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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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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제27회 대상 수상작이효석 작가의 명성은 널리 알려져 있어서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을 딴 수상대회가 있다는 것은 이번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쟁쟁하고 능력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 중 엄선한 몇 개의 소수 작품들만 상을 받는 만큼, 현대의 감성을 가장 잘 반영된 대상 작품은 어떨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박솔뫼 작가의 사과라는 대상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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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제27회 대상 수상작



이효석 작가의 명성은 널리 알려져 있어서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을 딴 수상대회가 있다는 것은 이번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쟁쟁하고 능력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 중 엄선한 몇 개의 소수 작품들만 상을 받는 만큼, 현대의 감성을 가장 잘 반영된 대상 작품은 어떨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박솔뫼 작가의 사과라는 대상 작품을 읽으면서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 사이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건조하면서도 담백한, 시크하면서도 따뜻한 그런 미적지근한 관계를 표현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인 애리와 선호는 우연한 만남으로 가까워지며 집을 왕래하는 관계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빈 공간에 익숙해지면서 둘 사이는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둘은 원래처럼 커피 가게의 직원과 고객의 위치로 돌아가지만 어색하지도, 어설프지도 않다. 딱 요즘 세대의 연애가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사랑에 목마르지만, 연인에 지나치게 목메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것. 그러한 점이 이 소설에 등장한 사과 같다고나 할까. 둘의 은유적 모습을 보여주는 사과. 여유와 슬픔 사이의 매개체. 열정보다는 적정한 온도를 지켜주는 그런 사과 말이다. 나 또한 아직은 MZ 세대지만, 딱 요즘 사랑을 보여주는 적합한 소설이라는 생각을 잊을 수 없었다.




사실 이런 관계를 지속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인연이 아닌 것에 대해 미련을 갖기 않고 원래의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것. 그리고 처음의 관계에 만족하며 웃으며 서로에게 안부를 전한다는 것.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내용이었다. 어쩌면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되는 게 아닐까 싶다. 어른스러운 연애라고나 할까. 그런 면에서 최선을 다하면 눈물이 나지 않는다는 누군가의 말도 생각났다. 박솔뫼 작가의 '사과'에 대한 심사평과 인터뷰도 흥미로웠다. 작가의 내면세계를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고, 의도에 대해서도 숙지할 수 있어서 나의 생각과 소설의 방향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고려해 볼 수 있었다. 작품집을 읽은 것은 처음이다. 덕분에 심사 기준과 수상작들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고 다채로운 소설들을 접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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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0 2026.09.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 박솔뫼 외 - 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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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기간 : 2026/09/01 ~ 2026/09/02언제였더라, 2-3주전쯤? 제27회 이효석문학상 발표가 났다.어김없이 기다리던 수상작품집이였는데 책을 받아보고 약간 의아했다.작년까지는 대상 수상자의 얼굴을 표지에 실었는데 이번엔 수상자의 얼굴이 아니라 수상작품의 제목이 표지에 들어 있다.뭐 이게 중요한건 아니니.# 사과 / 박솔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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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6/09/01 ~ 2026/09/02


언제였더라, 2-3주전쯤? 

제27회 이효석문학상 발표가 났다.

어김없이 기다리던 수상작품집이였는데 책을 받아보고 약간 의아했다.

작년까지는 대상 수상자의 얼굴을 표지에 실었는데 이번엔 수상자의 얼굴이 아니라 수상작품의 제목이 표지에 들어 있다.

뭐 이게 중요한건 아니니.




# 사과 / 박솔뫼

# 비둘기 옮기기 / 박솔뫼


2년 연속 대상 작품 제목에 '사과' 가 들어가 있다.

내년에 도전하실 작가분들, 혹시 모르니 제목에 '사과' 를 한번?


이번 대상은 최근 몇년간 대상들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

안보윤, 손보미, 이희주 작가들의 강렬하고 인상이 깊은 소설들과는 느낌이 사뭇 달라 당황스러웠으나 이내 소설에 빠져들었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번 대상작이 훨씬 더 내 취향에 맞는것 같다.


기본적으로 이 소설은 애리와 선호의 심심할수도 있는 연애 이야기이다.

그러나 단순하게 그런 시선으로만 이 소설을 보기보다는 좀 더 심층적으로 소설을 보면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둘 사이의 관계는 명확한 시작과 끝이 없다. 모호하다.

둘 사이의 연애 역시 뿌연 안개에 가려진듯하다.

소설 첫 시작, 애리가 출근길에 열차를 타고 가며 풍경을 바라보는것과 흡사하다.

KTX를 타고 갈 때를 생각해보자.

멀리 떨어져 있는 산, 구름은 뚜렷하게, 그리고 명징하게 보이지만, 반대로 열차와 가까운 나무들이나 건물들은 너무 순식간에 휙휙 지나가버려 형체를 명확하게 바라보기가 어렵다.

애리와 선호의 연애 뿐만 아니라 이 소설 자체가 그러한 느낌이다.

상대방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나 그러하여 둘 사이는 딱히 어떠한 계기랄것도 없는데 멀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열차가 종착역에 도착하였을때처럼, 종국에 둘 사이는 원래의 사이로 되돌아간다.

안보윤 작가의 '애도의 방식' 처럼 주제의식이 뚜렷하지도 않고 손보미 작가의 '끝없는 밤' 처럼 소설 자체가 강렬하지도 않고 이희주 작가의 '사과와 링고' 처럼 머리를 세게 후려치는 문장이 있는것도 아니고.

뭔가 심심한 느낌인데 또 이게 은근 끌린다.

애리가 주인공이라서 그런가?



# 성혜령 / 하악

아, 참 아쉬운 소설이다.

주인공 '자인' 이 마흔 번째 자신의 생일날 겪은 일이 쓰여져 있는 소설인데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는 엄마와 함께 장애인 거주 시설에 있는 동생을 찾아가는 이야기.

후반부는 20년만에 연락이 닿은 사촌 동생을 만나는 이야기.

둘다 각각 스토리 자체가 아주 흥미롭고 마지막에는 두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대단한 작품이 되리라 기대감이 막 올라가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팍 식어버렸다.

아니, 그래서 서린이 수술한게 뭔데?

소름 끼치게 활짝 웃으며 가슴을 내보이는 서린이 어떤 의미인지 좀 더 힌트를 줘야지, 이걸 이대로 끝내버리면 어쩌자고.



# 임솔아 / 나의 빈 묘에


난 평소 동성애를 혐오하고 BL이니 퀴어니 하는 문화들에 대해서도 매우 배타적인 입장이다.

그렇기에 그러한 주제를 가진 책이나 영화 등등도 적대시하는 편인데 이번에 처음으로 다소 인정할 수 있는 소설을 만났다.

지윤과 윤미는 동성애 커플이고 같이 산다.

조아라는 강아지를 자녀 삼아 키웠으나 안타깝게도 먼저 무지개 다리를 건넜고 유골을 집에 보관하고 있는 중이였으나 반지하 집이라 습기가 많고 비가 새서 유골함에 습기가 차버려 결국 둘은 유골을 묻어주기로 한다.

유골을 묻기로 한 장소는 윤미의 가족묘로 윤미가 나중에 죽어 묻힐 공간에 조아의 유골을 넣어주고 둘은 내려오다가 윤미의 아버지를 만난다.


사실 여기까지는 별 감흥이 없었다.

나로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동성애가 주제라 그냥 중간에 스킵할까 생각도 했었는데, 윤미의 아버지를 만난 이후부터의 스토리가 사뭇 달라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였다.

나 어렸을때는 핵가족, 대가족이라는 단어가 중요한 사회 현상으로 인식이 될 정도로 방송에도 자주 언급이 되었었는데 요즘엔 이런 말들이 쏙 사라졌다.

요즘엔 1인 가족, 2인 가족, 딩크족 등등 가족 형태 자체가 예전과는 아주 많이 달라진걸 느낄 수 있다.

내 주변에도 나이가 꽤 되었으나 결혼하지 않고 (혹은 한번 다녀온 후로) 솔로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사귀고 동거하고 있으나 결혼은 하지 않고 지내는 커플도 있고, 결혼은 했으나 아이는 합의 하에 안낳기로 하고 살고 있는 부부들도 있다.

물론 동성애 커플은 없다.


이러한 사회 형태를 반영하듯이, 지윤과 윤미는 새로운 형태의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으며, 윤미의 아버지는 딸이 동성애자라는걸 알고 있는듯한데 그러면서도 애써 무시하며 티를 내지 않으려 한다.

어느 아버지가 딸이 동성애자라는데 그걸 반겨 환영해줄 수 있을까.

아메리칸도 아니고 코리안이 그러기엔 쉽지 않을수밖에.

허나 또 여기서 재밌는게 윤미의 아버지인 상택의 가족사이다.

상택 또한 과거 어렸을때부터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가정 환경에서 자랐고 전통적인 모습을 가장한 보수적이고 꼰대스러운 집안 모습에 극도의 혐오감을 가졌으니 그걸 깨부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젠 딸이 새로운 형태의 가정을 꾸렸다.

점차 세분화되어가고 점차 다양해져가는 가족의 모습에 대해 적절한 설정을 이용하여 다층적으로 분석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가 한 지점에서 만나는 구성이 돋보였다.

이번 수상집에서 단연코 최고의 소설이라 생각한다.



# 장희원 / 영주

# 정기현 / 그거 점 된다


매우 독특한 소설들이였다.

이야기도 다르고 주제도 다르지만 이 둘을 같이 묶은건 소설의 본질이 같아서이다.

두 소설 모두 초반부를 읽을땐, 아니 뭐 이런 소설이 다 있어?, 라는 생각이 들지만 점차 점차 빠져든다.

말도 안되는 설정에, 말도 안되는 플롯에다가 약간 혐오스러운 장면들까지 등장하여 불쾌한 기분이 살짝 들기도 하지만 이내 잊고 소설에 빠져들 수 있다.

소설의 진정한, 그리고 본질적인 재미에 대해 느껴볼 수 있는 소설이였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재미를 느껴보자.

소설은 논문이 아니다.




# 황시운 / 일일업무 보고서


소설 속 주인공 세진은 직장에서 사고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된 장애인이다.

휠체어를 탄 채로 집안에서만 주로 생활하며, 장애인을 일정 인원 이상 고용해야 하는 법 때문에 아무 의미 없는 일을 시키는 업무에 고용되어 오전에 반복적으로 기사를 스크랩해 SNS 가계정에 올리는, 그야말로 가치 없는 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고 있다.

게다가 소화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음식도 마음대로 먹고 싶은대로 먹지 못하고 죽과 젓갈에만 의존하고 있어 세진의 비참함이 극대화된다.

이 소설은 이런 장애인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이런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극복해내어 마침내 인간 승리에 다다르는, 그런 스토리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가치 없고 의미 없는 일상들, 비참한 나날들, 장애인들의 리얼하고도 사실적인 모습을 여과없이 그려내었다.

만약 이 소설이, 이런 모습들을 비추면서 동시에 독자들에게 뭔가를 전달하려고 했었다면, 어떤 주제 의식을 심으려 했었다면, 오히려 소설에 반감이 생길 수도 있었을텐데 다행히도 그러지 않았다.

그저 담담하고 심플하게 세진의 일상을 그려내기만 했을뿐이다.

그래서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참 좋은 소설이였다.


내일부터 평창 이효석문화제가 시작된다고 한다.

메밀꽂밭을 걸으며 운치를 느껴보고 싶지만 역시나 올해도 갈 수 없음에 한탄하고 아쉬워만 한다.

언제쯤 가볼 수 있을 것인가.

기약이 없어 더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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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 2026.09.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삶을 지나가는 문장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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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삶을 지나가는 문장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허무맹랑하거나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들으면 ‘소설 쓰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꾸며낸 거 아니냐는 마음에서 나오는 말일 것이다. 사실을 기반으로 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소설은 꾸며낸 이야기 맞다. 그런데 그런 소설을 읽으면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을 돌아보게
"삶을 지나가는 문장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내용보기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삶을 지나가는 문장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허무맹랑하거나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들으면 ‘소설 쓰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꾸며낸 거 아니냐는 마음에서 나오는 말일 것이다. 사실을 기반으로 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소설은 꾸며낸 이야기 맞다. 그런데 그런 소설을 읽으면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을 돌아보게 된다. 꾸며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내 옆에 자리한 ‘있는 이야기’가 자꾸 눈앞에서 서성댄다. 소설이 노린 것인지 그냥 내 마음이 그렇게 이끄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그래서 소설을 읽게 된다는 점이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은 제27회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여섯 작가의 단편 소설이 실려있다. 대상 수상작인 박솔뫼의 《사과》, 우수작품상 수상작인 성혜령의 《하악》, 임솔아의 《나의 빈 묘에》, 장희원의 《영주》, 정기현의 《그거 점 된다》, 황시운의 《일일업무 보고서》은 각자의 시선으로 현실과 가상의 그 어딘가를 넘나든다. 

애리와 선호의 만남과 이별을 건조하고 담담하게 담은 《사과》,

자인의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이한 하루를 그린 《하악》과 동성 커플인 지윤과 윤미가 반려견의 안장을 고민하며 펼쳐지는 《나의 빈 묘에》, 학교 폭력 피해자 영주가 가해자였던 우진에게 자기 죽음을 지켜봐달라며 찾아오는 《영주》, 쇠갈고리로 자신의 ‘거죽’을 벗겨내는 희정과 문혜를 그린 《그거 점 된다》, 두 다리가 마비된 재택근무자 세진의 하루를 담은 《일일업무 보고서》 모두 현실에 아른거리는 현실 같은 몽상과 가상의 이야기를 말한다. 맨 처음에 실린 《사과》의 이야기를 더 해보자. 애리와 선호의 짧았던 ‘우리’의 순간은 ‘사과를 감자로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사과가 사과임을 증명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느끼는 그 기점에서부터 조금씩 흔들리다가, 결국은 소설의 맨 마지막 문장에서 평범한 손님과 점원으로 친절히 웃으면서 서로를 대하며 그렇게 우리의 세상에 수렴된다. 일어난 일과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구분 없이 읽어 나가다보면 이어져 있는 듯 보였던 둘의 관계는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죠?’라고 말하기라도 하듯 마무리된다. 이별이라지만 슬프지 않고 오히려 산뜻하다. 진하지 않았기에 헤어 나오기 쉬울 수 있고, 그렇기에 손님과 점원으로 다시 만났어도 그 뒤가 사뭇 안타깝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계속 속이 다 들여다보이고 몰캉거리던 애리의 생각들이 떠오른다.    


소설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소설은 어느 쪽이 더 매력적인가, 하는 물음이 문득 떠오른다. 현실 같은 소설을 여러 편 읽었으니 이 책에 대한 애정을 담아 후자라고 답해본다. 분명 쇼츠 같은 매체가 주지 못하는 도파민이 있다고 권해본다. 긴 글 읽기가 참 어렵다는 요즘 세대의 누구에게, 아냐, 진짜 내 말이 맞다고 과장되게 고개를 끄덕이고 싶다. 

s****l 2026.08.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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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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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솔뫼, 성혜령, 임솔아, 장희원, 정기현 저 외 1명이 써 내려간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을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한국 현대 문학의 일시적이고도 아련한 단면들을 감각적이고 다정하게 모아놓은 소설집이에요. 늘 바쁘게 달리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내 안의 소외된 감정들과 타인과의 찰나의 연결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어 이 책을 손에 쥐게 되었어요.마흔이라는 나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내용보기

박솔뫼, 성혜령, 임솔아, 장희원, 정기현 저 외 1명이 써 내려간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을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한국 현대 문학의 일시적이고도 아련한 단면들을 감각적이고 다정하게 모아놓은 소설집이에요. 늘 바쁘게 달리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내 안의 소외된 감정들과 타인과의 찰나의 연결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어 이 책을 손에 쥐게 되었어요.




마흔이라는 나이를 지나며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길 지하철 창가에 길게 비친 제 모습을 문득 바라볼 때가 있어요. 일하러 가는 길, 거쳐 지나온 수많은 집과 도로, 사람들, 그리고 매일 마주하던 풍경들이 어느 순간 아주 먼 기억 속 아이일 때부터 계속되어 온 것처럼 멍해지는 기분이 들곤 하지요. 이 책 속 애리가 1년 7개월 동안 탄 열차 안에서, 어릴 적부터 시작된 이동의 감각과 멀어지는 창밖의 풍경을 새삼스레 깨닫는 대목에서 묵직한 공감의 울림이 퍼졌어요. 우리 모두는 어쩌면 늘 무언가로부터 멀어지며, 정착하지 못한 채 흔들리는 창문만을 바라보는 승객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특히 공원벤치에서 나눈 커피 한 잔의 온기, 그리고 선호라는 인물이 들려준 병원 복도의 십 대 시절 이야기 장면이 오래도록 가슴을 맴돌았어요. 아이보리색 병원 복도, 불편한 대기실 의자, 멍하게 바라보던 햇볕과 홍보 영상처럼 각자의 쓸쓸함 속에서 따로 견뎌내던 두 인물이 짧은 순간 우리라는 이름으로 묶였다가 다시 타인으로 스쳐 지나가는 서사는 무척 서글프면서도 아름다웠어요.




이 작품집을 통해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고 또 헤어지지만, 서로의 고독이 아주 짧게 포개어지는 그 찰나의 순간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가치 있다는 통찰을 얻게 되었어요. 누군가와 완벽히 얽혀 살지 않더라도,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잠시 알아채주는 것만으로도 차가운 일상을 버텨낼 온기가 생기는 법이니까요. 지나쳐 간 수많은 인연과 타인에 대해, 그리고 지금 내 곁을 지나는 이들에 대해 다시금 깊은 애정을 느끼게 만들어 주었지요.




삶의 수많은 여정 속에서 문득 밀려오는 고독에 쓸쓸해진 경험이 있는 직장인들이나, 타인과의 옅고도 깊은 관계의 결을 차분히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어요. 스쳐 지나가는 모든 풍경과 미묘한 감정의 찰나들을 이토록 예리하면서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문장들은 가슴 깊은 곳에 잊지 못할 여운을 남겨줄 테니까요.

YES마니아 : 플래티넘 e****e 2026.08.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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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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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수상작품집은 매년 찾아보는 편이다. 어떤 주제들이 올해는 등장했는지, 단편소설들을 보며 한해의 문학 경향을 보는 기분이 꽤 좋기 때문이다.단편소설은 밀도가 굉장히 높은 소설들이다. 짧은 소설안에서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을 녹여내야 하니까.근데 올해의 이효석문학상은 굉장히 정적인 느낌이였다.“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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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수상작품집은 매년 찾아보는 편이다. 어떤 주제들이 올해는 등장했는지, 단편소설들을 보며 한해의 문학 경향을 보는 기분이 꽤 좋기 때문이다.

단편소설은 밀도가 굉장히 높은 소설들이다. 짧은 소설안에서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을 녹여내야 하니까.

근데 올해의 이효석문학상은 굉장히 정적인 느낌이였다.


“박솔뫼 작가의 사과”

올해의 대상작품이면서 어떤 작품보다도 정적이였다. 그냥 길을 걷는 어떤 한 사람의 하루를 보는 느낌이랄까. 그 안에는 애리와 선호의 연애인가 싶은 연애 이야기도 있었지만, 작가의 말처럼 “정처없는 하루”라는 느낌의 소설이다. 느낌엔 정말 사실적인 우리의 하루같은 느낌이면서도 굉장히 모호한 누군가의 하루인것 같은 느낌이랄까. 뚜렷하지 않은 하루.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하루이면서 의식하지 않은 채 그저 살아내고 있는 오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박솔뫼 작가의 사과는 정말 누구나 가지는 하루이면서, 블러처리 되어 있는 하루이기도 했다. 정말 신기했던 소설.


내게 슬펐던 소설 “황시운 작가의 일일업무 보고서”

아주 오래전에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이라는 장애인 변호사님이 쓴 책을 본적이 있다. 담담하게 쓰여진 글이 내게는 꽤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책이다. “이동권”이라는 말이 주는 이질감. 너무나 당연했던 나의 이동이 누군가에는 주장해야할 무엇. 그리고 그 주장의 바탕엔 그들의 생존이 달려있었다. 이 소설이 그랬다. 어떤 동정이나 연민, 과장이 없이 누군가의 하루가 이토록 처절할 수 있을까. 아무도 읽지 않는 일일 보고서를 쓰는 일을 하는 세진. 사고 소송으로 받은 돈으로 빠듯하게 살아가는 세진에게 돈을 요구하는 가족들. 그리고 장애인으로 보조인을 통해 자신의 용변을 해결하는 그녀의 일상은 비장애인의 하루보다 고되다. 나가는 일조차, 먹는 일조차 그녀의 몸에 묶여버린 하루. 그럼에도 그녀에게 끊임없는 요구를 하는 가족. 담담하게 쓰여진 작가님의 글이 나를 더 숨막히게했던 이야기.


”장희원 작가의 영주“

글을 쓰는 우진을 찾아온 영주. 영주는 우진의 옆에서 죽고 싶다고 했다. 영주는 우진이 학창시절 괴롭혔던 이였다. 그리고 ”내가 죽는 순간에, 네가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p.157

라며 서늘한 말을 건낸다. 영주는 여름을 넘기고 겨울의 초입까지 버텼다. 우진의 옆에서. 이 소설을 읽으며 왜 이토록 처연한 느낌였을까. 영주는 자신을 죽음을 우진에게 지켜보게 함으로써 자신을 괴롭혀서 벗어날 수 없었던 그녀의 과거를 우진에게 심어주는것 같았다. 오롯하게 자신의 시간을. 그리고 우진은 별것 아닌 글이였지만 자신이 더이상 글을 쓸 수 없음을알고, 그녀역시 영주가 죽어가는 시간 속에 혀버리는 느낌이랄까.

가해자, 피해자라는 서사와 역할의 반전이라기보다 절망에 갇히는 누군가의 삶을 아주 느린 시선으로 어떤 말도 할 수 없이 지켜보는 느낌이. 차가웠고, 무서웠던 소설.


수상작품집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내가 가지는 어떤 정형화된 생각이 조금씩 무너지는 느낌이다. 틀안에서 이럴꺼야, 저럴꺼야 하는 그런 생각의 경계가 조금씩 바뀌는 느낌이랄까. 그것이 문학이 주는 힘이면서, 그렇게 서서히 변해가는 시간에 젖어들게 만드는 것 같았다. 

앞서 언급한 세 작품 외에도 “임솔아 작가의 나의 빈묘에”는 가족이라는 경계를 “성혜령 작가의 하악”은 장애인과 비장인의 구분을 통해 내가 무엇을 배제하고 타자화 하는지를 꼬집는다. 


추천.

여전히 문학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t****s 2026.09.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