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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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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부모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를 세상의 전부로 받아들이고, 조금 더 자라서는 이해할 수 없는 타인으로 마주한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부모 역시 한 시대를 견디며 살아온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순간부터 자신의 삶 역시 새로운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 지금의 자신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감정과 습관, 두려움과 침묵은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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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부모를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를 세상의 전부로 받아들이고, 조금 더 자라서는 이해할 수 없는 타인으로 마주한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부모 역시 한 시대를 견디며 살아온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순간부터 자신의 삶 역시 새로운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 지금의 자신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감정과 습관, 두려움과 침묵은 개인에게서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삶의 흔적이었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시그리드 누네즈의 데뷔작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은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화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그 시선은 자꾸만 부모의 삶으로 향한다. 독일인 어머니와 중국계 파나마인 아버지. 전쟁과 이민이라는 거대한 역사는 한 가족의 배경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말수가 적은 아버지의 침묵이 되고, 끝내 고향을 놓지 못한 어머니의 그리움이 되며,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흔적으로 자녀의 삶에 스며든다. 부모에게 머물렀던 시간은 부모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한 세대를 지나온 기억은 다음 세대의 감정이 되어, 설명할 수 없는 삶의 흐름을 만든다.


오래 바라볼수록 익숙했던 얼굴은 조금씩 다르게 보인다. 부모라는 이름은 너무 오래 불려온 탓에, 그들이 한때 누군가의 딸과 아들이었고, 전쟁과 가난, 상실을 통과해온 개인이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어린 시절에는 그저 부모라는 이름으로만 존재했던 사람이, 시간이 흐른 뒤에는 누군가의 딸이었고 누군가의 아들이었던 한 사람으로 다가온다. 그들에게도 처음부터 정해진 역할은 없었다. 그들 역시 자신의 시대를 통과하며 사랑하고 상처 입고,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을 품은 채 살아온 사람들이었다.


시그리드 누네즈는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 안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겹쳐 있는지를 바라본다. 독일인 어머니와 중국계 파나마인 아버지의 삶에는 전쟁과 이민, 언어와 상실의 기억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그 역사는 과거의 사건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했던 침묵, 잃어버린 고향을 향한 그리움, 쉽게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들은 가족이라는 공간 안에서 다음 세대로 흘러간다. 한 사람의 삶은 자신이 경험한 시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신보다 먼저 존재했던 수많은 삶의 흔적들이 하나씩 포개지며 지금의 자신을 만든다.


그래서 화자가 그들의 삶을 돌아보는 과정은 결국 자신의 삶을 다시 읽는 과정이 된다. 설명하기 어려웠던 마음의 방향에는 저마다의 기원이 있었다. 이유를 알 수 없었던 감정과 쉽게 설명되지 않던 외로움, 세상을 대하는 태도까지도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삶의 문장들이었음을 깨닫는다. 인간은 자신의 기억만으로 자신을 설명할 수 없는 존재다. 우리는 누군가의 기억을 물려받고, 그것을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새로운 자신이 되어간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지만, 그 시간을 바라보는 시선은 현재의 나에 따라 달라진다.


침묵은 역설적이게도 이 작품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는다. 그것은 말이 사라진 자리에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많은 것을 말하지 않고, 어머니는 많은 것을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침묵은 비어 있는 시간이 아니다. 말해지지 못한 기억들이 머무는 자리이고, 언어를 잃은 감정들이 살아남는 방식이다. 가족은 서로를 가장 잘 안다고 믿지만, 정작 가장 오래 품고 사는 것은 끝내 전하지 못한 삶들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그들의 침묵은 자녀에게 또 다른 감각이 되어 이어진다. 이유를 알 수 없던 불안과 외로움, 설명되지 않던 마음의 방향 역시 오래전 누군가의 침묵의 흘러와 닿은 자리일 것이다.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이라는 제목을 다시 떠올려 보자. 깃털은 스스로 바람의 방향을 선택하지 못한다. 다만 자신을 스쳐 지나가는 숨결을 따라 천천히 움직인다. 인간의 삶 역시 그렇지 않을까. 누구도 부모를, 시대를, 태어날 자리를 선택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 모든 시간은 한 사람을 조금씩 밀어 올리고, 마침내 하나의 삶을 그려낸다. 이 소설은 그 궤적을 따라가며, 지금의 자신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보다 먼저 살아낸 삶들을 함께 이해하는 일임을 조용하고도 깊은 목소리로 들려준다.


어떤 삶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보다, 자신이 어디에서부터 흘러왔는지를 돌아보기 위해 읽게 된다.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은 그런 시간을 건네는 소설이다. 부모를 이제야 한 사람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이들에게, 자신의 감정과 성격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오래 헤아려본 적 있는 이들에게 이 작품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가족 안에 남겨진 침묵과 쉽게 설명되지 않는 거리감을 오래 품고 살아온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시그리드 누네즈의 문장이 품은 사유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이 데뷔작에서 이미 완성되어 있던 그녀의 시선을 발견하는 기쁨도 함께 만나게 될 것이다. 자신을 이해하는 일은 언제나 현재에서 시작되는 것 같지만, 때로는 자신보다 먼저 살아낸 시간들을 천천히 더듬어 올라갈 때 비로소 또 다른 풍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도서출판 복복서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달의 사락 s******6 2026.08.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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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뗄 수 없는 관계, 그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뿌리와 갈래"
""‘가족’이라는 뗄 수 없는 관계, 그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뿌리와 갈래"" 내용보기
🔻이 게시물은 복복서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_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를 아는 것이 아니라,  끝내 말하지 못했던 침묵을 상상해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은 바로 그 침묵을 더듬어가는 소설처럼 느껴졌다.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 안에서도 얼마나 서로를 모르고 살아가는지, 그리고 한
""‘가족’이라는 뗄 수 없는 관계, 그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뿌리와 갈래"" 내용보기

🔻이 게시물은 복복서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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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를 아는 것이 아니라,  끝내 말하지 못했던 침묵을 상상해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은 바로 그 침묵을 더듬어가는 소설처럼 느껴졌다.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 안에서도 얼마나 서로를 모르고 살아가는지, 그리고 한 사람의 삶은 유년과 상처, 사랑과 예술이 어떻게 겹겹이 쌓여 만들어지는지를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것은 끝내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가족들이 남긴 침묵이었다.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은 이민자의 삶이나 성장소설이라는 말만으로는 다 설명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한 사람의 기억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나는 누구에게서 만들어졌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된다.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존재가 때로는 가장 먼 타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거리를 이해하기 위해 한 사람이 평생을 살아간다는 사실을 들려준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버지를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이었다. 처음에는 과묵하고 무심한 사람처럼만 보였던 아버지가 시간이 흐를수록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화자는 아버지를 두고 🔖"아버지는 '말을 하려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아무도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었다."라고 말한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오래도록 굳어 있던 한 사람의 삶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종종 침묵하는 사람을 무관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 침묵은 아무도 자신의 언어를 들어주지 않았던 세월의 결과일 수도 있다. 화자는 아버지를 다시 이해하려 애쓰고, 독자는 그 과정을 따라가며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을 다시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늦고도 아픈 일인지 깨닫게 된다. 이해는 늘 늦게 찾아온다는 사실이 너무도 애잔했다.


이어지는 🔖"아버지가 우리에게 동떨어져 보였던 만큼 우리 또한 아버지에게 동떨어진 존재로 비쳤을 것이다."라는 문장은 가족을 바라보는 내 시선까지 돌아보게 만들었다. 


'왜 저 사람은 나를 이해하지 못했을까'를 먼저 생각하지만, 정작 상대 역시 같은 외로움을 품고 있었을 가능성은 쉽게 잊는다. 이 한 문장에는 이민자라는 정체성, 언어의 단절, 문화의 차이, 그리고 부모와 자식 사이의 오랜 오해가 모두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머니를 그려내는 방식도 인상 깊었다. 화자는 어머니를 미화하지도, 비난하지도 않는다. 상처 입은 사람의 삶이 또 다른 상처를 만들기도 한다는 사실을 담담히 바라본다. 그래서 인물들은 선하거나 악한 존재가 아니라, 각자의 시대와 역사 속에서 버텨낸 사람들로 남는다.


어머니 크리스타의 이야기는 또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아프게 했다. 전쟁과 이민, 가난과 상실 속에서 살아온 사람은 사랑하는 방식마저 상처를 닮게 된다는 사실이 절절하게 다가왔다.


화목한 가정을 꿈꾸면서도 끝내 과거의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어머니의 모습은 누군가를 미워하기 전에 그 사람이 어떤 시간을 견디며 살아왔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했다. 부모 역시 한 사람의 삶을 살아온 인간이라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이 소설은 일깨워주었다.


발레를 만나는 장면은 이 소설에서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특히🔖"나에게 발레는 마침내 중요한 존재로 여겨진다는 것을 의미했고..... 훼손당한다고 느꼈던 존엄을 일부나마 되찾아주는 것이기도 했다."라는 문장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발레는 무너진 자존감을 다시 세우는 공간이었고 상처 입은 아이가 세상과 자신을 다시 믿게 만드는 예술이었다. 예술이 사람을 살린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 문장이 가장 잘 보여준다고 느꼈다. 누군가에게는 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글쓰기나 음악이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 이 문장을 읽으며 사람은 결국 자신을 살게 하는 무언가를 만나야만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부에서는 이 부분이 화자의 삶의 목표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생각했다.🔖"방 한 칸. 의자, 책상, 침대. 뜰이 내다보이는 창문. 음악. 책. 혼자서도 품위 있게 사는 법을 가르쳐줄 고양이 한 마리."


처음에는 소박한 바람처럼 보였지만, 곱씹을수록 이 꿈은 평범한 행복이 아니라 치열하게 상처를 지나온 사람이 겨우 찾아낸 평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목한 대가족보다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작은 방 하나를 꿈꾸게 된 이유를 알고 나니 문장이 더욱 먹먹하게 다가왔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방식 또한 인상적이었다. 

🔖"사랑과 괴로움은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언어에서 같은 말이다."라는 문장은 사랑이 언제나 아름답기만 한 감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인정한다. 


상처를 안고 자란 사람이 사랑을 통해 구원을 꿈꾸면서도 동시에 더 깊은 상처를 향해 뛰어드는 모습은 안타깝지만 매우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도, 가족을 이해하려는 마음도, 자신의 과거를 받아들이는 일도 모두 아픔을 동반한다. 그래서 이 작품이 말하는 사랑은 달콤한 감정보다는 끝내 이해하려는 의지에 더 가까워 보였다.



이 소설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자전적 요소가 짙음에도 감정을 과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절제된 문장들이 오히려 더 큰 울림을 만들어낸다. 화자는 자신의 삶을 설명하기보다 천천히 기억을 펼쳐 보이고, 그 빈칸은 독자가 자신의 가족과 유년을 떠올리며 채우게 된다. 그래서 읽는 내내 '작가의 이야기'를 읽는 동시에 '나의 이야기'를 마주하는 기분이 들었다.


책을 덮고 나니 문득 부모님의 젊은 시절이 궁금해졌다. 

우리는 부모를 부모로만 기억하지만, 그들도 한때는 불안하고 외롭고 사랑받고 싶었던 한 사람이었다. 어쩌면 가족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전의 잘못을 용서하는 일이 아니라,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시간을 상상해 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을 읽으며 크게 느낀 것은 사람은 부모를 닮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시간을 품고 살아간다는 사실이었다. 화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이해하려는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이 소설은 가족소설이면서 성장소설이고, 이민자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누구나 자신의 뿌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을 덮고 나니 '나를 만든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오래 남았다.  내가 기억하는 유년은 얼마나 정확한 것이며, 

부모 역시 누군가의 자식이었다는 사실을 나는 얼마나 이해하고 있었을까.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작은 깃털 하나가 떠다니는 듯한 여운이 이어졌다. 좋은 소설은 이야기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읽는 이의 삶으로 이어지게 만든다는 사실을, 이 작품이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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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숨결에날리는깃털 #시그리드누네즈 #복복서가 

#영미소설 #해외소설 #소설책 #소설책추천 

이달의 사락 t********0 2026.07.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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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숨결에날리는깃털#시그리드누네즈#복복서가《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 | 시그리드 누네즈 📚 < 책 속의 말 씨앗 > 📚 “어린 시절의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얼굴로 돌아온다.”“부모를 이해하는 일은 어쩌면 나 자신을 이해하는 일인지도 모른다.”“우리는 누구의 자식으로 태어날 것인지 선택할 수 없다.”“침묵에도 한 사람의 생애가 숨어 있다.”“어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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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숨결에날리는깃털

#시그리드누네즈

#복복서가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 | 시그리드 누네즈


 📚 < 책 속의 말 씨앗 > 📚 


“어린 시절의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얼굴로 돌아온다.”


“부모를 이해하는 일은 어쩌면 나 자신을 이해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누구의 자식으로 태어날 것인지 선택할 수 없다.”


“침묵에도 한 사람의 

생애가 숨어 있다.”


“어린아이는 이해하지 

못한 것까지 오래 기억한다.”


“세월이 흐르고 나서야 부모도 

흔들리는 한 인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모두 삶이라는 바람에 실려가는 

한 장의 깃털인지도 모른다.”


어떤 책은 타인의 이야기를 

읽다가 어느 순간 나의 이야기가 되어버립니다.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이 제게 그랬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한 여성이 어린 시절과 가족, 사랑의 기억을 더듬으며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말이 적고 자신의 내면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아버지와 낯선 땅에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하는 어머니. 그 사이에서 아이는 부모를 바라보고 상처받으며 성장합니다.


읽는 내내 묘한 기시감이 들었습니다.

분명 시그리드 누네즈의 이야기인데 자꾸만 

제 어린 시절의 풍경과 겹쳐졌습니다.


어릴 때는 부모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왜 침묵했는지, 왜 그렇게밖에 살 수 없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아이는 어른들의 사정을 모르면서도 그들의 표정과 목소리, 집 안의 공기까지 몸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됩니다.


부모 역시 완성된 어른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들 역시 시대와 가난, 가족과 운명이라는 거대한 바람 속에서 흔들리며 하루하루를 살아낸 한 인간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제목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이 

더욱 깊게 다가왔습니다.


어디에서 태어날지, 누구의 자식이 될지 우리는 선택하지 못합니다. 삶이라는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모두 결정할 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흔들리고 떠밀리면서 자기만의 생을 살아냅니다.


누네즈는 거대한 사건보다 기억의 파편으로 가족을 복원합니다. 부모의 침묵과 표정, 어린 날의 감각과 상처를 하나씩 꺼내놓습니다. 


그리고 부모를 이해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화자는 결국 그곳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합니다.


저 역시 글을 쓰면서 

오래된 기억을 자주 불러냅니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장면이 되살아나고, 

그때는 알지 못했던 부모의 마음을 이제야 짐작해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일은 제게 

단순한 독서가 아니었습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읽다가 오래전의 나를 

만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나는 어린 날의 나를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가.

이제야 나는 그 시절의 부모를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일까.


책을 덮었는데도 오래된 기억들이 좀처럼 책 속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기억과 추억은 너무나도

결이 다른 그 무엇이였습니다.


 ♤한 줄 정리♤


타인의 가족사를 따라가다 어느 순간 내 부모와 어린 날의 나를 마주하게 되는 소설.


 ☆추천☆


가족과 부모, 어린 시절의 기억을 오래 품고 살아온 분께 권합니다. 특히 자신의 삶과 가족의 역사를 언젠가 글로 남기고 싶은 분이라면 더욱 깊이 읽힐 책입니다.


@bokbokseoga_publishing


//북북서가 출판사에서 이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북러버의독서노트 #해외소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k*****4 2026.07.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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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
"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 내용보기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자 자신의 첫 소설로 독자들에게 선보인  작품이다.처음 저자의 아름을 대했을 때 익숙한 영미이름이 아니라서 혹 유대인 이름이 아닐까 했던 생각이 들었던 터라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저자의 태생과 성장배경에서 일말의 의문이 풀렸다.중국계 파나마인 '장'씨 성을 가진 아버지와 독일인 엄마 사이에서   미국에서 태어난 저자가 들려주는 내용은 한 가족의 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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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자전적 소설이자 자신의 첫 소설로 독자들에게 선보인  작품이다.



처음 저자의 아름을 대했을 때 익숙한 영미이름이 아니라서 혹 유대인 이름이 아닐까 했던 생각이 들었던 터라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저자의 태생과 성장배경에서 일말의 의문이 풀렸다.



중국계 파나마인 '장'씨 성을 가진 아버지와 독일인 엄마 사이에서   미국에서 태어난 저자가 들려주는 내용은 한 가족의 디아스포라, 정체성, 평온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가정 내 분위기를 거치며 그녀가 겪은 사랑의 이야기까지 화자인 '나'를 중심으로 아버지, 어머니, 이방인으로 이민자 출신의 유부남 바딤과의 사랑 이야기를 차례대로 들려준다.




중국과 파나마에 두 아내를 둔 아버지 밑에서 파나마에서 태어난 아버지, 아득한 어린 시절 중국으로 건너가고 곧이어 미국으로 가면서 제2차 전쟁에 참전하고 시민권을 획득한 사연과 함께 '장'씨 성을 버린 사연, 정작 미국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건만 영어는 못한 자로 남는다.



독일에서 만난 아내와 함께 미국에서의 삶은 히틀러 시기에 독일에서 보낸 엄마가 영어에 익숙했던 점과 딸들조차도 아버지의 침묵 뒤에 가려진 마음들을 헤아지리 못하는, 아버지만 홀로 떨어진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과정이 슬펐다.



첫 이민세대들이 그렇지만 일주일 내내 쉬지 못한 상태로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담은 아버지, 아내와의 불화는 자녀들에겐 불안감을 조성했고 이후 저자가 발레를 배움으로써 잠시 숨 쉴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담담히 풀어낸다.



각자 다른 곳에서 성장하고 결혼하면서 가정을 일군 부모세대, 임대공공주택에서 살면서 겪은 혼혈인에 대한 시선들을 느끼면서 성장한 일들이 성인이 되고 자신과 같은 처지의 러시아 이방인이었던  바딤과의 사랑은 불륜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저자는 그가 들려주는 외로움과 사랑의 방식들, 그의 딸을 그려보면서 자신이 어릴 적 느꼈던 감정을 이입하며 같은 공통분모를 느끼는 흐름들이 인상 깊다.










가족이라고 해서 속속들이 저마다 지닌 고민과 아픔들을 헤아리는 과정을 통해  이 가족 전체에서 보인 어디에 자신의 발을 내릴 수 없었던 외로운 아버지의 모습이 가장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고 같은 중국인들과의 어울릴 때 중국어로 말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회상하는 장면은 좀 더 가까이 아버지를 이해해 봤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버지가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대한 단서도 없었다는 사실과 엄마 나름대로 독일을 그리워하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은 상태인 미국의 정착기, 그들 가족이 겪었던 이방인으로서의 삶이 바딤을 통해 다시 재조명되는 비교는 고국과 모국어에 대한 그리움, 혼혈인으로서의 정체성들이 소설이자 에세이 형식으로 그려져 한층 몰입감을 준다.



가족 개개인들이 결코 행복한 시절을 살아왔다고 할 수 없었던 내용을 풀어내는 저자의 시선은 한발 물러서 바라보는 입장, 그러나 다시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자신 또한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질 수없었다는 가족이란 둘레의 힘과 뿌리에 대한 인식을 되돌아보게 한 글이 시종 여운을 남긴다.



신의 숨결에 날리는 깃털이란 제목처럼 가볍게 떠다니는 영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설로 장과 바딤의 대비를 통한 공통적인 발견, 그 자신과 바딤의 딸과의 공통점을 통해 이민자로서의 삶을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흐름으로 이어져 그린 과정이 좋았다.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각 인물들의 서사와 감정을 통해 자전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저자의 솔직한 감성이 좋은  소설이다.






***** 출판사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이달의 사락 m*******n 2026.08.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