에게 보여주기 위한 표면이 된다. 따라서 글쓰기도 하나의 가면이 될 수 있다. 자신을 설명하는 행위가 자신을 투명하게 만드는 대신, 또 다른 형태의 자신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얼굴과 가면이 몸의 표면을 다루는 장치라면, 기록은 의식의 표면을 다루는 장치다. 자신을 바라보기 위해 거울을 필요로 하듯,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필요하다. 그러나 언어로 옮겨진 삶은 이미 한 번 선택되고 배열된 삶이다. 이렇게 보면 『타인의 얼굴』에서 실제로 해체되는 것은 얼굴 하나뿐이 아니다. 얼굴을 잃은 한 남자의 사건을 따라가면서 인간이 자신을 동일한 존재라고 믿는 방식도 조금씩 흔들린다. 얼굴을 바꾸면 타인의 시선이 달라지고, 타인의 시선이 달라지면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면 자신에 대한 인식 역시 달라진다. 자아는 관계 바깥에 고정되어 있는 하나의 초상이 아니라, 타인과 마주하는 순간마다 달라지는 모습들 속에서 형성된다. 그래서 이 소설의 공포는 괴기나 폭력에서만 생겨나지 않는다. 가장 평범한 얼굴 하나가 얼마나 많은 타인의 시선 위에 놓여 있는지를 알아차리게 하는 데 있다. 매일 거울을 보며 확인하는 얼굴조차 온전히 자신의 소유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 기억하는 사람, 사랑하거나 외면하는 사람이 있는 까닭이다. 얼굴을 잃은 남자가 새로운 얼굴과 함께 찾아 헤매는 것은 타인의 세계 안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가면을 쓰면 새로운 삶이 가능해지는 듯하지만, 그 순간 또 다른 시선과 욕망이 따라온다.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 기록하면 자신을 이해할 수 있을 듯하지만, 기록하는 순간 또 하나의 자신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타인에게서 자신을 확인하려 할수록 자신은 더 많은 얼굴을 갖게 된다. 얼굴은 내 몸에 있지만 나만의 것은 아니다. 가면은 내가 만들었지만 그 의미는 타인의 눈에서 결정된다. 기록은 내가 썼지만 그 안의 나는 문장 속에서 다시 만들어진다. 『타인의 얼굴』은 인간이 자신을 확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세 가지 표면을 하나씩 들여다보고 벗겨내면서,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사용해온 ‘나’라는 단어를 낯선 것으로 만든다. 그 아래에 도달하면 진짜 얼굴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지만, 아베 코보가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그 반대편이다. 그 아래에서 발견되는 것은 완전한 ‘나’가 아니다. 타인의 시선과 기억과 언어를 거치며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존재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얼굴이라는 가장 익숙한 신체는 가장 낯선 것이 된다. 거울 속에서 매일 확인하면서도 스스로 직접 볼 수 없고, 타인이 알아보아야 비로소 사회적인 의미를 얻는 것. 내가 가진 얼굴이면서 내가 결정할 수 없는 얼굴. 평생 가지고 살아가면서도 단 한 번도 자신의 눈으로 본 적 없는 얼굴. 어쩌면 인간에게 가장 낯선 얼굴은 바로 그것이다. ✏️문예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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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얼굴》이 재출간된다는 소식으로 아베 코보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 대충의 줄거리만 듣고 예상했던 전개는 영화 <서브스턴스>나 웹툰 <외모지상주의>처럼 주인공의 외모가 바뀐 뒤, 그를 대하는 주변 사람들의 태도 변화를 주로 다루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나의 이런 예상은 마치 영화 <기생충>의 시놉시스만 읽고 뻔한 신파극을 예측했던 네티즌의 착각과 다를 바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