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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료의 문제점에 대한 쉬운 예시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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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읽게된 배경 '하버드 대학병원의 의사가 되기까지’ 에서 보여준 솔직하고 세밀한 서술에 다소 놀란 적이 있기에 막 의사가 되었을 때 의과대학 교육과정 의 안타까운 모습들을 절실하게 보여준 그가 의과대하 교수가 되어서 미국 의료를 어떻게 말하고 있는 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실습이 모두 끝나고 마지막 남은 의과대학 시험인 네번째 임상종합평가를 준비하면서 읽어보기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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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읽게된 배경 '하버드 대학병원의 의사가 되기까지’ 에서 보여준 솔직하고 세밀한 서술에 다소 놀란 적이 있기에 막 의사가 되었을 때 의과대학 교육과정 의 안타까운 모습들을 절실하게 보여준 그가 의과대하 교수가 되어서 미국 의료를 어떻게 말하고 있는 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실습이 모두 끝나고 마지막 남은 의과대학 시험인 네번째 임상종합평가를 준비하면서 읽어보기로 하였다. 2. 책의 소개 (1) 저자 소개 책에 쓰여져 있는 공식적인 그에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다. 1966년 미국 뉴욕의 브룩클린 대학교에서 인류학을 전공하고, 1973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신경재분비 조절 연구소에서 박사후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 지방에서 부시맨들과 함께 지낸 2년 동안, 수유성 불임의 호르몬 기전과 유아 발달 및 인간행동학에 대해 연구했다. 그 후 하버드 대학교에서 6년간 연구원으로 활동하다가 1985년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하여 정신과 의사가 되어, 지금까지 에모리 대학교 인류학과 및 신경정신과 교수로 있다. 그는 국립정신건강연구소 및 전미과학재단으로부터 연구 지원을 받아 세계 각국을 돌며 인류학 및 의학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 또한 행동과학고등연구센터, 존 사이먼 구겐하임 기념재단, 사회과학연구자문위원회, 정신연구재단기금의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의료 체계의 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에 재직할 동안 『The Tangled Wing: Biological Constrains on the Human Spirit』를 출간하여 미국 국가도서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하버드 대학병원의 의사가 되기까지』『Why the Reckless Survive, Childhood』 등이 있다. (2) 목차 목차는 다양한 예시를 늘어 놓은 것과 같은 형태이다. 1. 환자를 동료처럼 2. 과학적 의학의 딜레마 3. 질병, 약, 그리고 인간 4. 유전자 치료의 두 얼굴 5. 수술의 적합성과 남용 6. 정신 질환자의 끝없는 고통 7. 행복한 노후와 죽음에 이르는 길 8. 에이즈는 사회적 질병이다 내용 (3) 내용 책을 소개하는 광고에서는 이책이 현대 의학과 의료의 위기에 대한 명쾌한 진단과 처방을 담고있다고 하였지만 불행히도 그것은 과장인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책이 본격적인 학술서가 아니라 저자가 생각하는 현대의학의 모순점들을 각각 Essay 형식으로 쓴 글 여덟편이 모아놓은 글이며 그렇기에 명쾌한 진단과 처방이기 보다는 독자들로 하여금 현대의학이 마치 건강을 향한 구세주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뭔가 손에 잡힐 듯하면서도 그렇지 않게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Chapter에서 서술하는 내용은 조금이라도 비판적으로 의료를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즉 잘 알려진 내용들이었다. 질병 각각의 기적들이라도 의과대학 2학년 이상이면 이해할 만한 내용이고 의료체계를 향한 것도 날선 검과 같은 비판이라기 보다는 평이하지만 일리가 있는 수준의 것이었다. 사실 그렇기에 의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던 상당수의 의료인들에게 책 전체를 읽는 것과 목차와 옮긴이의 말에 있는 책에 대한 소개 겸 예시만 읽는 것이 별반 차이가 없을 법도 하다. 그러나 평상시 뭔가 의료가 잘못되었다고 느껴온 일반인이라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3. 마치며 나는 하나의 주제를 향해 기승전결 형식을 갖추어 서술하는 방법에 익숙해져셔 이 책의(사실 많은 미국 작가들이 사용하는 방식인 것 같다) 콕 찝어서 말하지 않고 돌려서 간접적으로 말하기에 뭔가 말하는 듯하지만 정확히 잘모르겠는 것 같은 서술방법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그게 좀 불만이긴 하지만 책 자체의 내용은 충분히 동의할 만한 것들이고, 책 속의 풍부한 예시들은 이 책의 장점이다.
h***n 2001.12.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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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의 병, 현대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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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은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의료인 스스로와 대중이 모두 속아 더 깊이 위기에 빠져들어가고 있다. 저자는 잘못된 의사 수련과정이 환자를 ‘귀찮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게 만든다고 말한다. 수술은 부적절하게 많이 실험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정신 질환은 환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의 기반 없이 약물에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의학이 그들에게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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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은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의료인 스스로와 대중이 모두 속아 더 깊이 위기에 빠져들어가고 있다. 저자는 잘못된 의사 수련과정이 환자를 ‘귀찮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게 만든다고 말한다. 수술은 부적절하게 많이 실험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정신 질환은 환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의 기반 없이 약물에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의학이 그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믿고 있다. 새로 개발된 약은 마법 탄환처럼 모든 질병을 말끔히 청소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런 약은 실제는 없다. 모든 질병이 이제 유전자 치료로 해결될 것 같은 희망을 심어주고 있지만 도리어 유전자 치료는 우생학의 모습을 띠며 손쉽게 치료할 방법을 방치한 채 어려운 치료방법만을 보여준다. 사회가 건전할 때, 의학적 도움 없이도 행복하게 늙어 죽을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점점 더 이 믿을 수 없는 사기에 중독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학은 자원의 낭비다. 불필요한 곳에 과도한 재정이 낭비되고 있다. 살릴 수도 없는 환자의 연명을 위해 집중치료실에서는 하루에 수백만원 이상의 치료비가 쏟아 부어지는 동안, 병원 밖에서는 기본적인 진료 혜택도 없이 마약, 굶주림, 감염으로 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형편이 되고 말았다. 저자는 이제 사회 보건적 투자와 자원의 효용성에 따른 재배치로 더 많은 사람을 살리자고 한다. 현대의학은 불치의 병이다. 이런 현대의학의 문제점들이 해결의 돌파구를 찾기에는 너무 많은 장애가 있다. 윤리적 방패막이가 이런 부조리를 보호하는데 쓰이고 있고, 사람들의 자기본위적 생각이 의료를 고가에 구입하는 사치품으로 여기게 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어려움을 넘어서기 위해 먼저 현대의학이 심각한 병에 걸렸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건강한 사람에겐 의사가 필요 없고 환자에게야 의사가 필요하다’는 말처럼 자기 병을 인정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니까.
s***y 2002.11.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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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의 위기인가 보건의료체계의 위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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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평균기대여명이 150세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의학자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게 된 것에 의학의 발전이 크게 기여해왔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현대의학의 빛나는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여전히 전염병과 각종 암질환으로 생명을 위협받고 있어 현대의학에 한계에 이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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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평균기대여명이 150세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의학자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게 된 것에 의학의 발전이 크게 기여해왔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현대의학의 빛나는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여전히 전염병과 각종 암질환으로 생명을 위협받고 있어 현대의학에 한계에 이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년전에 미국의 의료보험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추적한 마이클 무어감독의 영화 <식코>가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세계적인 의학수준을 자랑하는 미국이지만 막상 보건의료제도는 체계적이지 못해 생긴 사회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로부터 출발한 의학은 사회가 발전하면서 사회문화적 제도의 틀 안에서 빠르게 발전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그 범위가 광범위해지고 파장도 더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현대의학의 위기는 의학이라는 학문의 위기라고 하기보다는 과거와는 달라진 의학을 둘러싸고 있는 보건환경의 위기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사회구성원의 건강을 담보하는 의료제도의 지속발전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 무엇이 문제인지 끊임없이 성찰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의학이 발전하는 것처럼 사회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변화하는 사회환경에 걸맞게 보건의료의 역할 또한 달라져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끊임없는 갈등과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현대의학과 의료의 위기에 대한 명쾌한 진단과 처방’이라고 요약하고 있는 멜빈 코너교수의 <현대의학의 위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원저가 1993년에 처음 독자를 만났고 우리나라에 번역소개된 것은 2001년입니다. 따라서 시대적 배경이라거나 문화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별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관을 가질 수 있습니다만, 저자가 다루고 있는 환자-의사관계, 현대의학의 발전의 근간이 된 과학적 방법론의 딜레마, 약물 유전자치료 그리고 수술 등을 적용하는데 있어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 정신질환자와 에이즈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 그리고 건강한 노후생활과 품위있게 죽음에 이르는 방법 등의 문제는 아직도 정답을 찾지 못하고 있어 여전히 풀어야 할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이 책의 목적이 ‘보건의료 정책에 관한 의제를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모든 의사와 보건의료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좋든 나쁘든 간에 다양한 의료정책을 어떻게 수행하는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저자가 밝히고 있는 것처럼 미국, 유럽, 일본 등 다양한 지역에서의 의료제도를 인용하여 문제해결방안을 고민하도록 하고 있는 점도 돋보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제도의 현황이 최근에서야 해외에 알려지기 시작한 탓인지 우리나라의 보건의료환경에 대한 저자의 평가를 읽을 수 없는 점은 아쉽다 하겠습니다.

 

요즈음 환자들이 변했다는 생각하는 의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서적이나 인터넷 등을 통하여 넘쳐나고 있는 의학정보로 무장하게 된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병에 대응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인데, 어쩌면 ‘당신의 의사에게 화를 내라’고 충고하는 버니 시겔교수와 같은 의사들의 영향도 크게 기여했을 것입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질문으로 무장하고, 사실을 열심히 알아내며, 포기를 거부하고, 의사에게 침묵의 규율을 깨도록 강요하고, 환자들에게 자신의 병에 대하여 되도록 많이 알고 있으라고 추종자들을 세뇌시켰습니다(48쪽). 하지만 이러한 견해는 자신의 질병에 대한 환자의 인식이 왜곡되는 경우 오히려 치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저자는 영국의 줄리안 튜터하트 박사가 제시한 ‘환자를 동료처럼’이라는 환자와 의사 사이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모델이 주목받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의사와 환자가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같은 사실을 의논하고 치료와 예방책을 결정하는 상호협력관계입니다. 앞서 인용한 바니 시겔교수가 추천하는 환자-의사 관계와는 분명 차별점이 있다 하겠습니다. 근래 ‘환자를 가족처럼’ 치료하면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의사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이 관계에서는 의사의 지나친 감정이입이 객관적 판단을 왜곡할 위험을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현대의학은 분명 과학적 방법론을 도입하면서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옛날 의사들은 환자의 병세의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을 뿐 온천이나 공기가 맑은 곳에서 휴양하는 것 말고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무기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19세기 중반 에테르를 사용하여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을 할 수 있게 되고, 이어서 발견한 질병세균설을 토대로 한 무균소독법, 이어서 20세기 들어서면서 방사선 진단법, 생화학검사법 등이 개발되면서 질병의 진단이 보다 정확해지게 되었고, 약물에 의한 화학요법이 가능해지면서 치료방식에도 커다란 변화가 생겼습니다.

 

환자의 진단과 치료가 과학적 방법론에 의존하여 이루어지게 되면서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과장에서 긴밀하던 환자와 의사의 교감이 점차로 비중을 잃어가게 되었으며 급성 질환 혹은 중증 질환에 의료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이미 20세기 초반부터 이런 경향이 나타났다는 것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의 진료가) 점점 냉혹해지고 비인간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 의료는 병원에서보다는 지역 사회로, 가능하다면 가정으로까지 전달되어야 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지지를 받지 못했다.(107쪽)”

 

1921년에 벌써 이런 문제가 지적되었고, 1983년에 미국의 의학교육을 담당하고 유명 의과대학의 학장들은 ‘의학교육의 목표는 최적의 건강에 있지 않다’거나, ‘우리는 의사를 양성하는데 있어서 조기 전문화와 과학을 너무 강조하는 경향을 바꾸어야 한다’거나, ‘환자와, 그 가족과, 환자의 생애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이 심장질환 병동의 3호실 두 번째 환자의 상태를 아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하였는데, 의학교육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제기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구현되었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바이러스성 질환인 감기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진료행태를 변화시키기 위하여 실시하고 있는 감기항생제 처방률 평가에 대한 의료계의 볼멘소리가 높았습니다. 꼭 필요하지 않은 감기상병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항생제내성 세균을 만들어내는 부작용을 키우는 꼴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항생제를 처방하는 의사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저자들은 다른 시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도 내성 균주의 출현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1950~1960년대에는 바로 우리 일반인들이 의사들을 찾아가서, 항생제가 필요하지도 않은 바이러스성 질환인 감기 등에 항생제를 처방하도록 종용하였던 것이다.(130쪽)”

 

최근 일본의 후쿠오카의 병원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줄기세포 시술을 하여 한국과 일본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줄기세포관련 회사가 관련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 시술을 통하여 효과를 보았다고 하는 일부 환자와 가족들이 회사측을 옹호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형편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약물 혹은 치료법은 엄정하게 관리되고 있는 사전 검증체계를 통과하여야 일반인을 대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할 것입니다. 의약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의 입증절차가 까다로운 우리나라와 미국을 피하여 일본에서 일종의 임상시험을 하는 셈이라며 환자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치료제를 기다리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완벽하게 입증될 때까지 기다리느라 가능성마저도 시험해보지 못하는 것은 손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시술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문제라 하겠습니다.

 

저자들은 '수술의 적합성과 남용‘을 논하기 위하여 전두엽절제술의 문제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고전이 되었습니다만, 잭 니콜슨이 주연한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서 전두엽절제술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남들과 같지 않은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정신병원에 수용된 남자 주인공이 병원의 방침대로 순응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원하는 것을 요구하기 위하여 대항하다가 전두엽절제술을 받고 나서 감정이 사라진 모습으로 등장하여 관객에게 충격을 주었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전두엽절제술은 1930년대 후반 대뇌의 전두엽과 감정을 조절하는 중추와의 연결을 절단하는 수술인데 정신질환 환자를 요술처럼 조용하게 만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1950년대 들어 이 수술을 받은 환자의 삶이 정신적, 감정적으로 너무 심하게 손상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전두엽절제술을 의료현장에서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처음 고안되었을 당시에는 미처 고려되지 않았던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던 것입니다.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조건부로 시술을 시작한 카바수술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시술자와 당국 간에 갈등을 빚고 있는 사례에서도 참고할만 하겠습니다.

 

역시 제가 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된 내용에 주목한 것입니다만, 미국의 경우 최근까지 제왕절개분만이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다고 합니다. 분만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제왕절개분만을 선호하는 경향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의료계에서는 신생아사망률이 감소하고 있는 사실을 들어 타당성을 옹호하고 있습니다만 영국과 캐나다에서는 제왕절개수술이 더 적게 시행되면서도 신생아사망률이 미국과 비슷한 정도로 감소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그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산모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임에도 제왕절개분만의 비율이 늘지 않고 있습니다만, 미국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편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왕절개분만이 높은 것은 외국과는 다른 이유로 수술을 받는 경우가 있다는 뒷이야기도 있습니다. 저자들이 알면 꼭 인용할 내용일 것입니다.

 

정신질환자의 고통을 다룬 부분도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의 <광기의 역사; http://blog.yes24.com/document/2316351>를 통하여 광인에 대한 서구사회의 인식이 어떻게 변해왔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까지도 저자가 기술하고 있는 것처럼 정신질환은 치료방법이 없어 정신병원에 수용하여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이 최선이라고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정신병원하면 “1970년대까지는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있어서 실존하는 지옥이었다. 수백명은 사슬에 묶여 있었고, 많은 환자들은 독방에 갇혀 있었다. 강압적인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들은 그들은 복종시키기 위하여 몸싸움을 해야만 했다. 그들의 공포와 고뇌, 줄지 않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251쪽)”라고 저자가 적고 있는 것처럼 끔찍한 환경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분들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최근의 정신병원은 대부분 일반병원과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다만 “그들이 약을 먹고 있는지 돌볼 가족도 지지체계도 없었고, 그 결과 그들은 병이 재발하여 병원에 재입원하게 되었으며, 다시 안정되어 퇴원하고, 약은 더 이상 복용하지 않게 되었지만 또다시 병원에 입원하는, (…) ‘회전문 증후군’이 정신질환 환자가 안고 있는 사회문제(242쪽)”라는 존 맥빈 신부의 회상은 1970년대까지의 미국사회의 현상이었고, 우리나라도 그와 같은 문제를 지금도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약물요법이나 정신요법 등이 발전하게 되면서 급성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해서 환자를 조기에 사회로 복귀시키는 것이 정신질환 치료의 최근 동향이기도합니다. 만성화된 환자들에게 안정된 치료환경을 조성해주는 것 역시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노후생활과 품위를 갖춘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별도의 기회에 다시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미루어 두겠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업무와 연관시켜 오늘날의 보건의료체계가 안고 있는 문제를 고민해보았습니다. 저자의 문제의식이 우리 사회에도 절실하게 요청되는 이유는, 그가 의학, 의술, 의료를 단순히 지식과 테크놀로지로 좁혀서 바라보지 않고 문화적 지평으로 인식하고 있어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는 옮긴이의 추천을 덧붙입니다.



y*****2 2012.12.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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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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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환자와 의사의 관계 - 의사들은 환자들이 원하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 주지 않고, 불신은 의료 소송의 증가와 방어적 진료로 이어진다.   2. 질병과 약물은 서로 경쟁적 진화 관계를 보인다.   3. 유전자 치료는 자칫 우생학적인 생명의 선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유전자 자체의 조작보다는 환경의 개선이 유용할 수 있다. 4. 1인당 의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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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환자와 의사의 관계 - 의사들은 환자들이 원하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 주지 않고, 불신은 의료 소송의 증가와 방어적 진료로 이어진다.   2. 질병과 약물은 서로 경쟁적 진화 관계를 보인다.   3. 유전자 치료는 자칫 우생학적인 생명의 선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유전자 자체의 조작보다는 환경의 개선이 유용할 수 있다. 4. 1인당 의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최소한의 의료 혜택도 누리지 못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불필요한 수술이 유행처럼 번지고 과잉 진료가 넘쳐난다. 5. 사람은 행복한 죽음을 선택할 권리도 가지고 있다. 생명의 연장과 생명의 존중이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 6. 질병이 발생한 후 치료하는 것보다는 예방을 철처히 하는 것이 같은 돈과 노력으로 훨씬 큰 효율을 얻을 수 있다. 대충 이렇게 이해했다. 미국에서 1994년에 씌어진 책인데 2005년의 한국 의료 상황과도 그다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저자의 주장은 의료의 발달이 질적으로는 수직 상승하고 있지만, 분배의 문제에서는 여전히 공평하지 못하고 그 최대의 걸림돌은 가난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사회적 의료보험 제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영아 사망률이 세계에서 23번째로 높다고 한다(글을 쓸 당시). 우리 나라 역시도 공공 의료 보험으로는 감기처럼 의료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질환의 경우에 조금씩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이어서, 대부분 사 보험에 몇 개 이상씩은 가입을 하게 된다. 가족 중에 중환을 앓는 이가 있으면 그로 인해 가정 자체가 해체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늘 결론은 : 아프지 말아야 한다... 라니 참...
n******5 2006.04.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