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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어스는 007의 여성 버전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다. 하지만 007의 제임스 본드는 앨리어스의 여성 스파이 시드니 브리스토에 비교하면 매우 구닥다리 캐릭터로 보인다. 말끔한 모습에 바람기 있는 행동과 미소로 일관하며 결정적인 순간에도 크게 움직이지 않는 신사 이미지의 제임스 본드는 영화의 빠른 전개를 막았고, 걸핏하면 제임스 본드라고 이름을 밝힘으로써 적에게 노출되는 등 스파이로서의 처신에도 부족한 점이 있었다. 그에 비하면 시드니는 영리하면서도 빠르고 자신의 신분을 감추는 데도 탁월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시드니는 따뜻하면서도 인간적이고 또 아름답기까지 한 꽤 달콤 쌉싸름한 캐릭터이다. 이 작품은 이중 스파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통 여성 스파이 이야기는 액션보다는 미인계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예상하기 쉽지만 이 작품은 두 가지 모두에 기대고 있다. 이 작품의 매력은 주인공 시드니가 가진 다양한 매력과 그녀가 처한 상황에서 오는 긴박감이 잘 조화되었기 때문이다. 시드니는 따듯한 인간미와 매력적이고 늘씬한 몸매, 보조개가 예쁜 오목조목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뛰어난 순발력을 자랑하는 무술 실력까지 겸비한 슈퍼 캐릭터이다. 또한 최첨단 무기와 세계 각국의 풍물, 그리고 이중 스파이라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이 만들어 낸 스토리 라인도 괜찮다. 이 작품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고전적인 첩보물을 보는 듯한 재미가 있고 은근한 로맨스가 있고 화려한 액션이 있으면서 미스테리와 반전, 그리고 중세의 신비가 담겨 있는 유물을 둘러싼 스토리가 멋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1부인 파일럿은 자신이 CIA인 줄 알았던 여성이 그동안 적을 위해 일해 왔다는 것을 알고 진짜 CIA에 가서 적의 정보를 넘겨주겠다며 이중 스파이가 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런 이중 스파이 이야기로 기본적인 골격이 잘 갖추어진 상태에서 램발디 유물을 둘러싼 다른 조직들 간의 심리전과 첩보전, 시드니의 가족사와 CIA에서의 상사인 마이클 본과의 로맨스도 흥미를 끈다. 잠깐 실제 연인이기도 했던 마이클 바탄과 제니퍼 가너의 모습은 로맨틱한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한다. 이 작품의 액션은 총보다는 손과 발로 하는 몸으로 부딪치는 액션이다. 특히 시드니의 발차기는 쭉 뻗은 긴 다리만큼 시원하다. 시드니가 작전 수행에 나갈 때마다 달라지는 가발과 패션을 감상하는 것도 충분히 즐겁다. 또 중간 중간에 삽입된 음악들도 귀에 익은 음악들이 많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사용되어서 사운드도 괜찮은 드라마이다. 인물들도 따뜻하면서도 캐릭터가 잘 짜여져 있다. 악당이지만 아내를 끔찍이 사랑하는 슬론, 재치 있고 엉뚱한 천재 마샬, 시드니의 든든한 친구 프랜시와 윌, 시드니의 파트너인 모범생 딕슨까지 촘촘한 인물 구성이 돋보인다. 첨담 무기 중 관심을 끌었던 것은 10초 정도 눈을 맞추어야 망막 스캔을 할 수 있다는 설정이나 지문 인식을 위해 어깨에 손을 얹게 만드는 장면 등이었다. 너무 쉽게 침입하고 너무 쉽게 임무를 끝내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빠른 전개가 재미있다. 물론 식상함도 있다. 적으로 묘사되는 나라나 인물이 구소련이나 이슬람 민족이라는 점 때문에 약간은 식상하다. 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가 더 이상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때도 있고 무엇보다 언제나 정의와 승리는 시드니 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보는 내내 조마조마한 순간이 매우 짧다는 점이 아쉽다. 마지막 장면은 대부분 가장 긴박감이 넘치고 흥미로운 순간에 끝나 버리는 클리프 행어 방식을 썼다. 한 회 한 회 완결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 편을 빨리 보고 싶어서 내내 DVD를 볼 수밖에 없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에피소드는 앨리어스의 다이하드 편이라고 할 수 있는 2부작으로 구성된 DVD 구성은 코멘터리가 4개 수록되어 있고 파일럿 제작일지, 삭제 장면, NG 장면 등이 있다. 코멘터리 중 마지막 회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출연자 대부분이 모여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만든 것이 좋았다. 하지만 코멘터리 외의 부록들은 긴 분량이 아니라 조금은 아쉽다. 배우들 인터뷰가 있었으면 더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 5시즌으로 완결되는 드라마지만 1시즌은 그중 가장 짜임새 있다고 생각된다. 적당한 로맨스, 적당한 긴장감, 장면과 장면 사이의 여백 등이 괜찮다. 긴장감과 여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고 무엇보다 다음 회와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해 있어서 멋진 드라마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