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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마 제임스의 선집. 사회주의자, 여성학자, 노동운동자이면서 부분적으로 마르크스 주의자인 셀마 제임스의 글을 모아둔 책이다. 가사노동이라는 비가시적인 무임금 노동이 어떻게 현대 자본주의를 굳건히 하고, 그 기반이 되어왔는지를 밝히고 있다. 이는 실비아 페더리치와 마리아로사 달라 꼬스타의 주장과도 일치하는데, 셀마 제임스가 상정하는 문제는 조금 더 노동의 근본적인 성격을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제를 키워드로 요약하자면 '교차성 페미니즘'이다. 돌봄이 현대 복지국가로의 발판으로 여겨지는 시대가 결국 여성들이 이중노동과 착취에 시달리게 할것이라고 전망한다. 여성이 임금노동에서 주변화되는 현상에 대해 역사적이고 이론적인 면에서 인용하는 문서들이 나로서는 신뢰할만하다고 느껴지지만, 현대 페미니즘의 경쟁구도와 계급, 인종, 성별 사이에 생긴 경계, 적대감에서 볼 때 여성, 그 중에서도 부분적으로 어떠한 '여성 그룹' 만에게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교차성 페미니즘이 던지는 문제 제기와 그 해결방법이 우리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도무지 들지 않는다. 수많은 의제에서 외면시되었던 '여성'이 교차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책에서 잘 나와있는 것 같다. "맑스주의자 여성은, 결국 여장한 맑스주의자 남성으로 여겨질 것이며, 우리가 공동체로서 대항하고자 하는 발판이 되는 노동조합이 결국 우리가 노동할 의무를 가진 노동자로 계급을 강화하게 되는 것이다." 여성에게 친절한 것이 전체 계급에 친절한 것이면서 약자를 위하는 것이 결국 사회 전체에 편익을 높이는 것임을 증명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릴 사회가 우리나라라고 생각된다. 『성, 인종, 그리고 계급』, 책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교차성'은 여성이 수행하는 무임금 노동이 정당한 보수를 받는 '임금노동'으로 전환할 때 미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출발점이 명확하다는 점이 책의 강력한 장점이 아닐까 싶다. 하마터면 '모두가 해방'된다는 논리로 간과될 수 있는 것이 여성이라는 계급, 혹은 신분이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전복이, 근본적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는 노동력의 제공자인 여성에게 한정되고 있다는 점이 책에서 지겹도록 반복되지만, 그만큼 '교차성'이 지니는 단호함은 명확하기 때문에. 내가 읽고 싶었던 부분은 모두 읽었다. 궁금증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가사노동에 대항하는 임금"이 제도화될 경우의 편익과 공동체의 긍정적인 연쇄작용에 대해서는 많이 읽을 수 있었고, 그 반대논리와 매몰될 수 있는 주제의 함정은 명확한 편이지만 실질적으로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부딪힐 반대에 대응할 방법이나 사회경제적인 비용에 대해서는 잘 다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은 결국 당위론적인 끝맺음을 맞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셀마 제임스가 주장한 바는 '성', '인종', 그리고 '계급'안에서 유기적으로 나타나지만, 목적의 방향은 세부 주제 안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후기 선집으로 들어갈 때는 다루는 분야가 다소 달라지는 느낌을 받았고, 콘퍼런스 초청 강연 록에서는, 그 집필의 동기가 다른 결일 것이라고 생각되는 내용도 있었다. 내가 더 알고자 하는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주장은 다른 저서를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책 안에서 언급되는 『3기니』, 『임금의 가부장제』 등을 생각하고 있다. 『성, 인종, 그리고 계급』은 이런 점에서 하나의 책으로 끝맺지 못하지만, 동시에 다른 책으로 연결짓는 공통점이 되기에 이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