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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서 이 책을 여러 번 봤다. 처음에는 그냥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지친 밤에 스토리에서 이 책의 문장 하나를 봤다. "어떤 아름다움은 늦게 도착한다. 안개가 걷힌 뒤가 아니라 안개 속에서." 이 문장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그날 밤 이 책을 검색했다. 저자가 홍지연이라는 사람이다.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그런데 사진과 소설과 비평이 함께 있는 책이라는 게 신기했다. 주문했다. 며칠 뒤 도착했다. 아이 재우고 나서 열어봤다. 첫 페이지의 여백이 넉넉했다. 소설이 짧다. 한 편이 10~15분이면 읽힌다. 딱 좋았다. 첫 번째 소설을 읽었다. 외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처음 제주를 밟은 한 여자의 사흘. 화자가 나와 비슷한 나이대였다. 그리고 그녀가 외할머니를 떠올리는 방식이 나에게도 낯설지 않았다. 나도 몇 년 전 친할머니를 잃었다. 그때 느꼈던 어떤 감정이 이 소설 안에 있었다. 사진들도 좋았다. 특히 안개 낀 오름 사진 앞에서 오래 있었다. 이 책은 매일 조금씩 읽으면 좋겠다. 급하게 다 읽고 싶지 않다. 침대 옆에 두고 하루 한두 페이지씩. 그 정도가 지금의 나에게 맞는 속도다. 한 가지, 뒷부분의 비평은 아직 못 읽었다. 좀 어려워 보였다. 나중에 시간이 더 있을 때 도전할 생각이다. 지금은 앞부분 소설과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