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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소령이 "정 그렇다면 아무래도 자네와 검을 섞어봐야 할 것 같군."라고 한마디를 끝으로 망설임없이 검을 뽑아 들었다. 설마 보자마자, 아니, 자신임을 확인하자마자 다짜고짜 기다렸다는 듯이 검을 뽑을 줄은 몰랐던 남궁상은 당황하고 말았다. 아무래도 진소령은 아미산을 나올 때 작정하고 온 것이 분명했다. 남궁상이 검을 뽑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비류연이 끼어들었다. "잠깐! 불공평합니다. 강호에서의 지위나 나이나 명성을 비교해 보면 두 사람 사이애는 많은 격차가 있지요. 그쪽은 남궁상이 사랑하는 정인의 고모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일방적으로 일을 진행시키면 이쪽은 소심해서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멱기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조. 그러니 그게 불공평한 것이지요." 잠시 생각해본 진소령이 "자네 말에도 일리가 있군. 그럼 어떻게 해야 공평해지겠나?"라고 물었다. 비류연이 "아미파의 검술 비기 중에 '비상련화'라는 비전절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지요. 그 비상련화라는 비전절기를 막아낸다면 이쪽의 승리로 하는 게 어떨까요?"라고 물었다. 진소령이 "이 기술을 막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을텐데? 이참에 확실히 말해두겠지만 난 적당히 할 생각은 없네. 그런 건 상대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하니까 말일세."라고 말했다. 비류연이 "뭐, 그거야 이쪽의 팔자소관이죠."라면서 타인의 운명에는 마음대로 개입했으면서 그에 대한 책임은 갑자기 당사자에게 홱 떠넘겨 버렸다. 남궁상은 억울하기 짝이 없었지만 지금의 그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기에는 지극히 무력했다. 잔인한 운명은 그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날려 버릴 거센 춤을 추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