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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 강풍보다는 소슬바람, 한낮보다는 해 질 무렵, 그리고 소나기보다는 가랑비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꽃 중에서도 풀꽃을 사랑한다…큰 나무 아래에서, 그리고 다른 잡풀에 치이면서도 절대 비굴하지 않으며 절대 제 얼굴을 잃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저녁 햇살 한 톨만으로도, 새벽 달빛 한 톨만으로도 충분히 제 얼굴을 밝히는 꽃… 현대인들은 두드러지게 겉에 드러나는 것만을 보려고 한다. 무슨 일이고 떠들어여만 귀를 기울인다. 풀꽃처럼 아름다움을, 진실함을 작은 꽃에 받들어서 은근히 내보이고 있으면 전혀 알아차리지를 못한다…
그대 뒷 모습 : … 자연을 보고 있자면 시작도 아름답다. 먼동이 터오는 아침, 봄날의 여린 새싹들, 어린 새들의 재롱. 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운 뒷모습은 이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해 질 무렵의 저녁노을, 저 불붙는 듯 화려한 낙엽들, 새들도 죽을 때 우는 울음이 가장 빼어나다 하지 않던가?... 그 사람의 실체는 정작 본인이 떠난 다음에 그가 머문 자리에서 운명처럼 향기처럼 남는 것이다. 앞모습보다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이들의 이웃이고 싶다. 전기가 없는 곳에서 : …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을 이루어 내듯, 이러한 작은 느낌이 모여서 행복한 삶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이제는 곁에 있어도 못 알아보고 있는 행복을 알아보는 눈부터 떠야 할 것입니다… 뻐꾸기 울음소리가 다시 들려옵니다. 주인은 손님이 왔다고 건넌방에 군불을 넣습니다. 청솔타는 냄새가 참 오랜만에 나를 상큼하게 합니다…
(작품중에서 일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