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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매만지는 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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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 시럽 뿌리기. 상처를 아물게 하려는 것도, 그렇다고 더 아프게 하려는 것도 아닌 이 낯선 행위는 무엇을 위한 것일까. 여섯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답을 짐작할 수 있다.《상처에 시럽 뿌리기》에 실린 여섯 작가의 작품은 저마다 다른 상처를 다루며 ‘관계’와 ‘단절’을 이야기한다. 가족의 해체, 우울과 폭력, 노동의 현장에서 생겨난 상흔까지. 서로 다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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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 시럽 뿌리기. 상처를 아물게 하려는 것도, 그렇다고 더 아프게 하려는 것도 아닌 이 낯선 행위는 무엇을 위한 것일까. 여섯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답을 짐작할 수 있다.


상처에 시럽 뿌리기에 실린 여섯 작가의 작품은 저마다 다른 상처를 다루며 ‘관계’와 ‘단절’을 이야기한다. 가족의 해체, 우울과 폭력, 노동의 현장에서 생겨난 상흔까지. 서로 다른 자리에서 출발한 이야기들은 상처를 쉽게 설명하거나 섣불리 위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묘하게 맞닿아 있다.


개 산책 알바를 하다 뜻밖의 사건에 휘말린 가정주부(이영주 〈모르는 개 산책〉), 어느 여름날 만화가인 아버지와 여행을 떠난 소년(원영원 〈여름의 갈래에서〉), 이름도 얼굴도 달라진 엄마와 10년 만에 재회한 여자(김나은 〈좋은 여자〉), 신비로운 ‘두정 언니’와 비밀스러운 우정을 나눈 외로운 청소년(신은솔 〈그림자 밟기〉). 여기에 돌아오지 않는 친구에게 계속 문자를 보내듯(〈부러진 문고리〉) 부재한 대상을 기다리는 화자를 그린 강다운의 시와, 서로 빛을 돌려 주고받으며(〈몸으로 들어가기〉) 갈등 속에서도 연대의 가능성을 놓지 않는 이비의 시가 이어진다.


소설과 시를 오가며 만나게 되는 인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오래된 상처를 들여다본다. 그래서 이 책에서 ‘시럽을 뿌리는 일’은 상처를 없애거나 달콤하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외면했던 자리를 다시 바라보는 행위에 가까워 보인다.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때로 얼룩처럼 남지만, 그 흔적마저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였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다음을 살아갈 수 있는지도 모른다.


이기리 시인의 추천사를 빌려 이 글을 마무리하고 싶다.

“문학은 아직 무언가가 더 남아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는 것.

지금도 어디선가 홀로 방에 불을 켜두고 상처를 매만지고 있을 사람들에게, 이 책을 시럽 가득 뿌린 팬케이크처럼 건네고 싶다.”

h****e 2026.08.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