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4)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5%
  • 리뷰 총점8 25%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0.0

포토/동영상 (2)

리뷰 총점 종이책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김소연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김소연" 내용보기
불귀·7-김소연길, 당신의 흉부에 난 흉터, 어둠 속에서 길만이 훤하다 쌀알만 한 먼지를 짊어진 개미 한 마리, 먼지를 쌀알로 믿는 개미 한 마리 그 길을 걷는다 종종대는 개미의 더듬이가 늠름하다 뒤통수가 훤하다걷는 사람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가방을 메고 묵묵히 앞만을 보며 걷는 사람. 봄의 시작을 알리려는 듯 비가 요란하게 옵니다. 때로 계절은 비와 비 사이라는 생각을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김소연" 내용보기


불귀·7

-김소연


길, 당신의 흉부에 난 흉터, 어둠 속에서 길만이 훤하다 쌀알만 한 먼지를 짊어진 개미 한 마리, 먼지를 쌀알로 믿는 개미 한 마리 그 길을 걷는다 종종대는 개미의 더듬이가 늠름하다 뒤통수가 훤하다


걷는 사람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가방을 메고 묵묵히 앞만을 보며 걷는 사람. 봄의 시작을 알리려는 듯 비가 요란하게 옵니다. 때로 계절은 비와 비 사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비가 그치면 봄. 비가 오면 여름. 뉴스에서 들리는 희망퇴직 신청이라는 말은 낯설어요. 희망을 퇴직한다와 퇴직을 희망한다 사이에 이상한 거리감. 


손톱달

-김소연


자유로를 단 하나의 선으로 압도하는

너무 큰

의 맨 몸을 봤습니다


새침하고

스산한

푸른 달이었습니다


분명코 뒷모습일 겁니다

총총히 그리고 무미건조하게 돌아서며

사랑을 요약하는

달의 뒷모습


연연하는 

자유로의 

길고 긴

속눈썹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흘끗 본 밤하늘에는 달이 떠 있습니다. 땅만 바라보고 걷는 지상의 시간에도 하늘 위에는 점점 야위는 달이 점점 살이 찌는 달이 지구 주위를 돌면서 제 몸을 바꾸고 있어요. 일정한 주기로 지구 주변을 맴도는 달. 나만 바라보며 내 생각만 하는 달. 오늘 쓴 일기에는 손톱달을 그려 놓았습니다. 구름을 그리는 일은 당신의 사랑을 요약하는 일.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은 당신의 뒷모습을 상상해보는 일. 

s*****m 2018.03.04.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엄마- 엄마가 다녀가셨다.
"엄마- 엄마가 다녀가셨다." 내용보기
아주 불쑥... 내 방에 다녀가셨다.바리바리 싸들고 오신 과일하며 자잘한 것들,정리하는 것만해도 한참이 걸렸다.마침 화장실에 휴지가 똑 떨어진 걸 눈여겨 보시고는 다시 다녀가셨고...갑작스런 엄마의 다정함에, 그리고 살가움에 나는 -나도 모르게- 긴장이 풀린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조금 체했고 조금 졸았다, 몸이 갑작스레 퍼져버렸다.)혼자 지내면서 '너무' 긴장한 상태였었던
"엄마- 엄마가 다녀가셨다." 내용보기



아주 불쑥... 내 방에 다녀가셨다.

바리바리 싸들고 오신 과일하며 자잘한 것들,

정리하는 것만해도 한참이 걸렸다.


마침 화장실에 

휴지가 똑 떨어진 걸 눈여겨 보시고는 다시 다녀가셨고...


갑작스런 엄마의 다정함에, 그리고 살가움에 

나는 -나도 모르게- 긴장이 풀린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조금 체했고 조금 졸았다, 몸이 갑작스레 퍼져버렸다.)


혼자 지내면서 '너무' 긴장한 상태였었던 걸까

-난 또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지냈던 걸까.





엄마께 아직 나는

품겨도 모자랄 '꼬마'로 보일지도 모르는데.. 

나는 다 컸다고 '어른'인 척 하고 지내는 건 아닌가.

문득, 죄송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흔적                                         김소연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


꿈조차 배부르네

당신이 끓여준 찌개의 두부처럼

반듯하게 희디희게

그러나 유약한 모습으로 시간은 놓여 있었네

그 무른 두부에도 이가 빠질 때 있다네


당신의 위악은

어쩔 수 없는 힘에 대한 고증일 뿐이라고

아프게 위로했던 것도 같네

아닐 수도 있네


하루하루가 인산인해

육체의 문전성시

육체의 지시적 언어들


마음은 짧은 소낙비처럼

세상에게 곤두박질쳤네

가뭄이 더 오래되면

그 어떤 물기 없이도

해갈을 터득하게 될 거라고

믿었던 것도 같네 아닐 수도 있네


사랑의 가역 작용-그래도

미숙한 질료인 마음에는

흔적이 남네

생각하고 생각하여

상처 내지 흉터라 부르지 않고

흔적이라 불러보네


불가능한 복원-당신은

거기서 탈속하고

나는 여기로 환속하여

따로따로

서로 닮은 시를 쓰네



*수지 모건스턴(Susie Morgenstern) 모녀의 책 체목







p.s.




-『결혼한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 중에서 p.219
문득 눈에 들어온 부분.
글 속에 등장하는 '엄마'의 대답이 마음 속에 들어와 버렸다.




o****2 2013.10.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좋습니다.
"좋습니다." 내용보기
우연히 들린 상점에서 김소연 작가님의 시 한구절이 적힌 다이어리를 보게되었는데 짧은 글귀에서 강한 인상을 받아 검색하여 책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이 읽혀서 밤에 있기에 더욱 좋은 책인 듯 합니다. 편집도 간결해서 글에만 집중되서 읽기 좋았습니다.요즘 시집에 관심이 가고 있던터라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시집보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좋습니다." 내용보기
우연히 들린 상점에서 김소연 작가님의 시 한구절이 적힌 다이어리를 보게되었는데 짧은 글귀에서 강한 인상을 받아 검색하여 책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이 읽혀서 밤에 있기에 더욱 좋은 책인 듯 합니다.
편집도 간결해서 글에만 집중되서 읽기 좋았습니다.
요즘 시집에 관심이 가고 있던터라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시집보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i*******2 2017.05.0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비오는 날의 만남
"비오는 날의 만남" 내용보기
얼마 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씨는 방패 삼은 우산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나의 온몸을 적시어 주었다. 제멋대로 휘날리는 빗줄기를 피하지 못한 내 모습은 을씨년스러움 그 자체였다. 자연스레 빗물과 그리고 젖은 세상과 하나가 되었으면 차라리 나았을 것을, 고상한 척하려다 되레 더욱 꼴사나워진 듯해 기분이 묘했다. 그래도 혹여 시간이 날 구원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비를
"비오는 날의 만남" 내용보기
얼마 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씨는 방패 삼은 우산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나의 온몸을 적시어 주었다. 제멋대로 휘날리는 빗줄기를 피하지 못한 내 모습은 을씨년스러움 그 자체였다. 자연스레 빗물과 그리고 젖은 세상과 하나가 되었으면 차라리 나았을 것을, 고상한 척하려다 되레 더욱 꼴사나워진 듯해 기분이 묘했다. 그래도 혹여 시간이 날 구원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비를 피할 곳을 찾아 황급히 발걸음을 재촉했다. 시원하다기 보다는 이제 무섭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빗줄기를 굵어져만 했고, 창백하리만치 하얀 표지를 하고 있는 얇은 시집 한 권은 비오는 날 읽으라고 있는 거라며 내 멋대로 책장을 넘겨보았다. 여성 시인이 쓴 시라고 하기에는 다소 벅찬(?) 언어들에 잠시 흠짓 놀라본다. 사람은 원치 않게 혼자가 되면 심히 날카로워지다 못해 그 날카로움에 스스로 상처입는다 했던가? 언젠가 시원스레 달렸던 자유로 한복판으로부터 선명한 교통사고의 자국을 읽어내는 이의 마음에 든 상처는 어떤 것이었을까. 잃는다는 것에 익숙해진 듯, 사랑은 자기 생을 자기 손으로 낚는 것이라 말하는 이, 눈이 멀고 귀가 멀다 못해 이제는 생명까지 잃고 목숨을 얻는다고 말하는 목소리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애절함이 묻어났다. 자유를 꿈꾼다. 하지만 그 자유 속에서도 남성과 여성은 존재하고, 언제나 여성은 말이 없다. 넓은 앞치마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도 한 편으로는 ''왜 여성들이 사용하는 물건은 왜 그리도 움푹 패어 타인의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어루만지도록 설계되었는지'' 한탄을 내뱉는 그녀에게 딸들은 미래의 엄마에 지나지 않는다. 한 인간에게 고귀한 생명을 부여하고 따스한 가정의 울타리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 그녀들은 오늘도 지독한 외로움과 무미건조한 사랑을 노래한다. 무언가 제약된 것들 틈에서 온몸의 간지러움을 느끼고, 죽어없어지되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이 허락된다면 다시 태어나길 바라는 그녀들... 한이 서린 것일까. 내 입김에 뿌옇게 흐려진 창문은 비가 그쳤음을 알려왔지만 나는 아직 세상에 나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쓸 데라곤 전혀 없는, 아무도 바라 봐 주지 않는 꽃이 되어 버린 듯 한참을 그렇게 망설이다 또 다시 쏟아지기 시작한 비를 지붕 삼아 나는 걸었다. 틀을 벗어던지고 싶다. 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나를 제약하는 것들, 나에게 ''여성''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세상, 시를 읽는 나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침묵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때론 침묵만이 그 어떤 재잘거림보다도 많은 순간을 담아내기에...
이달의 사락 q*****2 2006.06.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