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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헤어지지 못할까?
"왜 헤어지지 못할까?" 내용보기
🔻이 게시물은 생각지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사람들은 사랑을 아름다운 감정이라고 배운다. 그래서 관계가 힘들어져도 '사랑하니까 이해해야 한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예전처럼 돌아갈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버틴다. 하지만 어떤 관계는 끝난 뒤에도 사람을 놓아주지 않는다. 몸은 떠났는데 마음은 여전히 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상처를 준 사
"왜 헤어지지 못할까?" 내용보기

🔻이 게시물은 생각지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사랑을 아름다운 감정이라고 배운다. 그래서 관계가 힘들어져도 '사랑하니까 이해해야 한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예전처럼 돌아갈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버틴다. 


하지만 어떤 관계는 끝난 뒤에도 사람을 놓아주지 않는다. 

몸은 떠났는데 마음은 여전히 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상처를 준 사람을 그리워하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해 더욱 괴로워진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의문이 들게 된다. 


'왜 저 사람은 떠나지 못했을까?' 


하지만 《사랑이라 믿었던 지배》를 읽으며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왜 떠나지 못했느냐가 아니라, 왜 떠날 수 없도록 만들어졌는가였다. 이처럼 피해자가 왜 쉽게 관계를 끊지 못하는지를 '트라우마 유대'라는 심리학적 개념으로 설명한다는 점이 무척 인상 깊은 책이다. 


이 책은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이루어지는 통제와 심리적 지배가 어떻게 한 사람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지를 심리학과 실제 경험을 통해 차분하게 설명한다. 무엇보다 저자가 직접 트라우마 유대를 경험한 생존자이면서 오랫동안 이를 연구한 심리치료사라는 점은 책의 설득력을 더욱 깊게 만든다. 이론과 경험이 함께 담겨 있어 읽는 내내 현실감이 크게 다가왔다.


케리의 사례는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처음에는 남편의 의견을 존중하는 평범한 부부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직업 선택, 인간관계, 휴대전화 위치 추적, 일상의 모든 영역이 통제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케리가 쉽게 관계를 끊지 못했던 이유는 다음 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정하게 행동하는 모습에서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하게 만들었다. 


두려움과 희망이 반복되는 구조 속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밖에서 보면 왜 떠나지 못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책은 바로 그 반복이 '트라우마 유대'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한다. 사랑과 공포가 뒤섞인 관계에서는 이성적인 판단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게 된다는 사실이 얼마나 무서운지 절실하게 느껴졌다.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문장은 다음의 내용이었다.

🔖"나를 공포에 떨게 만든 그 사람이 동시에 나를 달래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트라우마 유대는 바로 이런 방식으로 사람을 붙잡는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트라우마 유대가 무엇인지 한 문장만으로도 이해되는 느낌이었다. 상처를 준 사람이 동시에 위로하는 사람이라는 역설은 외부에서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그래서 피해자가 관계를 끊지 못하는 것을 의지 부족으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시선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겉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았던 행동들이 조금은 설명되는 듯해 마음이 무거워졌다. 밖에서 바라보면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 관계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공포와 안도가 같은 사람에게서 반복되기 때문에 스스로도 빠져나올 수 없는 감옥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너무도 선명하게 전해졌다. 


🔖"인지부조화란 우리의 신념과 실제 현실 사이에 모순이 생길 때 겪는 심리적 갈등이다."


사랑했던 사람과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혼란은 인간의 인지 과정 자체가 흔들리는 경험이라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흔히 '현실을 보면 되잖아'라고 쉽게 말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조차 어려운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또 하나 깊이 공감했던 문장은 🔖"학대와 착취는 그 자체로 절대 악이다. 피해자가 어떤 사람인가하고는 무관하다. 이 세상에 학대받아도 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였다. 


우리는 종종 피해자에게서 이유를 찾으려 한다. 

왜 참았는지, 왜 믿었는지, 왜 다시 돌아갔는지를 묻는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질문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일깨워준다. 


피해자의 성격이나 행동을 이유로 폭력을 정당화하려는 시선이 얼마나 위험한지 단호하게 말해주는 문장이어서 더욱 강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누군가를 비난하기 전에 폭력의 책임은 언제나 가해자에게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트라우마 유대에 빠진 사람들 가운데 성실성과 친화성이 높은 사람이 많았다는 설명은 기존의 편견을 뒤집는다. 상대를 이해하려 하고 끝까지 책임지려는 마음이 오히려 악의적인 사람에게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씁쓸하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성실함과 배려가 잘못된 사람을 만나면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이라고 느꼈다.


🔖"건강한 자기돌봄은 결코 이기적인 것이 아니다."라는 문장도 오래 남았다. 우리는 자신을 먼저 돌보면 이기적이라는 말을 쉽게 듣지만, 저자는 건강한 관계는 자신을 잃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면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일이야말로 건강한 사랑의 시작이라는 메시지가 큰 울림을 주었다.


이 책이 바라는 바와 같이 수많은 상처에 정확한 이름을 알게 되는 순간 피해자는 비로소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할 수 있고, 이해는 회복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사랑이라 믿었던 지배》는 건강한 관계란 무엇인지, 사랑과 집착은 어디에서 갈라지는지, 그리고 나 자신을 잃지 않는 사랑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다시 묻게 만드는 책이었다. 사랑과 폭력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대일수록, 누군가를 판단하기보다 그 관계의 구조를 이해하는 일이 먼저라는 사실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책을 읽은 후에는 사랑을 바라보는 기준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사랑은 사람을 자유롭게 해야지, 두렵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사랑은 상대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존중하는 것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진실을 다시 일깨워 준 작품이다.

그렇기에 연인 관계뿐 아니라 가족, 친구, 상담사, 그리고 누군가의 곁에서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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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사락 t********0 2026.07.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