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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박솔뫼
"2026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박솔뫼" 내용보기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처음엔 망설였다. 올해의 당선작인 박솔뫼 작가의 글이 내게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당선작 <사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과>에서는 기후위기 시대로 커피를 구할 수 없는 미래의 모습이 그려진다. 커피 비슷한 것을 만들어 먹는 시대. 그 시대에서 계급의 차이가 있는 애리와 선호가 나온다. 애리는 근거지가 없이 다소 떠도는 스타일이고 선호는 대
"2026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박솔뫼" 내용보기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처음엔 망설였다. 올해의 당선작인 박솔뫼 작가의 글이 내게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당선작 <사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과>에서는 기후위기 시대로 커피를 구할 수 없는 미래의 모습이 그려진다. 커피 비슷한 것을 만들어 먹는 시대. 그 시대에서 계급의 차이가 있는 애리와 선호가 나온다. 애리는 근거지가 없이 다소 떠도는 스타일이고 선호는 대기업에 다니며 자기만의 집도 있는 사람이다. 애리가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커피숍에서 알게 된 둘. 둘은 사랑하지만 그들의 분위기는 떠도는 느낌이다.  그건 왜일까. 


애리의 마음속에는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지만 나엑는 잠이라는 갈 곳이 있다고 주장하고 싶어졌고 

선호는 점점 애리가 길에 서서 흙이 묻은 감자를 굳이 씹어 먹는 사람이라고 느끼기 시작했다. 

길에서 뭔가를 먹을 필요가 있을까. 그게 사가나 귤이라고 해도 이해가 안 되는데 왜 흙이 아직 묻은 감자를 씹어 먹는 걸까. 


애리는 입을 벌려 내가 먹던 건 사과라고 보여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과를 감자로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사과가 사과임을 증명하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애리는 돌아갈 곳이 '잠'이라고 생각한다. 늘 잘 수 있으므로 애리는 돌아갈 곳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그에 비하면 물리적인 장소를 집이라고 생각하는 선호는 애리의 돌아갈 곳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마치 흙이 묻은 감자를 먹은 것처럼. 애리는 사과를 먹고 있는데 선호는 감자라고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박솔뫼 작가의 <사과>는 두 사람의 차이를 드러내주는 명징한 도구이다. 서로의 입장, 서로의 처지에서 결코 닿을 수 없음을 나타내주는 도구. 애리는 사과라고 생각하지만 선호에게는 감자라고 보이는 것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해본다. 우리 주변의 '사과'들은 얼마나  많은가. 누군가는 집 없어도 행복한 삶이지만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하고 불쌍하게만 느껴질 것이다. 누군가는 아이들로 바쁜 일상이 행복한 삶일 수 있지만 누군가는 그 삶이 지지리궁상처럼 느껴지는 삶이 아닐까.  우리 주변에서 모든 물건과 사건들은 한 모습일 수 없다. 여러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 같다. 


성혜령 작가의 <하악> 또한 인상 깊게 읽었다. 장애인 동생이 있는 자인은 취직을 하자마자 동생 태인의 장애인 시설비를 보탠다. 발달장애인으로 살아가는 태인을 돌보기 위해 엄마 금옥은 언니 자인의 희생을 너무 당연시한다. 


언제부터였더라, 그 당연한 마음, 당위를 의심하지 않는 마음이 일종의 압박이고 폭력이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한 건.


같은 편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행위를, 또는 누군가의 행위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그래서 자인은 생각한다. 


한편인 게 얼마나 힘든 건지 너는 모르잖아.


위한다면서, 또는 같은 편이라면서 강제로 타인의 행위를 억제하며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 그건 사촌 서린이 행한 '하악'과 별다를 바가 없었다. 


우리는 과연 누군가에게 그런 '하악'을 행하지는 않나? 


전반적으로 올해 27회 이효석문학상은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 장희원 작가의 <영주> 또한 학교 폭력의 가해자와 희생자 친구가 만나는 여정이 심상치 않았고 정기현 작가의 <그거 점 된다> 또한 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심사위원들의 해설을 보지 않았다면 다소 어려웠을 것 같다. 그럼에도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읽는 기쁨은 늘 동일하다. 

 


YES마니아 : 로얄 i***9 2026.09.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