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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사의 격동기,프랑스 혁명을 전후로한 나폴레옹의 에스파냐 침략전쟁의 시기를 생생히 전하는 화가 고야... 그는 왕실 궁정화가로서 부르봉왕가의 초상화를 그렸으며. 한편으론 신랄한 정치의식을 품고있는 카브리초스를 남겼다. 그 양 극단에서, 또한 극히 현실적인 금전적 사고와 예술가로서의 자긍심사이에서 고야는 섬세한 중용을 지켜나갔다. 최하층 극빈자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표현했고, 귀부인들의 내적 아름다움을 포착해 화폭에 풍부히 드러낼줄 알았던 위대한 화가,고야...
고야의 대표작이라면 <옷 입은 마하>,<나체의 마하>라는 같은 자세의 한 여인의 초상화이지만 그의 진면목은 82점의 에칭 시리즈<카프리초스>라고 생각된다. 사회풍속에 대한 가차없는 풍자,매춘 미신 탐욕 야심 등에 망라된 다양한 주제,에칭으로 표현된 날카롭로 섬세한 필력...에스파냐의 위대한 화가는 고전파 벨라스케스이지만 그에 못지않은 에스파냐의 정신은 고야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고야는 언제 봐도 위대한,가끔은 무섭기까지 한 화가이다. 고야는 세르반테스 시대에 절정에 달했던 유쾌하고도 익살맞은 에스파냐의 풍자정신을 바탕으로 그 위에 대단히 현대적인 요소,즉 현대로 넘어와서야 집중적으로 추구하는 한 특성을 추가했다. 그것은 설명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사랑,극단적으로 대조되는 것들에 대한 느낌,그리고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짐승같은 성질을 가지게 된 인간의 모습에 대한 느낌이다. |
| 그림 자체는 아직도 반짝반짝 광채가 나지만, 그려진 인물들이 어리석고 추해 보여서, 모델들이 이 그림에 만족했다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한다. 왕비를 대표로 한 이들은 누구보다 우월한 권력과 지위를 평생 누려왔기에, 일반적인 미의 기준에 연연하지 않을만한 자신감이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벨라스케스 그림 안에 있던 거울을 고야는 모델들의 앞으로 옮긴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들 모두 앞에 커다란 거울이 있다면, 거기 비쳐 자신들도 볼 수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면, 그렇게 자신을 그림 보듯이 구경할 수 있는 거리감이 확보된 상황이라면, 실제 이상을 요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모델의 뒤로 물러난 화가의 위치 또한 설득력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