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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사들인 책들은 지금까지도 모두 다 기억할 수 있지요.
서가를 만드는 사람은 인생 전체를 세우고 있다고 할 수 있거든요.
결코 아무 계획 없이 모아놓은 책들이 아니란 뜻입니다."
델가도 씨의 말씀이 맞다면, 내가 가진 것은 서가가 아니다.
그저 책이 가뜩 꽂힌 ''책장''이 여럿 있는 것에 불과하다.
내가 평생에 걸쳐 일구어 온 모든 것을 한순간에 부정당한 그 기분.
책이 많다. 단도직입적으로 정말 많다.
어디에 무엇이 꽂혀있는지, 책장 줄이 전부 일직선으로 맞추어져 있는지,
작가, 장르, 출판사, 국가, 발표연도, 그림책, 크기, 삽화가,
구판본과 개정판의 동일작품, 번역자, 선호도...
앤 페디먼이 <서재 결혼시키기>에서 친절하게 모델화했던 그것에 충실하려고
얼마나 노력했고, 하나하나 고심하며 꽂아놓기를 그 얼마나 반복했던가.
빌려 준 책이 다시 되돌아올 때까지를 기다리지 못해, 다시 사서 제자리에 꽂아두고,
두 권의 책이 나란히 꽂히게 되는 결과도 여러 번이었다.
합본이라는 스폐셜에디션의 붐으로 부피마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까지도
여유로울 줄 알던 나였다.
그러다 2006년에 이르러 서가에는 털끝도 미치지 못하지만,
제법 듬직한 형태로 본인을 흐뭇하게 했던,''책장''에 이변이 생겨났다.
카를로스 브라우어 씨가 2만권의 책을 자신의 집 안에 수용해두려고
그렇게 안간힘을 쓰던 것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하더라도,
내 ''책장''은 언제나 만족할 만한 상태로 ''아무 계획 없이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내고 있었던 나의 그것에,1월 부터 정확히 오늘 날짜까지 89권의 책이 늘어났고,
책장 하나를 더 들여놓았던 어제, 그것을 전부 꽂을 방법이,
지금까지의 분류법 대로 도저히 다시 정리할 엄두가 나질 않았다.
다음주까지 11권의 책이 더 늘어날 예정이라는 것을 애써 잊는다해도.
내 ''책장''이 서가에 미치지 못하고 그저 책무덤으로 전락해버린 가장 큰 이유는,
브라우어 씨가 그토록 체계적인 장서분류표를 고안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가,
단 한순간의 실수로, 존경할 만한 수집가에서 미치광이로 전락해버린 것처럼,
더 이상 분류...할 수 없는 방만한 욕구충족에 있었다.
새 책들이 오면 일단 꽂혀있던 책들을 모두 빼고, 다시 정리하기를 수 차례,
그러나 한 순간 그 타이밍을 놓치면서,
내 방은 ''엘리자베스 브라운 도서관''을 닮아갔다.
오늘이다. 책장을 다시 한번 점검할 용기를 내어, 눈으로 확인한 것은,
책 무덤에 질색하시던 어머니가 일단 바닥에 있던 모든 책을
<다 꽂아두고 보자>정신으로 열심히 봉사하신 결과물이었다.
장르와 출판사와 소프트커버와 하드커버와 작가와 부피와 크기와 팝업....
모두가 한덩어리가 되어버렸다.
<호호 아줌마>시리즈 옆에 꽂혀 있는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서양고대전쟁사박물관> 옆에는 <바다표범은 귀여워>가,
<브로크백 마운틴>이 <좋은 엄마 학원> 옆에,
<날아라 올라프>시리즈가 <백야행>과 함께 있는 4차원적인 조합....
모든 것을 내던지기란, 순간적인 일인 것이다.
<위험한 책>은 상징이자, 메타포이며, 직설화법이다.
장서에서 생활의 냄새를 모두 제거해버린 델가도는 벌레가 꾀지 않는 라파초 나무에,
특별제작한 열 개의 합판을 방충접착제로 붙여 만든 선반에, 유리문까지...
내 협소한 방이 최대한 허락했던 그 행복했던 나날들을 돌이켜볼 때,
나는 이런 애서가이고 싶었을 것이다.
강박적인 수집가 브라우어는 이만 권의 책들을 분류할 길도 없이,
그 모든 것을 짊어지고 떠나서는,
''카드로 만든 집''에 타바스코 100만배 소스를 첨가한 듯한 결과물처럼,
바닷가 한적한 마을에 튼실한 종이책 집을 짓기 시작한다.
양피지와 아교와 하드커버와 접착제와 희귀본과 초판본의
한스러운 결합으로 태어난 집은,
욕망의 노예로 전락한 인간의 가장 솔직한,
더는 체면치레 할 것도 없는 커밍아웃의 사망선고이다.
애서가의 경계에서조차 밀려난 내가 갈 길이 바로 이것일까... 암울해져왔다.
자, 더이상 책무덤을 피해서는 방안을 세 걸음 이상 걷는 것이 불가능해진 나는,
분류할 길 없는 장서목록을 머리 속으로 떠올리며 고치기를 수 차례,
만족할만한 도표화가 불가능해짐을 깨닫자마자,
알뜰살뜰, 내 몸을 누이고 책 한권 볼 수 있으면 그만일 작은 누각을 짓기 시작한다.
가장 부피며 무게가 충실한 합본들은 주춧돌이 되고
(<우울과 몽상>부터 시작하자.),
동일한 판형의 작달막한 크기의 총서는 지붕을 잇는 널조각이 되고
(<시공디스커버리총서>시리즈면 비 맞을 일 없다.),
정성들여 받들어 모신 팝업북이면 돋음새김을 양각한 현판장식으로 그만이다!
(<오즈의 마법사>의 에머랄드 성이 천장 깨에서 굽어보고 있다면...,
<공룡의 비밀>의 티라노로 그로테스크한 연출도 가능하다!)
벽에다 흔해빠진 가족사진, 결혼사진, 아기 사진으로 장식하는 대신
멋진 작가 화보를 걸어둘 수도 있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양장본, 뒷장을 활용할 것!
얼핏보면 도끼살인마로 보일 듯한 악마적인 눈빛이 인상적인 폴 오스터,
거칠고 빛바래기 시작한 수염마저 천재유전자를 내뿜고 있는 듯한 움베르트 에코,
입술에 살포시 손가락 하나를 물고 있는 불가해한 포즈의 파트리크 쥐스킨트,
젊은 나이에 노인의 정신을 가질 수 있는 일환이 되어주었을, 대머리 베르나르 베르베르 정도면,
''체 게바라'' 핸드프리팅 정도는 가뿐히 뛰어 넘을만 하지 않은가?)
화장실 휴지로 6개월은 족히 쓸 수 있는 알뜰한 전화번호부류도 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 하이커를 위한 안내서>하나면 화장실 5분을
2시간으로 연장하며, 변비라는 멋진 동반자를 방문객에게 선사해 줄 수도 있다.
돌아갈 때 주머니에서 뜯어낸 몇 조각을 회수하는 것을 잊지 말자!)
그러다 제인 구달의 <희망의 밥상>을 읽다가,
제인 구달을 침팬치의 대모로 이끌었던 인생의 책으로 일컬어지는
<돌리틀 선생님 항해기>를, 찾아헤매다, 집을 들쑤시기 시작하면서...
나는 일평생 몇 수십개의 ''책장'' 혹은 ''책무덤''을 소유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절대 ''서가''에서 ''온전한 하나의 세계''를 구현하지 못하리라는 예감을 한다.
그리고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몰락의 과정을 손수 보여준,
브라우어적인 충동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신탁을 선고받은 기분이다. [인상깊은구절] 그는 책의 덫에 걸렸다고 느끼는 것 같았어요. 그토록 엄청난 서가를 어떻게 옮길 수 있겠습니까? 책들과 헤어지지 않을 방법이 과연 그에게 있었을까요? 그는 자신의 인생을 책에 오롯이 바쳤습니다. 서가는 그의 작품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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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책.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책 제목이다. 아니 도대체 책이 뭐가 위험하다는거지? 모든 책은 위험하다 아니면 이 책은 위험하다.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 책의 제목은 전자와 후자 중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전자를 의미한다면 그것은 책에 관한 책이 될 것이요, 후자를 의미한다면 금기가 되었던 책을 뜻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
마치 추리 소설 한편을 보는 듯한 줄거리 진행. 예전에 읽었던 <꿈꾸는 책들의 도시>가 떠올랐다. 저자불명의 책의 주인을 찾아 떠나는 여행, 그리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 위험을 무릎쓰고 이 책을 사수할 가치가 있는가. <위험한 책>은 <꿈꾸는 책들의 도시>만큼 흥미진진하고 긴박하진 않지만 책을 좋아라하는 이들의 고충과 위험(?)을 충분히 재밌게 보여준 소설이다.
읽고 난 뒤에 줄거리가 남는 소설이 있고, 읽고 난 뒤에 이미지가 남는 소설이 있다. 이 책은 후자이다. 또한 전에 읽었던 <꿈꾸는 책들의 도시> 또한 그러했다. 남미 특유의 냄새가 난다고 할까. 남미의 소설들 많이 접하지 않아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분명 남미의 냄새는 있다. 줄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고 난 뒤에 줄거리보다는 책의 이미지들이 연상되는 것은 정말 신기한 일이다. 유독 남미 소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책속엔 책을 좋아하라는 애서가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책을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 나로서는 자그마한 내 방에 모셔둔 책이라고 해봐야 얼마 되지 않는다. 큰 책장 하나 다 채우고, 작은 책장 몇개 채우고, 읽고 바닥에 쌓아둔 책들이 전부. 그중에 내가 다 읽은 책도 있고, 아직 읽지 않고 보기만 하면서 뿌듯해 하는 책들도 있다. 대개 후자의 책들은 철학책.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대학 때 분명 칸트연구 라는 과목을 수강했지만, 내게 남아있는 칸트의 이론은 없다. 중국 무협영화에서 태극권을 익힐 때처럼 무술을 터득하고 난 뒤 까먹는 것이 아니고, 정말 내 머리 속에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읽은 기억은, 그냥 읽었다는 기억뿐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헤겔의 <정신현상학> <법철학>, 그리고 선배로부터 물려받은 마르크스 서적들. 이런 애들은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얼마되지 않는 책이지만 방이 워낙 좁은지라 놔둘 곳이 없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은 다들 이런 고민을 매일 같이 안고 살 것이다. 버릴 수는 없다. 왜냐면 가까운 돈 탈탈 털어가며 지른(흔히 인터넷 서점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들 사이에서 책을 구입하는 것을 '책을 지른다'라고 말한다) 책들이기 때문에. 결코 버릴 수 없다. 한번 읽고 다시는 안보게 될 책들이 수도 없이 많지만 그렇더라도 버릴 수 없다. 난 책을 좋아하는 것인가, 책을 수집하길 좋아하는 것인가. 이쯤되면 이런 고민이 생길 밖에. 애서가냐 수집가냐?
난 수집가인 동시에 애서가이다. 내가 수집가라는 것은 도서관 책을 거의 빌려보지 않는다는데서 생각해볼 수 있다. 가벼운 소설 한 권을 읽더라도 난 내 책이 아니면 읽기 힘들다. 도서관 대출 기한이 정해져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도서관 책이 더럽기 때문일까, 줄이 쳐져있고, 찢어져서? 아니다. 도서관 책은 읽으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 때문에 난 소설 하나를 읽더라도 사서 본다. 그리고 사서 읽은 책은 반드시 소장한다. 다 읽었다고 아는 이들에게 책을 뿌리거나, 헌책방에 넘기는 일은 결.코. 없다. 그러니 난 수집가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난 애서가다. 책을 그 자체로서 좋아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이 날 좋아하든 아니든 간에, 또 그 사람이 날 알든 모르든 간에 그 사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싱긋. 싱긋. 난 책을 좋아한다. 책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집에 들어와 방문을 열고 책장 가득 채우고 있는 나의 사랑스런 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행~복 그 자체. 한때는 책방을 운영하고 싶기도 했다. 장사가 안될거라는 걸 뻔히 알면서. 고될 거라는 걸 알면서. 그래도 책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아 그런 생각을 해봤다.
"애서가로서 우리는 친구들의 서가를 심심풀이로 염탐하곤 한다. 읽고 싶지만 수중에 없는 책을 발견할까 해서, 또는 그저 지금 눈앞에 있는 저 짐승 뱃속에 뭐가 들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우리의 동료들은 혼자 응접실에 있게 되면 분명 책장 앞에 서성거리며 킁킁 냄새를 맡고 있을 것이다."(P18)
책이 많다는 누군가의 집을 방문하게 될 때면, 먼저 살펴보는 것은 그 집이 얼마나 넓은가, 어떤 가구들이 있고, 티비는 몇인치인가, 컴퓨터 환경은 어떤가가 아니라, 주인장의 책장이다. 책이 얼마나 많은가, 또 어떻게 꾸며놨는가, 분류방식은 어떠한가, 어떤 주제들을 즐겨 읽는가 등이 나의 관심사이다. 저자는 이를 "책장 앞에서 서성거리며 킁킁 냄새를 맡"는다는 표현을 썼다. 정말 그렇다. 음식 앞에 둔 강아지마냥 남의 책장 앞에서 냄새를 맡고 어떤 음식인지 살핀다.
"서가를 만드는 사람은 인생 전체를 세우고 있다고 할 수 있거든요. 결코 아무 계획 없이 모아놓은 책들이 아니란 뜻입니다. "(p30)
지금 나의 책장에 꽂혀있는 저놈들은 나의 인생이다. 나의 관심사의 변천에 따라 책은 하나 둘 꽂히면서 주제를 바꿔가면서 차곡차곡 쌓여 나의 지나온 인생 전체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저놈들은 나의 어린시절부터 함께 해왔던 나의 일기장이다. 책을 볼 줄 몰랐던 그 시절에 골랐던, 지금 보면 저걸 왜 샀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그런 책들도 있다. 책이 좋았으나 뭘 읽어야 할지 몰랐던 시절, 서점가서 아무거나 집어 사들고 걸어오는 길은 너무나 행복했다. 그러나 와서 책을 읽어보면 잘못 샀구나 하는 걸 깨닫는다. 깨달으면 다행이다. 깨닫지 못하고 그냥 내용도 모르고 읽어버릴 때가 있다. 책은 내 인생이다. 서가는 내 인생이다. 그 사람의 서가를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 지금으로부터 한 10년 후쯤 내 서재를 보고 오늘의 날을 기억할지도 모른다. 살며시 입가에 웃음짓고서.
오늘도 난 책을 지른다. 어서 오너라. 주문버튼을 누른지 얼마나 됐다고 또 택배배송현황을 뒤져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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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술이(述而) 편에 “三人行 必有我師焉(삼인행 필유아사언)”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세 사람이 길을 같이 걸어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라는 뜻입니다. 책읽기는 이보다 더 유용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책도 배울 점이 있다고 말입니다. 이런 생각 때문인지 <위험한 책>이라는 제목에서 무엇이 위험한지 궁금해서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자인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 역시 인간의 운명을 뒤바꾸어놓는다(5쪽)’라고 말합니다. 헤밍웨이는 많은 독자들을 스포츠광으로 만들었고 뒤마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여인들의 삶을 뒤집어버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자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책이 인간의 운명을 뒤바꿔놓은 경우’는 전혀 다른 의미인 듯합니다. 화자의 동료 이자 내연의 관계로 보이는 여교수가 에밀리 디킨슨의 구판본 시집을 사고, 거리를 걸어가면서 읽다가 자동차에 치어 죽었다는 사건으로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묘합니다. 책장 높이 꽂혀있는 책을 꺼내려다가 다리가 부러진 사건이나 책장에서 떨어진 책에 머리를 맞아 반신마비가 된 사건 등등 책이 건강을 위협하는 흉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니 책읽기에 빠져있는 동안 눈 건강이 계속 위협받고 있는 저의 경우도 비슷하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야기는 앞서 말씀드린 화자의 동료가 멕시코의 몬테레이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했을 때 만난 누군가에게 주었다는 책이 그녀의 사후에 되돌려졌는데, 그 책을 받은 화자가 그 연유를 추적하는 과정을 적고 있습니다. 그 책은 조셉 콘래드의 <섀도 라인>이라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에 들어있는 <암흑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의 속지에는 “카를로스에게, 몬테레이에서의 미친 날들을 기념하며. 공항에서 공항으로 나와 함께 붙어 다녔던 소설. 참 유감스럽게도, 내 영혼에 마녀가 깃들어 있다는 걸 금방 깨달았어요. 당신이 뭘 하든 날 놀라게 할 수는 없을 거예요. 1996년 6월 8일.”라는 헌사가 적혀있었다고 합니다. 침대를 같이 쓰는 사이인 여성에게 배달되어 온 책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한다면, 특히 그녀가 사고로 죽음을 당한 뒤라면, 저 역시 그 사유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화자는 이 책을 보내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카를로스의 행방을 찾아 멕시코로 향하지만, 카를로스와의 만남은 의외로 쉽지가 않습니다. 이야기를 뒤따라가는 동안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에 대하여 여백에 메모를 하는 사람, 메모지에 써 책갈피에 끼우는 사람 등에 대하여 듣게 됩니다. 책을 어떻게 읽는가 하는 문제는 각자의 선호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정답이라 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다만 제가 읽은 책처럼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라면 뒤에 읽을 또 다른 사람을 위하여 줄을 친다거나 메모를 하는 짓은 자제함이 옳다고 하겠습니다. 이 책에는 벌써 누군가 남긴 밑줄이 적지 않게 쳐있었습니다. 변명삼지 않았나 싶은 대목이 있어 옮겨보겠습니다. “어떤 상념의 유혹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메모를 했다는 사실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나는 일개 독자에 지나지 않아요. 나는 이미 완성된 형태의 풍경 속을 여행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길은 끝이 없어요. (…) 보르헤스의 말을 인용하자만, 서가란 시간 속으로 난 문입니다.(45-46쪽)”
이 이야기는 애서가, 서적수집가, 장서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사람의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옮긴이에 따르면 책을 사랑하다 혼란에 빠지고 인상적인 운명의 격변을 겪어야 했던 한 남자와 그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냈다고 합니다. 저자는 콘래드의 소설에 나오는 한 대목을 소개합니다. “그는 또다시 자기를 절대 혼자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약속해주기를 간청했다.(97쪽)” 그런데 작가는 소설 속의 그를 바로 책으로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냈습니다. 책이 주인에게 지켜주기를 간청하는 모습은 최근에 읽은 <책의 자서전; >과 흡사한 면이 있어 보였습니다. 사람 간의 사랑이 쉽지 않은 것처럼 사람과 동물, 혹은 사람과 무생물 사이의 사랑에도 뭔가 지켜야 할 무엇이 있는 것이라면 사랑이란 정말 어려운 일일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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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집가 일까, 아니면 애서가(愛書家)일까.”
<위험한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아마도 나는 둘 다 해당되는 경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수집가라고 당당하게 말 할 만큼 많은 책들을 소장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애서가라고 할 만큼 지구상에 있는 그 수많은 책들을 절반쯤은 읽으면서 교양을 쌓은 것도 아니지만, 그 두 가지 경우를 적절히 혼합한 습성 탓으로 책은 반드시 사서 읽고, 늘 신간에 관심을 가지며 좋은 책들을 곁에 두고 읽고 싶은 생각이 고정관념처럼 박혀 있으니 말이다.
<위험한 책>의 시작은 우연적으로 책에 의해(책이 원인 제공을 했음은 분명하지만, 반드시 그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엔 애매모호하다.) 죽음을 맞이하게 된 ‘블루마’로부터 이루어진다. 그리고 사후 그녀에게로 배달되어온 책 ‘조셉 콘래드’의 「섀도 라인」을 발견한 주인공이 그 책의 고리와 매듭을 하나씩 풀어나가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과거 그녀와의 하룻밤 짤막한 사랑을 확인 했던 ‘카를로스 브라우어’가 보내온 이 책은 시멘트와 불순물들이 범벅이 된 채로 파손되어 있음에 호기심이 발동하고, 주인공은 그 책을 발송인에게 돌려주기로 마음을 먹으면서 그의 여행이 시작 되는데, 단순한 시선에서 본다면 책 제목과 줄거리라인 자체에 큰 연광성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더 가까이 접근해 본다면 책의 제목과 책의 골격의 연관성이 약소하게나마 부합된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될 것이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주인공의 행로는 짧고 단순하다고 볼 수 있으나, 그가 「섀도 라인」을 쥐고 ‘카를로스 브라우어’에게 가기까진 짐짓 놀라울 만큼 굉장한 애서가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간의 추리형식을 빌려 진행되는 이 책은 다소 난해한 시적 감상을 요구하면서 단순하지 않은 선을 지닌 채 계속되는 책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깊은 사색을 요구한다. 주인공의 행적을 쫓는 동안 글을 읽는 독자들은 분명 이름만 들어도 입이 쩍쩍 벌어질 기라성 같은 위대한 작가들의 이름을 숱하게 들으며 자그마한 쾌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애석하게도 진정한 애서가들 사이에 명함도 내밀지 못할 만큼 얕은 문학적 지식을 지니고 있던 나로서는 <위험한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책들을 거의 접해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귀동냥으로 눈동냥으로 알고 있던 책들의 제목이나 작가들의 성명이 넌지시 등장할 땐 괜한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불연 듯 내 가슴이 조급하게 뛰고 있었다.
내가 늘 꿈꿔왔던 서가에 대한 욕망을 ‘카를로스 브라우어’ 역시 가지고 있었으며, 오로지 자신이 이루어낸 그 서가에 대한 들끓는 열망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책을 선택한 남자의 모습이 아련하게 눈앞에 펼쳐졌다. 2만권이나 되는 책을 소장하여 발 디딜 곳 없이 모든 집을 책으로 휘감은 남자. 그리고 인쇄된 단어들의 뜻과 매개체를 기묘한 유희를 통해 하나로 통일시켜 놓았다는 그 남자. 바랄 것 없이 오로지 완벽한 자신만의 서가를 만드는 일에 총력을 기울이며 생을 바친 그 남자에게서 우리가 배울 것은 무엇인가. 작가는 카를로스를 수집가와 애서가의 애매한 중심에 둔 채로 그의 마지막 모습과 책 자체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들이 독자들이 느끼게끔 잔잔한 여운을 유도한다. 책 속에 담고 있는 지닌 진정한 의미와 종이와 활자들로 이루어진 존재 자체라는 의미가 틀리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수 천 년 동안 우리는 이 매력적인 존재, ‘책’의 진정한 본질을 잊고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탐서 주의자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심도 있게 그려, 가슴 속을 뜨끔하게 만드는 작가는 타고난 자질로 잘 마무리 지어진 <위험한 책>은 책을 사랑하고, 책을 연구하고, 책을 열망하는 미식가 독자들의 입맛에 맞게 잘 요리된 탄탄한 솜씨로 완성하여 대접한다.
종종 무식할 정도로 두껍지만 정작 중요한 알갱이는 빠진 책들이 있고, 얇지만 속은 꽉 찬 제대로 된 책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위험한 책>은 후자라고 할 수 있겠다. 책에 등장하는 카를로스가 그러한 것처럼 우리는 다만 수집가의 목적으로 책을 구입하여 소장하는 것이 아닌, 애서가로서의 지적 만족감과 자기 성취감을 위해 그리고 뼛속까지 녹아있는 책에 대한 사랑으로 종이에 새겨진 새카만 글자들과 하루에도 몇 번씩 만나는 것이다. <위험한 책>을 읽고 자못 진지한 생각에 잠기다 보니 또다시 이 책에 등장했던 많은 책들을 꼭 읽고 싶은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책이 주는 암시와 여러 가지 생각들로 인해 책을 읽은 시간과 리뷰를 쓰는 시간이 얼추 비슷해진 시간이 되고 말았다. 그만큼 짧은 시간 읽을 수 있을 만큼 책의 두께는 얇지만, 책이 남긴 일렬의 여운들은 그에 못지않게 제법 긴 시간들이 될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책들은 아직도 나의 친구입니다. 나에게 안식처를 제공해주고, 여름엔 쉴 그늘을 만들어주고 나를 매서운 바람으로부터 보호해 주지요. 그 책들이 바로 나의 집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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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흥미로운 이 책의 제목! ‘위험한 책’……. 어떻게 책이 위험하다는 것인지 의아했고. 인생의 길을 밝혀준다는 책이 어찌하여 사람의 목숨까지 빼앗는다는 것인지 궁금하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 그 궁금증은 모두 풀렸습니다.
이 책은 책으로 인해 목숨까지 잃어버린 사람들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블루마라는 케임브리지 대학 스페인어학과 교수가 에밀리 디킨슨의 고판본 시집을 사서 첫 번째 교차로에 이르러 막 두 번째 시를 읽으려는 순간 자동차에 치여 죽고 마는데 블루마와 연인사이였던 ‘나’는 과연 이것이 책 때문에 죽은 것인가 아니면 차 때문에 죽은 것 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그녀가 죽은 후 조셉 콘래드의 『섀도 라인』이라는 책이 그녀 앞으로 배송되고 ‘나’는 그 책을 발송인인 브라우어라는 사람에게 돌려주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몬테비데오, 우루과이 남부 해안 등지로 여행을 하게 됩니다. 그 여행에서 그는 책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 책에 대한 집착, 광기에 까지 이르러 버린 사람들을 만나며 이 책의 이야기는 펼쳐집니다.
여행을 다니던 도중 다날리라는 서적상을 만나는데 그녀는 브라우어의 절친한 친구사이인 델가도를 만나게 해줍니다. 그는 20000여권의 책을 모아 집안 곳곳에 책을 쌓아놓고 자신만의 독특한 책 분류법으로 책을 분류 하며 책을 사랑합니다. 브라우어를 만난 ‘나’는 그가 자신보다도 책을 더 사랑하게 된 것을 보고 너무나 안타까워합니다.
이렇게 지나친 책사랑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동감할 것입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동감을 하였습니다. 이 책의 후기에는 이 책은 ''사랑 이야기''라고 나와 있습니다. 책과 사람과의 사랑이야기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제가 깨달은 것은 이 이야기는 책을 사랑하기보다는 집착과 허무함에 대한 이야기 같습니다.
이 책에 나온 인물들과 같이 저 역시 한번 정도 읽고 책장에 고스란히 처박아둬 뽀얗게 먼지가 쌓인 책이 많이 있습니다. 이 짤막한 이야기 한편을 읽고 저는 집에 있는 책들을 다시 읽어보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위험한 책’ 그야말로 ‘마술적 언어가 작품 곳곳에 스며 있는, 책을 소재로 한 독특한 작품’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상깊은구절] ''카를로스에게, 몬테레이에서의 미친 날들을 기념하며. 공항에서 공항으로 나와 함께 붙어다녔던 소설. 참 유감스럽게도, 내 영혼에 마녀가 깃들어 있다는 걸 금방 깨달았어요. 당신이 뭘 하든 날 놀라게 할 수는 없을 거예요. 1996년 6월 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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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돈은 없다. 현찰로 뭔가를 산다는 생각은 전혀 할 수 없다. 나의 금융 생활은 카드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바뀔 가능성은 없다. 카드 값을 모두 매울 정도의 돈이 생긴 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니까... 로또 1등 정도면 몰라도... 시집을 가고 아이가 생기고 예전에는 깡으로 버티던 얇은 지갑이 점점 무서워 져서 그간 해왔던 인터넷 쇼핑을 줄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화장품을, 그 다음에는 옷을.. 하지만 마지막으로 절대 줄일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 아이를 위한 물건과 책이다.... 아이를 위한 물건은 어쩔 수 없다 치지만, 책은 왜 그런지...모르겠다. 물건을 사는 것 차제 만으로도 환희가 느껴질 정도라고 할까? 가끔 공돈이 생겨 인터넷으로 책을 사게 될 경우가 있으면 나의 경제적 부족함에 한스럽다는 표현밖에 나오지 않는다. 우리 남편은 나의 생태를 절~~~ 대 이해할 수 없다며 구박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인터넷 서점에서 50% 한정 세일~~ 이라는 단어를 보면 숨이 가빠오고 나도 모르게 전용 쿠폰을 발급 받는다. 그리고 택배 상자를 받는다... 집에 책을 둘 곳도 없고 이미 그간 샀던 책은 벽을 타고 올라가고 있다. 마치 담쟁이처럼 ㅋㅋ. 그렇대고 내가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고작 하루 몇 분을 땡땡이 쳐가며 읽어가거나, 아니면 밤에 애가 일찍 잠들었을 경우... 하지만 나는 오늘도 인터넷 서점의 한정판 세일을 찾아 책을 사 대고 있다. 이런 나같은 사람들이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위험한 책. 이 책은 정말 책에 대한 고정관념을 확실하게 깨 주면서 또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한다. 책을 사기 위해 있는 것인지 책 자체로 좋은 것인지... 나도 이 책의 리뷰를 쓰면서 그간 읽지도 않은 책, 그리고 아직 읽지 않은 책. 또 다시 한 번 읽으리라 결심하지만 절~~ 대 다시 읽을 시간이 없는 책을 생각해 본다. 이 책이 궁금한 애서가 들이여.. 절대 후회 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책의 위험함에 대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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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르헨티나 책이다.아마도 처음으로 남미작가의 책을 읽게 된 것일 것이다.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애서가,서적수집가,장서가에 대한 이야기 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많은 책이 보관되어있는 책장을 부러워한다. 그리고 책 모으는 것에 대해 자신이 멋진 책장을 가지게 될 날에 대해 생각 해본다. 나또한 한동안 책을 빌려 읽다가 책을 모으기 시작 했을 무렵부터 책 한권, 한권을 책장에 넣는 재미에 매료되어있다. 미래에 어떤 서재를 꾸며야지 하는 그림을 내 머리 속에 가지고 있으며 머리 속에 그리고 있던 서재나 책장을 보게 되면 감탄을 하게 된다. 이 책 또한 책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다. 그런데 왜 이 책에서는 책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인가?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시작한다. "1998년 봄, 블루마 레논은 소호의 어느 책방에서 밀리 디킨슨의 구판본 시집을 사서, 첫 번째 교차로에 이르러 막 두번째 시를 읽으려는 순간 자동차에 치이고 말았다." 그렇치만 이것이 책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란 말인가? 고전문헌학 전공인 레오나드 우드 교수는 노년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다섯권이 제자리에서 빠져 나와 그의 머리에 떨어져 반신불구가 되었고 주인공의 친구는 '압살롬 압살롬' 책을 빼내려다 다리가 버러졌고, 지하공공도서관에 있는 친구는 폐결핵에 걸렸고, 칠레산 개는 왠일로 성이 난 나머지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몽땅 삼켜버린 뒤 소화 불량으로 죽고 말았다.그렇다고 할지라도 고작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책이 가자는 위험성을 이야기 하고있다곤 할수 없다.. 블루마가 죽은 것처럼 이러한 일들은 다른 것으로도 많이 일어나며 단순 사고에 불과할 뿐, 책에 의해서라는 연관관계가 뚜렷하지 않다.과연 이런 것들로 인해 책이 위험하단 말인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책은 책에 대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등장인물의 대부분은 책과 관련있으며 책을 매우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 책에서는 책은 위험할 수 있다고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전임강사인 불루마 레논이 죽고 나서 그녀를 대신해 부임한 '나'의 방으로 한권의 책이 배달된다. 정확히 말히 그것은 불루마에게 온 책으로 조셉 콘래드의 '섀도 라인'이라는 책이었다. 하지만 책에는 콘크리트 부스러기가 많이 묻어있는 이상한 책이었다. '나'는 이 책을 돌려주기로 결심하고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몬테비데등의 우루과이를 휴가동안 여행하게 된다. 그리고 책을 보낸 카를로스 브라우어를 찾기 시작한다. 브라우어를 찾는 과정은 미스테리한 느낌이 들며 브라우어를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며 브라우어가 굉장한 애서가 이자 책수집가로서 책을 매우 사랑하는 사람이란 것을 알게된다. 그의 집은 침대 아래 던 욕실이던 어느곳이던 책이 가득하고 더이상 둘때가 없을 정도이며 책을 둘곳이 없어 차를 친구에게 주고 차고에 책을 보관하기도 하는 사람이다. 또한 촛불아래에서 책을 읽는 낭만과 책에 따라 음악을 달리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굉장한 애서가이지만 책에 대해 집착이 매우 강하다. 어느날 촛불아래에서 책을 읽다 불로인해 소장하고 있던 일부의 책과 책목록을 잃어 버리게된 브라우어는 심경의 변화로 우루과이 한 해변에서 책과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집을 짓고 살아 간다. 이렇듯 '나'는 브라우어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감에 따라 읽지 못하고 늘어만 나는 책들을 동료나 도서관에 기증하며 집에 더이상 책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며 해방감을 맛보게된다.
그것이 어떤것이던 집착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그것으로 인해 불행해 질수 있음을 이 책은 이야기 하는 듯하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의 주제와는 상관없이 책이더 소중하고 좋아 질지도 모르겠다. 책이 왜 위험한가에 대해 책을 한장한장 읽으며 찾아가는 독자의 여정은 책에대해 좀더 흥미로운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콘크리트 사이에 묻혀있는 책들이 아깝게 느껴진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애서가이며 어느 정도는 책중독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일이백 년 또는 이천 년의 세월을 견뎌내는가 하면 모래 속에서도 살아남는 저 내구성 있는 물체와 인간의 관계는 결코 무해 한적이 없었다. 오히려 이렇게 말해야 옳다. 저 부드럽고 쉽게 소멸되지 않는 책이라는 사물은 인간과 숙명적으로 맺어져 있다고. p83 |
| 책에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 당신은 공감할 수 있습니까? 2만권이 넘는 책들이 내 서재를, 내 복도를, 내 부엌을, 내 욕실을, 것도 모자라 내 침실을 가득 메우게 되어 욕실의 작은 욕조에 웅크린 채 잠드는 나를? 욕실에 꽂아둔 책들이 행여 습기찰까 한겨울에도 찬물로만 씻는 나를? 차고에 책을 비치하고자 차고의 차를 친구에게 선물하는 나를? 시계, 반지 등을 잃어버리는 것이 책 한 권을 잃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느끼는 나를? ....... 120 페이지가 채 안되는 비교적 얇은 두께의 양장본입니다. 비교적 많지 않은 이 종잇장들 안에는 세상에서 책을 가장 귀히 여기는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책을 아끼는 분들은 비교적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 생각됩니다. 책을 너무도 사랑하던 그녀는 책을 읽으며 길을 건너다 차에 치여 사망하며, 책을 너무도 사랑하던, 그리고 책을 너무도 사랑하던 그녀를 사랑하던 그는 그가 아끼던 책들로 만들어진 집에 살다가 그의 손으로 그 집들을 파괴하고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책을 너무도 사랑했던 이들의 현재 모습들... 허나, ''위험한 책''을 인정하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을 이는 과연 있을지?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다면, 당신은 벌써 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 책의 내용도 멋졌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던 흑백 그림들이 아찔했다. 그림이구나. 하며 넘어가려던 순간 그림들이 모두 책의 활자로 이루어졌음을 발견했다.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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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위험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할 법도 할 이 책의 제목은 나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나 역시 책을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였으므르. 처음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위험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에 관한 이야기일까 생각했다. 위험한 사상 혹은 너무나 폭력적인 이야기 등 읽는 사람의 사고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책들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책을 읽다가 차에 치인 사람, 떨어지는 책에 머리를 맞아 반신마비가 된 사람, 책을 꺼내려다 다리가 부러진 사람, 책을 먹고 죽은 강아지 등 조금 황당해서 웃음이 나오는 하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책 때문에 일어난 사고를 나열하며 시작하고 있다. 위험한 책! 이 책에서 위험한 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로 그런 책들이다. 오히려 가치가 높은 책들이 이 책에서는 한 사람의 인생을 파멸로 몰아넣는다. 이 책은 한 문학강사인 블루마가 사고로 죽고 그녀 대신 '내'가 강사자리를 맡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죽은 블루마 앞으로 도착한 한권의 책. 그것은 그녀의 예전 연인이었던 카를로스 브라우어라는 사람이 보내 온 책이었다. 그러나 그 책은 시멘트가 덕지덕지 묻어 매우 지저분하였다. 이 책은 어떤 책일까.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을까. 그리하여 '나'는 이 책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준다는 명목으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카를로스 브라우어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책을 사랑한 카를로스. 그는 말 그대로 책과 사랑을 했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인해 파멸했다. 너무나 많은 책을 사들이고 자신의 집을 모두 점령해버린 책들. 그리고 그 책들을 정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인 카를로스. 그 책 목록이 사고로 불타버리고 카를로스는 패닉상태에 빠진다. 이제 책들은 연인임에 동시에 원수가 되어버렸다. 카를로스는 어떻게 했을까. 그는 어느 바닷가로 가서 책으로 집을 짓는다. 그렇다, 벽돌 대신 책에 시멘트를 발라 꽤 튼튼한 집을 지은 것이다! 그리고 '나'는 블루마 앞으로 배달된 시멘트 묻은 책의 정체를 알게 된 것이다. 그는 블루마의 책을 꺼내기 위해 집을 부수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카를로스의 집을 가득 채워버린 책들은 그의 모든 것, 그러니까 그의 인생 전체를 침범하고 차지해버렸다. 이 책 '위험한 책'에서 말하는 책의 위험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들은 책을 사랑한다. 그리고 일생에 걸쳐 자신의 서가를 채우는 것을 꿈꾼다. 그러나 점점 사람들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이 사람을 지배하는 형태가 되어버린다. 어떤 사람은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것이 뭐가 위험하다는 거지?' -이것이 위험하지 않다고? 카를로스의 마지막을 보자. 그는 자신의 책들을 (그 책들에는 너무나도 가치가 높은 책들도 있었건만!!) 시멘트를 발라 집을 짓는 벽돌로 사용해버렸다! 카를로스는 책으로 인해 막다른 곳으로 몰렸다. 책으로 집을 짓는 다는 것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일이겠는가. 카를로스는 그만큼 책에 휘둘리며 살았다. 그는 두말할 것 없는 책의 피해자였다. 책에 지배를 당한 사람이었다.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위험한 물건이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그저 허구의 이야기라며 웃어넘길 수 없는 것은 책을 좋아하며 책을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나 자신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매달 책을 사지 않으면 온 몸이 근질근질 거리고 책이 있는 곳은 너무나 황홀하다. 나는 어쩌면 벌써 책에 지배를 받는 상태에 들어가버린 것은 아닐까. 그러나 막다른 곳에 몰렸으면서도 카를로스의 삶은 책과 떨어질 수 없었다. 집에 책을 두는 것이 아니라 책으로 집을 지음으로서 그는 완전히 책 속에서 살게 되었다. 작가는 이 책으로 만든 집을 마지막 페이지에서 감옥이라고 표현했다. 책 속에 갇힌 사람. 그러나 집이 우리 생활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것인 것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물론 책 없이는 살 수 없을 것이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책을 접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책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다. 아무리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적어도 학교에 다닐 때 책을 가지고 다니지 않았는가. 카를로스가 책으로 집을 지은 것은 정말 엉뚱해보이지만 우리는 실제로 책으로 만들어진 공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카를로스가 블루마의 책을 찾기 위해 집을 부수고 그 감옥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우리는 책과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책 속에 갇혀 지배를 당해서는 안된다.자, 이제 스스로를 돌아보자. 우리는 책과는 뗄 수 없는 사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지나쳤을 때 책의 지배를 받게 되었을 때 어떻게 되는지 그 위험성도 알았다. 무조건 책과는 담을 쌓는 것도 좋지 않다. 그렇다고 지나친 사랑은 애증으로 변한다. 책과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연인이 아닌 친구처럼. 이미 책을 연인처럼 생각하는 나 스스로에게도 당부해본다. 잊지 말자. 책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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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유명인들이 "이 책 한 권으로 내 인생이 바뀌었다"라든지 "내 인생의 지침서가 된 책"이라는 말을 언급하는 것을 듣게 된다. 사실 책이란 것이 인간에게 주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지금과 같은 다양한 매체가 존재하지 않던 오래전부터 책이란 것이 인간에게 지식을 전해주고, 역사를 기록해오는 수단으로, 또한 인간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것으로 존재해 왔으며, 지금도 역시 책은 인간 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흔히 하는 말로 책은 마음의 양식라 한다. 하지만 워낙 다양한 책들이 출판되는 요즘 현실에서는 그 말이 정답으로 보이지 않을 때도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위험한 책이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본서를 읽기 전에 위험한 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를 잠시 상상해 봤다. 반유대주의, 독일민족주의를 설파했던 히틀러의 자서전 '마인 캄프(Mein Kampf, 나의 투쟁)'는 유대인 학살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낳았기에 위험한 책일지도 모르겠다. 그외에도 수없이 위험한 책들은 존재하리란 생각이 든다. 물론, 그것은 모든 이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책은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위험한 책이란 단지 그런 의미가 아니다. 사람을 선동하고, 체제를 전복을 꾀하고, 국가의 이념에 반하는 그런 책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런던에 있는 캠브리지 대학의 교수인 '나'는 동료 교수 블루마의 사후에 배달된 조셉 콘래드의『새도 라인』을 보낸 사람을 만나기 위해 여행길에 오른다. 영국 런던에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를 거쳐 라 팔로마까지, 애서가로 유명했던 브라우마의 행적을 좇아 가는데, 그 여정에서 그는 여러 명의 애서가, 장서가, 서적 수집가 등을 만난다. 그는 브라우어를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만나 브라우어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수많은 책을 읽고 사들이고, 결국 자신이 지낼 공간마저도 책에 내줬던 브라우어. 그는 그 나름대로 서적 목록을 정리하기도 하는 등 책에 대한 커다란 애착을 보이며, 때로는 책으로 사람의 모습을 만들어 침대에 뉘여 놓는듯, 보통 사람이 보기에 해괴한 행동을 일삼았다. 그러던 그가 장서 목록이 불타 버린 후 책을 모두 싣고 라 팔로마의 바닷가에서 책으로 집을 짓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주인공 '나'가 그곳에 도착했을때는 브라우어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고, 책으로 만든 집은 파괴될 대로 파괴되어 있었다. 그는 아마도 블루마가 원하는 조셉 콘래드의 책을 찾기 위해 집을 부술 수 밖에 없었으리라... 나도 책을 좋아하고 모으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책장에 빼곡히 꽂혀 있는 책중에서 두 번이상 읽은 책은 거의 없다. 대부분 한 번 읽고 책장에 꽂아 놓은 책들이 대부분이고, 책장은 포화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또 책을 사들이고 있다. 책을 좋아하고 독서를 즐기는 것은 분명 자랑스러운 일이기도 하고 또한 다른 이에게 권장할 만한 일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선은 긋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 서가가 도서관같은 시스템을 갖춘다거나 - 내가 소장한 책으로는 서가라는 표현도 부끄럽다 - 훌륭한 서재를 만들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은 드물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사랑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일테지만, 그것이 한계치를 넘는다면 그때는 사람이 책을 소장하는 것이 아니라 책이 사람을 소장하는 형태가 되어 버릴 것이다. 본말전도라고 할까, 주객전도라고 할까. 이 책에 나오는 브라우어는 책에 주도권을 내어준 사람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그가 스스로 책으로 만든 집을 파괴함으로써 그 속박과 주박에서 스스로 벗어났다. 책의 표현대로 새도 라인을 넘어선 것이다. 이 책은 책을 소장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책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애정이 사람을 황폐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사람의 정신적 자유를 속박하는 것들에 대해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시멘트가 묻은 채 배송된 책 한 권. 그 책이 가진 미스터리를 좇아 가는 가벼운 추리 소설 느낌의 <위험한 책>은 얇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책은 책장에 꽂혀있는 상태로 행복감을 느끼게 될까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책이란 것이 사람들에게 읽힐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감안한다면, 내 책들은 무척이나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본문에 나온대로 책은 구매하는 것 보다 처분하는 것이 더 힘들다. 그래서 한 번 읽은 채로 방치되는 책들이 수없이 쌓여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무척이나 고민중이다. 내 책들을 해방시켜 그들이 가야할 곳을 보내는 것이 옳은 일인지, 스스로의 만족감을 위해 책꽂이에 고이 꽂아 놓는 것이 옳은 일인지.... 책을 사랑하고 많이 읽는 것은 분영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러한 사랑과 애착이 자신의 정신적 자유와 의지를 옭아매는 덫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를 동시에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