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경험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래서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드는 마음은 ‘이해’보다는 ‘낯섦’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바로 그 낯섦에서 시작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인상 깊게 읽었던 독자로서 이 책을 읽기 전부터 기대가 컸었다. 전작이 가족과 역사, 이념을 한 사람의 삶 속에 녹여내며 웃음과 뭉클함을 동시에 안겨주었다면, 이번에는 산골 마을에서 전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이웃이 되어가는지를 보여준다고 하니 궁금했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나니, 왜 이 이야기가 궁금했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 평균 연령 일흔여덟 살의 산골 마을 수평마을에 서울에서 두 젊은 여성이 귀촌한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이 레즈비언이라는 소문이 마을에 퍼진다. 평생 자신들이 알고 있던 세상의 기준으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존재가 갑자기 마을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여기에 오랫동안 마을을 지켜온 노인들과 이주여성 쑤언까지 등장한다. 살아온 환경도, 생각도,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당연히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과정이 꽤 재미있다. 차별과 편견, 고령화와 이주 문제처럼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정지아 작가 특유의 구수한 입말과 해학으로 풀어낸다. 웃긴 장면을 읽다가도 그 웃음 뒤에 있는 사람들의 외로움이나 상처가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마냥 웃고 넘길 수만은 없었다. 그런데 이 소설이 좋았던 건 누가 옳고 누가 틀렸는지를 쉽게 나누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을 사람들은 무례하고, 때로는 답답하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또 이상하다. 그들의 손에는 시래깃국이 들려 있고, 호박전이 들려 있다. 쫓아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아픈 이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그 모습이 참 사람답게 느껴졌다.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걱정할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도 밥 한 끼를 챙겨줄 수 있다. 미워하는 마음과 안쓰러운 마음이 동시에 생길 수도 있다. 나는 오히려 그런 모습이 이 소설을 더 현실적으로 만든다고 느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그렇지 않을까. 나와 생각이 같아서 곁에 있는 사람만 이웃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생각이 다르고 때로는 불편한 사람인데도, 어느 순간 내 삶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밥’이었다. 정지아의 소설에서 밥은 그냥 음식이 아니다. 말보다 먼저 건네는 마음이고, 어색한 관계를 조금 누그러뜨리는 손길이다. 완벽하게 화해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밥부터 먹이고 보는 마음이 있다. “물에 빠진 놈 일단 건져는 놓고 봐야제.” 이 말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상대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판단하기 전에 일단 건져주는 것. 나와 같은 편인지 아닌지 따지기 전에 아픈 사람에게 밥을 챙겨주는 것. 생각해보면 사람 사이의 관계도 꼭 거창한 이해에서 시작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함께 밥을 먹고,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한 번 손을 내미는 것. 그런 작은 행동들이 쌓여서 결국 관계가 되는 게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 아팠던 부분은 ‘사람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순간 상처받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혜진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 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하고 마음의 문을 닫는다. 그리고 자신이 이상한 사람이어서 그런 것이라고 스스로를 탓한다. 그 장면을 읽으며 ‘다름’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숨겨본 사람들의 시간이 떠올랐다. 우리는 생각보다 쉽게 다른 사람의 기준을 내 안으로 가져온다. “내가 너무 이상한가?” “내가 잘못된 건가?” “조금만 평범하게 살면 괜찮아질까?” 나 역시 살면서 비슷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서인지 이 부분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아직 나를 이해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고. 그렇다고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모두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 복잡함이 나는 좋았다. 이 소설에는 완벽한 악인도, 완벽하게 선한 사람도 없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도 서로를 걱정한다.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누군가 곤경에 처하면 결국 손을 내민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면 ‘사람은 왜 이렇게 모순적일까’라는 생각보다 ‘그래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더 오래 남는다.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한 사람의 삶을 통해 역사를 다시 바라보게 했다면, 이 책은 한 마을의 소동을 통해 이웃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소설이었다. 전작을 읽을 때도 느꼈지만 정지아 작가는 거창한 이야기를 거창하게 말하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의 말과 행동, 밥 한 끼 같은 일상적인 장면을 통해 그 안에 있는 더 큰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래서 실컷 웃다가 어느 순간 마음이 찡해진다. 사람에게 지쳤다가도, 이상하게 다시 사람을 믿어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런 질문이 남는다. 나는 나와 다른 사람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아니, 어쩌면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나는 그 사람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건넬 수 있을까.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정지아 작가의 새로운 소설이 궁금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니, 내가 궁금해진 건 소설 속 사람들이 아니라 오히려 내 주변의 사람들이었다. 평소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이 새삼 다르게 보였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이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래서 이 책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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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다. 주말이면 하룻밤씩 자고 오며 작물을 돌본다. 일하고 있으면 동네 어르신들이 지나가며 한마디씩 하신다. 농사는 그렇게 짓는 게 아니라고, 본인의 지식을 주입식 교육하듯 강요한다. 마을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는데, 세컨드의 아들이 몇십억을 들여 카페를 만들었다느니 하는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우리에게 무언가를 물어 답변을 해주면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될 것 같아 매우 조심스럽다. 누군가의 수저가 몇 개인지 다 알고 있어야 속이 시원하다는 시골의 특성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만약 평균 나이 칠십팔 세인 마을에서 살아가는 것을 생각해 보라. 아찔하다. 그런 동네에 삼십 대 초반의 두 찌니가 입주했다. 마을의 평균나이를 78세에서 72세로 낮춘 이들과 동네 할머니들의 이야기에 마음 한편이 울컥해진다.
수평마을 마을회관이 북적인다. 마을의 실세라고 할 수 있는 윤 선생이 노인들을 소집하여 중대 발표를 한다. 서울에서 귀촌한 성진과 혜진이 서로 여자끼리 좋아하는 ‘레지’라고 한다. 수평마을에서 ‘쪼까내자’고 마을 주민들과 이장을 닦달한다. 찌니들을 아꼈던 절골댁 마저 발길을 끊었다. 보다 못한 이장의 아내 쑤언은 찌니들을 집으로 데려와 쌀국수를 해 먹이며 그들의 마음을 달랜다.
이런 이야기만 있으면 소설이 재미없다. 이들을 쫓아내자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문고리에 호박전을 몰래 가져다 놓은 노인들도 있다. 병 주고 약 주는 것 같은 상황이다. 겉으로는 레즈비언이라고 날이 선 눈빛을 보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반찬과 음식을 챙기는 것이다. 또한 찌니들의 친구 기희가 삐순이와 삐돌이라는 이름을 가진 반려 닭을 데리고 오며 마을은 더 들썩인다.
구례 사투리를 맛깔나게 표현한 글에서 본연의 글맛이 느껴진다. 입말 그대로 표현된 사투리는 할머니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것들이다. 마치 외래어처럼 신기한 말들의 향연에 저절로 웃음이 배어난다. 팔십이 넘은 할머니들이 살아온 날들, 아들을 낳지 못했다고 구박을 당했던 일들,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던 이들의 사연이 낯설다. 노인들은 찌니들을 쫓겨나게 놔두지 않는다. 들여다보면 흠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말하기 좋아하는 노인들은 찌니들의 일을 놀림 삼아 이야기하다가 윤 선생네 집에 일이 생기자 혜진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함께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전라도의 진한 사투리를 글로 본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즐겁다. 정지아 소설의 입말은 더 다채롭다. 사투리가 나오는 부분에서 입말을 소리 내어 읽었다. 마치 할머니들이 눈앞에 있는 듯 그들의 목소리가 시끄럽게 울렸다.
눈치 보지 않고 할 말 다하는 할머니들의 노골적인 성 표현, 차별과 편견에 갇힌 사람들로 보였지만, 정작 예기치 않는 일이 생기자 서로 나서서 도우려는 마음을 보여주었다. 비싼 식재료를 구입해 장아찌를 담가 한아름 건네주며 미안함을 슬그머니 표현하는 윤 선생을 보라. 정작 중요한 것은, 전복 등 비싼 재료를 사용했지만 음식 솜씨가 없어 냉장고에 고이 모셔둔 것은 어쩌란 말인가.
차별과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고령화된 마을에서 청년으로 살아가기란 무엇보다 버거운 일이며, 호기심 어린 날 선 시선이 부담스럽다. 다른 한편으로 찌니들에게 의지하는 이들의 행태가 블랙코미디 같다. 힘든 시절을 겪어 왔다. 무서울 것도 없으며, 말에 거침이 없다. 이러한 노인들을 미워할 수 없다.
이리 멀쩡하게 이삐고 잘난 것들이 워쩌자고 이상헌디로 빠져가꼬 지 무덤을 지가 판다는디 내 속은 워쨌겄냐? 시방도 속이 쌔롬쌔롬허다. 넘이 안 간 질로 가본들 고생만 씨게 해야. 살아봉게 넘들 다 가는 질로 조심조심 감시로 넘들맹키 사는 거이 젤이드라. (163페이지)
관계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차별과 편견에 사로잡힌 것 같지만, 반찬을 나눠 먹으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가며 오늘을 사는 것이다. 수평마을 사람들과 찌니들의 생활이 머릿속으로 그려진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전라도 입말을 따라 해 보는 즐거움이 컸다. 정지아 작가의 글이 자꾸 좋아진다.
#찌니주의보 #정지아 #창비 #책추천 #소설추천 #한국문학 #한국소설 #리딩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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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혼자 읽기 아까워 소문내고 읽어보라고 소개하고 책 선물 해본 건 내 인생 첨이다 웃기고 재미있다 할미들 사투리를 내가 대사치고 있고 드라마보는 느낌처럼 장면 하나하나가 그려진다 말하는 뽄새가 무식하게 짝이 없는 윤선생 밉상 할매 ㅋㅋ 당당하게 옳은말을 찰지게 하는 쑤언이 쑤언이의 든든한 백 양촌댁 닭쟁이 기희 동네북이지만 든든한 이장 등등...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다 재미있고 웃기다 그 재미 속에 따뜻함도 있고 정도있고 배울것도 있다 그래서 더더 재미있고 읽는맛이 난다 지금 세상과는 사뭇다른 동네 어린시절 겪어봤던 시골만의 정과 맛과 사람사는 냄새 다시금 느껴보고싶다 그런 세상이 또 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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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일지로 처음 만났다. 내가 리더가 되어 4년째 이끌고 있는 책 모임의 초창기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모두가 다른 부분에서 웃고 울고 또는 더 읽어가지 못할 만큼 먹먹함을 일으켰다는 것에 신기했고 , 이런것이 책모임의 묘미구나 느꼈으며 작가의 글을 더 읽어보고 싶었다 . 그렇게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었다.”도 독서모임 책으로 함께 읽었고 정지아 작가의 신간을 오래도록 기다리던 중 신간 소식을 접했다 .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덜컥 서평단 신청을 했는데 당첨 되어 조금 더 빨리 글을 읽어볼 수 있었다 . 이번에도 배경은 구례. 시골마을에 젊은이 둘이 이사오고 그 둘의 사이가 공론화되면서 벌어지는 사건과 화해의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중심 인물은 찌니로 불리는 둘인것 같지만 사실 모두가 주인공인 소설 모두가 사연이 있고 모두가 이유가 있다 태생이 나쁜 사람은 없는, 알고보면 다 짠한 사람들 그들이 결국은 서로를 안아주고 보듬어주는 과정에서 같이 웃고 울며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어나간 소설 이 책이 재미 없다는 사람이 있을까 위트있고 잘 읽히는 글이 가볍지 않게 남는것은 진정한 필력이라고 생각한다 정지아 작가의 글을 더 자주 오래 만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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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어쩜 이렇게 익살스러울 수 있는지 라디오에서 줄거리를 듣고 관심이 생겨 서점에서도 잠깐 읽었는데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몰입감이 좋고 재밌었던 책 어느 날 수평 마을로 이사와 주소지까지 옮기며, 마을 평균 연령까지 낮춰줘 마을 주민들에게는 그야말로 복덩이가 된 찌니들. 찌니는 성진과 혜진이라는 두 여성을 구분하는 게 매번 헷갈렸던 수평 마을 사람들이 이들을 일컬어 부르는 말로, 이 찌니들이 알고 보니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윤선생이 비밀리에 마을 회의를 소집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책은 등장인물 한명 한명의 이야기를 더해 저마다의 사정으로 찌니들을 대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편견과 혐오를 드러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동질감으로 방패를 자처하는 사람도 있고, 호기심을 가장한 무례한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안타까움, 무관심 등의 다양한 감정들이 오간다. 그러면서 서로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 좀 더 알게 됐다고 무조건 이해할 수도 없는 나 역시 수평 마을과 비슷한 시골에서 자랐기에 이해하면서도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정과 오지랖이라는 모순된 감정을 품으면서 그래 누구나 사정은 있지 사람 겉모습만 보고 모르는 거야 저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기에 지금의 모습이 된 걸까? (긍정/부정 혹은 호기심) 하고, 다시 한 번 타인을 대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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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는 문체..생생한 묘사..무거운 주제를 통쾌하게해석한 소설이네요..그래서 마을이름도 수평마을 전작 아버지의해방일지를 읽고 완전한 팬이 되었네요..다음 소설도 아주 기대가 되네요..요즈음 읽을거리가 없었는데..완전 신나서 단숨에 해치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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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니주의보 #정지아 #창비 마음을 다친 친구에게 선물하면서 나도 읽은 책! 수평마을(구례에는 진짜 수평마을이 있다. 그럼에도 아마 작가는 일부러 마을 이름을 수평으로 고르지 않았을까 싶다. 수평이니까)에 레지가 등장했다. 마을의 자칭 지식인인 윤선생이 귀촌한 성진과 혜진, 찌니들이 레지라고 밝힌거다. 하지만 할머니들이 아는 레지라고는 다방 레지뿐, 간신히 레지란 말을 이해했지만 그게 뭐 어쩌라고 싶다. 하지만 조금씩 할머니들에게 차가운 마음이 스며든다. 찌니들은 방문을 걸어 잠그고 들어 앉는다. 그때 이장의 베트남인 아내 쑤언이 찌니들을 끌어낸다. 게다가 잡아먹는 닭을 반려동물로 키우는 친구마저 나타난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이 찌니들 문고리에 먹을 것을 걸어둔다. 내가 아는 시골은 양면적이다. 오랜 세월 정착민으로 함께 살았기 때문에 모르는거 없이 다정하지만 그만큼 무례하기도 하다. 서로 나누기도 하지만 예의없이 불쑥 찾아오기도 하고 뒤돌아서 머리끄댕이를 잡기도 한다. 데면데면 살다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어쩔끄나 하고 말을 붙인다. 소설 속 할머니의 세상과 찌니의 세상은 너무 다르다. 그래서 그들이 결국 한마을에 어울렁더울렁 살았다는 결말은 없다. 도움을 준 찌니들에게 윤선생은 먹기 힘든 많은 반찬을 보낸다. 완벽한 화해나 융화란 없다. 그랬으면 동화가 됐겠지. 정지아 작가의 소설을 읽다보면 음성지원이 된다. 소리내어 읽어도 좋다. 읽다보면 세상 만사 모든 일이 뭐 그리 대수인가 싶어진다 P.7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런 날이었다. 전날 오후부터 불어온 곳도 불어갈 곳도 헤아리기 어려운 바람이 미친년 널뛰듯 불어젖히더니 자정 넘어 가랑비가 흩뿌리기 시작했다. P.20 찌니들이 말이여. 레지랴 레지. P.42 에라이, 쫌생아! 참말로 쪼까낼라고? 죽을 날 받아논 할매들이 그리 무섭냐? P.80 제 친구 중에 미친년이 하나 있어요. 예전엔 동네마다 미친년이 하나씩 있었다. P.118 우리 애가 지렁이를 먹어요! 워매, 달구새끼헌티 먼 일이 생긴 중 알고 심장이 벌렁벌렁 했구만은. 아니, 달구새끼가 지렁이를 묵제 글먼 지렁이가 달구새끼를 묵겄소? P.150 고맙소이, 레지 보살! 복 받을 거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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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윤선생과 절골댁이 내 앞에 있는것 같다.. 사투리한자한자에 웃고울면서 책장을 넘기고보니.. 벌써마지막장이었다... 수평마을이지만 수평적이지않은.. 그러나 마지막엔 따뜻한 울림이있는 .. 그런 좋은 책인거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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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동네에 이사와서 살고있는 젊은여자 둘. 큰찌니 작은찌니 동네 할머님들은 성진이와 혜진이를 그렇게 부른다. 둘에 대한 이야기로 마을이 시끄럽고 괜시리 할머님들과 멀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엄마같은 마음으로 그 둘을 보듬어 주는 인류애 풀충전 되는 이야기. 할머님들 사투리에 깔깔 웃기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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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한 장 넘기기가 아쉬울 정도로 정말 재미있고 몰입감 넘치는 소설이었습니다. 요즘 일상에 지쳐있던 차에 마음을 잔잔하게 환기시켜 주는 기분이라 읽는 동안 참 행복했어요.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랫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는 아주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