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열전2'의 표지는 평양 조선 미술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김홍도 자화상이 장식하고 있었다. 본인의 풍속화에 등장하는 인물처럼 김홍도는 동글동글하고 평범한 느낌이거나 아니면 예술가 특유의 예민함이 풍길 것이라고 짐작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뜻밖에도 훤훤장부였고 그가 꼿꼿하게 앉아있는 모습은 아직 수염을 기르지 않고 있어서 그런지 젊음과 기개가 느껴졌다.
'화인열전2' 책 제목은 열전이지만 유홍준은 1편에서 겸재 정선을 상찬한데 이어 2편에서는 김홍도를 상찬하고 있다. 김홍도 외에 심사정, 이인상, 최북 등 3인의 화인을 다루고 있지만 그글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김홍도에게 압도적으로 무게 중심이 쏠려있다. 심지어 유홍준의 석사 논문 주제가 이인상의 삶과 예술이었음에도, 김홍도에 방점이 찍히는 이유는 간단했다. 조선 미술사에서 김홍도는 그만큼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유홍준의 설명을 따라 김홍도의 삶과 그리고 그가 남긴 작품들을 좇아가 보면, 김홍도가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 자격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긴 작품 수도 많거니와 쟝르 또한 다양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풍속화에서부터 인물화, 산수화, 기록화 심지어 불화까지 모든 장르에서 탁월한 미감과 실력을 발휘한 그는 그림에 관한 한 만능이었다. 김홍도가 전 쟝르에 걸쳐 탁월한 작품을 남기다보니, 소재도 다양했을 뿐더러,그의 작품은 그야말로 전 계층의 사랑을 받았다. 위로는 임금과 당대의 문인들, 사대부의 취향을 반영했고, 아래로는 신흥부호에 민초들까지. 특히 민속화에서 드러나는 민초에 대한 김홍도의 애정 어린 시선은 작품을 따스하고 정감가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요즘으로 치면 김홍도는 '국민화가' 대접을 받아야 마땅하지 않을까.
김홍도는 20대 초반 일찍부터 화원으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그럼에도 그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쟝르 불문하고 최고 수준의 걸작에, 그것도 한두 작품도 아닌 수 많은 작품을 남겼고, 그 많은 작품 중에서 태작이 거의 없다는 것은 선천적인 재능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김홍도는 그야말로 노력하는 천재였다. 노력하는 천재답게 그는 동시대를 주도한 것은 물론이고, 앞서 조선 4백년의 미술적 성취를 집대성하며 조선 회화의 전형을 구축했다. 동시에 그의 성취가 동시대와 후대에 미친 영향을 실로 엄청났던 것이다. 그렇기에 일찍이 그의 천부적 재능을 알아본 스승 강세황은 김홍도를 일컬어, 파천황이라고까지 높게 평가한 것이다. 유홍준 역시 김홍도가 이런 예술적 성취를 이룬데에는 사물을 형상적으로 인식하는 감성적 인식 능력이 뛰어났고, 그것을 작가적인 상상력에 기초하여 재창조하는 구성력이 탁월했다고 그의 재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책에 실려있는 김홍도의 작품을 하나하나 다시 살펴봤다. 유홍준의 칭찬이 결코 과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내가 알고 있었던 김홍도 작품은 빙산의 일각이었나 싶을 정도로 김홍도는 많은 작품을 남겼다. 다양한 기법에 인간사 희노애락이 느껴지는 작품들, 김홍도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한 ,그야말로 조선 불세출의 화인이었다는 것을 선선하게 인정하게 됐다.
김홍도 중심으로 리뷰를 썼지만, '화인열전 2' 을 통해 만나게 된 김홍도 이외의 3인의 화인 그들의 삶 또한 잊지 않고 있다. 간송 미술관에서 접했던 심사정과 이인상, 최북의 작품을 떠올리면서 서양화가에 비해 우리 화인들에 대해 아는 것이 정말 없다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사실 또한 재확인하면서 반성하는 마음을 가졌다. . 분명 전시회에서 이분들의 여러 작품을 접했지만 눈여겨 보지 않고 건성건성 스쳐 지났던 것이 마음에 걸려서 송구한 마음이 들었다. 다짐도 했다. 정치적으로 불우했던 심사정에게 그림이 얼마나 위안을 줬는지, 꼿꼿하고 결기 넘쳤던 이인상의 성품하며, 그리고 예인 기질과 객기 사이에서 좌충우돌했던 최북까지,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나니 그들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 것 같다. 다음에 작품을 보게 된다면, 조금은 더 오래 머물며 살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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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중간쯤 읽다가 갑자기 엄청난 느낌이 다가왔다. 어느 순간 한국화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한국의 산수를, 사람을, 동물들을 표현하는 데 한국화만한 기법이 없다는 생각도 함께.. 이건 누가 그렇다..라고 주입시켜서 깨달은 게 아니라 가슴 속으로 어떤 섬광(?) 같은 게 꽂히는 그런 느낌이었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을 하다가 갑자기 "유레카"를 외치던 그런 거..그런 비슷한 감정 같은 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다가왔다. 그 때부터 책에 수록되어 있는 그림들이 다르게 다가왔다. 유홍준 교수가 말하는 그림에 대한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가슴으로 느껴보려고, 그림과 매칭시켜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거, 작가가 그림을 그릴 때 어떤 느낌으로 그리고 있었는지, 그런 것들을 함께 느껴보려고 애를 쓰게 되었다. 이건 작가의 힘이다. 나같은 그림에 대한 문외한을, 그것도 예전에는 밋밋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던 한국화에 대해 서양화를 볼 때 느꼈던 위대함이나 화려함보다 한국화에 담긴 철학과 작가 정신과 표현법이 더 훌륭하다고 느끼게 했으니까 말이다. 단순히 그림에 대한 평가만이 아닌 화가들의 인생으로 들어가 그 속에서 그림들을 이해하려고 하는 태도 그것 때문인 거 같다. 피상적인 거 하나만으로 작품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종합적인 관점으로 화가와 작품을 이해하고 설명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1권의 반이 정선에 할애되었던 반면 2권은 단원 김홍도에게 할애되어 있다. (참고로 책 표지의 인물이 단원이다.) 단원이라고 하면 서당 등의 풍속화만 그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산수화로부터 시작해, 각종 화첩, 글구 역사기록화 등등을 그렸고 그의 화풍 역시 한 가지가 아니었다.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 보고 또 남의 것을 자신의 것으로 훌륭하게 소화할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그런 인생 태도와 그림들 땜에 나 역시 김홍도가 좋아졌다. 언제 기회가 닿는다면 미술관 같은 데 가서 그의 작품들을 책이 아닌, 실물 크기로 직접 보구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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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비하여 후대의 화가들인 심사정, 이인상, 최북, 김홍도를 소개하고 있다. 정조시대의 화가들로 정말로 이 시대가 조선 후기 문화의 전성기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게 미술이 꽃 피었던 것 같다.
지난해 봄에 간송 미술관에서 심사정의 '운군동죽'을 보며서 슬펐었다. 대나무를 그렇게 슬프게 그릴 수 있다는데 놀라웠었다. 이 책을 읽으니 심사정의 삶이 그림에 녹아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책의 반 분량을 김홍도에 할애하고 있다. 혼자 장구치고 북친다는 느낌을 주는 김홍도, 혼자서 렘브란트(초상화), 푸생(풍경화), 브뤼겔(풍속화), 르네상스 시대의 종교화 화가(불화)의 역할을 다 하고 있다.
조선 후기 화가들을 그린 화인열전3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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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의 표제가 환쟁이라는 호칭을 무릅쓴 사대부화가들의 이야기임을 비춰주는 것과 같이 2권에서는 고독을 주제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중인계급이다.
나에게는 아직 그림 보는 안목이 없지만 그래도 좋은 것은 누구에게나 좋은 것인지, 내가 아.. 이 그림 정말 좋다. 라고 생각한것은 유홍준 교수 역시 명작이라 하고 있고, 아... 이사람의 그림은 어쩌럼 이토록 멋있을까.. 하면 역시 유홍준 교수는 그의 인품을 칭송하고 있다.
능호관 이인상의 그림은 이것이야말로 예술이구나 하고 가슴에 감탄하게 되고 이 사람의 그림은 차원이 다르구나하는 존경의 마음이 배어난다. 표암이 소나무를 그리고 단원이 호랑이를 그렸다는 합작 <송호도> 는 그 아름다운 이야기만큼이나 소나무도 명작이고, 호랑이도 명작이다.
단원의 분량이 가장 많고, 또 가장 마지막부분에 배치되어 있는것은 아마 단원이 조선시대의 집대성이자 절정이고 또 주인공이기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시대가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집약하고 물려준 유산으로 인한 것이니 사람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동시에 선대의 삶을 이어가는 셈이다. [인상깊은구절] 같은 관념성을 지향하면서도 현재는 정서의 심화를 추구하였다. 그의 그림에 서려 있는 깊이가 바로 그것이다. 능호관은 관념산수를 통하여 높은 도덕과 정신적 고양을 추구했다. 그의 그림에 감도는 삼엄한 기상이 그것이다. 이에 반하여 호생관은 부정적 사유와 반항적 기질로 기존의 통념에 도전하였다. 그것은 낭만적 반항이기도 한 것이다. 낭만주의자들은 흔히 예리한 감성은 이성의 힘을 능가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데 호생관에겐 그런 호기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예리한 감성이란 이성적 사유와 도덕적 행위에 기반을 두지 않을 때는 사실상 객기로 떨어지고 마는 것이 낭만적 반항의 허점이다. 호생관에게는 그런 허점이 너무도 많았다. 그런 면에서 최북은 인생을 너무 쉽게 살았고, 예술 세계의 준엄한 규율은 더더욱 몰랐다.송호도> |
| 아! 미술관에 가고싶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자기의 길을 포기하지 못하고 질긴 고무줄처럼 붙들고 있는 한 친구가 생각났다. 나 또한 그 대열에 있으면서도.... 삼십대 초반에 내가 말하는 출판문화와 컴퓨터가 충돌하는 낀 세대에 사는 나. 자판기의 두들김이 아직은 낯선, 편지도 글을 쓰는 것에 더 정이가는 세대. 그런 나에게 유홍준 님의 화인열전은 우리 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수학여행때나, 무슨일이 있었을때가는 왠지 모르게 거창하게 들리는 미술관에 다시한 번 정갑어린 시선으로 스스로 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18개월된 아이를 둔 아줌마(킥킥)가 한 달동안 읽은 책중, 책 목록은 이러하다.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이 책은 어느정도 나이 먹는 거에 익숙한 사람은 평점2.5/나는 이책을 차 뒷자석에서 다 읽었음),놓치고 싶지않은 꿈 나의 인생, 나에겐 분명 문제가 있다, 화인열전 1.2, 똑같은 것은 싫다, 화anger 탓닛한 저, 책속의 책,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모두 9권 중에 나에게 가장 마음 속 깊이 남는 책은 화인열전이었다.아이를 울려가면서 읽기에 후회되지 않는 소솔이다. 소설이라고 하기엔 논픽션에 가까운, 픽션...... 2권의 그림은심사정을 나타낸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아마도 능호관 이인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원 처럼 그 당시 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받고 후세에도 화려한 펼력을 가진 화인도 아닌 서출이면서 고결한 선비이고픈 모든 예술 분야에서 타월한 재능을 나타내고픈 각고의 노력과 그림을 재능으로 부터 그리고 픈 화가의 모습이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아니, 아직도 갈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의 모습과 비슷해서 난 왠지 이름도 생도한 이인상이라는 사람에게 더 끌린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쓴 유홍준 교수님께 우리 아이가 손 바닥으로 치는 화이팅을 외친다. "오직 아는 자만은 알고 있는"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가절한 소망이 생긴다. |
| 저는 전기를 좋아합니다. 전기에는 자신의 방식대로 치열하게 산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람세스도 좋았고 정약용 전기인 목민심서도 좋았습니다(아주 오래된 이야기지만). 조화로운 삶도 풍요로웠고 투탕카몬을 발굴한 고고학자의 전기(생각이 안나는군요. 람세스를 쓴 사람이 쓴 거죠)도 읽을만 했습니다. '로마인 이야기'를 부지런히 읽어대는 것도 시오노 나나미가 설득력 있는 자세로 인물에 접근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화인열전>을 봐야지 하고 마음 먹은 것도 맨 끝에 붙은 전(傳) 때문입니다. 여러 명이니까 <시대를 앞서간="" 여자들의="" 거짓과="" 비극의="" 역사="">나 <너무~ 너무~="">(이것도 생각이 제대로 안나네요. 엄청 감동적으로 읽은 천재들 이야깁니다)와 비슷한 류일 거라고 기대를 했습죠. 1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2권을 한꺼번에 사지 않았다면 안읽었을 겁니다. 1권에서 어느 정도 체념할 것은 체념하고 나니 2권이 아주 재밌었습니다. 인물에 대한 접근이 1권보다 풍요롭습니다. 그래서 2권의 화인들은 더 인간적입니다. 심사정의 고독이나 이인상의 고고함, 칠칠이 최북의 기벽이 느껴집니다. 1권이 정선에게 반을 할애했다면 2권은 단원 김홍도에게 그러했습니다. 김홍도가 천재임을 알겠습니다. 그림을 엄청 축소해서 실은 건데도 그림을 바라보면 감탄을 하게 됩니다. 미술관에 가서 보면 더 멋지겠죠. 2권에서는 시가 멋집니다. 그때는 아저씨들 모임이 근사했습니다. 모여서 시를 쓰고 거문고를 타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친구간의 우정도 각별했답니다. 1권보다는 2권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동한 이인상의 시 한 수로 마칩니다. 작은 누대는 내가 있을 만하고 은거하는 데는 좌우명이 있도다. 꾸밈이 실질보다 우세하지 않고 행실은 명예를 쫓지 않는다. 말은 속되지 않고 읽는 것은 다만 경서뿐이다. 담담하게 벗을 받아들이고 옛것을 본받는 것을 법으로 삼는다. 궁핍해도 천명을 어기지 않으리니 꿈에도 또다시 맑을 지어다. 너무~>시대를>화인열전> |
| 학창시절 교과서에 오르내렸던 친숙한 이름들. 그냥 단순히 달달 외웠던 이름들이 전혀 다른 의미로 내게 다가온 책이다. 그동안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겸재 정선이나 단원 김홍도, 그리고 이름도 생소한 김명국이나 최북등의 이름들이 이제는 매우 익숙하고 정다운 느낌으로 들리고, 그들의 인간적인 고뇌와 조선시대에 화인으로서의 어려움들이 가슴으로 느껴지는 책이다. 처음에는 우리 미술에 대한 전문지식 미비와 화인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 책이 잘 나가지 않았는데, 좀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어 책을 보면서 웃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였다. 이 책은 저자를 보고는 별 망설임 없이 선택했고 그 믿음을 지켜준 책이다. 화인들의 생애와 그림에 대한 배경, 저자의 감상 그리고 적절히 맞춘 그림 도판들까지, 편집 하나에도 참 많은 신경을 쓴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을 보면서 우리 나라의 예술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함께, 그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예술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이 매우 아쉽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 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