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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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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의 한 사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떤 타인의 마지막에서 시작해 그의 처음과 다시 마지막까지 훔쳐본 기분이었다. 일전에 읽었던 책과 느낌이 비슷했고 기분은 꽤 좋았다. 그저 삶을 살아가고 시작과 마지막은 삶의 일부분이란 말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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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의 한 사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떤 타인의 마지막에서 시작해 그의 처음과 다시 마지막까지 훔쳐본 기분이었다. 일전에 읽었던 책과 느낌이 비슷했고 기분은 꽤 좋았다. 그저 삶을 살아가고 시작과 마지막은 삶의 일부분이란 말이 생각났다. 
r********3 2025.09.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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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데 그뤼텐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인물들로 만들어진 깊은 여운의 자연인 풍광처럼...
"프로데 그뤼텐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인물들로 만들어진 깊은 여운의 자연인 풍광처럼..." 내용보기
“새벽 5시 15분, 닐스 비크는 눈을 떴고 그의 삶에 있어 마지막 날이 시작되었다. 평소는 그는 침대에 누운 채 꿈과 생시의 중간쯤 되는 곳에 한동안 머물다가 다시 잠에 빠지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p.7)  소설의 첫 문장이다. 소설의 제목이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이니 거기에 어울리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날 닐스 비크는 여느 날처럼 눈을 뜨지만 여느
"프로데 그뤼텐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인물들로 만들어진 깊은 여운의 자연인 풍광처럼..." 내용보기
  “새벽 5시 15분, 닐스 비크는 눈을 떴고 그의 삶에 있어 마지막 날이 시작되었다. 평소는 그는 침대에 누운 채 꿈과 생시의 중간쯤 되는 곳에 한동안 머물다가 다시 잠에 빠지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p.7)

  소설의 첫 문장이다. 소설의 제목이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이니 거기에 어울리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날 닐스 비크는 여느 날처럼 눈을 뜨지만 여느 날과 달랐다. 밍거적거리는 대신 곧바로 하루를 시작한다. ‘마지막 하루’를 다루는 데 일인칭이 아니라 삼인칭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주인공의 어느 하루 그것도 마지막 하루라면 아무래도 일인칭이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렇다.

  “곧 8시 30분이 될 것이다. 아침이긴 하지만 여전히 밤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시간... 시간은 이제 더 이상 그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실, 돌아보면 항상 문제가 되었던 것은 시간이었다. 그는 삶의 마지막 날에 시간을 가르지르는 선을 긋고 그 선을 따라 고슬러 올라가며 시간이 그를 어디로 인도하는지 볼 생각이었다. 그는 정해진 길, 또는 정해진 길들을 마지막으로 걸을 것이다. 그는 살아오면서 사랑했던 것들을 그려내고, 들어 올리고, 존중을 표할 것이다...” (pp.26~27)

  하지만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가 일반적인 리얼리즘의 하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일인칭이 아닌 삼인칭을 선택하였음을 이해할 수 있다. 독자들은 닐스 비크의 하루를 따라가지만 동시에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그의 삶 전체를 조망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 삼인칭은 어쩔 수 없다. 덕분에 노르웨이의 피오르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서 페리를 모는 일로 평생을 바친 닐스 비크의 전 생애를 읽을 수 있다.

  “그가 마지막으로 꺼낸 물건을 그녀의 검은 웨딩드레스였다... 마르타는 그 드레스를 너무나 갖고 싶어 했다. 4월의 어느 날 그들은 함께 시내를 걸었고, 마르타는 한 가게 진열창에서 그 드레스를 보았다... 결혼식에는 하얀 드레스를 입어야 하지 않나요? 그가 물었다... 난 이게 좋아요. 그녀가 답했다.” (p.88)

  닐스 비크의 전 생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아내인 마르타이다. 마르타는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두 번째 뇌졸중 증상에 의해 죽었다. 그가 처음 마르타를 보았을 때 마르타에게는 남자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는 마르타와 결혼에 이르렀다. 마르타와의 사이에 두 딸을 두었다. 마라트와 위기가 있었지만 결국 둘은 헤어지지 않았다. 마르타는 닐스 비크에게 서운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끝까지 사랑하였다. 닐스 비크도 마찬가지였다.

  “... 루나는 닐스의 얼굴이 늙어 보인다고 했다. 루나는 닐스가 뒤로 거슬러 꿈을 꾸기 때문에 얼굴이 늙어 보이며, 특히 왼쪽 얼굴이 눈에 띄게 더 늙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의 얼굴이 늙어 보일 때가 더 좋아요. 왜냐하면 당신의 얼굴이 울퉁불퉁한 산기슭처럼 보이거든요.” (p.194)

  소설은 일종의 환상적 리얼리즘을 택하고 있다. 소설에서 닐스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이들을 만난다. 피오르를 사이에 두고 있는 마을과 도시를 연결하는 페리선 위에 닐스와 함께 하는 루나도 이 세상의 개는 아니다. 루나는 닐스와 함께 닐스의 마지막 날, 배에 함께 타고 있고 닐스 비크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닐스와 루나는 열일곱 해를 함께 하였던 사이다. 

  “닐스는 이것이 바로 그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제서야 모든 것을 깨달았고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세상에 태어나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여기까지 왔다.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바람과 바다와 땅, 미움과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살았던 데 감사하고 작별을 고하는 것이다. 삶은 끝없는 초안과 스케치이며, 적응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자 과거와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일단 시작된 이야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으며, 좋든 싫든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따라가야 한다.” (p.268)

  소설에는 닐스 비크의 평생을 함께 하였던 중요 인물들이 등장한다. 사건들을 이들 인물을 통해서만 발생하고 그의 인생에 자국을 남긴다. 편하게 읽을 수 있지만 그저 편하기만 하지는 않다. 소설 속의 인물들 사이사이로 내 현실의 인물들이 뾰족하게 튀어나오기도 한다. 닐스 시크의 인물들로 가득한 화면인데, 마치 자연의 풍광을 들여다보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여운이 길고 깊다.


프로데 그뤼텐 Frode Grytten / 손화수 역 /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 (Den Dagen Nils Vik Døde) / 다산책방 / 279쪽 / 2025 (2023)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25.09.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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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들이 좋았노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날들이 좋았노라고 말하고 싶다 " 내용보기
소설의 컨셉이 독특하다. 페리 운전사였던 닐스 비크의 마지막에 그의 페리로 죽은 이들을 실는다. 그리고 그들 삶과 닐스 비크의 삶이 겹쳐진다. 닐스 비크의 애완견 루나부터 그의 조수이기도 했던 욘 안데르손, 그리고 그의 승객이었던 죽은 자들. 그들을 보며 닐스 비크는 묻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당신은 어떻게 죽었나요? 그들의 죽음의 연유를 묻지만 결국 그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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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컨셉이 독특하다. 페리 운전사였던 닐스 비크의 마지막에 그의 페리로 죽은 이들을 실는다. 
그리고 그들 삶과 닐스 비크의 삶이 겹쳐진다. 

닐스 비크의 애완견 루나부터 그의 조수이기도 했던 욘 안데르손, 그리고 그의 승객이었던 죽은 자들. 그들을 보며 닐스 비크는 묻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당신은 어떻게 죽었나요? 

그들의 죽음의 연유를 묻지만 결국 그건 어떻게 살아왔느냐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민머리 노총각인 옌스 헤우게는 어떻게 죽었느냐는 질문에 남겨진 가족은 행복하게 살 것이라며 흡족한 얼굴로 자신의 삶을 떠난다.  하지만 살아있을 때 항상 까칠했던 알스타세테르 부인은 죽어서도 죽은 이후에도 저 너머 세상의 삶을 헤쳐나가지 못한다. 

나는 여기로 이사 온 후 이곳에서 쭉 머물렀지만, 단 한 번도 이곳에서 살았던 적은 없어요. 

한 마을에서 오랫동안 거주했음에도 제대로 살았던 적이 없다는 알스타세테르 부인의 삶은 죽음 이후에도 똑같은 제2의 생을 살아간다. 

소설은 거친 바다를 운전하는 그의 배를 인생에 비유한다. 때로는 순탄한 항해길이지만 때로는 거친 모습을 보여준다. 바다가 제각각의 모습을 보여주듯 인생의 고난 또한 여러 형태의 모습으로 보여준다. 그 일들을 마주하는 동안에 우리는 그 고난이 산더미처럼 커 보이고 휘둘린다. 우리는 인생의 여정을 통과하면서 가장 힘들었다고 느낀다. 하지만 결국 인생의 마지막에는 모든 날들이 모두 같다고 느껴진다. 



인생의 말미에 깨닫는 소중함. 우리가 인생이 길다고 느꼈을 때는 쉽게 상처받고 세상이 꺼질 것처럼 좌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삶이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알게 된다. 모든 날들이 소중하고 결국 이 폭풍도 결국 잠잠해지게 된다는 것을. 누군가는 살아 있을 때 깨닫고 누군가는 죽어서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닐스 비크의 마지막 하루>는 읽으면 읽을수록 먹먹해지는 소설이다.  닐스 비크가 태우는 승객들의 삶과 닐스 비크의 삶이 어우러져 거대한 잔잔한 대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만약 내가 이 배에 탄다면 나는 나의 삶을 무엇이라 정의할 것인가. 닐스 비크의 질문에 나는 행복한 모습으로 대답하고 싶다. 아낌 없는 삶을 살았노라고.


YES마니아 : 로얄 i***9 2026.01.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