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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출신의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Krystian Zimerman)을 처음 만난 음반이 바로 이 음반이다. 이 음반이 가져다 준 행복도 기억에 생생한데, 이후에 접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음반은, 지메르만을 너무나도 강하게 뇌리에 각인시켰다. 당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3번은 적어도 5장 이상의 서로 다른 연주자의 음반을 소장하고 있어서 새로운 연주에 귀를 열어 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메르만은 달랐다. 필자의 블로그에 있는 그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음반에 대한 평에서도 언급하였지만, 그의 타건은 정말로 강렬하다. 아직도 그 연주는 녹음 마이크의 위치가 피아노에 너무 가깝게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생긴다. 필자에게, 1975년 쇼팽 콩쿠르에서 18세의 나이에 우승을 한 지메르만의 이력은, 연주인으로서 가치의 시작을 보여 줄 뿐이라 할 것이다.
필자의 귀가 선호하는 피아니스트는 몇명이 있다. 아르헤르치, 굴드, 루빈슈타인, 이 정도가 그들의 대표적 음반과 함께 머리속에 떠오르지만 분명 지메르만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피아니스트가 번슈타인과 1989년에 유명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연주하였다. 당연히, 필자는 약 8년전에 구입하여 수도 없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의 평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의 명연주로 세 음반을 꼽는다. 1969년 코바세비치와 콜린 데이비스의 음반, 1979년에 미캘란젤리와 줄리니 음반, 그리고 지메르만과 번슈타인의 본 음반이다. 이 세 음반중에 미켈란젤리의 음반을 들어 보지 못한 필자는, 나머지 두 음반을 비교해서 들어보는 경험을 오래전에 가졌었다. 즐거웠던 것은 두 음반 모두 전문가들의 평대로 훌륭한 연주였다는 사실이고, 더욱 즐거웠던 것은 두 음반의 장점이 각각 달라서 베토벤 "황제"를 두가지 각도에서 즐길 수 있는 향운을 누렸었다는 사실이었다. 코바세비치의 연주는 잘 조각된 쇠구슬들이 피아노 위를 굴러다니듯한 느낌의 연주를 들려준다. 특히, 1악장을 카덴자로 시작하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는 그런 타건을 가지고 있는 코바세비치에게 너무나도 어울리는 작품이라 할 것이다. 이에 비해, 본 리뷰에서 언급하는 지메르만의 연주는 피아노로 담은 베토벤의 격정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감정이 풍부하게 실려있는 연주라 할 수 있다. 지메르만의 타건은 알아주기만, 2악장에서 뿜어 나오는 그의 서정성은, 그가 왜 쇼팽을 루빈슈타인처럼 연주해 내기도 하는 강렬 타건의 피아니스트인지 이해가 되게 해준다. 이와 같이 극과 극을 오갈수 있는 몇 안되는 피아니스트인 지메르만의 황제 연주는 번슈타인의 자유로운 지휘 스타일과 함께 잔잔하기도 하고 태풍이 몰아치기도 하는 베토벤이라는 바다를 잘도 항해 해간다. 2악장에서 잔잔한 바다를 넘실대며 지나온 두 거인은 3악장의 도입부에서 언제 그런 바다가 있었냐는듯이 몰아치듯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리드해 나간다. 항해를 마치면서 항구로 돌아가는 느낌이 3악장 내내 유지되면서 선원들의 즐거운 마음을 잘도 표현하였다고 비유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연주로 마무리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엄청난 행운이다. 특별한 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 필자에게 이런 느낌을 선사해주는 연주를 만들어낸 두 거장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제 8년이 지난 지금, 이 음반을 새삼스럽게 다시 들은 이유를 말하고 싶다. 베토벤 바이러스에 카메오로 출연한 피아니스트 서혜경씨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의 일부를 연주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였다. 결국 그 드라마의 한장면이 필자로 하여금 다시 한번 이 음반을 듣게 만들었다. 8년 이라는 세월이 대변해 주는 약간의 먼지가 있었지만, 음반 표지가 주는 각인된 기억. 아 맞아. 이 음악이야! 라는 환희는, 필자로 하여금 잠시 음반의 표지를 응시하게 하였다. 마음속에 흐르는 적막, 음악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고 번슈타인의 흥겨운 지휘 모습도 생각난다. 다행히도, 그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베토벤 황제 연주 동영상이 인터넷에 있다. 즐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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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앙 침메르만
우리에게는 흔히 짐머만으로 더 잘 알려진 폴란드 태생의 피아니스트이다.
폴란드 태생의 유명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자인 쇼팽의 재래라고 불리울 정도로
쇼팽의 해석에 있어서 뛰어난 면모를 보이는 것으로 특히 유명하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황제'는 그가 작곡한 5개의 피아노협주곡 중 단연 인기가
가장 많은곡이라 할 것이다. 이 곡의 명연으로 꼽히는 앨범은 빌헬름 박하우스의
녹음이나 리히터와 함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인 미켈란젤리의 음반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미켈란젤리의 음반보다 침메르만을 추천하고 싶다.
1악장의 서두에서 미켈란젤리 등 대부분의 피아니스트가 격정의 카덴자를 연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침메르만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섬세한 연주가 돋보인다. 특히 가히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2악장도 이 곡을 더할 나위 없이 살려주고 있다.
기교적인 면에서 거의 흠잡을 것이 없는데다가 특유의 섬세함이 깃들어져 있는
베토벤 황제 최고의 음반이라고 생각한다.
번스타인과 빈필이 같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녹음했는데 그 중 5번만을
따로 상품화한 음반이다. 개인적으로 침메르만을 좋아하시는 분은 당연 전곡 녹음
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