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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에 어머니가 절에 다녀 오면서 가져오신 좀 조악한 인쇄물(50여 년 전이니까요)에 있던 인과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는 재미있는 이야기이겠거니, 또는 부처님께 예쁜 꽃을 바치면 다음 생에 예쁜 여자로 태어난다는 이야기에서는 어린 마음에도 절에 뭘 많이 가져다 드리라는 말이로구나,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지금은 이 생각도 참회합니다.) 오래 살다보니 인과의 법칙이 너무나 딱딱 맞아들어간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친척 가운데서 현생에서의 업이 그대로 현생에서 결과로 나타나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저에게도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참회를 해야겠다는 마음에서 뒤늦게나마 부처님을 스승으로 삼으며 여러 가지 책을 읽고 있던 중에 도서관에서 '인과 이야기'를 읽고 진심으로 받아들이면서 마음에 감동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마침 이때 남편이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 이야기를 또 하였습니다. 외국에서 초빙되어 온 사람인데 참으로 선하고 부지런하고 착한 사람인데 1년 전부터 파킨슨병 같은 것이 와서 근육에 자꾸 힘이 빠진다는 것입니다. 진전 상태를 가끔씩 듣고 안타까워 했는데 드디어 이번에는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었습니다. 곧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고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고 하기에, 조심스럽게(어릴 때의 저처럼 현실성없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하면 책을 보낼 수 없으니까요) 책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책을 한 권 사서 드리고 싶은데 전해주겠느냐니까 남편이 선선히 그러겠다고 하기에 한 권을 주문하였습니다. 묘법스님의 처방은 한결같았습니다. 채식을 하고 내가 지은 업을 녹이기 위해서 지장경을 지극정성으로 읽는 것이 그것입니다. 우리는 어려운 일이 내게 닥치면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라고 하기가 쉬운데 묘법스님의 처방은 어떤 상황에서도 받아들일 수 있어 감동을 더해 주었습니다. 20년 전에 죽은 손아래 동서 생각이 나면서 그때 이 책이 있어서 내가 읽고 묘법스님이 처방하신 대로 해 보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까지도 났습니다. 알면서 지은 죄, 모르면서 지은 죄 들을 죽는 순간까지 참회하면서 살고자 하는 마음이 저절로 일어났습니다. 좋은 책을 번역해주신 각산님께 고개숙여 감사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