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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 구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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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 않은 스릴러는 꽤 오랜만이다. 최근 출간된 스릴러의 대부분이 호러와 함께 쓰였다는 점에서, 누군가에게는 낯설게까지 느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안정적이고 몰입도 높으며 입체감 가득한 작품"이라는 김은하 (前) 비룡소 편집장의 심사평과 같이, <자력 구제 금지>는 스릴러의 클리셰를 잘 따라가면서도 구성적으로 빈틈을 보이지 않는 정석적인 소설이다. 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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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 않은 스릴러는 꽤 오랜만이다. 최근 출간된 스릴러의 대부분이 호러와 함께 쓰였다는 점에서, 누군가에게는 낯설게까지 느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안정적이고 몰입도 높으며 입체감 가득한 작품"이라는 김은하 (前) 비룡소 편집장의 심사평과 같이, <자력 구제 금지>는 스릴러의 클리셰를 잘 따라가면서도 구성적으로 빈틈을 보이지 않는 정석적인 소설이다. 오히려 로맨스 소설에 스릴러 서사를 결합하는 독특함을 무릅썼기에, 스릴러의 전개를 호러로 뭉뚱그리거나 호러의 전형에 스릴러를 사용하는 등의 몇몇 나쁜 예시들을 비교적 쉽게 회피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개인적으로 로맨스와 스릴러라는 상반된 장르의 결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현대 소설은 이야기가 수용하는 시간선이 방대할수록 다양한 장르적 특성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만, 로맨스와 스릴러는 기본적으로 대척점에 선 장르나 다름없기 때문에 각각의 장르를 완성적으로 다루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저자는 두 장르의 방향성을 충실히 이해하며, 정반대의 니즈를 안전하게 만족시키고 있다. 이러한 중재는 탁월한 필력을 기반으로 한 설득력 있는 인물 스케치 덕분이다. 캐릭터의 욕망을 매력적으로 그려냄과 동시에 현실적인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독자를 한층 더 몰입시킨 것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초등 교사 '은아'와 이상하게 상냥한 워커홀릭 형사 '경준'을 중심으로 한 로맨스 뒤편에는 법의 테두리 바깥으로 밀려난 사람들이 있다. 소설 속 아동 학대, 여성 혐오, 노인 문제 등은 차라리 비현실을 가늠할 만큼 현재를 철저히 모방한다. 모든 비극은 그들의 사적 제재에 관한 논의로 귀결된다. 법이 구원하지 못한 이들의 자구 행위는 마땅한 처벌 대상인가? 약자를 돕기 위해 설계된 사법 시스템이 되려 폭력과 학대를 방관하게 만들고, 약속과 규칙이 사람을 앞서는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그들을 '구제'해야 할까? 가벼운 문장들의 모임은 곧 사회적 고뇌를 내재한 제목으로 치환된다. 


止. 



📖 도서출판 황금가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u*******9 2026.08.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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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 구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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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량한 사람만 살인하는 거 아니거든요?" 48" 소연의 아빠이자, 아동학대범인 박민철이 죽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은아는 사정상 잠시 보호하고 있는 소연의 부탁을 받아 소연의 할머니네 집 마당에 살고 있는 고양이 밥을 챙겨주기 위해 들렀다가 현장을 목격, 최초 발견자가 된다. 박민철의 죽음을 수사하기 위해 은아를 찾아온 형사 장경준과 사건 때문에 마주할 일이 생길 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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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량한 사람만 살인하는 거 아니거든요?" 48"

소연의 아빠이자, 아동학대범인 박민철이 죽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은아는 사정상 잠시 보호하고 있는 소연의 부탁을 받아 소연의 할머니네 집 마당에 살고 있는 고양이 밥을 챙겨주기 위해 들렀다가 현장을 목격, 최초 발견자가 된다. 박민철의 죽음을 수사하기 위해 은아를 찾아온 형사 장경준과 사건 때문에 마주할 일이 생길 때마다 둘은 은근한 신경전을 벌인다. 자신이 임시로 보호 중인 소연의 일이기에, 평소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성향인 탓에 은아는 박민철의 죽음을 단순한 사고가 아닌 사건으로 보았고, 경준은 그런 은아의 관심을 지나치다 여기면서 호기심에서 비롯된 참견이라 탐탁지 않게 여긴다. 박민철 사건에 관한 의문점들을 해소하는 동안 은아와 경준 사이에 얽히는 사소한 오해와 짧은 입씨름이 두 사람을 전형적인, 하지만 그래서 더욱 풋풋한 관계로 만들어간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전형적으로 나올법한 바로 그 단어, '어? 그 싸가지?'(144) 가 나오면 처음엔 서로 손가락질 하다 나중엔 둘이 손잡고 다닌다는 것 아니겠나. 근데 경준아 은아야, 사람이 죽었는데 지금 너희 아는 길 자꾸 돌아서 가자고 해야겠니. 물론 보는 나는 광대가 너무 올라가서 코보다 높아졌지만. 철벽으로 유명한 은아가 처음 본 순간부터 얼평부터 하게 만들었던 해리 홀레*가 누군지도 찾아봤지만. 넷플릭스에서 발견한 그의 얼굴을 보고는 티존과 광대를 보니 한국 사람 중에서 닮은 꼴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장경준 형사에게 끌리고 있는가, 왜 끌리는가 고민할 이유가 어디있단 말인가, 은아 선생님 남자 얼굴 보는 거 같으신데.

어찌됐든 중요한 건 '자력 구제 금지'안에서 이미 사람이 하나 죽고, 또 소연의 할머니인 최금례씨는 실종됐고, 은아의 과거도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주는 바람에 신경 쓰이는데, 자꾸만 경준과 은아가 성큼성큼 가까워져 연애하려는 걸 보니 눈앞에 쌓여있는 사건이 자꾸만 흐릿하게 뒷전으로 간다.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고 싶은 독자는 정신 꼭 붙들고 사건을 살펴봐야 한다. 처음엔 <백야행>*과 비슷한 내용이 아닐까 소연이와 우형의 관계가 나이에 비해서 성숙하고 끈끈해보여서 의심했다가, 역시 이럴 땐 사건 수사에 어떤 진척이 있는지 캐묻는 은아같은 사람이 범인이겠지 의심했다가, 실종됐다던 민철의 모친 최금례 할머니가 아들 앞으로 보험을 들어놨다길래 의심하게 되었다. 나만 빼고 다 수상해보이는 상황이다. 불량한 사람만 살인하는게 아니라면 또 어떤 사람이 살인하게 되는 것일까.

" 집 안에서 괴물을 키우고 있을 여자가, 지친 몸으로 돌아와 편히 쉬어야 할 자신의 집에서 얻어맞고 욕을 먹으며 사는, 그러면서도 그 관계를 끊지 못하는 어리석고 한심한 여자가 자꾸 떠올랐다. 고요한 가운데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짜증이 났다. 123"

책을 읽기 전, '로코풍 헤어질 결심'이라는 평을 보고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이런 강력한 수를 던졌을까 궁금했다. <헤어질 결심>*의 결말이 인상적이기도 했고, 워낙 깊은 애정을 가진 팬층이 많은 작품이라 웬만해선 공감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했다. 마침 형사인 지환과 '박민철 관계자 2(109)'인 은아가 사건을 통해 얽혀들어가는 과정이 영화와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밀물처럼 모르는 사이에 성큼 밀려들었다 썰물처럼 잡을 수도 없이 쓸려나가는 감정과 관계를 바라보다보니 과연 그렇구나 공감이 됐다. 그럼 '자력 구제 금지'도 <헤어질 결심>처럼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지 않을까. 누가 어떤 인물을 하면 좋을까 생각해본다.

공사가 분명한 형사의 마음도 흔들어버리는 은아는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인걸까, 지환이 쥐고 있는 은아의 과거에는 어떤 사건이 있었던걸까, 최금례 할머니는 대체 어디 계신걸까, 박민철 사망 사건의 진실은 뭘까, 경준과 은아는 사건을 해결하고 무사히 사건 관계자와 형사 말고 그냥 아는 사람(194)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까, 보호자 없이 남겨진 소연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범근아 안됐지만 너도 좋은 일 생길거야. 너무 나쁜 놈의 죽음엔 자연사도 아깝다며 사건 안으로 성큼 들어서는 은아와 평소엔 나뭇가지 잘 피해다니는 경준의 러브, 스릴, 서스펜스가 한가득 담긴 매력적인 로맨스릴러 '자력 구제 금지'를 추천한다.


* 요 네스뵈 범죄소설 <해리 홀레 시리즈> 주인공 해리 홀레 형사
*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 (1999)
* 박찬욱 2022년 개봉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게시되었습니다


m******j 2026.08.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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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구제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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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고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여운을 되새기게 만드는 책이 있다. 김성민 작가의 장편소설 《자력 구제 금지》가 바로 그런 작품이었다. '자력 구제 금지'라는 다소 딱딱하고 무거운 법률 용어가 제목으로 걸려 있어 처음엔 차가운 법정 스릴러를 떠올렸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 안에 담긴 인간적인 고뇌와 씁쓸하고도 아린 감정들이 마음 깊숙이 파고들었다.어느 단층주택 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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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고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여운을 되새기게 만드는 책이 있다. 김성민 작가의 장편소설 《자력 구제 금지》가 바로 그런 작품이었다. '자력 구제 금지'라는 다소 딱딱하고 무거운 법률 용어가 제목으로 걸려 있어 처음엔 차가운 법정 스릴러를 떠올렸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 안에 담긴 인간적인 고뇌와 씁쓸하고도 아린 감정들이 마음 깊숙이 파고들었다.

어느 단층주택 옥상에서 벌어진 박민철의 죽음은 단순한 추락사로 위장된 미스터리로 시작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오랜 세월 동안 가정폭력과 학대의 그늘 속에서 신음하던 이들의 처절한 생존기가 얽혀 있다. 친부의 폭력에 시달리던 옛 제자 소연이를 지키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초등학교 교사 은아의 모습은, 법과 제도가 미처 손길을 뻗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약자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가가 나를 지켜주지 못할 때, 과연 개인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내리는 선택은 어디까지 용인되어야 하는가. 소설은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독자의 마음을 거세게 흔들어 놓는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단순히 어둡고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장경준과 은아 사이에 묘하게 흐르는 긴장감과 감정선은, 진산 작가의 평처럼 마치 '로코풍 헤어질 결심'을 연상시키듯 냉소적이면서도 위트 있는 대사들로 채색되어 있다. 비극적인 사건을 다루면서도 잃지 않는 그 유머와 생동감 덕분에 긴장감을 놓지 않은 채 단숨에 결말까지 달리게 된다.

책을 덮으며 문득 '과연 진정한 정의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법조문 너머에 존재하는 수많은 상처와 눈물을 외면한 채, 우리는 과연 타인의 고통 앞에 얼마나 떳떳할 수 있을까. 《자력 구제 금지》는 차가운 미스터리의 틀을 빌려, 가장 뜨겁고 아픈 인간의 마음을 온전히 마주하게 만드는 참으로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l******2 2026.08.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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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빨리 주세요 ㅠㅠㅠ 현기증 나요……
"2권 빨리 주세요 ㅠㅠㅠ 현기증 나요……" 내용보기
제자를 보호하려다 제자 아빠의 죽음에 휘말린 초등교사 은아와 담당 형사 경준의 쫄깃한 추리소설임다…사건의 긴장감 속에서 은아와 경준이 보여주는 달달한 케미 덕분에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흐흐💕마지막 열린 결말 같은 문 소리에 마음이 조급해지네요. 궁금해서 잠이 안 오니 작가님께서 어서 2권을 가져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발요…….. 스릴러와 로맨스 둘 다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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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를 보호하려다 제자 아빠의 죽음에 휘말린 초등교사 은아와 담당 형사 경준의 쫄깃한 추리소설임다…

사건의 긴장감 속에서 은아와 경준이 보여주는 달달한 케미 덕분에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흐흐💕

마지막 열린 결말 같은 문 소리에 마음이 조급해지네요. 궁금해서 잠이 안 오니 작가님께서 어서 2권을 가져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발요…….. 스릴러와 로맨스 둘 다 잡고 싶으신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k*******7 2026.08.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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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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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인간의 복수를 막기 위해 존재한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었다고 해서, 누군가가 죄를 지었다고 해서 개인이 직접 심판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 ‘자력 구제 금지’라는 법률 용어는 결국 감정에 휩쓸린 판단이 가진 위험성을 경고하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법의 문장처럼 반듯하지 않다. 누군가는 신고 이후에도 안전하지 못하고, 누군가는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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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인간의 복수를 막기 위해 존재한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었다고 해서, 누군가가 죄를 지었다고 해서 개인이 직접 심판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 ‘자력 구제 금지’라는 법률 용어는 결국 감정에 휩쓸린 판단이 가진 위험성을 경고하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법의 문장처럼 반듯하지 않다. 누군가는 신고 이후에도 안전하지 못하고, 누군가는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고통 속에 남겨진다. 법이 모든 사람을 구해주지 못하는 순간, 인간은 흔들린다. 기다리는 것과 직접 나서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고, 정의와 복수의 경계에서 길을 잃는다. 김성민 작가의 『자력 구제 금지』는 바로 그 불완전한 지점에서 시작된다.


한 남자의 죽음을 둘러싼 사건과 그 안에 얽힌 인물들의 욕망을 따라가는 이 작품은 단순히 범인을 찾아가는 추리소설에 머물지 않는다. 작품은 끊임없이 묻는다. 우리가 정의라고 믿는 것은 정말 정의일까. 누군가를 벌해야 한다는 마음속에는 과연 타인을 향한 올바른 판단만 존재하는 것일까. 인간은 때때로 자신의 선택을 정의라고 부른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붙인다. 하지만 선한 의도에서 시작된 행동이라도 그것이 타인의 삶을 결정할 권리가 되는 순간, 정의는 본래의 의미를 잃고 또 다른 상처를 만들어내는 힘으로 변할 수 있다.


이 작품이 더욱 몰입되는 이유는 소설 속 사건이 결코 낯선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정폭력, 데이트 폭력, 아동 학대와 같은 문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이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고통 속에 놓이는 경우도 존재한다. 법과 제도가 모든 위험으로부터 인간을 완벽하게 지켜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누군가는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 선택이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은 더욱 복잡한 윤리적 갈림길에 놓인다. 『자력 구제 금지』는 바로 그 현실의 틈에서 출발해, 법과 정의 사이에 놓인 인간의 불안한 모습을 바라본다.


특히 은아라는 인물은 책임과 연민이라는 서로 다른 감정을 동시에 불러낸다. 그녀의 선택에는 분명 돌아봐야 할 잘못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선택이 만들어진 배경과 그녀가 지나온 삶까지 함께 바라보는 순간, 단순한 판단은 불가능해진다. 죄를 지은 사람은 어디까지 죄인으로 남아야 할까. 인간을 하나의 잘못으로만 기억하는 것은 과연 정의로운 일일까. 물론 잘못에는 책임이 따른다. 상처 입은 사람들의 고통은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누군가는 자신의 행동을 반드시 마주해야 한다. 그러나 책임은 스스로를 끝없이 벌하는 것과는 다르다. 잘못을 인정하게 하는 죄책감은 인간에게 필요한 감정이지만, 그것이 삶 전체를 지배하는 순간 과거는 반성이 아닌 또 다른 형벌이 된다. 『자력 구제 금지』는 죄를 지은 인간을 쉽게 용서하지도, 그렇다고 영원히 단죄하지도 않는다. 대신 잘못 이후에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인간을 따라간다.


한편 이 작품은 철학적인 질문뿐 아니라 장르소설이 가진 재미 역시 충실하게 담아낸다. 챕터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형사의 사건 수첩은 용의자들의 진술, 민법 내용, 신문 스크랩 등을 통해 독자를 사건 안으로 끌어들인다. 독자는 수동적으로 진실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의 말과 행동을 따라가며 끊임없이 의심하고 추리하게 된다.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인물을 마음껏 의심하고, 숨겨진 진실을 상상하는 즐거움은 추리 스릴러 소설만이 가진 매력이다. 더불어 스릴러의 긴장감과 로맨스의 감정을 서로 충돌시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엮어낸 작가의 구성력 역시 인상적이다. 사건의 냉혹함과 인간 사이의 감정이 함께 흐르며 작품의 폭을 넓힌다.


법은 인간의 행동을 판단하지만, 인간의 마음까지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그 사이에 남겨진 존재들을 바라봐야 한다. 죄를 지은 사람, 상처받은 사람, 그리고 잘못된 선택 앞에서 흔들리는 사람들. 완벽한 정의를 향한 욕망은 때때로 또 다른 상처를 만들어내지만, 그렇다고 불완전한 인간을 외면하는 것 역시 답이 될 수 없다. 결국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심판하는 시선보다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하려는 태도일 것이다.


『자력 구제 금지』는 정의를 둘러싼 사건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법이 닿지 못하는 인간의 영역을 향한다. 법은 행위의 결과를 판단할 수 있지만, 그 선택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이 지나온 시간과 감정까지 모두 재단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 작품은 누가 옳고 그른지를 빠르게 나누기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만들어진 선택의 무게를 바라본다. 정의를 향한 마음은 인간을 움직이는 가장 강한 동력이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한 명분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한 선택이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고, 옳다고 믿었던 행동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될 수 있다. 김성민 작가는 『자력 구제 금지』를 통해 정의와 복수, 책임과 용서 사이에 놓인 인간의 모습을 세밀하게 비춘다. 이 소설이 남기는 것은 하나의 답이 아니다. 다만 법의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 마음의 영역, 그 선택의 무게를 짊어진 채 살아가는 인간을 오래 바라보게 한다.


누군가의 잘못을 판단하는 순간, 우리는 종종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까지 함께 재단하려 한다. 『자력 구제 금지』는 한 남자의 죽음을 둘러싼 사건 속에서 법이 결정하지 못하는 인간의 감정과 선택의 무게를 세밀하게 비춘다. 정의를 향한 마음이 언제든 또 다른 상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편한 사실을 마주하며, 선과 악이라는 단순한 구분 너머에 놓인 사람들의 모습을 따라간다. 법과 윤리 사이의 복잡한 경계에 관심 있는 독자, 현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담아낸 소설을 찾는 독자에게 이 작품을 권하고 싶다. 또한 치밀한 추리 과정과 심리 묘사가 살아 있는 스릴러를 좋아하거나, 완벽하게 선하거나 악한 인물이 아닌 저마다의 이유를 가진 인물들의 이야기에 끌리는 독자에게도 깊은 몰입을 선사할 것이다. 결국 이 소설이 바라보는 것은 사건의 진실만이 아니다. 법과 정의의 언어로는 모두 담아낼 수 없는 인간의 선택과 그 책임의 무게를 파고든다.


✏️도서출판 황금가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s******6 2026.08.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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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보다 사람이 더 궁금한 소설, 반전보다 질문이 오래 남는 로맨스릴러
"살인사건보다 사람이 더 궁금한 소설, 반전보다 질문이 오래 남는 로맨스릴러" 내용보기
『자력 구제 금지』, 김성민 장편소설, 황금가지 2026🏆제4회 브릿G 로맨스릴러 공모전 우수상 수상🏆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이야기 부문 선정'자력구제'란 국가의 적법한 절차를 기다릴 수 없는 긴급한 상황에서 권리자가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지키거나 회복하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법치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원칙적으로 자력구제는 금지된다. 그렇다면 법과 공권력
"살인사건보다 사람이 더 궁금한 소설, 반전보다 질문이 오래 남는 로맨스릴러" 내용보기


『자력 구제 금지』, 김성민 장편소설, 황금가지 2026


🏆제4회 브릿G 로맨스릴러 공모전 우수상 수상

🏆제7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이야기 부문 선정


'자력구제'란 국가의 적법한 절차를 기다릴 수 없는 긴급한 상황에서 권리자가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지키거나 회복하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법치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원칙적으로 자력구제는 금지된다. 그렇다면 법과 공권력이 끝내 손을 내밀지 못하는 순간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력 구제 금지』는 이 질문에서 출발해 끝내 독자에게 답을 묻는 소설이다.


이야기는 초등학교 교사 김은아가 제자 소연의 부탁으로 고양이 밥을 주러 집에 들렀다가 소연의 아버지 박민철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사건보다 먼저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김은아와 소연은 왜 이렇게 가까워졌을까?


해리 홀레를 닮은 형사 장경준이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하며 다양한 주변 인물들과의 이야기가 풀어진다. 


주인공 김은아, 은아의 제자 소연, 소연의 남자친구 우형, 정신과 의사 지환. 

은아의 학교 동료 교사 범근, 나경 선생님,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혜진 등등


인물들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 누구도 쉽게 믿을 수 없고, 그 미묘한 긴장감이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김은아는 흔한 주인공과는 조금 다르다. 정의감이 강한 오지라퍼이지만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는 성격은 아니다. 누군가를 외면하지 못하면서도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모습이 모순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사건을 따라가는 재미만큼이나 은아라는 인물을 이해해 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이 작품은 단순히 범인을 찾는 추리소설이 아니다. 사건의 진실보다 인물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무엇이 그들을 그 자리까지 몰아갔는지를 끝없이 묻는다. 로맨스와 스릴러의 균형도 좋아 긴장감 속에서도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책을 덮고도 한 가지 질문이 오래 남았다.


법과 공권력이 끝내 도와주지 못하는 약자의 반격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그것은 복수일까, 아니면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일까.


씁쓸함과 달콤함이 함께 남는 커피 한 잔처럼, 로맨스 한 스푼과 반전 추리극 한 스푼을 절묘하게 섞어낸 작품이었다.


은아의 앞날을 조용히 응원한다.


* 해리 홀레 찾아봄, 요 네스뵈 소설 찾아봐야겠다. '심연의 늪' 찾아본 거 안 비밀 ;;

* 난 범근 선배 멋있었다... 내 스타일인가봐 ;; 


* 황금가지 (@goldenbough_books )에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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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 2026.08.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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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 구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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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자력 구제. 자기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하여 사법 절차를 따르지 아니하고 스스로의 힘을 사용하는 행위.속도감 있는 전개, 그리고 흡입력 있는 내용과 더불어 작품의 주제 의식을 참 잘 표현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드는 소설이다. 초등학교 교사 은아와 강력계 형사 경준은 살인사건 현장에서 처음 만나 연을 맺게 된다.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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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력 구제. 자기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하여 사법 절차를 따르지 아니하고 스스로의 힘을 사용하는 행위.


속도감 있는 전개, 그리고 흡입력 있는 내용과 더불어 작품의 주제 의식을 참 잘 표현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드는 소설이다. 초등학교 교사 은아와 강력계 형사 경준은 살인사건 현장에서 처음 만나 연을 맺게 된다. 사건을 둘러싼 진실과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서로에게 스며들게 되고, 독자들이 로맨스에 푹 빠지려는 찰나 돌연 분위기를 바꾸어 특유의 스릴러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하는 등 하나의 작품을 읽어가며 여러번 감정과 긴장감이 뒤바뀌는 경험도 신선했다.


치밀한 추리라거나 섬세하게 짜여진 범행 계획에 주목하기보다도, 소설의 시점인물은 은아의 내면묘사와 감정에 집중하여 읽었을 때 더 빛이 나는 소설이었다. 은아는 남들에게 쉬이 말할 수 없는 과거를 가진 인물이지만, 소설의 중후반부가 되기까지는 독자들조차 자신의 과거를 알 수 없도록 철저하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인물이다. 이러한 상태로 내내 은아와 교감을 한 뒤 마주한 반전은 놀라움에 입이 벌어질 정도였다.


300페이지 정도 되는 꽤 두께감 있는 소설 임에도 첫 장을 넘긴 순간부터 쉬지 않고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독자를 몰입시키는 작가의 힘이 대단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은아의 과거와 경준의 선택이 추후 어떤 이야기로 구성될지도 궁금하다.

g******8 2026.07.2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로맨스릴러가 뭔지 궁금한가? 그건 바로 이 책을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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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책📚[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와.... 결론부터 말하자면,이 책은 서평단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너무 재밌습니다.정말로! 로맨스릴러 그 자체!👍👍👍그래도 서평단이니까,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초등학교 교사인 김은아는 제자인 소연의 부탁을 받아 고양이 밥을 주러 소연의 집에 들렀다가, 소연의 아버지인
"로맨스릴러가 뭔지 궁금한가? 그건 바로 이 책을 보면 된다." 내용보기

#도서협찬책📚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서평단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너무 재밌습니다.

정말로! 로맨스릴러 그 자체!👍👍👍


그래도 서평단이니까,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 초등학교 교사인 김은아는 제자인 소연의 부탁을 받아 고양이 밥을 주러 소연의 집에 들렀다가, 소연의 아버지인 박민철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단층짜리 집 옥상에서 떨어져 추락사한 박민철의 죽음을 둘러싸고,

소연 할머니의 실종과 기묘한 생명 보험, 유산 상속 등에 얽힌 여러 인물들의 욕망이 뒤섞인다.

이 책은 중반까지는 정말이지 ‘박민철’이 왜 죽었을까, 그리고 그 진범 찾기에 대한

형사 ‘장경준’과 어딘가 모르게 수상한 초등학교 교사 ‘김은아’의 우당탕 수사기라면.🧐

후반부터는 사건의 ‘진실’과 ‘김은아’의 숨겨진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10년지기 친구인 ‘지환’과 절대로 사귀지 못하는 이유나, 그녀가 그의 일종의 ‘면죄부’라는 아리쏭한 말들을 던지는데! 정말 재밌다.)


초반부에는 어떻게 본다면, 초등학교 교사에 불과한 김은아가,

막말로 결혼도 안 한 처녀가 자신의 ‘제자’를 불쌍하다는 이유로 거두고 있다는게...🫢🫢🫢

심지어 수학여행 때문에 못 준 고양이 밥을 부탁한다는게

정말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넘치지만!


중간중간 삽입되는 ‘신문’이나 어딘지 모르게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듯한 모습을 제시하면서 자연스레 이해하게 된다.

심지어! 그 둘이 사귀게 되는데! 이렇게 진도를 확! 빼게 되는 계기가 있는데🤫🤫🤫

그 부분은 꼭 책으로 읽어야만 이해가 간다.

(어떤 의미에서든 ‘폭력’은 나빠요! 진짜!)


참고로 중간중간에 속터지는 부분이 나올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서, 신고를 해서 왔음에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떠나는 경찰의 모습이나,

지구대 같은 곳에서 주취자들로 인해 고통받는 경찰들의 모습이나,

‘사랑’이라는 이유로 애인의 ‘폭력’을 묵인하는 행위 등이 그렇다.

하지만, 이 책이 결코 우울하냐 하고 묻는다면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신기하게도 ‘앞으로’ 나아갈 의지를 가지고 있다.

분명 이렇게 서두를 던진다면, 그 이유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이유를 책을 읽으면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진짜로 이 책은 표지만 본다면, 청소년 소설로 오인할 수 있지만.

그렇기에 더 반전처럼 와닿았던 것 같다.


물론! ‘추리’ 그 자체를 기대하고 본다면,

‘반전미’가 너무나 약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나는 오히려 ‘캐릭터’가 하나하나 살아있는 듯한 ‘입체감’이 들어서

이 책이 너무 좋았다.

아마도!! 중간중간 삽입되는!

수사기록지나 신문 그리고 문자들 덕분이 아닐까?


🛎 그렇기에 이 책을 진심으로 적극 추천할 수 있다! 🛎


아.. 참고로 🌟 과거에 대해서 알게 되면...

공지영 작가님의 <<도가니>>가 떠오르게 된다...


그 말인즉슨...

갑자기 김은아 선생님의 그 모든 행위가 이해되면서..

참.. 잘 컸다라는 말이 바로 튀어나온다😢😢😢


📖내가 뭐랬어. 내가 멀쩡할 리가 없다니까._250p


📖서로가 서로에게 적당히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욕심. 욕심에는 대가가 따르므로 불편하고 어려워도 참아야 했다._265p


📖면죄부를 곁에 둬 봐야 거의 죄만 다시 떠올라. 우린 서로에게 잊히는 게 좋겠지._271p


📖어쩌면 진짜 벌은 가슴 졸이고 애를 태우는 그 시간이 아닐까._289p


#자력구제금지

#황금가지출판사

#로맨스릴러소설

#서평글📝

d*******4 2026.07.2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가볍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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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 ‘자력 구제 금지’부터 궁금증이 생겼던 책이다. 법이 충분히 보호해주지 못한 상황에서 피해자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행동했다면, 그 선택을 어디까지 범죄라고 말할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이 질문을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다만 이런 묵직한 주제를 다룬다고 해서 소설 자체가 무겁거나 어렵지는 않았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초등교사와 형사가 사건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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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 ‘자력 구제 금지’부터 궁금증이 생겼던 책이다. 


법이 충분히 보호해주지 못한 상황에서 피해자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행동했다면, 그 선택을 어디까지 범죄라고 말할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이 질문을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다만 이런 묵직한 주제를 다룬다고 해서 소설 자체가 무겁거나 어렵지는 않았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초등교사와 형사가 사건을 함께 파헤치는 과정이 중심이라 전개가 빠르고, 두 사람 사이에서 묘하게 생기는 로맨스와 중간중간 등장하는 유머 덕분에 생각보다 훨씬 편하게 읽혔다. 처음에는 가볍게 몇 장만 읽으려고 펼쳤다가 사건의 진상이 궁금해서 계속 다음 장을 넘기게 됐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어느 한쪽의 입장을 쉽게 정답으로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피해자가 당한 일을 생각하면 그의 선택을 이해하고 싶어지다가도, 사적 제재가 허용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생각하면 다시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읽는 사람 역시 단순히 범인을 추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나라면 어떤 판단을 내릴까’를 계속 생각하게 된다.


아동 학대나 폭력, 여성 혐오처럼 무거운 사회문제가 이야기 안에 들어 있지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사건을 억지로 끌고 간다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미스터리와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법의 한계와 그 테두리 밖에 놓인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는 방식이었다.


무엇보다 마지막까지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계속 달라지는 점이 재미있었다. 로맨스인가 싶으면 어느새 스릴러가 되고, 가볍게 웃다가도 갑자기 묵직한 질문이 남는다. 제목의 의미 역시 책을 다 읽은 뒤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술술 읽히는 장르소설의 재미도 놓치고 싶지 않지만, 다 읽은 뒤 생각할 거리가 남는 소설을 좋아한다면 잘 맞을 책이다. 


‘법이 구하지 못한 사람은 스스로를 구해도 되는가.’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라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e*****4 2026.08.0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자력구제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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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 구제 금지』 | 김성민 | 황금가지#도서제공⚖️ “직접 해결하지 마세요.”‘자력 구제 금지’는 권리를 침해당했더라도개인이 스스로 힘으로 되찾아서는 안 된다는 법 원칙이다.그런데 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면,사람은 어디까지 스스로를 구원하려 할까.초등학교 교사 김은아는 제자 소연의 부탁을 받아고양이 밥을 주러 집에 들렀다가,평소 소연에게 가정폭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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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 구제 금지』 | 김성민 | 황금가지


#도서제공


⚖️ “직접 해결하지 마세요.”


‘자력 구제 금지’는 권리를 침해당했더라도

개인이 스스로 힘으로 되찾아서는 안 된다는 법 원칙이다.


그런데 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면,

사람은 어디까지 스스로를 구원하려 할까.


초등학교 교사 김은아는 제자 소연의 부탁을 받아

고양이 밥을 주러 집에 들렀다가,

평소 소연에게 가정폭력을 하던 박민철의 시신을 발견한다.


단층집 옥상에서 추락한 그의 죽음.


여기에 소연 할머니의 실종,

기묘한 생명보험,

유산 상속을 둘러싼 여러 인물의 욕망까지 얽히면서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처음에는 단순한 추락사처럼 보였던 사건은

페이지를 넘길수록 모두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의심으로 바뀌고


진실을 좇을수록

선과 악, 정의와 욕망의 경계는 점점 흐려진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인물들의 선택을 쉽게 옳고 그름으로 

나눌 수 없다는 점이었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만드는 작품.


법이 닿지 않는 곳에서

사람은 어디까지 스스로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까.


무더운 여름,

등골은 서늘해지고 머릿속은 뜨거워지는

스릴러 한 권을 찾고 있다면

『자력 구제 금지』를 추천한다. 📖


이 글은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개인적인 감상을 담은 솔직한 서평입니다.


#자력구제금지 #김성민 #황금가지 #서평

t******p 2026.08.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