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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사라진 당신을 모시러 왔습니다 광복절에 맞춰 읽으려던 의도는 없었지만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책으로 너무나 좋았던 신간 <무덤 찾는 남자>. 코로나 시기 홍 범도 장군 유해 봉환 장면을 보며 뭉클하다가 '이걸 준비한 실무진은 어떤 분 이실까?' 궁금해졌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몇 년 살아 본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카자흐 당국과 협의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고 지난한 일처리에 진이 빠지는 순간이 많았을 것이 충분히 예측 되기에. 마침 '지극히 사적인~' 시리즈를 낸 출판사 <틈새책방> 에서 바로 그 실무자 분이 쓰신 에세이가 그저께 출간 되었다. 읽는 내내 몰랐던 사실들이 쏟아져 나와 터지는 흥분과 도파민을 감당할 수 없었다. 지금이야 비행기와 핸드폰 여권, 신용 카드만 있으면 (거의) 어디든 손쉽게 이동이 가능 하지만 육로로 중국, 연해주, 무르만스크, 유럽을 거쳐 카자흐스탄에 이르는 삶이라니...상상 할 수 조차 없는 정신적 고난과 포기하고 싶은 육체적 한계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이 길을 따라 그들의 마지막 여정과 무덤을 찾고, 유족을 만나고, 봉환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부토보 사격장 이나 코뮤나르까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몰랐다가 알게 되었다.) 독립 운동사 적으로 소중한 책 일뿐만 아니라 역사를 보는 관점이 새로워 지는 독서였다. 한 사람이 살다 떠난다는 것은 단지 그가 존재했던 시대만이 아닌- 사후, 유족, 후손 나아 가서는 국가와 역사에 까지 흔적을 남기는 일- 이었다. 책을 읽으며 현지에서 사망하신 독립 유공자의 멸실에 가깝거나 너무나 초라한 묘소를 접했을 때 오는 무력감, 혹은 생각 외로 정비가 잘 되어있고 관리가 되고 있는 묘지를 만났을 때 느끼는 안도감- 그 어느 감정도 이 분들이 보내셨을 삶의 무게를 생각하면 감당하기 힘든 뭉클함이 있었다. 정말 소중하고 중요한 일이고 누군가와 국가가 꼭 해내야 하는 일이지만 과정은 정말 녹록치 않은 일인데 실무자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한 과정을 접할 수 있어 고양되는 독서였다. 러시아어를 배웠다는 것으로 시작해 이르쿠츠크, 블라디스톡, 하바롭스크, 카자흐스탄에 흩어진 독립 운동가 분들의 발자취에 관심이 생겼고 관련 책들을 읽어 보곤 한다. 언젠가 꼭 나와 줬으면 하는 책이 출간되어 기뻤고 읽어 보고 좋아서 여러 분들이 보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과거를 잊은 ~ 이나 거창한 광복의 의미~ 도 꼭 필요 하겠지만 한 인간으로서 삶을 살아 가면서 어떤 목표와 신념으로 나를 이끌어 나가느냐 하는 고민에 답을 찾는 책을 만나 기뻤습니다. 귀한 책 써 주신 안 준범 전문관님, 출간해 주신 #틈새책방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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