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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라는 이름의 해석학 <보고 있나요 내 마음 넘치는 걸>을 읽고
"숲이라는 이름의 해석학 <보고 있나요 내 마음 넘치는 걸>을 읽고" 내용보기
좋은 수필은 삶을 이야기하지만, 뛰어난 수필은 삶을 해석한다. 이수동 시조시인의 <보고 있나요 내 마음 넘치는 걸>은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은 노년의 일상을 기록한 산문집이 아니라, 숲이라는 거대한 텍스트를 읽으며 인간 존재와 삶의 방향을 새롭게 해석해 내는 성찰의 기록이다. 책장을 덮고 가장 오래 남은 것은 개별적인 이야기들이 아니었다. 배우자를 떠나보낸 슬픔도, 손
"숲이라는 이름의 해석학 <보고 있나요 내 마음 넘치는 걸>을 읽고" 내용보기

좋은 수필은 삶을 이야기하지만, 뛰어난 수필은 삶을 해석한다. 이수동 시조시인의 <보고 있나요 내 마음 넘치는 걸>은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은 노년의 일상을 기록한 산문집이 아니라, 숲이라는 거대한 텍스트를 읽으며 인간 존재와 삶의 방향을 새롭게 해석해 내는 성찰의 기록이다.

 책장을 덮고 가장 오래 남은 것은 개별적인 이야기들이 아니었다. 배우자를 떠나보낸 슬픔도, 손주의 성장을 바라보는 기쁨도, 산촌에서 꽃을 가꾸며 살아가는 평온한 일상도 결국 하나의 큰 흐름으로 수렴되고 있었다.

그 흐름의 이름은 '숲'이었다.

숲은 이 책의 배경이 아니다. 숲은 이 책의 문법이다. 시인은 숲을 바라보지 않는다. 숲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이 차이가 이 책을 평범한 자연 수필과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숲은 더 이상 나무들이 모여있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과 생명, 관계와 공동체를 이해하는 하나의  해석틀이 된다.

모든 산문이 시조 한 편으로 시작되는 구성 역시 이러한 해석학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시조는 하나의 화두를 던지고 산문은 그 화두를 삶속에서 증명해 나간다. 시조가 질문이라면 산문은 응답이다. 함축과 서사가 서로 비추며 하나의 의미를 완성하가는 과정은 이 책의 독창적인 미학이라 할만하다.

이수동의 문장력은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절제되어 있다. 그러나 그 절제는 빈약함이 아니라 오랜 삶이 걸러 낸 언어의 밀도이다. 문장은 독자를 설득하려 하지 않고, 조용히 곁에 앉아 자신의 삶을 들려 준다. 그래서 독자는 읽는 동안 한 사람의 글을 읽는다기보다 한 사람의 생애를 함께 걸어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숲을 읽는 시인의 방식이다. 그는 숲을 생태학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숲이 살아가는 원리를 삶의 원리로 번역한다. 나무는 혼자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숲은 언제나 함께 살아간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연결되고 기대며 하나의 생명 공동체를 이룬다.  시인은 이러한 관계성을 인간 사회가 잃어버린 삶의 원형으로 읽어낸다. 연결, 공존, 배려, 돌봄, 나눔과 포용은 숲이 인간에게 들려주는 가장 오래된  언어가 된다.  이 지점에서 숲은 하나의 환유가 된다. 

개별 나무는 인간을, 숲은 공동체를 넘어 존재 전체를  상징한다. 결국 시인이 이야기하는 숲은 자연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가 숲에서 발견하는 핵심은 사랑이다.

나무는 햇빛을 독차지하지 않는다. 열매를 품었다가 기꺼이 내어 준다. 몸을 내어 그늘을 만들고, 쓰러진 뒤에도 다른 생명을 살린다. 숲은 그러한 사랑들이 서로 얽혀 이루어진 생명의 질서이다.  그래서 시인에게 숲은 사랑의 구조이며,  존재를 유지하는 가장 근원적인 방식이다.

이러한 사유는 마침내  창조주의 섭리와 사랑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책의 영성은 종교적 교리를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자연의 질서를 통해 인간을 넘어서는 더 큰 생명의 질서를 성찰하게 한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획득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힘은 긍정이다.  배우자의 죽음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겪고도 시인은 허무를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늦가을  단풍처럼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살아내는 삶을 이야기 한다. 무상함을 알기에 더욱 충만하게  살아가는 태도,  그것이 이 책의 가장 깊은 정조이다.  오늘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읽으며 살아가지만  정작 삶을 읽는 법은 잊어버린 시대를 실아간다. 이수동은 숲을 읽고, 그 숲으로 다시 인간을 읽는다. 그래서 그의 수필은 자연을 설명하는 글이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는 글이  된다. 

<보고 있나요 내 마음 넘치는 걸>은 한 권의 수필집이 아니라  숲이라는 교실에서 평생 자연에게 배운 한 시인의 삶의 철학이다.  천천히 읽을수록 문장보다  문장 사이의 침묵이 더 오래 말을 걸어온다.

좋은 책은 읽는 동안 감동을 준다. 그러나 오래 기억되는 책은 독자의 삶을 조금씩 바꾸어 놓는다. 

<보고 있나요 내 마음 넘치는 걸>은 숲을 읽는 법을 가르쳐주고,  마침내 우리 자신의 삶을 다시  읽게 하는 드문 수필집이다.  책장을 덮는 순간 끝나는 책이 아니라,  그때부터 독자의 마음속에서 다시 자라기 시작하는 한 그루의 숲이다.

n************x 2026.07.19. 신고 공감 2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보고 있나요 내 마음 넘치는 걸
"보고 있나요 내 마음 넘치는 걸" 내용보기
종이책mo****|2026.06.25|신고/차단/공감돼요이 책은 독자에게 한편의 사랑의 편지와도 같다. 이야기 장이 마무리 할 때마다 따뜻한 위로를 자연스럽게 녹여 놓았다. 처음에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읽어내려가다가 어느 순간 온기가 마음에 가득히 품게 된다.또한, 저자의 시선은 오랜 교직생활과 시조 창작으로 길러진 넓은 관찰력으로 작은 개미와 나비, 나뭇가지와 풀포기,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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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mo****|2026.06.25|신고/차단

/공감돼요


이 책은 독자에게 한편의 사랑의 편지와도 같다. 이야기 장이 마무리 할 때마다 따뜻한 위로를 자연스럽게 녹여 놓았다. 처음에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읽어내려가다가 어느 순간 온기가 마음에 가득히 품게 된다.


또한, 저자의 시선은 오랜 교직생활과 시조 창작으로 길러진 넓은 관찰력으로 작은 개미와 나비, 나뭇가지와 풀포기, 그리고 자연속의 상부상조의 질서를 이르기까지 보이지 않는 삶을 세심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결코 가볍지 않은 분량이지만, 책장을 덮는 순간 언제 이렇게 다 읽었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이야기이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성찰이 따뜻한 문체와 어우러져 깊은 울림과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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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 2026.06.2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