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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었을 때, 이 세상은 신세계였다. 얼굴을 보며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되고, 나의 의견을 내 식대로 표현해도 되고,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세상. 그래서 인터넷 서핑에 시간가는 줄 모를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때. 가상공간의 그곳도 인간 세상과 비슷해 이런 저런 사건과 사고가 난무한다. 나는 인터넷상에 나를 최대한 감추려고 하지만 리뷰를 쓰는 행위 그 자체도 나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일지 모르겠다.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고, 인터넷으로 이렇게 리뷰를 올리지만 내가 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채팅과 게임. 채팅과 게임은 내 스타일과 맞지 않아 하지 않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는 것 같다. 가끔씩 온라인으로 축구 게임을 하기도 하니까. 인터넷이란 것이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만든 것도 확실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하다는 것. 한번쯤은 생각해 볼일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도시오. 그는 대인 관계가 좋은 편이 아니다. 사람을 사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을 만나면 늘 피곤하다. 그래서 도시오는 컴퓨터 네트워크가 생기자 전용 회선을 깔고 호스트 컴퓨터나 다른 회원들을 상대로 게임을 하거나 체스를 두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 도시오에게 ‘CAT O’NINE TAILS’란 닉네임을 사용하는 자가 눈에 띄기 시작했고 그와 간단하게 채팅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그가 컴퓨터상에서 사라지자 도시오는 불안하다. 그의 흔적을 찾아 헤매던 중 그에게 연락이 오고 게임을 시작한다. 이들은 망치를 이용한 살인과 교살을 번갈아 가며 저지르고 현장에는 뜻 모를 숫자가 적인 쪽지가 남겨지는데.... 가끔 이런 사람들의 뇌를 펼쳐(?) 보고 싶다. 이들은 무슨 생각으로 사람들을 죽이는 것인지. 혹자는 인생은 게임과도 같아서 다양한 전술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한다. 어느 정도는 그 말에 동의 하지만 그렇다고 게임의 범주에 사람을 죽이는 게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사람을 우리(?)에 가두고 서로를 죽이는 게임은 예전부터 있었다. 로마 시대였던가? 노예들을 사자 우리에 넣는 다든지 싸움꾼으로 만들어 살아남은 한 사람만이 게임의 승자가 되었던 것이 영화 같은 데서도 볼 수 있었으니까. 지금 현재 아이들에게 게임이라는 것. 솔직히 무섭다고 느낄 때가 많다. 게임을 할 때 아이들의 눈빛을 보면 평범해 보이지 않으니까. 우리 집 아이들이 하는 게임은 피파 게임인데 최강 팀을 만들기 위해 선수를 보강하고,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을 보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게임을 어떻게든 하게 만든 상술이 화가 나지만 못하게 할 수 없기에 더 성질(?)이 난다. 컴퓨터를 보며 컴퓨터상에 나타난 그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그와 게임을 하며 자신만의 세상에 사는 도시오를 보며 그게 내 이웃의 그 누구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친다. 이 책은 ‘0의 살인’에서도 나왔던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의 시작이라고 한다. 주제는 무겁지만 형사인 교조와 그의 동생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무겁지 않다. 가능하면 가볍고 유머 있게 접근하려 한다. 그나마 이 삼남매 덕분에 무겁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요즈음 젊은 친구들에게는 가상의 세상에도 정성을 들이겠지만.. 그것보다 먼저 정성을 들여야 하는 건 바로 지금 곁에 있는 내 사람들 아닐까 생각해 본다. 게임은 게임 그 이상은 아닌 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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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코 다케마루는 하여간 정말 어마어마한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0의 살인>에 이어 또 이런 책을 써내다니. <0의 살인>에서는 "작가가 예고하는 주의사항"으로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더니 이번에는 "주요 등장인물"로 또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한다. 주요 등장인물에는 무려 '연쇄살인범'이라는 설명을 가진 인물이 있다. 아니 뭐 이런 등장인물 소개가,, 어이가 없는 와중에도 또 이번에는 어떻게 뒤통수를 치려고,,하는 기대감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도쿄에서 연쇄살인이 발생한다. 범인은 시나 도시오라는 대학생이라는 것을 독자들은 전부 알고 시작하지만 경찰들은 모르는 상황. 범행은 망치를 통한 박살과 교살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이 되고, 피해자가 늘어날 수록 경찰들 역시 범인에 대한 여러 가지 단서를 얻게 되지만 그럼에도 도무지 알 수 없는 것. 그들은 '왜' 피해자가 되었으며 범행 현장에 남겨진 기묘한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범인은 '누구'인가,,
범인의 정체는 책이 시작하기도 전에 알 수 있는데 범인은 누구인가,,라니,, 경찰은 범인을 찾고 시나 도시오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유일한 사람, 자신과 게임을 하고 있는 '그'를 찾는다. 그리고 전작에서 안락의자 탐정처럼 형이 물어오는 단서를 중심으로 느긋하게 추리를 했던 하야미 신지의 활약도 유감없이 펼쳐진다. 시나 도시오와 하야미 신지가 만나는 그 지점이 책의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싶다. 긴장감이 고조되고 그야말로 불꽃이 튀는 듯한 두뇌싸움이 절정에 이른다. 하야미 삼남매의 분위기를 보면 도저히 그럴 것 같지 않음에도 시나 도시오가 스쿠터를 발견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된다. 전작에서는 사건이 발생하면서도 훨씬 잔잔(?)하고 느긋(?)했던 반면 <뫼비우스의 살인>에서는 훨씬 긴장되는 느낌이다. 그야말로 엔딩을 앞두고 최종 보스와 만난 지점의 게임처럼 말이다.
아쉽게도(?) 피해자간의 미싱링크는 비교적 쉽게 찾았고(그 과정에서 번역가님의 딜레마(?)가 느껴지기도 했다,,ㅎㅎ) 결말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이 책이 나온 시점이 좀 되어서 그랬던 것 같다- 사실 그보다는 과연 결말로 이를 수 있는 여러 경우의 수 중 작가는 어느 것을 선택했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컸다. 아무래도 띠지의 그 문구, '솔직히 말씀드리면 [살육에 이르는 병]의 플롯은 이 작품을 쓰는 도중에 떠올랐습니다!'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어서 더 그랬다. 여러 가지들이 참 잘 어우러져 '역시 아비코 다케마루구나!'하고 생각할 만한 재미있는 책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8의 살인>도 나와주지 않으려나,, 이대로 보내기에는 너무 아쉬운 하야미 삼남매를 다시 만날 그 날을 기다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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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반전으로 유명한 사이코 스릴러『살육에 이르는 병』의 작가 아비코 다케마루의 초기 본격 추리물이다. 1990년에 발표된『뫼비우스의 살인』은 하야미 삼남매가 활약하는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첫 번째가 데뷔작인『8의 살인』(1989년) 그리고 두 번째가 같은 해 출간한『 0의 살인』이다. 도쿄에서 무차별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젊은 대학생인 시나 도시오. 근데 범인은 작품 처음부터 모습을 드러낸다, 즉, 이 작품은 도서추리물 기법이다. 피해자들끼리는 당체 접점이 보이질 않고 유일한 단서는 사건 현장마다 남아있는 의문의 숫자 뿐...경찰의 수사는 교착 상태에 빠지고...하야미 교조 경위는 추리소설 매니아인 두 동생과 힘을 합쳐 범인 추적에 나선다. 과연 하야미 삼남매는 피해자들을 잇는 미싱링크(잃어버린 연결고리)를 찾아내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여기서 "그"라는 신비한 존재가 등장한다. 인터넷상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그"는 시나 도시오에게 살인을 부추키는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 박사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그들은 마침내 살인 게임을 시작한다. 추리적 관점에서 보면...첫째, 무차별 연쇄살인이란 게임의 룰은 무엇인가. 둘째, 피해자들의 접점을 잇는 연결고리 즉, 미싱링크는 무엇인가. 셋째, 범행 현장에서 발견되는 숫자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넷째, "그"의 정체는 누구인가...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일단 기본적 추리의 재미는 있다. 기묘한 연쇄살인의 배후에는 살인 놀이라는 경악스러운 이면이 숨어있고 그러한 사건의 진상을 번뜩이는 추리로 밝혀내는 삼남매의 둘째 하야미 신지의 활약이 돋보인다. 연쇄살인범을 잡고자 범행 동기와 숫자의 의미, 미싱링크등을 놓고 티격태격 추리 설전을 벌이는 하야미 삼남매의 개그를 보는 재미도 있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하야미 삼남매를 주축으로 한 사건의 추리 전개 과정보다 시나 도시오의 관점에서 벌어지는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장면들이 더 긴장감있고 볼만하다. 작가는 본격 추리물보다 스릴러물을 써도 더 잘 쓸 것 같은 느낌. 사건의 진행과정이나 동기, 반전, 결말등 기본적인 플롯이 일본 추리소설을 제법 읽은 독자라면 다른 작품들에서 익히 경험했던 유사성을 발견한다. 국내 출간 시기가 다소 늦어서인지 사건의 독창성, 스토리의 신선도등이 조금은 빛이 바랜 감이 있지만 25년전 작품임을 감안해서 보면 본격 추리의 재미를 충분히 만끽할만한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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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코 다케마루'의 신간 '뫼비우스의 살인'이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얼마전에 '하야미 삼남매'시리즈인 '0의 살인'을 읽고 넘 재미있어가지구요.. 조만간 다른 작품들도 나오지 않으려나 했는데...후속편이 나왔습니다.. 소설의 시작은 집을 나서는 '시나 도시오'라는 대학생의 장면입니다.. 그는 어머니에게 친구를 만나려 간다고 말하지만, 그는 게임을 하려 가는중이였지요, 최고의 스릴 넘치는 게임을..ㅠㅠ 그리고 주인공인 수사 1과의 경위인 '하야미 교조' 그의 결혼식 장면, 아름다운 신부와 신혼여행을 떠나는 와중에.. 과장이 그를 찾아와 다짜고짜 살인귀가 날뛰고 있다며, 체포하려 가야된다고 말하는데요 과장은 그를 배 밖으로 밀어버리고, 물속에서 죽어가는 '하야미' 모든게 다 꿈이였는데요.. 그리고 그를 깨우는 여성, '기지마', '교조'에게는 '오니지마'라고 불리는 그의 파트너입니다.. 일본드라마를 보면, '캐리어'라는 간부후보생이 나옵니다.. 그들은 간부가 되기 전에 현장직에서 수습으로 일정기간 일하는데요 '기지마'경위가 바로 그랬지요 '하야미 교조'경위의 파트너가 되어 수습으로 일하지만, 조만간 최초로 수사과의 여성주임이 되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교조'는 까칠하고 냉정한 그녀가 맘에 안드는데요 그리고 그들앞에 닥친 살인사건...'아베'라는 남자가 누군가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했고 그의 옷에서 '2-2'라는 메모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메모로 여러가지 추리를 하는데요 그러나 연이어 발생하는 살인들...그리고 숫자가 적혀있는 메모들.. '교조'는 카페에서 운영하는 동생들 '신지'와 '이치오'를 찾아가고 그들과 함께 추리를 하는데요.... 연쇄살인의 범인은? 무차별 살인사건인지, 아니면 무엇인가 모르는 연관성이 있는지 말이지요 그런 가운데, '교조'는 '가토'라는 남자를 발견, 그를 살인자로 체포합니다 그리고 '가토'의 체포 소식을 들은 살인범 '시나 도시오'는 '가토'의 이름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다시 살인을 저지르는데요.. 오인체포로 휴직처리되는 '교조', 그에게 연락을 하는 '신지' '신지'는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는데요.ㅠ.ㅠ 정말 어이없는데요..ㅠㅠ 죽은사람들의 연관성이 말입니다.. 하기사, 사이코패스들은 더한 이유로 사람들을 죽이니, 그들을 이해할수가 없는것이지요 그리고 '기지마'경위는 홀로 최근에 일어난 살인사건의 관련자를 찾아갔다가 위기에 처하는데요 그사람은 '기지마'를 공격하고 그에게 살해당할뻔하는데요... 그러나 그녀를 구해주는 '하야미'경위..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여집니다..까칠함과 안경 뒤에 가려진 그녀의 미모...ㅋㅋㅋㅋ 그리고 '신지'의 추리를 토대로 범인을 함정에 빠뜨려 체포하지만, 거기서 또 다른 반전이 드러나는데요.. '뫼비우스의 살인'은 '도서추리'소설인데요.. '도서추리'소설은 시작부분 부터 범인이 누군지 나오기 때문에 다른 추리소설과 달리, 범인과 트릭 보다는...그가 왜 범행을 저지르는지가 중요합니다. '뫼비우스의 살인' 역시, '시나 도시오'가 살인범임을 알고 시작하지만.. 그가 왜 살인을 저지르는지는...내내로 의문이다가..결국 밝혀지는데요.. 후반부에는 정말 반전의 연속이였는데 말이지요 '살육에 이르는 병'도 그랬지만, 연이어 벌여지는 반전들이... 그런데 읽다보면, 플롯이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물론 서술트릭은 아니지만.. 완전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였는데요. 역시 '아비코 다케마루'란 생각밖에 안들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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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이 집필된 90년대 초반은 한국에서도 ‘천리안’이나 ‘하이텔’ 등 PC통신이 새로운 문명기의 시작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던 시절입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일으켰는데 이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초반부터 정체가 공개된 범인 시나 도시오는 요즘으로 치면 인터넷 중독에 히키코모리의 특징을 겸비한 예비 소시오패스입니다. 그는 가상공간에서 만난 닉네임 CAT O’NINE TAILS라는 존재에게 무한한 애정을 느낍니다. 성별도 나이도 알 수 없지만, 오직 이 세상에서 ‘자신을 유일하게 이해해주는 친구’이며, 그와 나눈 대화, 그와 함께한 체스 게임은 시나 도시오의 귀중한 보물이 됩니다. CAT과의 만남을 통해 봉인돼있던 금지된 욕망을 발산하게 된 시나 도시오는 더 이상 위선적이기만 한 ‘인간적 탈’을 벗어던지고 쇠망치를 든 채 거리로 나섭니다. 시나 도시오와 CAT이 몰고 온 전대미문의 연쇄살인은 무차별 살인, 눈속임 살인, 정신이상자 범행, 비밀결사의 제재 등 숱한 추정만 불러일으킬 뿐 희생자들 간의 연관성도, 범행 목적도, 단서도 남기지 않은 채 수사진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 ● ● ‘0의 살인’을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코믹 코드가 섞인 미스터리와는 거리가 먼 취향이라 후속작인 ‘뫼비우스의 살인’의 출간 소식에도 관심이 덜 갔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독자들의 서평과 카페 및 인터넷 서점의 소개글을 맛보기 식으로 훑다보니 이번에는 코믹 코드의 역할은 줄어든 반면, 범죄는 사악해지고 하야미 3남매는 진지해졌으며, 전대미문의 소시오패스가 등장하는데다, ‘살육에 이르는 병’의 슬랩스틱 버전이라는 독특한 작품이라는 평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읽어보니 앞서 확인한 서평과 소개글 그대로였습니다. ‘0의 살인’도 기이한 연쇄살인사건을 다뤘지만 어딘가 연극적인 분위기가 지배했던 반면 ‘뫼비우스의 살인’은 훨씬 더 리얼하고 참혹한 연쇄살인을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하야미 3남매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추리는 여전하지만, ‘0의 살인’에서처럼 독자들의 웃음을 유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도쿄 일대를 공포에 몰아넣은 연쇄살인마를 잡으려는 진지한 수사의 일환으로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코믹 코드가 곳곳에서 터지고 있어 이런 종류의 재미를 기대한 독자에게도 충분한 만족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신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던 하야미 교조가 수사1과 최초의 여성 주임 후보인 기지마 레이코와 좌충우돌 엮이는 장면들은 ‘0의 살인’에 못잖은 재미를 주는 대목입니다. 이 작품이 ‘살육에 이르는 병’의 슬랩스틱 버전으로 불린 이유는 살인마 시나 도시오의 소시오패스적인 캐릭터와 참혹한 살인행각 때문입니다. 반전이나 구성 등 큰 틀에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시나 도시오라는 인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살육에 이르는 병’의 향기(?)가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신체훼손을 일삼던 ‘살육에 이르는 병’의 범인에 비하면 시나 도시오는 얌전한 편에 속하지만 작가 스스로 ‘뫼비우스의 살인’을 쓰면서 ‘살육에 이르는 병’의 플롯을 구상했다고 한 걸 보면 스토리는 말할 것도 없고 시나 도시오의 캐릭터를 진화시킴으로써 작가의 대표작이자 반전의 명작을 탄생시킨 것이 아닐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드러난 시나 도시오와 그의 파트너 CAT O’NINE TAILS의 연쇄살인의 실체는 ‘살육에 이르는 병’과 비교해도 그렇고, 요즘의 눈높이로 봐도 신선한 반전에는 못 미치지만 이 작품이 출간된 90년대에는 충격과 함께 논란의 여지를 많이 남겼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인지 시나 도시오의 스토리가 하야미 3남매 시리즈가 아니라 ‘살육에 이르는 병’의 톤으로, 그러니까 정색하고 19금 판정 수준으로 적나라하게 집필됐다면 훨씬 더 파괴력이 큰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짙게 남았습니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취향이 코믹 코드보다는 잔혹한 미스터리 쪽에 있다 보니 그런 아쉬움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하야미 3남매 시리즈 중 일본에서 제일 먼저 출간됐지만 국내에는 아직 소개 안 된 ‘8의 살인’은 어떤 톤의 작품일지 궁금해집니다. 아무래도 코믹 코드가 짙겠지만, 3남매의 첫 데뷔라 기대감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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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전에 <탐정영화>를 통해 접한 적이 있던 작가의 작품이다. 눈에 띄지 않은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 작품으로 기억하는데 이 작품은 어떨지...기대를 하면서~~GoGo
경시청 수사 1과 살인반 1계 주임인 하야미 교조는 둔기로 머리를 수십 차례 가격당해 살해된 사건을 맡게 된다. 살해된 피해자 옷 속에서는 2-2가 적힌 메모가 발견되어 왜? 라는 궁금증을 자아냈던 사건은 얼마 후 교살로 살해 된 피해자 주머니에서 1-3이 적힌 메모가 발견되면서 연쇄살인으로 수사방향이 잡히게 된다. 두 피해자의 공통분모를 조사하고 있을 때 둔기로 머리를 가격 당해 죽은 세번 째 피해자가 발생하게 되고 피해자 주머니에서 3-3이라는 메모가 발견되게 된다. 이어 네번 째 피해자가 교살된 채 발견, 역시 주머니엔 1-1이라 적힌 메모가 발견되게 되면서 사건은 전국을 뒤흔들게 되는데... 은둔형 외토리 대학생 시나 도시오는 PC통신 게임과 채팅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이해해주고 인정해 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닉네임은 CAT O'NINE TAILS(꼬리아홉고양이=매듭 지은 아홉 가닥의 끈이 달린 채찍=처형에 사용) 두 사람은 인터넷으로 대화와 게임으로 우정(?)을 쌓다가 실제로 사람을 죽이는 게임을 하게 된다. 도시오는 둔기로 머리를 때리는 살인, '그'는 교살하는 살인, 살인 후 숫자가 적힌 메모지를 남긴다...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게임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일본에서 1990년에 출간된 것으로 국내에는 올해 번역 출간한 작품이다. 그렇다 보니 (시대에 뒤떨어져서) 전체적으로 긴장감이나 새로움, 또는 반전이 약한게 눈에 띤다. 캐릭터가 살아 있지도 않고...사건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것도 아니고...한마디로 고전스타일이다. 출간된 당시에 읽었더라면 이야~~할 수 있는 작품이었겠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에서 출간되어 읽 으니 전체적으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작품이 됐다. 더욱이 장르가 추리 스릴러에 은둔형 외토리, 통신, 이중인격 등 현재에 닳고 닳은 소재들로 꽉~ 채워지다 보니 더 그런게 아닌가 싶다. 너무 평범한게 받아들였는지 시간이 조금 지나면 스토리가 기억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작품이다. 참고로 나는 고전스타일의 작품을 좋아라~~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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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막 대학을 입학하고 리포트를 작성하는데 한 친구가 아주 정갈한 글씨체로 프린트가 된 책같은 종이를 가져와서 제출을 하더군요.. 물론 내용과 무관하게 그 친구는 A뿔을 받았습니다.. 충격이었죠, 그렇게 컴퓨터라는 것을 처음 제대로 알게 되었고 이후 워드 프로세스 자격증도 따고 군대도 가고 했습니다.. 그러나 웬걸 군대는 아직까지 타자기를 사용하고 있더군요.. 그러다가 획기적인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제가 근무하던 곳이 사령부이다보니 어느날 386 최신 컴퓨터가 각 과에 배정이 된 것이죠. 그리고 이를 담당하는 전문 컴퓨터요원을 새로 배정한 것(난 내가 다룰 것이라 믿어 의심 치 않았었다)이었습니다.. 완전 신세계더군요... 그렇게 컴퓨터에 대해 조금씩 알게되고 제대를 하고 친구집을 방문하니 또다른 컴퓨터의 신세계가 열리더군요, PC통신이라는걸 알게 된 것입니다.. 세상 천지에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누군가의 연재 작품을 책으로 발표하기도전에 먼저 읽고 이에 대해 서로 토론을 하고 하는 초창기의 온라인의 세상은 쉽게 상상하기 힘든 충격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전 그당시 여건상 컴퓨터를 살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친구의 컴퓨터를 많이 애용했습니다만 그때 전화요금과 연결된 통신비용이 상상이상으로 많이 나왔다는 친구의 어머니의 꾸중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밤새 채팅으로 자기의 관심사에 대해 동호회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던 친구의 수업시간 잠든 얼굴이 떠오르네요, 세상 참 좋아졌다 그죠, 이제는 휴대폰으로 소통하는 세상이 되어버렸으니, 근데 그 시절이 불과 20년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여하튼 인간은 대다나다..
2. 그 당시에도 이러한 PC통신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사회적 문제가 많이 뉴스에 등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이 인터넷세상속의 문제나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그때는 처음 컴퓨터가 등장하고 벌어지는 일이다보니 제법 걱정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큰게 통신비용과 히키코모리같은 은둔형 사회부적응자의 등장이 상당히 큰 부분이었죠, 특히나 사회적 학습적 활동이 많아야될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집안에 틀어박혀 컴퓨터통신에 집착하여 자신만의 세상에만 갇혀 지내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현실과 가상의 세상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뭐 그런 이야기들도 심심찮게 들려오던 시절입니다.. 그런 시대적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뫼비우스의 살인"은 한 대학생의 연쇄살인 행각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 친구 역시 그 당시 유행하든 컴퓨터 통신에서 만난 한 인물과의 소통속에서 살인이라는 엄청난 범죄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게 되죠, 아비코 다케마루는 그런 사회적 문제를 아주 재미진 본격추리 소설의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3. 시나 도시오는 컴퓨터 통신을 통해 사회적 일탈과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정신적 환상을 접하게 됩니다.. 살인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된 것이죠, 온라인상에서 체스를 두던 상대방과 채팅을 하면서 상대가 보여주는 지적 능력과 뭔가 초월적인 대화적 소통에 그의 의도를 묻게 되고 살인이라는 상황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도시오는 살인을 계획하게 되죠, 그는 쇠망치를 이용해 살인을 저지릅니다.. 그리고 뜻모를 숫자를 나열한 메모를 남겨두죠, 그렇게 시작된 살인사건은 하야미 쿄조가 사건을 맡게 되면서 하야미 3남매의 추리와 함께 진행이 되어지죠,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살인사건에 대한 연관성을 도저히 찾지 못한 경찰과 하야미 삼남매는 살인자가 남겨둔 메모의 이유 역시 알지 못한 체 사건이 벌어지면 어쩔 수 없이 연쇄살인에 대한 연관성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살인마가 어떤 의도를 살인을 저지르는 지, 그리고 이들이 눈치채지 못한 살인의 연관성은 무엇인 지, 알아내지 못합니다.. 그렇게 5명이 살해된 시점에 조금씩 하야미 3남매의 추리는 고리를 찾아나가게 되죠, 하지만 살인자의 의도는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들의 추리로 인해 새로운 사건의 반전이 드러나게 되는데,,,
4. 독자는 시작과 함께 연쇄살인범이 누군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살인범을 모르는 경찰과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죠, 독자들은 경찰들과 주인공보다는 한단게 앞서서 진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살인자를 알기 때문이죠, 하지만 독자들은 자신들이 아는 사실을 인물들에게 알려주질 못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그리고 경찰들이 놓친 단서와 사건의 진실에 대해 얘네들이 어떻게 알아나가는 지 궁금해하면서 작품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죠, 그리고 소설 속 인물들이 놓친 미싱링크에 대해서 독자들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독자들 역시 범인은 알지만 왜 범인이 이 사건을 저지르고 살인을 한 후에 메모를 남겨두는 지 그리고 이 연쇄살인의 연관성이 무엇인지는 모르니까요, 결국 범인만 알다뿐이지 그 살인의 내막에 대해서는 소설 속 인물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죠, 그러니 더 궁금하고 미칠 지경이 되지 않겠습니까, 범인은 아는데 왜 그러는 지는 모르니까요, 경찰들도 모르는 범인을 아는데 경찰들이 파헤치는 진실의 연관성은 또 모르니 참말로 집중할 수 밖에요, 아무래도 이런게 아비코 다케마루가 보여주는 본격추리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5. 소설은 상당히 깔끔합니다.. 전형적인 경찰소설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습니다.. 단순한 본격추리적 방법론 이외에 스릴러적 감성과 긴장감도 제법 잘 살아나 있습니다.. 물론 하야미 삼남매의 시리즈답게 주인공 하야미 쿄조의 스타일적인 유머도 잘 드러나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삼박자가 잘 맞는 작품인 듯 싶습니다.. 하지만 가벼워보입니다.. 소설속에서 등장하는 살인의 유형이나 상황적 파장이 상당히 무거운 주제인 반면 등장인물들에 대한 희화화나 스토리적인 단순함이 조금은 역효과를 보인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너무 단순화시켜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일종의 페이퍼백의 대중적 가벼움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돌려 말하면 조금 더 진지하고 상황적 재미에 작가가 성의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라는거죠.. 재미는 있는데 조금 더,,,, 그런 느낌입니다..
6. 그러니까 이후에 이 작품의 내용에서 플롯을 착안해 아비코 다케마루 최고의 대표작이 집필되는 듯 합니다.. 최고의 대표작이라는게 우리나라만 의미하는 지, 일본도 통용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살육에 이르는 병"이라는 히트작이 뚜뚱, 등장하는거죠, 전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읽어보질 못했습니다.. 물론 소장하고 있는 바 조만간 읽어보겠습니다만 지금도 생각나는 시꺼먼 표지에 뻘건 19금 마크가 똭하니 찍혀있는 충격적 이미지가 생각나네요, 상당히 자극적이고 충격적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나봅니다.. 그리고 살육에서는 "뫼비우스의 살인"에서 보여주었던 무거운 사회적 범죄의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희화화된 인물적 표현은 거의 자제가 된나 보더군요, 그러니까 유머러스한 감성이 거의 배제된 상태에서 "뫼비우스의 살인"에서 보여주었던 현대사회의 일탈된 한 인물의 소시오패스적인 심리를 더욱 어둡고 강렬하게 전달해주능가봉가, 뭐 그런 의미에서 보면 독자들로서는 예전 아비코의 유머러스한 감성과 사회적 본격추리물의 의도를 잘 살린 이런 작품을 더 선호할지도 모르겠네요..
7.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의 즐거움중 하나는 등장인물들 특히 주인공인 하야미 쿄조의 행동에 있습니다. 상당히 유치합니다.. 37세의 나이에도 아직 장가도 못한 노총각인데다가 긴머리에 연약해 보이는 눈물 많은 여자만보면 어쩔 줄 몰라하는 경향이 짙은 인물이기에 독자는 나름 살인이라는 무거운 주제속에서도 유머러스한 가벼운 대중적 취향을 좋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죠, 무엇보다 "뫼비우스의 살인"은 스토리가 깔끔하고 매끄럽고 단순하게 정리되는 작품입니다.. 대중들이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만큼의 가벼운 본격추리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중소설로서 어떻게 보면 가장 적합한 내용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봐도 좋을 듯 싶습니다.. 그래서 짧은 이야기의 구성이 더 아쉬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내용들을 초중반에 긴장감을 만들어주고 후반부에 보여주었던 일종의 상황적 스릴감을 구체적이고 강렬하게 보다 길게 보여주었더라면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이 작품이 20년도 전에 집필된 부분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좋은 작품의 느낌이 아직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구마는, 요즘 세대들은 PC통신이 뭔지나 알까, 공중전화가 뭔지도 모르던데, 문득 예전에 커피숖에서 ****번 삐삐 치신 분을 수시로 외쳐대던 직원이 떠오르는군, 그때가 90년 초반이어따, 참 세상 마이 변해쓰..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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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지는 않지만, 일본드라마 <여왕의 교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교사인 주인공은 한 아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는다. ‘왜 사람을 죽이면 안되나요?’ 그 아이의 질문에 주인공이 바로 답변을 했는지, 아니면 비극적인 일을 겪고 나서 답을 찾아낸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의 대답은 이랬다.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의 세계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계된 모든 사람의 세계가 망가지기 때문’이라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이렇게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답변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왜’ 안 되는지에 대해서는 ‘당연히’라는 대답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그 ‘당연히’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하는 아이도 있을 수 있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 여하에 따라 인간은 어느 방향으로도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뫼비우스의 살인]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나는 <여왕의 교실>에 등장하는 아이의 질문과 대답이 떠올랐다. 왜였을까. 아비코 다케마루의 작품은 [살육에 이르는 병] 이후로 처음이다. 그 작품이 인상적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충격적이라, 나는 다 읽고 난 뒤 즉시 책을 처분(?)했다. 왠지 절대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책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뫼비우스의 살인]을 읽기 시작할 때도 주저되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나마 다행히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사건을 담당한 형사와 추리소설에 푹 빠져 사건해결에 큰 도움을 주는 그의 두 동생들 덕분이 아니었을까. 그들이 등장할 때만큼은 소설이 아니라 한 편의 만화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으니까. 처음부터 범인을 공개해 긴장감이 떨어질 법도 하지만 범인의 시각을 간간히 내세우며 진행시켜 나가는 이 작품의 범죄 설정은 제법 끔찍하다. 범인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망치로 머리를 내리쳐 잔혹하게 죽인다. 사건 현장에 수상한 번호만 남겨둔 채. 그 다음 범행에서는 교살로 일을 벌인 후, 역시 수상한 번호를 남겨둔다. 범인이 무슨 이유로 피해자들을 골랐는지, 다음 피해자는 누가 될 것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 하야미는 두 동생들에게 사건 이야기를 하고, 그들의 토론은 결국 범인 검거에까지 이르게 된다. 작품을 읽으면서 <여왕의 교실>의 그 아이가 생각났던 것은, 범인인 시나 도시오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사람을 죽여도 잡히지 않는 데서 오는 스릴. 그리고 그는 그것을 게임처럼 이용했다. 이 작품에 사용된 트릭을 중반에는 눈치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만약 그가 그런 의문을 품기 시작했을 때 누군가 주위에서 그것을 알아채주었다면, 그에 대한 적절한 대답을 찾아주었다면 그래도 그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갔을까, 궁금해진다. 사람의 마음은, 어렵다. 그 누구도 예상 못한 심연이 자리하기도 하고, 한 사람에 대해 완전한 판단을 내리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소재 자체는 끔찍하기는 했지만 하야미 삼남매로 인해 유쾌하게(?) 읽은 부분도 있다. 하지만 계속 뇌리에 남은 것은 시나 도시오의 엄마였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그런 일을 저지르리란 것을 꿈에서도 생각했을까. 사랑으로 낳았고 길렀던 아들이 그런 무서운 범죄자가 되어버린 것을 알게 된다면...절대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 모든 사람에게 한순간의 책읽기로만 끝나기를 바랄 수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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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육에 이르는 병』으로 유명한 아비코 다케마루. 『뫼비우스의 살인』은 이 아비코 다케마루의 비교적 초기작으로, 데뷔작인 『8의 살인』에 이어 『0의 살인』, 『뫼비우스의 살인』으로 이어지는 하야미 3남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합니다. '8의 살인'은 국내에 출간되지 않았고, '0의 살인'은 이미 출간된 바 있지만 읽지 않았는데, 앞의 두 작품을 읽지 않아도 '뫼비우스의 살인'의 설정이나 배경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네요.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읽은 사람이라면, 첫 장면에서 바로 아, 이래서 작가가 이 작품을 쓰며 '살육에 이르는 병'의 플롯이 떠올랐다고 했구나, 그리고 그 설정을 고스란히 차용했구나 하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어지는 전개나 구성의 유사성은 별로 없지만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이미 읽은 독자에게는 헉- 소리날만큼, 이보다 더 강렬하고 찌릿한(?!) 첫 장면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애초에 범인이라고 밝혀지고 시작하는 시나 도시오. 그가 네트워크상에서 만난 의문의 한 사람과 벌이는 교환살인 혹은 살인릴레이. 이를 추적하고 파고드는 하야미 교조와 그의 동생들 하야미 신지, 하야미 이치오. 하야미 교조를 비롯한 삼남매와 하야미의 동료 기지마 등과 얽혀 이뤄지는 개그장면들이 피식피식 실소 흘리게 해주고, 나름 재미 있습니다. 시나 도시오와 의문의 한 사람이 벌이는 살인릴레이는 언뜻 우타노 쇼고의 '밀실살인게임' 시리즈를 떠올리게 했고, 하야미 삼남매의 개그는 언뜻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네요. 시나 도시오의 흉기 쇠망치에서는 '슈노 마사유키'의 『가위남』을 차용한(공식적인 언급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가위남을 읽은 입장에서 그 아이디어를 가져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되는) '명탐정 코난'의 에피소드 '망치남' 느낌도 아주 살짝... 시나 도시오 혹은 그 누군가가 벌이는 살인릴레이에 스며있는 미싱 링크. 사실 나중에 밝혀진 이 미싱 링크가 (알고 보면) 솔직히 너무 단순해서 좀 황당하기도 합니다. 작가의 『미륵의 손바닥』이라는 작품에서도, 미륵과 그 교단이 펼치는 행각의 비밀이 너무나 궁금해 끝까지 달려가게 되지만, 끝에 밝혀지는 미륵의 정체와 능력의 비밀이 탄로나는 순간 실소를 금치 못했던바 있는데, 사실 이 작품에서도 조금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요. 물론, 살인릴레이와 현장에 남겨진 숫자의 비밀이 궁금해 이것저것 추리해보며 읽어가는 재미에는 손색이 없습니다. 결말과 반전은 작품이 출간된 시기(1990년)를 생각해 보면 나름 센세이션한 그것이 아닐 수 없었겠지만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접한 결말과 반전이라, 생각보다 큰 감흥은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분명 생각지 못한 결말이고, 앗, 그런거였구나 하고 허를 찔리는 기분만큼은 충분합니다.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의 마지막답게 훈훈한 결실 또한 맺어지고... 아비코 다케마루가 최근 신작은 잘 내지 않는 것 같은데, 역량이 충분하고 파괴력 있는 작품도 가능한 작가인 만큼 멋드러진 신작 한 번 내줬으면 하는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그의 초기작이었습니다. |