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수정. 그러나 꽤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몰입해서 볼 수 있었으니 다행이다. 꽤 괜찮다는, 꽤 잘 만들어졌다는 것 이외에 하도 오래되어 이 영화의 정보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던 차에 보게 된 영화라 아무 사전지식없이 보게 되었다. 영화는 특이한 구성으로 펼쳐진다. 그것도 영화 중반으로 가서 알고는 깜짝 놀랐다. 이건 또 뭐야. 하면서. 알고 보니 똑같은 일을 두고 남자가 기억하는 것을 보여주고 여자가 기억하는 것을 보여주는 두 가지의 엇비슷한 스토리인데, 퍽 흥미롭다. 같은 테이블의 사물을 두고도 병맥주와 안주로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캔맥주만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 각자에게 의미있는 것들이 다르기 때문인 것도 있고 잊고 싶은 것들은 잊어버리고자 하는 자기 합리화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나와 공유한 것이 있는 친구들, 사람들, 가족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들을 그들은 어떻게 다르게 기억하고 있을까. 어떻게 다르게 느끼고 있으며 내가 잊고 있는 것들 중 그들은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차라리 모르는 것이 나을 지 모르는 그런 일들이 있을것이다. 그런 건 그냥 모르도록 하자. 그러자. |
|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에서 오수정, 생활의 발견, 강원도의 힘, 등으로 이어지는 홍상수의 미학은 무척 사실적이고 예리하다. 오수정은 흑백으로 처리된 화면으로 흑백의 냉철한 대비. 혹은 두 주인공의 마음속의 욕망을 극대화 시킨 영화가 아닐까 한다. 특히 크게 두개의 에피소드로 진행되어 남자의 욕망과 여자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노출시킨 그의 시니컬이란 칭찬할 만하다. 일상에 대한 것은 한국영화계에서 홍상수를 따라올 자가 없다고 할 정도로 무척이나 자연스럽고 또 편안하다. 특히 주인공들의 일상이 여과없이 노출됨으로서 관객들 또한 특별하진 않지만 또한 자신안에 내제된 욕망에 맞닥들이게 된다. 그것은 매우 슬프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