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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이란 이런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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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아 작가의 글은 아버지의해방일지로 처음 만났다. 내가 리더가 되어 4년째 이끌고 있는 책 모임의 초창기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모두가 다른 부분에서 웃고 울고 또는 더 읽어가지 못할 만큼 먹먹함을 일으켰다는 것에 신기했고 , 이런것이 책모임의 묘미구나 느꼈으며 작가의 글을 더 읽어보고 싶었다 . 그렇게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었다.”도 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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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아 작가의 글은 아버지의

해방일지로 처음 만났다. 

내가 리더가 되어 4년째 이끌고 있는 책 모임의 초창기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모두가 다른 부분에서 웃고 울고 또는 더 읽어가지 못할 만큼 먹먹함을 일으켰다는 것에 신기했고 , 이런것이 책모임의 묘미구나 느꼈으며 

작가의 글을 더 읽어보고 싶었다 . 그렇게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었다.”도 독서모임 책으로 함께 읽었고 정지아 작가의 신간을 오래도록 기다리던 중 신간 소식을 접했다 .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덜컥 서평단 신청을 했는데 당첨 되어 조금 더 빨리 글을 읽어볼 수 있었다 .

이번에도 배경은 구례. 시골마을에 젊은이 둘이 이사오고 그 둘의 사이가 공론화되면서 벌어지는 사건과 화해의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중심 인물은 찌니로 불리는 둘인것 같지만 사실 

모두가 주인공인 소설 

모두가 사연이 있고 모두가 이유가 있다 

태생이 나쁜 사람은 없는, 알고보면 다 짠한 사람들 

그들이 결국은 서로를 안아주고 보듬어주는 과정에서 

같이 웃고 울며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어나간 소설

이 책이 재미 없다는 사람이 있을까 

위트있고 잘 읽히는 글이 가볍지 않게 남는것은 진정한 필력이라고 생각한다 

정지아 작가의 글을 더 자주 오래 만나고 싶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s 2026.08.1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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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니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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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따뜻한 밥 한 끼를 건넬 수 있다면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경험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래서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드는 마음은 ‘이해’보다는 ‘낯섦’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바로 그 낯섦에서 시작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인상 깊게 읽었던 독자로서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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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따뜻한 밥 한 끼를 건넬 수 있다면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경험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래서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드는 마음은 ‘이해’보다는 ‘낯섦’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바로 그 낯섦에서 시작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인상 깊게 읽었던 독자로서 이 책을 읽기 전부터 기대가 컸었다. 전작이 가족과 역사, 이념을 한 사람의 삶 속에 녹여내며 웃음과 뭉클함을 동시에 안겨주었다면, 이번에는 산골 마을에서 전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이웃이 되어가는지를 보여준다고 하니 궁금했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나니, 왜 이 이야기가 궁금했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


평균 연령 일흔여덟 살의 산골 마을 수평마을에 서울에서 두 젊은 여성이 귀촌한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이 레즈비언이라는 소문이 마을에 퍼진다. 평생 자신들이 알고 있던 세상의 기준으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존재가 갑자기 마을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여기에 오랫동안 마을을 지켜온 노인들과 이주여성 쑤언까지 등장한다. 살아온 환경도, 생각도,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당연히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과정이 꽤 재미있다.


차별과 편견, 고령화와 이주 문제처럼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정지아 작가 특유의 구수한 입말과 해학으로 풀어낸다. 웃긴 장면을 읽다가도 그 웃음 뒤에 있는 사람들의 외로움이나 상처가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마냥 웃고 넘길 수만은 없었다. 그런데 이 소설이 좋았던 건 누가 옳고 누가 틀렸는지를 쉽게 나누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을 사람들은 무례하고, 때로는 답답하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또 이상하다. 그들의 손에는 시래깃국이 들려 있고, 호박전이 들려 있다. 쫓아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아픈 이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그 모습이 참 사람답게 느껴졌다.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걱정할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도 밥 한 끼를 챙겨줄 수 있다. 미워하는 마음과 안쓰러운 마음이 동시에 생길 수도 있다. 나는 오히려 그런 모습이 이 소설을 더 현실적으로 만든다고 느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그렇지 않을까. 나와 생각이 같아서 곁에 있는 사람만 이웃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생각이 다르고 때로는 불편한 사람인데도, 어느 순간 내 삶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밥’이었다. 정지아의 소설에서 밥은 그냥 음식이 아니다. 말보다 먼저 건네는 마음이고, 어색한 관계를 조금 누그러뜨리는 손길이다. 완벽하게 화해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밥부터 먹이고 보는 마음이 있다. “물에 빠진 놈 일단 건져는 놓고 봐야제.” 이 말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상대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판단하기 전에 일단 건져주는 것. 나와 같은 편인지 아닌지 따지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밥을 챙겨주는 것. 생각해보면 사람 사이의 관계도 꼭 거창한 이해에서 시작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함께 밥을 먹고,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한 번 손을 내미는 것. 그런 작은 행동들이 쌓여서 결국 관계가 되는 게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 아팠던 부분은 ‘사람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순간 상처받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혜진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 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하고 마음의 문을 닫는다. 그리고 자신이 이상한 사람이어서 그런 것이라고 스스로를 탓한다. 그 장면을 읽으며 ‘다름’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숨겨본 사람들의 시간이 떠올랐다. 우리는 생각보다 쉽게 다른 사람의 기준을 내 안으로 가져온다. “내가 너무 이상한가?” “내가 잘못된 건가?” “조금만 평범하게 살면 괜찮아질까?” 나 역시 살면서 비슷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서인지 이 부분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아직 나를 이해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고. 그렇다고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모두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 복잡함이 나는 좋았다.


이 소설에는 완벽한 악인도, 완벽하게 선한 사람도 없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도 서로를 걱정한다.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누군가 곤경에 처하면 결국 손을 내민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면 ‘사람은 왜 이렇게 모순적일까’라는 생각보다 ‘그래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더 오래 남는다.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한 사람의 삶을 통해 역사를 다시 바라보게 했다면, 이 책은 한 마을의 소동을 통해 이웃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소설이었다. 전작을 읽을 때도 느꼈지만 정지아 작가는 거창한 이야기를 거창하게 말하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의 말과 행동, 밥 한 끼 같은 일상적인 장면을 통해 그 안에 있는 더 큰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래서 실컷 웃다가 어느 순간 마음이 찡해진다.

사람에게 지쳤다가도, 이상하게 다시 사람을 믿어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런 질문이 남는다. 나는 나와 다른 사람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아니, 어쩌면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나는 그 사람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건넬 수 있을까.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정지아 작가의 새로운 소설이 궁금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니, 내가 궁금해진 건 소설 속 사람들이 아니라 오히려 내 주변의 사람들이었다. 평소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이 새삼 다르게 보였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이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래서 이 책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0*******0 2026.08.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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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아작가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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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오래전 기사에서 보았다가 정작가님의 도서를 이번에 구매했어요.너무 재밌어요.평을 할만큼 어휘구사가 부족하지만 꼭 읽어보세요남도의 찰진 사투리할매들의 삶속에 들어간 서울 깍쟁일거같은 찌니들~결국 인간들의 삶을통하여 우리는 누구나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저도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되었고 한번에 완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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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오래전 기사에서 보았다가 정작가님의 도서를 이번에 구매했어요.

너무 재밌어요.

평을 할만큼 어휘구사가 부족하지만 꼭 읽어보세요

남도의 찰진 사투리

할매들의 삶속에 들어간 서울 깍쟁일거같은 찌니들~

결국 인간들의 삶을통하여 우리는 누구나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저도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되었고 한번에 완독했어요

k*******5 2026.08.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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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이해 대신 스며드는 온기, 징글징글하고 따스한 사람살이의 미학
"완벽한 이해 대신 스며드는 온기, 징글징글하고 따스한 사람살이의 미학" 내용보기
정지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찌니주의보》는 전작 《아버지의 해방일지》에서 보여준 이념 너머의 유쾌한 해학과 인간을 향한 깊은 시선을 한층 더 다정하고 경쾌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이야기는 평균 연령 78세의 고즈넉한 산골‘수평마을에 서울에서 내려온 두 젊은 여성 성진과 혜진(찌니들)이 귀촌하면서 시작됩니다. 마을 노인들은 이들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완벽한 이해 대신 스며드는 온기, 징글징글하고 따스한 사람살이의 미학" 내용보기
정지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찌니주의보》는 전작 《아버지의 해방일지》에서 보여준 이념 너머의 유쾌한 해학과 인간을 향한 깊은 시선을 한층 더 다정하고 경쾌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이야기는 평균 연령 78세의 고즈넉한 산골‘수평마을에 서울에서 내려온 두 젊은 여성 성진과 혜진(찌니들)이 귀촌하면서 시작됩니다. 마을 노인들은 이들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낯설어하며 배척하려 들지만, 소설은 이 혐오의 갈등을 뻔하고 무거운 사회적 의제로 다루지 않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인물들이 지닌 모순과 불완전함에 있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겉으로는 "동네 망신"이라며 수군대고 쫓아내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돌아서면 두 사람의 대문 앞에 시래깃국과 가지나물을 툭 걸어두고 갓 부친 호박전을 쥐여줍니다. 상처를 주면서도 기어이 한 끼 밥을 챙기는 시골 할매들의 투박하고 징글징글한 정은 읽는 내내 웃음과 뭉클함을 동시에 자아냅니다. 베트남에서 온 이주 여성 쑤언이 "갸들이 도둑질을 혔어? 머슬 워쨌다고 지랄이랴"라며 거침없는 남도 입말로 편견에 맞서는 모습 또한 이 대환장 마당극에 빛나는 활력을 더합니다.


작가는 억지스러운 화해나 거창한 계몽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수평마을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오해하지만, 누군가 막다른 길에 몰리면 "암만 미와도 물에 빠진 놈은 건져놓고 봐야제"라며 자연스레 손을 내밉니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 이들이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싸우고, 밥을 나누며 몸으로 부대끼는 구체적인 시간 속에서 마침내 스며드는 연대의 힘을 소설은 보여줍니다. 타인을 쉽게 재단하고 잘라내는 차가운 시대에,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도 기꺼이 곁을 내어주며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진한 온기를 전해주는 작품입니다. 실컷 웃다 보면 어느새 사람이 몹시 그리워지는 뜨끈뜨끈한 인생 한 상 같은 소설입니다.

#리딩런

YES마니아 : 플래티넘 l******7 2026.08.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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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에 싫증나고 삶이 하찮아 질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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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쭉한 사투리와 맛깔스런 욕설이 활극처럼 지면을 뛰어다니는 스릴넘치는 전개에 어느 시골에서나 있을 텃센 원주민 할매들과 귀촌 외지인 별난 처자들과의 갈등과 화합을코믹하면서도 일면으론 짠하고 쎄한 감동을주는 재미 만땅인 소설~이런 멋진 소설과 인연이 되어 모처럼 하루가 행복하다~인간들에 싫증이 나고 삶이 하찮아 질 때다시 펼쳐보고 싶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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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쭉한 사투리와 맛깔스런 욕설이 활극처럼 
지면을 뛰어다니는 스릴넘치는 전개에 
어느 시골에서나 있을 텃센 원주민 할매들과 
귀촌 외지인 별난 처자들과의 갈등과 화합을
코믹하면서도 일면으론 짠하고 쎄한 감동을
주는 재미 만땅인 소설~
이런 멋진 소설과 인연이 되어 모처럼 하루가 

행복하다~
인간들에 싫증이 나고 삶이 하찮아 질 때
다시 펼쳐보고 싶은 작품~~

d****u 2026.08.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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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쓰이는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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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구례에 다시 정착한 정지아 신작《찌니주의보》는 뜻밖의 소동을 그린소설이다.한바탕 명랑한 활극이다.유난히 청명하고 유난히 상쾌한 아침이었다.더 좋을 수 없이 좋았던 그날 아침, 모든 일은 시작되었다.마을회관에선 찌니들만 빼곤 다들 모여 난상 토론 중이다.윤 선생은 성을 내며 목청을 높였다.“아깨 말했잖애! 찌니들 땜시 모였당게.”“찌니들이 뭐슬 워쨌가니?”“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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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구례에 다시 정착한 정지아 신작《찌니주의보》는 뜻밖의 소동을 그린

소설이다.

한바탕 명랑한 활극이다.

유난히 청명하고 유난히 상쾌한 아침이었다.

더 좋을 수 없이 좋았던 그날 아침, 모든 일은 시작되었다.

마을회관에선 찌니들만 빼곤 다들 모여 난상 토론 중이다.

윤 선생은 성을 내며 목청을 높였다.

“아깨 말했잖애! 찌니들 땜시 모였당게.”

“찌니들이 뭐슬 워쨌가니?”

“찌니들이 말이여. 레지랴 레지.”

“구례 바닥서 다방 구겡 못헌 지가 십 년도 넘었그마 레지는 먼 놈의 레지!

새 레지가 왔으면 나가 모를 리가 없제. 구례 바닥서 나 안 거치고 물장사가

되가니!”

여든일곱 한 씨의 호언장담에 엄숙했던 회의는 순식간에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아따! 고런 레지가 아니란 말이네!”

“글먼 가들은 먼 레진디?”

평균 연령 칠십팔 세인 조용한 산골 수평 마을에 젊은 여성 혜진과 성진이

이사를 왔다. 이름을 외우기 어려운 할머니들은 인사 잘하고 활기찬 둘을

‘찌니들’이라 부른다.

그런데 세상에나!

둘이 레즈비언이라니…….

한평생 레즈비언이 뭔지 듣도 보도 못한 마을 사람들이다. 그러니 이들 둘을

레지라거나 레즈라거나 마음 내키는 대로 부른다.

“고것들이 긍게. 즈그끼리 좋아한다, 그 말이여.”

“좋응게 항꾼에 살것지라. 싫으면 암만 여자라도 항꾼에 살겄소?”

“아니, 고로코롬 좋아허는 것이 아니고…… 아따 참말로!”

그러면 어찌 좋아하는데? 다들 궁금하다.

“남자 여자 좋아허는 것맹키로 좋아헌당게! 둘이서 막 그 짓도 험시로!”

막 문고리를 잡으려던 절골댁이 돌아서서 물었다.

“그 짓이 먼 짓인디?”

“아 긍게, 막 뽀듬고 입 맞추고…….”

결국 여자끼리 그럴 수가 있느냐는 의문으로 이어지고, 찌니들을 당장 쪼까

내야 한다는 의견과 쪼까 낼 권리가 우덜한티 없다는 의견이 부딪힌다.

“와따마. 배운 이장은 멋이 달라도 달르구마이. 무식한 우덜은 몰르것응게

이장이 먼 수든 찾아봐야제.”

그러던 중에도 마을 사람들은 좀 아쉽고 좀 이상하다.

“워매! 남사시러라. 여자끼리 워치케 한대? 널 것도 없는디.” 라며 예의 없는

말이 아무렇지 않게 튀어나오고 만다.

마을회관에서 이렇게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골든 리트리버라나 뭐라나, 찌니들이 키우는, 암만 봐도 서울깍쟁이같이

생긴 개 두 마리도 인사성은 주인들 못지않아, 이장을 알아본 개들이 냅다

달리기 시작했고, 이장의 다리에 몸을 부비다 배를 까고 바닥에 누웠다.

“안녕하세요!”

개를 따라잡느라 안간힘을 쓰는 와중에도 두 찌니가 큰 소리로 명랑하게

외쳤다.

“어이 찌니! 자네들이 레지람서? 그것이 참말이여?”

아뿔싸, 한씨 아내가 촌스럽기 짝이 없는 빨간색 고무 슬리퍼를 꿰차면서

냉큼 물었다.

이장이 말릴 새도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마루에 걸터앉거나 신발을 신으며 찌니들을 일제히 응시했다.

노골적 주목에 놀랐던 찌니들이 저 말의 의미를 분명하게 인지했다.

진짜 갈등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여자끼리 당연히 함께 살 수는 있지만, 그러나 사랑할 수는 없다.

이런 뿌리 깊은 믿음을 다들 가지고 있는 마을 사람들에게, 찌니들은 졸지에

해괴하고 위험한 존재가 된다.

“그래요! 우리 레즈예요!”

시골서 나고 자랐지만 이장은 사시나무가 떠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사시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눈앞의 혜진은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다.

“워매! 멋땀시 성을 낸대? 레지면 레지제, 누가 뭐랬가니?”

놀란 노인들이 잠시 걸음을 멈췄다. 그들은 혜진이 외친 레즈와 자신들이

말한 레지의 차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윤 선생은 “마귀 새끼”를 당장 쫓아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세상의 날 선 시선을 피해 수평마을까지 흘러온 찌니들은 다시 문을 걸어

잠그고 만다. 찌니들은 마을 사람들의 무례를 견딜 수 없어서다.

물론 마을 사람들도 찌니들을 온전히 이해하진 못하고, 고요하던 수평마을에

는 마침내 일촉즉발의 ‘찌니주의보’ 발령이다.

능력도 뭣도 없어 보이지만 나라의 녹을 먹는다는 생각으로 마을 일을 내

일처럼 챙기고 보듬는 이장도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독자들에겐 베트남댁

쑤언이 있으며, 쑤언의 시어머니 양촌댁은 다정하지 못한 아들 대신 쑤언을

살갑게 챙겼다.

이십 년 전 낯선 땅으로 시집와 이방인으로 살아온 쑤언에겐 그 고마움이

늘 있다.

이젠 쑤언이 챙길 차례다.

“살았어? 죽었어?”

몇 번이나 문을 두드려도 안에서는 대답이 없다.

“나오랑게! 나가 시방 찌니들 땜시 이장허고 갈라설 판이여!”

지난밤, 쑤언과 이장은 신경전을 벌였다. 시작이 찌니들 때문인 건 사실이고.

“에라이, 쫌생아! 참말로 쪼까낼라고? 죽을 날 받아논 할매들이 그리

무섭냐?”

그렇지! 참으면 쑤언이 아니다.

더구나 반려 닭 ‘삐돌이와 삐순이’를 데리고 찌니들 친구 가희가 나타나면서

마을은 또 한 번 발칵 뒤집힌다.

세상에나, 닭을 자식처럼 유모차에 태우다니. 평생 닭을 가축 이외의 존재로

생각해 본 적 없는 노인들과 가희 사이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소동이라니.

그럼에도 이 닭들을 돌봐주는 장씨댁이 있다, 수평마을에는. 어려웠던 시절

기억 때문인지 자꾸만 남의 집 담벼락 호박 등 사소한 물건을 훔치는 장씨

댁이긴 하다. 이렇게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인물들이 조금씩 이상하게 등장

해서, 속내로는 서로에게 애정을 보이기도 해서 저절로 웃어지고 정답기까지

한, 남도 사투리에도 흠씬 젖고 만다.

따져보면 성대한 환대는 없다.

그렇다고 볼썽사나운 배척도 없는 수평마을 사람들이다.

그저 이웃하는 것이라서 서로를 이해한다. 그리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오래된 이야기처럼 오래도록 그립게 다가올 것이다.

하기야 들여다보지 않아서 그렇지 애달프고 고달프지 않은 인생이 어딨으랴.

세상에 공평한 것이 있다면 오직 세월 하나, 세월 앞에선 무엇도 견뎌낼

재주가 없다.

그러므로 “고맙소이, 레지 보살! 복 받을 거여!”

이런 인사쯤 하고 싶을 수밖에 없다.

책을 덮는 오늘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그런 날이므로.

그리고 작가는 들려준다.

가장 쓸모없는 것들이 생명력은 오지게도 질겨 고춧대가 찬바람에 시들

때도 저 홀로 무성했다. 그가 풀을 베다 진저리칠 때면 너무 글지 마라,

죽이는 니가 힘들것냐, 죽는 쩌것들이 힘들겄냐. 양촌댁은 아들 편이 아니라

잡초 편을 들었다고.

YES마니아 : 플래티넘 j*****5 2026.08.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