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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군불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섬진강 연작시 중 <맑은 날>은 언제 읽어도 슬픔을 해소하고 기쁨이 저~멀리서 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죽음을 통한 부재, 죽음을 통한 인사, 살아있는 사람들의 감정해소. "살아생전 고인에게 잘못한 것이 있으면 후회에 울고 잘 했으면 정으로 더 서러운 것이 죽음이어서 맑은 햇살 속 사람들의 눈물은 이 산천의 눈물처럼 초라하고 강물처럼 가난했습니다." 보통의 죽음을 통해 사람의 보편적 감성을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통해 눈으로 보게 한다. 한 장면이 그려져 마치 소박한 영화 한 편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게다가 이 책 속의 섬진강 연시 속에는 아버지와 누나 등 가족들의 이야기가 정감있게 담겨 있어, 나홀로족 세대라는 말이 보편화된 시대에 진~한 향기가 가득한 수국차처럼 느껴지게 한다. 마지막 여운까지도 깔끔하면서 진하게...
<사랑>은 언제 보아도 좋다. 김용택 시인의 글들 중에서 사람을 이야기한 것보다 사랑을 이야기한 이야기는 여성의 감성이 가득하다. 김영랑 시인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를 읽을 때의 영롱하로 아롱거리는 느낌이 글 전체에 가득하기에. 무심한 듯 써 낸 이야기에 아련한 무엇인가가 전해진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 지난 몇 개월 동안 / 아픔은 컸으나 / 참된 아픔으로 / 세상이 더 넓어져 /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 보이고 / 소중하게 다가오며 / 내가 많이도 / 세상을 살아낸 /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 고맙게 배웠습니다. /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 말하지 않아도 생각이 여기에 닿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이 되는 것.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 속에서 요즘... 더 의미가 와 닿는다.
아무렇지도 않은 표현은 없다. 읽으며 내 마음에 화롯불에 작은 불이 붙고, 그 불이 은근히 군불이 되며 계속해서 남아 나의 남은 날을 살 수 있게 하는 힘.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겠고, 어떤 만남속에서 성장할지를 생각하는 것. 그래서, 시인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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