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네시로 가즈키가 창조한 삼류 고등학교 출신의 좀비족(트러블 메이커이면서 동시에 트러블 해결사이고, 흥신상담소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사회정의구현에도 이바지하면서, 적을 향하여 이에는 이로 폭력에는 폭력으로 머리에는 머리로 대응하여 남자의 로망 구현에 앞장서는 동네고딩 건달그룹, 이라고 할 수 있겠다)의 활약상을 들여다보는 일은 흥겹다. 소설의 외양을 띠고는 있지만 마치 만화와 같고, 영화를 보듯 소설을 읽는내내 저절로 촤르르 영상이 머리 위에 홀로그램처럼 펼쳐진다. 『레벌루션 NO.3』라는 소설에서 탄생한 이들 좀비족은 『플라이 대디 플라이』에서 육체적으로 쇠락한 중년 남자에게 싸움의 기술을 가르치더니 드디어 『SPEED』에서는 갸날픈 여고생의 주먹에 쓸만한 스피드를 부여한다. (이들 소설들은 또 그 내용이 연계되는 바, 이번 소설에서 언급되는 히로시나 오키나와로의 여행 등은 전작을 통해서만 이해될 수 있다. 뭐, 그런 사실들을 모르고 봐도 무방하다.) “원래 우리는 트러블에 말려들기를 좋아하지만, 슬픔에 빠진 사람을 사람을 이용하면서까지 트러블을 즐기고 싶지는 않아.” 이번 소설의 트러블은 한 여대생의 죽음이다. 총명하기 그지없던 여대생의 죽음에 이해할 수 없었던, 그녀로부터 과외를 받던 명문 여고생이 의문을 제기하고, 그 여고생이 갑작스런 납치의 위기를 겪으면서(당연히 그 위기를 모면하도록 돕는 것이 좀비족의 맴버들), 여대생의 죽음에 한 대학의 축제가(구체적으로는 축제의 실행위원장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게 되고, 그 부당함을 향하여 멋지고 스피디한 주먹 한 방을 날린다는 설정... “정점에 선 자가 모든 걸 차지하지. 패자에게는 줄 것도 없어. 에세이 실행위원회는 경쟁사회의 원리와 자본주의의 계율을 학교에서 실천적으로 보여줘... 알면서도 입을 다물어버리는 애들은 스스로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패배자라고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야. 일류 대학에 들어갈 정도니까 늘 위를 바라보며 살아야 한다고 배웠을 거야. 그리고 그 위에 자기보다 더 뛰어난 인간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마는 거지.” 물론 메시지와 그 메시지의 전달 방식이 단순하기는 하지만 가네시로 가즈키의 장점은 그런 와중에도 사회적인 문제를 건드려준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작가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육체적으로 도식화된 약자와 강자라는 설정이다. 작가는 예외없이 스테레오타입의 관계로 스멀스멀 파고들어서 그만 그 관계를 역전시켜버리고, 이를통해 독자로 하여금 희열을 느끼도록 만든다. (사실, 어쩌면 이러한 작가의 스타일조차 스테레오타입화된 느낌이기는 하다. 세 권째 같은 패턴의 소설을 읽게 되고 보니 이제 좀 지루해졌다고나 할까. 그래서 이번 소설 또한 재미있기는 하지만 특별히 재미있지는 않게 되어버렸다.) 이번 소설에서는 바로 명문대의 머리 좋은 학생들이 어떻게 그 좋은 머리를 나쁘게 사용하는지, 그런 지식인이 어떻게 한 발 한 발 최상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그러한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부정과 부패가 있는 것이고 그곳으로부터 발생한 썩은내가 얼마나 지독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차도 사람도 없는데 왜 서 있어야 하지? 룰이라서? 만일 그 신호를 누군가 조작했다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원래부터 신호란 놈은 누군가 조작한 게 아닐까? 어쨌든 나는 내 머리로 생각하고, 눈으로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 다른 차에 부딪힐 가능성도, 사람을 칠 가능성도 없다는 판단이 섰으니까. 그렇지만 대개 놈들은 그 장면에서도 신호가 파랑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려. 그게 세상에서 말하는 상식이고, 백 퍼센트 안전을 보장받는 일이고, 또 신호를 무시한다고 누군가에게 비난받지 않을 테니까. 요컨대, 신호가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귀찮지 않고 편한 거야...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신호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야. 나카가와는 그 조작을 잘 알고 있어. 그렇지만 나와 미나가타, 순신, 가야노, 야마시다는 자신들의 눈과 머리로 올바르다고 판단하면 빨간 신호라도 그냥 건너. 너는 어떡할 거야?” 그리고 이들이 택하는 문제 해결의 방법은 (언제나처럼) 사회적으로 합의된 상식의 룰과는 거리가 멀다. 옳다고 판단이 되면 그것을 위해서 룰쯤은 슬쩍 비껴가도 상관없다는 상식의 소유자들이 바로 좀비족이고, 그 이유 때문에 젊고 무모한 좀비족들은 싱그럽기만 하다. 그렇게 가끔은 누구든 자신에게 입혀진 상식의 옷을 훌쩍 벗고 싶은 것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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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5월 14일 일요일 01시 09분에 다 읽음.
적을 넘어뜨려, 동시에 내 안의 벽을 부숴라!!
가즈키가 ''더 좀비스'' 그리고 그들에게 엮인 인물들을 통해
나에게 끊임없이 속삭이는 것 같다.
적을 넘어뜨리고 내 안의 벽을 부숴버리라고...
내 안에 끊임없이 속삭이는 이것이 바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즈키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을 읽어보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되도록 이 순서대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 (생략) 차가 신호에 걸려 멈춰 섰다. 작은 교차로에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도 앞을 가로질러 달리는 차도 없었다. 아기가 갑자기 엑셀레이터를 밟더니 빨간 신호를 무시하고 내달렸다. "빨간 신호였어. 못 봤어?"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알았어. 차도 사람도 없는데 왜 서 있어야 하지?" "에?" "룰이라서?" "응." "만일 그 신호를 누군가 조작했다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어떻게 단정할 수 있지?" "……." "원래부터 신호란 놈은 누군가 조작한 게 아닐까?" "……." "어쨌든 나는 내 머리로 생각하고, 눈으로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 다른 차에 부딪힐 가능성도, 사람을 칠 가능성도 없다는 판단이 섰으니까. 그렇지만 대개 놈들은 그 장면에서도 신호가 파랑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려. 그게 세상에서 말하는 상식이고, 백 퍼센트 안전을 보장받는 일이고, 또 신호를 무시한다고 누군가에게 비난받지 않을 테니까. 요컨대, 신호가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귀찮지 않고 편한 거야." (중략)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신호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야. 나카가와는 그 조작을 잘 알고 있어. 그렇지만 나와 미나가타, 순신, 가야노, 야마시타는 자신들의 눈과 머리로 올바르다고 판단하면 빨간 신호라도 그냥 건너. 너는 어떡할 거야?" - "(생략) 사람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 이런 일이 있어. (중략) 앞으로 오카모토가 넓은 세상으로 나가면 나갈수록 그런 최악의 쓰레기통이 모습을 점점 바꿀걸. (중략) 왜 맥이 빠져? 최악의 장소를 만나더라도 자신이 거기에 익숙해지면 그만이잖아. 그 장소를 바꾸어버려도 되고, 그리고. (중략) 거기서 도망쳐도 되고. 도망치는 것도 즐거운 일이거든. 어쨌든 우리는 생각보다 아주 자유로워." |
| 글을 다 읽은 다음에 든 여러가지 생각 중에서 가장 부정적인 것을 먼저 말하자면, 과연 주인공인 여자아이의 내면 형상화에 성공한 글인가 하는 점이다. 아마 GO의 신선하고 흡입력이 강한 초반부와 대조해서 생각해 본다면 더욱 실망스러울 것이다. 섬세하지 못한 여자아이의 내면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어딘가 모르게 전형적인 일본소설의 도입부라는 생각도 든다. 요컨대 GO같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화자''라기 보다는 오히려 좀비스가 주인공들이고 여자아이는 단순히 요청된 화자, 요청된 주인공 같은 느낌이다. 이런 생각은 소설 후반부로 들어가면 더욱 짙어진다. 좀비스가 사라지면서 이야기도 끝이 나고, 소녀의 그 후의 일상이 술렁술렁 넘어가는 대목에서 김이 빠졌다. 여자아이의 모험은 이제부터인데 그렇게 끝나버리면 어떡하라는 건지......다른 책에서 여자아이의 외전을 다룰 셈인지..... 그리고 레볼루션 NO3의 후광에 노골적으로 기댄 작품 같다. 좀비스가 아주 카리스마 있고 멋진 패거리들로 나오는데, 레볼루션 NO3를 먼저 읽지 않은 독자에겐 그리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외양 묘사나 기타 이런저런 이야기가 없기 때문에 재미를 놓칠 수가 있으니 꼭 레볼루션 NO3를 먼저 읽고 이 책을 읽길 바란다. 또 중간중간에 야마시타가 y자처럼 나무에 박혀 있었다거나 프로레슬러 운운하는 대목이나 볼링공에 맞아 기절했다는 식의 묘사는 너무 만화같은 묘사라 현실감이 없었다. 그리고 문체나 스토리가 전반적으로 영화를 너무 의식하고 쓴 느낌이 들었다. 군더더기 없는 빠른 서술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은데, 좋게 말하면 책 제목대로 사건을 향해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고 나쁘게 말하면 문장을 읽고 곱씹는데서 오는 즐거움은 좀 덜한 것 같다. 이건 아마 독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지 않을까 싶다. 만약 작가가 의도적으로 빠른 이야기의 흐름을 추구한 것이라면 거의 성공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읽는 재미는 전작보다 좀 덜했지만, 작가가 가진 문제의식만은 좀더 진중해지고 날카로워졌다고 생각한다. 너무 거창한 의미부여도 민망한 일이지만, 지난 어버이 세대가 이룩한 경제 발전 위에서 자란 ''경쟁세대''들의 도덕적 해이와 비리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고 있다는 정도의 해석은 가능할 것이다. 특히 그나마 사회에서 가장 지식인이 모여있는 곳인 대학이, 오히려 온갖 사회 부정의가 싹을 틔우는 모판으로 변질된 현실은 평범한 고등학생들의 시선으로 봐도 무척 잘못된 일인 것이다. 작가는 이런 현실에 대해 좀비스의 입을 빌려 ''시스템이나 장치 그 자체에 의문을 느끼거나 지겨움을 느낀다면 반드시 화를 내라''고 요구한다. 그냥 적응해서 살아가거나, 아니면 그 시스템에의 약점을 간파하고 남을 이용하거나 부정의한 일을 저질러 성공한다면, 이 소설에서처럼 엑스트라들이 되거나 악당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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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낀다. 일주일을 함께한 더 좀비스와의 이별과 함께 새롭게 시작된 또다른 나에 대한 구상이 날 설레게 만든다. 아마 나는 스피드의 가나코가 된 것 같다. 이리저리 부딪히고 스스로 바람이 되어 날아보려는 새로운 더 좀비스의 멤버 가나코는 내게 또다른 삶의 의미를 던져준다.
하루에 한 권씩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들을 읽어내려갔다. GO를 통해 재일한국인의 아픔을 느낀후 만나게 된 더 좀비스 멤버들. 그들의 세이와여자학원의 습격 사건과 죽음에 대한 경험. 새로운 세계를 향한 날개짓을 이야기한 레볼루션 No.3. 딸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나약한 가장이 되고 만 스즈키씨를 단련시키는 박순신과 더 좀비스 멤버들의 이야기가 실린 플라이 대디 플라이. 그리고 곤경에 빠진, 그리고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는 한 가나코를 위한 이야기 스피드까지. 며칠동안 그들과 함께한 시간동안 나 스스로도 굉장히 커버린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그들처럼 날개짓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피드에서는 더 좀비스에 명문 여학교의 학생이 새로운 멤버로 가세하게 된다.
"문 안 열어줘?"
내 말을 들은 아기의 얼굴에 ''Why?''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넌 우리 동지야.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해. 어리광부리면 안 돼."
이제 가나코와 나는 더 좀비스의 새로운 멤버가 된다.
더 좀비스는 트러블을 즐긴다. 그것도 다소 위험한 모험을 말이다. 놀이공원에서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면서 느끼는 스릴을 삶 속에서도 느끼고 싶었던 것일까.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었던 것일까. 그렇게 그들은 트러블을 즐긴다. 이번 트러블은 에세이학교의 알 수 없는 어둠의 그림자를 밝혀내라!
새롭게 동지로 가세한 가나코는 나약한 여학생이다. 주변에서 크게 무언가에 대한 자극을 받지 않고 살아온 평범한 가정의 여학생. 그러다 과외선생님이었던 아야코 언니의 자살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자살이 아닐꺼라고 믿고 싶었고, 그렇게 말려들게 된 사건. 위험에 닥친 그녀를 구해준 더 좀비스의 핵심멤버들과 함께하게 된다.(그들은 트러블을 너무 즐긴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더 좀비스 이야기를 읽다보니 한권마다 한 명의 주된 인물이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번엔 아마도 아기가 아닐까 싶다.(물론 멋진말들은 항상 순신이 다하지만) 고민상담과 정보를 얻어다주면서 대가를 받는 아기는 친구들을 끔찍히도 사랑한다. 쑥스러움에 돈을 받긴 하지만. 아기는 소위 말하는 튀기다. 4개국의 유전자가 섞여있어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완벽한 영어발음을 하는 멋진 튀기. 어려서부터 받아왔을법한 차별은 그를 보다 넓은 세상을 돌아볼 수 있도록 키웠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는 순신과 다른 더 좀비스 멤버들과 함께 가나코를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주려 한다. 가나코를 편안하게 해주면서 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항상 뒤에서 친구들을 위해 여러가지 배려를 해주려고 노력한다.
사건을 통해 가나코는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다양한 느낌과 체험을 하게된다. 그리고 그동안 알지못했던 엄마의 아픔과 자기 내면의 강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날개를 달고자 하는 자유를 향한 본능도 느낀다.
"너는 지금 새롭게 많은 것들을 느낄 그런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거야"
사건이 해결되고 가나코는 더 좀비스 친구들을 만나지 않는다. 바람같은 그들을 잡지 않기 위해서 그들을 위한 마음이지만 역시나 보고싶다. 또다른 트러블을 해결하기 위해 친구들이 떠난 뒤에 가나코는 아기의 집 근처에 갔다가 아기의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알게 된다.
".... 그렇지만 가나코, 그애들도 처음부터 터프하지는 않았어. 하늘을 날려다가 몇 번이나 추락하고,누군가에게 날개를 잡히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조금씩 강해져서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새에 가까워져 가는거야"
이제 더이상 가나코는 나약하지 않다.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고 즐길줄 알게 된 것이다. 자신의 진짜 내면을 깨닫고 그것을 즐기는 가나코는 이제 약하지 않다. 더 좀비스 멤버들과 비록 함께는 아니지만 그녀는 또 다른 더 좀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내 차례다. 가나코가 받았던 새로움을 내가 느껴야 할 차례다. 대신 조급해하지 말아야겠다. 천천히 천천히 더 좀비스 멤버들에게 다가가도록 할 것이다. 기대하라고, 동지들! [인상깊은구절] "너는 지금 새롭게 많은 것들을 느낄 그런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거야" ".... 그렇지만 가나코, 그애들도 처음부터 터프하지는 않았어. 하늘을 날려다가 몇 번이나 추락하고,누군가에게 날개를 잡히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조금씩 강해져서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새에 가까워져 가는거야" "가나코 짱도 조금씩강해져서 그애들이 있는 세계로 날아가 같이 놀아봐.정말 즐거울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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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도 죽지 않는 '더 좀비스'. 이번엔 여학생이 합류했다. <레벌루션 No. 3>에서 ‘더 좀비스’의 매력에 흠뻑 빠진 후 <플라이, 대디, 플라이>에 이어 세 번 째 로 만난 '더 좀비스'의 활약상이 <SPEED>다. 작가 가네시로 카즈키 특유의 유머감각과 유려하고 명쾌한 필치가 또다시 흥미진진한 세상으로 이끈다. 삼류 고등학교 문제아들의 모임인 ‘더 좀비스’가 세이와 여고 습격에 성공하고 정학을 받은 직후의 이야기다. <레벌루션 No. 3>와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읽지 않았어도 문제는 없지만 전작의 내용을 알면 그들이 느끼는 상실감이나 문득문득 아련해지는 그들의 눈길을 이해하기 쉽다.
정학 중에 우연히 세이와 여고생 오카모토 가나코를 위기에서 구해주게 된 박순신, 미나가타, 가야노, 야마시다. 네 명의 구세주들은 조금 이상하기는 해도 그녀가 처한 상황을 풀어가기 위한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엉뚱한 일에 개입하게 되기 전까지는 학교와 집밖에 모르던 평범하고 모범적인 여학생이던 오카모토 가나코는 불의의 세계와 접하고 맞서 나가보기로 한다. 물론 ‘더 좀비스’가 있기에 가능한 시도였지만. 아무 것도 얻을 것도 없고 반드시 해야 할 일도 아니건만 투지를 불태우는 ‘더 좀비스’를 보며 가나코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 호신술을 배우고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며 한층 성장해가는 가나코와 그녀를 도와주며 히로시를 잃고 생기를 잃었던 삶에 활력을 얻는 ‘더 좀비스’의 멤버들. 그들은 그렇게 함께 진화해간다.
“그 애들도 처음부터 터프하지는 않았어. 하늘을 날려다가 몇 번이나 추락하고, 누군가에게 날개를 잡히기도 하고, 그럴 때 마다 조금씩 강해져서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새에 가까워져 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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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은 주먹이었어. 타이밍과 스피드도 좋았고, 그러나 이쪽 세계
까지는 주먹 두 개 정도가 부족해. 누구든 처음에는 그래. 생각보다
자기 세계를 벗어나기가 힘들어. 다시 허공을 상대 봐. 단, 지금보
다 주먹 두 개 정도 더 멀리 뻗는다는 생각으로 주먹을 날려봐."
나름대로 힘차게 달려온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읽기가
일단은 그 마지막에 이르렀다.
하지만 난 기대하고 있다.
더 좀비스의 네번째 모험을...
혹은,
소녀판 더 좀비스의 또다른 모험을...
기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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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좀비스 시리즈중에 미처 읽지 못했던 스피드를 읽었다. 이 책의 표지를 본지는 무척이나 오래된 느낌인데 이상하게도 인연이 없었다고 할까.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소녀판을 보는듯한 기시감이 들었고 어딘가 모르게 비뚤어져 사회의 부조리함을 대변하는 악역 캐릭터는 너무 만화스러웠다. 만약 영화로 만든다면 주인공은 단연 아오이 유우가 맡아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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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볼루션 No. 3>를 재밌게 봤던 나로선, 재기발랄하고 경쾌한 혁명을 기대했던 나로선 정말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엉성하다는 느낌.... 좀비스의 활약이 내용이고 화자는 오카모토 가나코라는 세이고 여학생이다. 그녀의 과외선생인 여대생의 죽음이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연히 사건에 휘말리는 그녀를 우연히 도와주게 되는 좀비스의 4명.
우연히 휘말리게 된 사건치고는 너무 엄청난 음모와 협잡에 휘말리게 된다. 협잡? 협잡이란 말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사전에 있는 말인가. 열흘 째 엄마외엔 누구와도 얘기를 나누지 않은 휴우증인가. 생각을 그대로 말하거나 쓰거나 치고 있다. 어쨌든... 경쾌함도 생기도 느낄 수 없었다. 마치 작가가 지겨워하면서 쓴 것 같은 책을 읽는 것 같다. 그럴린 없겠지만....
코페루니쿠스적 사고 방식. 반애들이 나를 왕따시키는 게 아니라 내가 반 아이들을 몽땅 왕따시켜버린다. 오래 전 MBC<남자셋여자셋>의 선정이 한 말이다. ㅋㅋㅋ 박순신이 가나코한테 한 조언도 이거다.ㅋㅋㅋ
"만일 네가 시스템이나 장치 그 자체에 의문을 느끼거나 지겨움을 느낀다면 반드시 화를 내야해. 이 정도였어, 라는 식으로 생각하지 말고."
왜 학생들이 대학내 학생회의 횡포에 침묵하는지에 대한 답, 귀찮으니까. 어쩌면 그 정도 쯤은 참을 수 있어라는 거 아닐까. 당장 나한테 직접적으로 피부에 닿는 피해는 없으니까. 불의에 대한 대처법. 일단 참을 수 있을 데까지 참자. 이런 생각으로 살진 말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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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조금 잠잠한 것 같기는 하지만 여전히 일본 소설은 우리나라에서 꽤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일본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아마도 가볍고 경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물론 그러면서도 나름의 메시지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일본 소설이 사랑을 받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도 바로 그러한 일본 소설 특유의 경쾌함을 잘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그 경쾌함에 더해서 가네시로 가즈키가가 갖고 있는 배경이 되는 작가의 삶이 그 경쾌함을 단순히 경쾌함만으로 채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작가의 경쾌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찌르는 메시지는 이 소설 스피드에서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작품들은 비슷비슷한 경향성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경향성은 작가의 삶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한 소설가이며,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가네시로 가즈키이지만 언제너 주변인일 수밖에는 없는 자신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그의 작품 속에 담겨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이들은 언제나 주변인의 감성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바로 그 모습을 이 작품 스피드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그만큼 가네시로 가즈키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충분히 스스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 스피드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좀비스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좀비스는 그들의 조금은 독특한 혁명이 아니라 사회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그래서 우리를 더 힘겹게 만드는 범죄에 대항을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의 진짜 주인공은 그 좀비스가 아니다. 물론 이 이야기 속에서 좀비스는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어느 소녀가 보통 우리가 가진 자라고 부르는 이들과 싸우는 것에 할 수 있는 최고의 도움을 준다. 그 부분이 바로 이 스피드가 레벌루션 No. 3에서 이어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가네시로 가즈키가 세상과 싸우고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가 아닐까 한다. 세상은 결국 누군가가 바꾸어주지도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도 못한다는 것을 언제나 주변인이었던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는 배웠고, 그 삶의 경험을 통해서 최소한 세상에 외치기는 해야 한다는 것을 이 작품 스피드에서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가 좀비스의 입을 빌려 이야기하는 작은 혁명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해지는 이 이야기의 결말은 작은 희망을 다시 이야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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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세이와 여고를 다니는 '오카모토 가나코'는 별다른 문제없이 착실하게 생활하는 평범한 학생이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 맘을 터놓고 누구보다도 가깝게 지내온 아야코 언니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커다란 충격과 슬픔에 빠지지만 그녀의 죽음에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야코 언니의 친구인 나카가와를 만났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헤어졌고 그 후 의문의 남성들에게 납치를 당해 위기에 빠지게 되지만 또 다른 의문의 남성들의 도움으로 위험에서 탈출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아야코 언니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풀어가기 시작한다.
작가의 이전 작품인 '플라이,대디,플라이'의 여고생 버전이라 해야 하나... 다시 한 번 힘없는 주인공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화시키며 멋진 성장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레벌루션 No.3"의 연장선이기도 한 이 작품은 또 다시 김순신과 그의 친구들이 등장하여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며 그들이 추구하는 자신들만의 정의를 위해 멋진 날개 짓을 시작한다.
나오키 문학상을 수상한 'GO'를 비롯하여 외국인(재일교포 한국인)과 혼혈아 그리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을 통해 정체성의 혼란을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가네시로 가즈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이다. 솔직히 정체성에 대한 내용은 둘째고 그의 책을 읽다 보면 삶의 고민과 스트레스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이야기에 집중하여 완벽한 감정이입을 하게 만든다.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짓게 만드는 작가의 힘이 놀라울 따름이다.
평소 주인공처럼 별다른 말썽 없이 사춘기를 보내고 학교에서든 집에서든 나름 바른생활 사나이로 살아왔고 사회가 만든 룰 속에서 갇혀 지내왔다. 그 룰을 벗어나면 마치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줄 알고 잔뜩 겁을 먹고 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삶에 익숙해지다 보니 나를 둘러싸고 있는 작은 틀을 인식하지 못한 채 그 속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며 어느새 나도 모르게 답답함을 느꼈던 것일까? 주인공의 활약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점점 변해가는 주인공을 보며 마치 내가 변하는 것처럼 느끼고 김순신 일행이 펼치는 활약에 희열과 통쾌함을 느꼈다.
아기가 가타코에게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들의 눈과 머리로 올바르다고 판단하면 빨간 신호라도 그냥 건너. 너는 어떡할 거야?" 과연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까진 난 사회가 정한 룰을 철저하게(과장이 좀 심한듯...) 지켜왔다. 과연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것이 어떤 것인지 판단할 겨를도 없이 누군가가 정해놓은 룰을 그대로 실행했다. 하지만 이제는 뭔가 변화가 필요한 듯하다. 과연 무엇이 올바르고 무엇이 정의인지는 내가 판단하는 것이다.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의 기준에 세상을 맞출 것이다.
혹시나 나처럼 착하게(?)만 살아왔던 사람들, 세상의 부조리에 힘들어했던 사람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꼭 이 책을 읽어보시라. 가슴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답답함이 사라지고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