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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삼국유사답게 책이 예쁘다. 개정하기 전 옛날 판도 도서관에서 빌려본 적이 있었는데 옛날 판보다 지금이 디자인과 구성 측면에서 훨씬 훌륭하다. 개인적으로 모양과 구성이 잘 돼있는 책을 더 편하게 읽기 때문인지 책읽기가 수월했다. 원본을 그대로 실어놓은 것이 아니라 흐름에 따라 분류하여 재미있는 이야기들 위주로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진짜 원본 삼국유사를 들고 읽으려고 했다면 그 딱딱한 문체와 광대한 분량때문에 겁이나서 시작도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삼국유사는 역사의 딱딱함에 얽매이지 않아 사랑스럽다. 일연스님은 민중들 사이에 돌아다니는 이야기, 전설같은 이야기를 가감없이 그대로 썼다. 불가능해보이는 일마저도 가능했을 것 같은 꿈같은 삼국시대를 상상할 수 있었던 것도 일연스님 덕분이다. 나는 삼국유사를 읽으며 온몸이 금빛으로 빛나며 부처님이 된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을 보았고, 품 안에 꽃가지를 품고 신라로 행복하게 돌아갈 수 있었던 거타지의 성공을 내 일인양 즐거워했으며, 북만큼 커다란 똥을 쌌다는 여인의 체구를 실제로 가늠해보기도 했다. 동화같은 신비한 일들이 일어났던 곳, 그러한 환상이 가득했던 즐거운 사람들이 살았던, 그 시절 그 곳이 삼국시대였다. 순수했던 사람들, 낭만을 즐겼던 사람들, 이상하고 신비한 이야기를 거부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삼국시대의 사람들이었다. 고전은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기도 했다. 신라를 지켜주었던 만파식적은 이제 어디로 사라지고 없는지, 힘들어진 대한민국의 현재가 가슴아팠다. 또 백제가 망해갈 때에 한 무당이 나라에 나타났던 징조 중 하나를 백제의 멸망으로 해석하니 의자왕이 노하여 무당을 죽인 이야기가 있었다. 나라가 흉흉할 때 바른 말 하는 사람들이 지도자에게 어떤 대접을 받는가. 대한민국의 현실을 또 한 번 생각했다. 삼국유사는 즐거운 이야기책이었으며, 동시에 생각할 거리를 주는 고전이었다. 일연스님이 아닌 삼국의 민중 한 명 한 명이 나에게 얘기를 걸고 있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응하였다. 옛 사람의 향기를 느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