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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처서가 지났다. 그제야 도착한 여름 책을 들고 이 책을 왜 신청했더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제목을 보고 여름은 안부를 묻기 좋은 계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이유가 생각났다. 백가희 작가는 <당신이 빛이라면>, <간격의 미>, <너의 계절>, <누군가는 사랑을 말해야 하지 않을까>, <이토록 사랑스러운 삶과 연애하기>까지, 데뷔 이후 사랑과 이별, 관계라는 주제로 꾸준히 글을 써오고 있으며, 케이팝부터 수영, 야구까지 좋아하는 것에서 얻은 인생의 통찰, 완주를 풀어내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뜨거웠던 모든 시절 혹은 모든 것들이 여름이었다"라는 그의 말에 괜히 내게도 뜨거웠던 것들이 있었나, 하며 기억을 헤집어 보기 시작했다. 까무잡잡하게 변색된 두툼한 어깨를 다 드러내는 민소매를 입고 시종일관 뛰어다니길 좋아했던 여름, 송골송골 맺히는 것보다 흘러내릴 정도의 땀을 좋아했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뜨겁게 달궈진 여름을 좋아하고 사랑을 예찬하는 이의 글치고는 꽤 침잠하게 한다. 뭐, 사랑이 애틋이나 달달 그런 감각만 존재하는 건 이닐지 몰라도 그의 사랑은 반음 내린 것 같으면서도 마구 서글프지도 않아서 애매하달까. 개인적으로 세상을 시크하게 바라보는 시선, 과하지 않게 슬픔이 묻어나거나 반음 정도 내려선 감각을 가진 문장을 좋아하는데 이 작가의 문장도 그랬다. 이 책은 어쩌면 감정이 쉽게 도드라지는 계절, '여름'을 관통하는 44편의 산문이 담겼다. 무언가를 오래 미워하다 보면, 정작 왜 미워했는지조차 잊게 된다는 고백을 시작으로 그에게 여름은 오랫동안 그런 대상이었다. '미움', '나', '당신', '안부'를 주제로 감정,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계절을 관통한다. 작가는 영화 <소공녀>의 미소를 보면서 "저렇게 살면 좋을까 싶다가도 이내 알게 된다. 저렇게 살고 싶어 하는 나를."이라며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데 또 그런 작가를 보며 나는 작가를 투영한다. 저렇게,라는 삶의 태도에 대해 작가가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보통 한심하게 바라보는 게 아니라는 건 느낄 수수 있어서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겠다고 내 마음 내키는 대로 생각한다. 나 역시 '저렇게' 사는 미소가 자유롭고 뭔가 자기를 위할 줄 아는 사람 같달까. 대부분이 결핍으로 채워진 삶에서 위스키 대신 집을 포기할 수 있는 깡다구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건 아닐 테니.
작가가 사람 간에 배려는 자신의 환상 속에나 존재하는 것이라며, 단정적으로 희망을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며 타인 삶에 관심이 없어진 시대를 아파한다. 나아가 누군가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는 비관에는 염세를 토핑 하듯 뿌리는데, 그런 작가의 심정을 확인하는 사회조사 지표가 있다. <대인 신뢰도>라는 것인데 관계에서 타인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한 지표다. 예를 들면, 길에서 위험에 빠진 자신을 타인이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과연 결과는 어떨까? 조사 결과는 열 명 중 네 명은 못 믿고 산다. 심지어 코로나 시기에는 절반 이상은 사람을 못 믿고 살았다. 그래서 <당신을 믿는다>는 감정이 좀 다르게 읽혔다.
184쪽 요즘 유명 장애인 유튜버의 행동을 두고 갑론을박 시끄럽다. 한 마디 보태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는데 작가가 "자유가 아무런 말이나 내뱉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길래, 참기로 했다. 개인 사이의 문제에서 장애가 있다는 것이 무조건 약자의 조건이 아니라는 생각이어서, 이번처럼 개인의 이익을 공공의 이익인 것처럼 포장되는 게 참 불편하다.
200쪽 이 책은 '여름' 자체보다, 그 계절을 통해 작가는 '사랑'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그저 따뜻하고 좋은 감정만으로 그리지 않으면서, 오히려 사랑은 불편하고 수고스럽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기꺼이 시간을 들이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작가의 '안부'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관계가 끝나거나 멀어진 뒤에도 그 사람의 시간을 계속 궁금해하는 마음이나 미움보다 끝내 사랑을 선택하려는 태도다. 일상의 느슨함과 한없이 따뜻한 시선 그리고 살짝 내려앉은 톤의 문체가 어우러져 읽는 내내 느긋한 심박수가 됐다. 마치 그의 말랑이들의 배를 연신 긁어대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여름안부 #백가희 #클랩북스 #서평 #책리뷰 #북플루언서 #에세이 #계절에세이 #감성에세이 #사랑과미움 #추천도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하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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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안부 > 쉽게 미워하고 오래 사랑하는 계절에게 백가희 지음 / 클랩북스 "당신의 여름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나요?" 뜨거웠던 모든 시절을 여름이라 부르고 싶었습니다. 어떤 날은 꼭 붙잡아 두고 싶었고, 어떤날은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랐습니다. 이 모든 날이 모여 조금 흔들리고, 많이 웃고 뜨겁게 사랑하는 계절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면, 어떤 여름을 만났는지 들려주세요. "모든 게 쉽게 미워지던 날들, 그럼에도 다시 이 계절을 껴안아 보기로 했다." "가을에 들어선다"는 입추를 지나, "더위가 물러간다"는 처서까지 지났지만, 여름 열기와 더위는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직은 <여름, 안부>를 물어야 할 때인가 보다. <여름, 안부>를 읽으면서 나에게 떠오른 키워드는 '열정'이다. 작가가 뜨거웠던 모든 순간을 '여름'이라 부르고 싶었다고 했듯이, 나 역시 우리의 모든 열정을 '여름'이라 부르겠다. 수능 준비를 위해 이 여름을 불태운 작은딸, 무더위에 방학임에도 동아리 활동에 한 몸 불사른 큰딸, 워킹맘 으로 고군분투한 아이들의 엄마, 그리고 이들을 곁에서 부지런히 서포트하느라 비지땀을 흘린 나... 우리의 이 모든 열정의 순간은 '여름' 그 자체였다. 쉽게 미워하고 오래 사랑하는 계절, 이 여름에게 마지막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래도 무언가 아쉽다면 <여름, 안부>와 함께 이 여름을 한 번 붙잡아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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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여름, 안부 ✏️저자명 : 백가희 🏢출판사 : 클랩북스 @clabbooks 📅출간일 : 2026년 08월 30일 덥고 습하고 끈적해서 피하고 싶은 계절. 그런데 작가는 그런 여름 안에서 사랑과 믿음, 다정함을 발견한다. 책을 읽는 동안 자꾸 ‘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만이 아니었다.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 함께 살아가는 존재를 바라보는 마음, 좋아하는 음악과 야구를 오래 아끼는 마음, 그리고 별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하루를 다정하게 둘러보는 마음까지. 책장을 넘길수록 사랑이라는 말의 범위가 조금씩 넓어졌다. 우리는 행복한 순간에도 언젠가 이 행복을 잃을까 봐 걱정하고,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미리 불안해하느라 지금을 놓치곤 한다. 하지만 어쩌면 중요한 건 완벽한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충분히 바라보고 사랑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특별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특별해지는 것들. 무심히 지나쳤을 표정과 말투가 기억에 남고, 평범했던 장소와 계절이 마음속에 오래 머무는 것도 결국 그곳에 내가 마음을 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야구 이야기에서 얻은 위로도 좋았다. 오늘 실수했다고 모든 경기가 끝나는 것은 아니고, 오늘 졌다고 영원히 지는 것도 아니다. 야구에 다음 타석과 다음 경기가 있듯 우리에게도 다시 시작할 다음 장면이 있다. 넘어졌다면 다시 일어나면 되고, 조금 늦었다면 지금부터 시작하면 된다. 책 속에는 서로 너무 다른 사람들이 한 빌라에 포개져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온다.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쉽게 단정하지 않는 마음. 보이지 않는다고 없다고 여기지 않는 마음. 내가 모르는 그 사람의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 번 더 생각해보는 마음. 그런 태도 역시 사랑과 닮아 있었다. 사랑은 생각보다 편한 감정이 아니다. 때로는 예민하고 귀찮고 어렵다. 누군가를 제대로 사랑하려면 내가 가진 편견도 들여다봐야 하고, 그 사람의 삶을 조금 더 오래 바라봐야 한다. 그래서 사랑하려면 조금 부지런해져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여름이 아무리 덥고 고되어도 그 계절 안에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누군가와 함께 걷고,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멀리 있는 누군가의 여름이 조금 덜 고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런 마음들이 결국 우리를 다음 계절까지 데려가는 것 아닐까. 늦게 좋아하게 됐다면 지금부터 실컷 좋아하면 되고, 이제야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다면 지금 시작하면 된다. 아직 우리에게는 잡아볼 여름도, 다가올 계절도 남아 있으니까. @10000_neungi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여름안부 #백가희 #에세이추천 #클랩북스 #책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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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여름에 관한 에세이라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결국 사람을 사랑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마음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름처럼 감정이 쉽게 드러나는 순간들 속에서 작가는 미움에 오래 머물기보다 내가 사랑했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자고 이야기합니다 그 과정이 억지로 미움을 사랑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흔들리고 지나온 뒤 남아 있는 마음을 살펴보는 방식이라 좋았어요.
특히 30대인 저에게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지금의 인간관계를 돌아보며 내가 너무 얽매여 있었던 건 아닌지 혹은 소중한 관계에 너무 무심했던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됐어요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과 생각이 다른 만큼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모든 관계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메시지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이번 여름에는 무엇을 기억하게 될까 궁금해졌어요. 어쩌면 계절 자체보다 그 계절을 함께 보낸 사람 나에게 건넨 말 한마디 문득 떠오르는 풍경이 더 오래 남을지도 모르겠어요 마음이 조금 지쳐 있거나 관계를 한 번쯤 돌아보고 싶은 분들에게 조용히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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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여름에 관한 에세이라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결국 사람을 사랑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마음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름처럼 감정이 쉽게 드러나는 순간들 속에서 작가는 미움에 오래 머물기보다 내가 사랑했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자고 이야기합니다.. 그 과정이 억지로 미움을 사랑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흔들리고 지나온 뒤 남아 있는 마음을 살펴보는 방식이라 좋았고 특히 30대인 저에게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지금의 인간관계를 돌아보며 내가 너무 얽매여 있었던 건 아닌지 혹은 소중한 관계에 너무 무심했던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됐어요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과 생각이 다른 만큼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모든 관계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메시지가 기억에 남았습던거같아요 책을 덮고 나니 이번 여름에는 무엇을 기억하게 될까 궁금해졌어요 어쩌면 계절 자체보다 그 계절을 함께 보낸 사람 나에게 건넨 말 한마디 문득 떠오르는 풍경이 더 오래 남을지도 모르겠어요. 마음이 조금 지쳐 있거나 관계를 한 번쯤 돌아보고 싶은 분들에게 조용히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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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좋아하지만 너무 감정적 단어의 나열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 이제야 백가희 작가님을 알았을 까_ 아쉬울만큼 담담하게 일상 속 마주하는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좋았다. 특히나 여름을 한 계절에 국한하지 않고 뜨거운 마음을 느끼는 모든 것을 여름으로 정의한 작가님의 시선부터가 매력적이다. 유독 뜨거웠던 여름이다. 선풍기 바람 옆에서 참외 하나 수박한조각 베어무는 그 시원한 여유를 책속에서 만나볼 수 있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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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백가희 ■ 출판사 : #클랩북스(2026년 08월 30일) ■ 책속의 문장
"당신의 여름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나요?" "모든 게 쉽게 미워지던 날들, 그럼에도 다시 이 계절을 껴안아 보기로 했다." 폭염 경보를 알리는 재난 문자가 유독 많았던 올 여름, 그 무덥고 습한 공기를 뒤로하고 여름이 끝나갈 때쯤 이 책을 만났다. 제목만으로 여름만이 빚어내는 선명하고 짙은 풍경들이 머리속에서 그려졌는데 그 뜨거운 여름 풍경 속, 다정하고 따뜻한 안부인사가 품는 의미가 어떤걸까 궁금증을 품고 읽기 스타트. 이 책은 가장 뜨거웠던 모든 순간의 시절을 여름이라는 계절에 빗대어 미움에서 다정한 안부까지, 한 계절을 건너온 마음의 기록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사람의 마음도 조금씩 달라진다고 믿고, 그 변화의 순간들을 오래 바라보고 기록한다는 저자는 프로필 소개글에서 안부를 건네는 계절 속 마음들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는데 강한 뙤약볕에 예민해지기 쉬워 사랑도 미움도 선명해지는 여름이지만 이상하리만치 오래 남는 계절. 이 책은 이러한 마음에서 시작된다. 꼭 한 번은 여름에 대해 쓰고 싶었던 저자는 '왜 여름을 사랑하는지, 여름의 품 안에서 어떤 기억을 쌓아뒀는지'부터 그 안에 마냥 아름답게만 그리지지 않은 계절 속 날선 감정들을 내비치며 끝내는 사랑할 이유를 찾아낸다. ‘미움'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 애쓰고, 나아가 타인의 세계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는데 활기찬 여름을 좋아한다던 K와의 만남, 빌라 사람들을 통해 조금 다르게 사는 법,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를 보러 간 날의 기억 등. 이제껏 지내 온 여름의 장면들을 소소한 일상 속 풍경들로 풀어내며 그때의 가졌던 순간순간의 감정들과 사람들과의 관계 속 저자가 삶을 향해 품게 된 단상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려나간다. 나 또한 여름을 좋아한다. 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가라앉힐 때쯤 여름 밤 수목원을 거닐며 들었던 풀벌레 소리, 먼 거리를 이동해 새연교의 짙게 물들던 저녁 노을, 이호해수욕장에서의 밤공기 속에 남아 있는 설레임 등. 책을 읽고 있자니 지난 여름 날의 풍경들이 하나 둘 떠올랐다. 땀이 줄줄 흐를 정도의 덥고 습한 날이였지만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관람했던 날은 무더웠지만 함께 했던 사람의 기억이 더 큰데 여름이 단순히 뜨거운 계절이 아닌 그 계절에 머물렀던 사람과 마음을 기억하는 시절인 것. 뜨거웠던 모든 시절을 여름이라 부르고 싶었던 저자는 누군가를 좋아했던 순간, 상처 받았던 순간, 그래도 다시 사랑하기로 했던 순간까지. 사소하고도 선명한 순간들을 하나씩 꺼내어 보여주며 미움에서 시작해 그리움과 이해를 지나, 결국 ‘안부’라는 다정한 말에 닿는다. 이 모든에게 “당신의 여름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나요?”라고. 뜨거웠던 계절의 끝에서 사람에게, 사랑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건네는 조용하고 다정한 인사.여름, 안부가 벌써부터 그리워졌다. 유독 친구들과의 미움과 실망이 컸던 여름이였지만 감정소모의 관계까지 여름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조용히 마음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모든 순간들도 마음을 되살펴보는 안부의 시간이 있었음을. 이제는 지나간 여름에게 조용히 안부를 묻고 싶다. "잘 지냈지, 나의 여름" 여름의 안부가 그리워지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 이 책은 능이(@10000_neungi) 서평단모집에 선정되어 클랩북스(@clabbooks)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리뷰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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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안부_ 백가희 여름. 쉽게 미워하고 오래 사랑하는 계절에게. 작가가 뜨거웠던, 붙잡고 싶었으며, 한편으론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기도했던 나날들에게 쓴 이야기. 모든 하루하루가 모여 뜨겁게 사랑하는 계절이 되길 바라며 쓴 이야기. 그리고, 안부. 오랫동안 연락이 끊겨있던 사람의 계절이 무사했으면 하고 조용히 바라는 이야기. 이 책은 작가가 겪은 여름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시간들의 솔직한 기록들이 모인 이야기이다. 나와 마주보다 결국은 돌아 자신의 길을 가버린 사람이 생각나기도 하고, 더워서 여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던 내가 생각나기도 했다. 항상 여름이 지나가고 나면, 차가운 겨울이 오고나면 결국은 다시 여름을 바랄거면서. 왜 무더운 열기를 즐기지 않고 외면했을까. 여름이 다 가는 끝자락에서 이 책을 읽으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p.89_ 어떤 문장은 그저 종잇장에 숨어 숨 쉬고 있고, 어떤 문장은 제 책들로 보금자리를 옮기기도 했습니다. p.101_ 실수한다고 인생은 절대 망하지 않더라. 실수해도 너는 너야. 너의 빈 곳을 알아버린 너, 그래도 너. p.184_ 어느새 해는 수평선 아래로 저물었고, 짐을 챙겨 다시 길을 나섰다. 두 번 다시 같은 해는 뜨지 않겠지. 나는 비로소 이 사랑을 등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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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여름은 내가 가장 활발하던 시기였다. 방학은 시골 친척 집에 가서 눈꼽도 떼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계곡으로 나갔다. 지치지도 않고 다이빙과 수영을 했고, 라면과 매운탕을 먹었다. 그리고 나서 개학을 하면 검게 탄 친구들 중에서도 내가 제일 까맣게 타 있었다. 그렇게 초등학교 6년을 제일 검은 아이로 살았었다. ⠀ 하지만 나이를 먹은 뒤 나에게 여름은 정.말. 싫.은. 계절이다. 원래도 하얗지 않은 피부라 검게 타는 게 무척 싫어졌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으로 녹아내리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다. 에어컨 만든 사람에게 노벨 평화상을 줘야 한다며 에어컨 밑에서 숨만 쉬는 계절이 여름이었다. 휴가도 가지 않았다. 집이 최고였다. ⠀ #여름안부 (#백가희 지음 #클랩북스 출판)을 읽으면서 올여름을 다시 되짚어보았다. 저자가 자신을 보듯 나도 나의 몸을 보았다. 성인이 되고 나서 가장 많이 탄 여름이었다. 별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전히 덥고 습한 여름은 싫다. 하지만 저자처럼 달리기를 꾸준히 했다. 매미의 울음소리와 나를 점박이로 만들어 버리는 단백질 큐브, 날벌레들, 연초록에서 짙은 초록으로 풍성하고 짙어지는 식물들을 해가지지 않고 환한 저녁 여덟 시에 언제 봐도 반가운 낮달과 함께 달렸다. 여름 휴가도 몇 년 만에 다녀왔다. 운전 때문인지 왼쪽 팔이 더 검다. ⠀ 어느새 나에게 여름은 네 번째로 좋아하는 계절이 되어 있었다. 그게 뭐냐고. 결국 제일 싫어하는 계절이지 않냐고 말하지만 부정과 긍정. 이 미묘한 차이가 여름을 살아내는 나의 심리적 여유의 차이를 만들었다. 싫은 상태에서 또 싫은 것을 만나는 것과, 좋은 상태에서 싫은 것을 만나는 것. 견뎌낼 수 있는 정도가 달라진다. ⠀ 얼굴이 붉다 못해 검어질 만큼 달리면서 속도를 늦추고 주변 풍경을 바라본다. 운전 중에도 창밖을 본다. 쨍하고 파랗고, 먼지 한 점 없는 날씨는 바라보기에 그만이다. 이만한 계절이 없다. 나는 그동안의 여름을 ‘싫다’고, 막연하게 특별한 이유도 없는 상태로 살아온 것이었다. ⠀ <여름, 안부>는 여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여름처럼 뜨겁게 살아가는 인생의 모든 순간을 여름으로 표현하고 있다. 저자도 책에서 인용하고, 나도 이번 여름에 읽은 알베르 카뮈의 <결혼 여름>이 생각났다. 실제로 지중해에서 여름을 보내며 쓴 글들이지만 카뮈가 말하는 여름도 계절로 국한되지 않는다. 끝없이 궁리하고 움직이고 젊음을 불태우는 뜨거움. 그것을 여름이라 칭한다. 그렇게 카뮈의 뜨거운 여름은 우리가 살아내는 일상들처럼, 썩 아름답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 아름답지만은 않음을 적어내는 카뮈의 글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던 것은 그럼에도 살아내는 뜨거운 열정과 삶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 여름을 미워해도, 좋아해도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고 흘러간다. 여름이란 이름의 인생의 1/4를 차지하는 시간들. 싫다라는 막연한 부(-)의 감정에 절어 있기에는 너무나 귀한 시간이다. 여름을 싫어하는 이유는 내가 인생을 뜨뜻미지근하게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에 눈부시게 찬연한 그 열정과 뜨거움이 부담스러웠던 것은 아닐까. <여름, 안부>를 읽으면서 계속 검게 탄 내 팔에 시선이 갔다. 너무 탔나 싶었던 보기 싫은 팔이 이번 여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하는 솔직한 기록처럼 느껴졌다. ⠀ 나쁘지 않게 여름을 잘 붙잡고 있었던 것 같아 뿌듯하다. 어릴 적 이후로 오랜만에, 일 년 뒤 다가올 여름이 기다려진다.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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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안부 - 백가희] 내 사랑 여름에게. 한줄평 : 여름의 녹음처럼 세상 가득 우거진 푸르른 사랑으로, 모든 계절에 깃든 모든 여름의 순간에 전하는 안부. 짧은 에세이 : 자연 현상에 따라 시간을 분절해야겠다는 생각은 누가 맨 처음 했을까.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 지방에 사는 사람의 가장 큰 축복은 시간의 흐름을 창밖의 풍경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먹고사는 일을 자연에 기대어야 했던 선조들의 지혜라는 진부한 대답 대신, 황급히 다른 질문을 꺼내 든다. 그렇다면 끊어진 시간의 꼬리에 이름표라도 붙이듯이, 누가 그 계절(끝 계 季, 마디 절 節)들에 어여쁜 이름을 지어주었을까. 봄, 여름, 가을, 겨울 하고. 누군가 나에게 가장 사랑하는 계절을 물으면, 나는 지체 없이 여름이라고 대답하고는 한다. 원래 열이 많은 태양인 체질이라 더위를 잘 못 견디는데도, 꾸역꾸역. 그렇게도 여름이 사랑스럽다. 한없이 가벼워지는 옷차림, 움츠리지 않아도 되는 어깨, 짙푸른 녹음, 창밖에 부서지는 빗방울의 청량함, 피서지에서의 눈부신 여유. 누가 이 계절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겨울에 여름 나라로 자꾸 떠났던 이유는, 혹시 내 안에 있는 여름마저 지나갈까 봐. 나라는 계절만은 여전히 여름이고 싶어서였던 것 같다. 겨울의 코코아와 군고구마 역시 사랑하지만, 나는 늘 내가 여름 같은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글생글 생명력이 가득한, 살아있는 인간. 백가희 작가의 <여름, 안부>는 여름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여름을 사랑하게 된 이유에 대한 이야기로 읽힌다.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마지막 햇살에 몸을 나른히 뉘인 늦여름. 사랑스러운 계절의 끝에서. 여름을 배웅하는 마음으로 매일, 그녀의 에세이를 조금씩 야금야금 읽었다. 그녀의 글은 여름이라는 시간대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땀방울이 맺힌 모든 순간이 여름과도 같았다는 고백. 그러니 여름이 아닌 모든 시간대에서도, 여전히 여름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담긴 기록. 그래서 모든 계절, 모든 순간에서, 여름을 발견하고 그 빛을 받아 반짝이는 스스로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 무엇보다 여름을 닮아 푸르른 사랑의 순간들에 대하여. 가만가만 나직하고 솔직하게 전하는 삶의 단면들이 얼마나 문학적이던지. 생(生)은 문학보다 더 문학적이다. 삶은 커다란 이야기라고 믿는다. 이야기를 품은 인간은 하나의 우주라고 믿는다. 달이 차고 이지러지면, 우주의 콧잔등에 굵은 땀방울로 맺혔다 사라지는 여름이 우주 가득 활기를 불어넣는 것을 가만히 바라본다. 짙푸른 녹음처럼 가득 우거진 푸르른 사랑이, 발 디딜 곳 없는 영혼들이 디딜 땅이 되고, 의지할 곳 없는 마음들이 기댈 지지대가 되는 것을 본다. 귀뚜라미가 높이 뛰고, 풀벌레 소리가 밤을 앞당기는 가을의 초입에서. 계절 뒤편에 몸을 숨긴 여름이 한쪽 눈을 찡긋해 보인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일도 만나자고, 모든 계절에 깃든 모든 여름의 순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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